2018 FIFA 월드컵 러시아/독일 축구 국가대표팀

 




1. 개요
2. 본선 이전
3. 본선
3.1. F조 1차전 - 對 멕시코 (패배)
3.2. F조 2차전 - 對 스웨덴 (승리)
3.3. F조 3차전 - 對 대한민국 (패배)
3.4. F조 최종 순위
4. 러시아 쇼크의 원인
4.1. 극도의 자만심
4.2. 단조로운 전술과 선수단
4.3. 정신적 지주의 부재
5. 총평
6. 여담
7. 관련 문서


1. 개요


2018 FIFA 월드컵 러시아에서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이 보였던 치욕적인 모습을 설명하는 문서.

2. 본선 이전



2.1. 유로 2016~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24년 만에 월드컵에서 우승하면서 독일은 자국 축구의 최전성기를 맞았다. 월드컵 이후 첫 번째로 맞은 국제대회인 유로 2016에서 독일은 조별리그에선 비교적 고전했으나 16강에서 슬로바키아를 상대로 독일다운 공격과 수비를 선보이며 3 : 0 대승을 거두어 8강 진출에 성공했다. 8강 상대는 지긋지긋한 아주리 징크스라는 악연으로 얽힌 천적 이탈리아였다. 유독 이탈리아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독일은 아직까지 국제대회에서 단 1번도 이탈리아를 이겨본 적이 없었다. 이번에도 후반 20분에 메수트 외질이 선제골을 넣으며 드디어 46년 간 끈질기게 이어온 아주리 징크스가 깨지는 듯했지만 불과 13분 후에 이탈리아의 세트피스 찬스에서 센터백 제롬 보아텡이 핸드볼 파울을 범하며 이탈리아에 페널티킥을 허용했고 결국 레오나르도 보누치에게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후 연장전에서도 양 팀은 서로의 골문을 열지 못하며 1 : 1 무승부로 끝났고 이제 승부차기까지 가게 되었다. 9번 킥커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부차기 6 : 5로 독일이 승리해 드디어 지긋지긋한 아주리 징크스를 격파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 때 이탈리아를 상대로 너무 힘을 많이 뺀 탓인지 4강전에선 프랑스를 상대로 무기력한 경기 끝에 0 : 2로 패배하며 이번에도 우승엔 실패했다.

같은 해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선 28년 만에 올림픽 출전에 성공한 U-23 대표팀이 은메달을 획득하는 성과를 얻었다. 조별리그에선 멕시코와 대한민국을 상대로 각각 2 : 2, 3 : 3으로 내리 비기며 고전하다가 승점자판기 피지를 무려 10 : 0으로 털고 8강에 올랐다. 그리고 8강에서 포르투갈을 상대로 2년 전 월드컵처럼 똑같이 4 : 0으로 털고 4강에 올랐다. 4강 상대는 올림픽 축구의 제왕 나이지리아였는데 이 나이지리아마저 2 : 0으로 털어버리고 1988 서울 올림픽 이후 28년만에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결승 상대인 개최국 브라질을 만나 1 : 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 : 5로 석패하며 은메달에 그치긴 했지만 28년만에 본선에 올라 은메달까지 따낸 것만으로도 엄청난 성과였다. 이렇게 독일 축구의 전성기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2.2. 지역예선 이야기


이번 대회 지역예선은 이전과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UEFA에 소속된 55개 팀 중 개최국 러시아를 제외한 나머지 54개 팀이 6팀씩 9개 조로 나누어 예선을 치르고 각 조 1위는 본선에 직행하며 각 조 2위는 2위 팀끼리 순위를 매겨 가장 순위가 낮은 1팀은 즉시 탈락하고 나머지 8개 팀이 플레이오프를 치러 살아남은 4팀이 본선에 오르는 방식이다. 독일은 체코, 북아일랜드, 노르웨이, 아제르바이잔, 산마리노와 함께 C조에 속했다. 사실상 독일을 막을 자가 없는 조였다.
독일은 1차전 노르웨이 원정 경기에서 토마스 뮐러의 멀티골과 요주아 키미히의 추가골을 보태 3 : 0 대승을 거두며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2차전 홈 경기 상대는 그나마 독일을 막을 팀으로 꼽힌 체코였다. 하지만 독일은 그 체코마저도 토마스 뮐러의 멀티골과 토니 크로스의 1골을 보태 3 : 0으로 찍어눌러 버렸다. 3차전 북아일랜드와의 홈 경기에서도 율리안 드락슬러사미 케디라의 골로 2 : 0 승리를 거두며 전승가도를 달렸다. 4차전 산마리노 원정 경기에선 막강한 화력쇼를 뽐내며 무려 8 : 0 대승을 거두었다. 그런데 이 경기가 끝난 후 토마스 뮐러가 '''"산마리노와 같은 아마추어 팀과 경기를 하는 것이 프로팀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세계 챔피언 독일을 상대한 아마추어 같은 산마리노에게는 기념비적인 날이 될 것이다. 이런 경기들은 불필요하다. 부상 위험에 선수들을 노출시키는 것일 뿐이다. 바쁜 일정 속에 이런 경기를 하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는 이른바 산마리노 비하 발언을 하여 구설수에 올랐다. 이런 상황이라면 요아힘 뢰프 감독은 물론 독일 축구계의 높으신 분들이 대신 나서서 사과해야 되는데, 이들은 사과는 커녕 도리어 토마스 뮐러의 망언을 옹호하고 감싸는 발언들을 해 더욱 빈축을 샀다. 이 때문에 독일에 대한 반감이 점점 커져갔다.
5차전 아제르바이잔 원정 경기에서도 독일은 4 : 1 대승을 거두며 전승가도를 이어갔다. 반환점을 돌았을 때 C조의 순위는 독일이 5전 전승(승점 15점)으로 1위, 북아일랜드가 3승 1무 1패(승점 10점)로 2위, 체코가 2승 2무 1패(승점 8점)로 3위, 아제르바이잔 2승 1무 2패(승점 7점)로 4위, 노르웨이 1승 4패(승점 3점)로 5위, 산마리노가 5전 전패(승점 0점)로 최하위에 있었다. 6차전 산마리노와의 홈 경기에서 독일은 2진들을 대거 투입하고도 7 : 0 대승을 거두며 연전연승의 파죽지세를 달렸다. 그리하여 독일의 승점은 18점까지 올라갔고 북아일랜드가 승점 3점을 추가해 13점으로 따라붙었다. 이로서 산마리노는 남은 4경기를 모두 이겨도 이미 승점 13점을 확보한 북아일랜드를 넘어설 수 없기에 탈락이 확정되었다. 체코와 노르웨이는 서로 무승부를 거두는데 그쳤다. 노르웨이 역시 남은 4경기를 모두 이겨도 이미 18점을 확보한 독일을 넘어설 수 없기에 본선 직행이 불가능해졌다. 이어진 7차전 체코 원정 경기에서도 독일은 2 : 1 승리를 거두며 전승가도를 이어갔다. 이제 독일의 승점은 21점으로 올라갔고 북아일랜드도 3점을 추가해 16점으로 승점을 올렸다. 뒤이어 8차전 노르웨이와의 홈 경기에서 독일은 5명이 골고루 득점하는 경이적인 조직력을 보인 끝에 무려 6 : 0 대승을 거두었고 독일의 승점은 24점까지 올라갔다. 이 경기로 인해 노르웨이는 탈락이 확정되었다. 한편 같은 날에 북아일랜드도 체코를 2 : 0으로 이기면서 승점을 19점까지 확보했고 체코 역시 탈락이 확정되었다. 아제르바이잔은 산마리노를 5 : 1로 이겼지만 북아일랜드도 같이 승리를 거두어서 2경기 남은 시점까지 조 2위와 승점 9점 차이가 유지되었기에 역시 탈락이 확정되었다.
독일은 현재까지 8전 전승을 거두었지만 북아일랜드 역시 뒤지지 않고 승점을 19점까지 올린 탓에 두 팀 간 승점이 5점에 불과하여 아직까지 본선 진출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었다. 9차전 경기는 바로 북아일랜드 원정 경기였다. 북아일랜드의 승점이 25점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있기에 바로 이 경기가 본선 진출자를 가리는 경기가 될 것이었다. 이 경기에서 독일은 북아일랜드를 3 : 1로 격파하면서 9전 전승(승점 27점)을 거두어 1경기 남은 시점에서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그리고 마지막 10차전 아제르바이잔과의 홈 경기에서도 독일은 5 : 1 대승을 거두며 지역예선을 깔끔하게 '''10전 전승(승점 30점), 43득점 4실점'''으로 마무리했다[1]. 지역예선에서 독일은 무려 21명이 42골을 넣는 경이적인 조직력을 보였다.[2] 특별한 스트라이커는 없지만 이렇게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골고루 득점하는 조직력으로 스트라이커의 부재를 커버한 것이다.

2.3. 2017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러시아~본선 직전


미니 월드컵이라 할 수 있는 2017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러시아에서 독일은 2진 선수들을 대거 기용해 내보내는 '''대회를 무시하는 행보를 보였다.''' 실제로 FIFA와 주최국 러시아 측에서 대회의 격을 떨어뜨린다고 독일을 향해 맹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이렇게 비매너로 무장한 독일은 호주를 3 : 2로 이긴 뒤 칠레와 1 : 1로 비겼지만 카메룬을 3 : 1로 이기며 2승 1무로 조 1위를 차지해 4강에 올랐다. 그리고 4강전에서 멕시코를 4 : 1로 떡실신시키며 결승전에 올랐고 결승전에선 라르스 슈틴들의 결승골로 칠레를 1 : 0으로 제압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지역예선에서 무려 10전 전승이란 어마어마한 성적을 거둔데다 대표팀 주전 멤버를 대거 빼고도 가뿐하게 컨페더레이션스컵 우승을 차지했기에 독일 대표팀은 그야말로 전세계에 공포적인 대상이 되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은 독일이 1934 이탈리아 월드컵1938 프랑스 월드컵을 연달아 제패한 이탈리아와 1958 스웨덴 월드컵1962 칠레 월드컵을 연달아 제패한 브라질에 이어 역대 3번째로 월드컵 2연패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고, 또 전 대회 우승팀에게 악령이 되어왔던 월드컵 디펜딩 챔피언 징크스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2017년 12월에 있었던 조 추첨 결과 독일은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와 북유럽의 강자이자 지역예선에서 독일의 천적 이탈리아를 탈락시키고 올라온 스웨덴 그리고 아시아의 호랑이 대한민국과 함께 F조에 편성되었다. 해당 팀들 모두가 독일보다 몇 수 아래의 팀이었기에 어떻게 보면 꿀조일 수도 있었다. 그래서 더더욱 꿈에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정작 월드컵이 가까워 오자 독일 대표팀에 서서히 암운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잇단 평가전에서 좋지 않은 징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오랫동안 독일 축구의 밥이라 무시해왔던 오스트리아와의 평가전에서 1 : 2 역전패를 당한 것과 핫바리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졸전 끝에 2 : 1로 신승한 것은 상당히 불길한 징조였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전이 끝난 후 요아힘 뢰프 감독이 대로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로 매우 좋지 못했다. 그러나 독일이 본래 대회 직전 평가전 성적은 그다지 좋지 않았던 징크스가 있었기에 별 일 아니라고 대수롭게 넘어가곤 했다. 그리고.......

3. 본선



3.1. F조 1차전 - 對 멕시코 (패배)



'''2018 FIFA 월드컵 러시아 조별리그 F조 1경기
2018. 6. 17.(일) 18:00(UTC+3)
'''
'''루즈니키 스타디움 (러시아, 모스크바)'''
'''주심: '''알리레자 파가니''' (이란)'''
[image]
'''0 : 1'''
[image]
'''독일'''
'''멕시코'''
-
'''득점'''
'''35'''' '''이르빙 로사노'''
'''Man of the Match: '''이르빙 로사노''' (멕시코)'''
'''관중: 78,011명'''
독일의 조별리그 첫 상대는 북중미의 제왕 멕시코였다. 국제대회에서 자주 부딪히는 두 팀이지만 독일은 여태껏 국제대회에서 단 1번도 멕시코에 패배를 해본 적이 없었다. FIFA 월드컵 전적만 하더라도 독일은 멕시코와 3번 맞붙어 2승 1무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그나마 그 1무도 승부차기에서 승리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3승이나 다름 없었다. 또 지난 해에 있었던 2017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러시아에서 독일은 대표팀 주전 선수들을 대거 빼고도 멕시코를 4 : 1로 대파하는 기염을 토한 바 있었다. 그렇기에 독일은 '이번에도 이긴다.'는 느긋한 마음으로 경기에 나섰고 멕시코는 '이번만은 이긴다.'는 비장한 각오로 경기에 나섰다. 독일은 21세기에 치른 대회에서 조별리그 1차전에선 꼭 4득점 이상을 기록하는 좋은 기록이 있다.[3] 과연 이번에도 그 좋은 기록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주목되었다.
하지만 막상 경기를 치러보니 1년 사이에 멕시코는 환골탈태해 있었다. '교수님'이란 별명으로 불리는 멕시코의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감독은 독일의 약점을 철저하게 연구, 분석을 했는지 스피디한 역습 축구로 독일을 괴롭혔다. 발이 느렸던 독일 수비진들은 멕시코의 빠른 역습에 좀처럼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전반 10분에 엑토르 에레라의 중거리슛으로 포문을 연 멕시코는 빠른 역습으로 발이 느린 독일 수비진의 배후 공간을 파고 들며 득점 기회를 만들어갔다. 반면에 독일 선수들은 뭐가 그리 여유로운지 느긋하게 패스 플레이를 주고 받으며 실속 없는 점유율 게임이나 하고 있었다. 특히 율리안 드락슬러는 공만 잡으면 미친 듯이 템포를 학살하며 탐욕을 부렸고 토마스 뮐러는 실전 감각이 덜 올라온 것 같은 모습을 보였다. 그렇게 오히려 독일이 다소 밀리는 듯한 경기력을 보이며 0 : 0 팽팽한 균형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전반 35분, 독일 센터백 마츠 후멜스가 공격에 가담하며 상대 진영 중원까지 밀고 올라왔는데 그만 엑토르 에레라의 태클에 볼을 빼앗기고 말았다. 그리고 그 흐른 볼을 엑토르 모레노가 받아 긴 땅볼 패스로 전방의 치차리토에게 뿌려 주면서 곧바로 멕시코의 역습이 시작되었다. 이 때 독일이 라인을 너무 높이 끌어올린데 반해 발이 느려 커버 플레이가 늦어지면서 남은 수비수는 제롬 보아텡 1명밖에 없었다. 볼 간수를 제대로 못해 역습의 빌미를 제공한 후멜스는 뭐가 그리 여유로운지 빨리 내려와서 수비할 생각은 않고 느릿느릿 조깅이나 하고 있었다. 번개 같은 스피드로 독일 진영으로 쇄도한 치차리토는 반대편의 이르빙 로사노에게 길게 패스했고 급기야 공격형 미드필더 메수트 외질이 급히 내려와 수비에 나섰으나 둘이 조우한 곳이 하필 페널티 에어리어였고 전문 수비수가 아니었던 외질로서는 혹여나 페널티킥을 내줄지도 모른단 생각에 함부로 발조차 뻗어보기 힘들었다. 페널티 에어리어로 쇄도한 로사노는 간단한 개인기로 외질을 제치며 독일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와 1 : 1 상황을 만든 뒤 오른발 땅볼 슛으로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그렇게 모든 이의 예상을 깨고 멕시코가 1 : 0으로 앞서갔다.
3분 후, 독일은 다시 동점골을 넣을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었고 킥커 토니 크로스의 킥도 기가 막히게 좋았는데 안타깝게도 멕시코 수문장 기예르모 오초아의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그렇게 전반전은 멕시코가 1 : 0으로 앞선 채로 끝이 났다. 후반전이 되자 독일은 정말 극단적으로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후반 19분엔 라이트백 요주아 키미히가 직접 문전까지 쇄도해 멋진 바이시클 킥을 날렸으나 골로 연결되진 않았다. 한편, 멕시코의 오소리오 감독은 독일의 공격이 살아날 조짐을 보일 때마다 교체 카드를 써서 독일의 공격 템포를 죽이는 영악함까지 보였다. 독일로서도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었다. 요아힘 뢰프 감독은 후반 15분에 부진했던 수비형 미드필더 사미 케디라를 빼고 공격형 미드필더 마르코 로이스를 교체 투입했으며 후반 34분엔 레프트백 마빈 플라텐하르트를 빼고 공격수 마리오 고메스를 투입했다. 그렇게 공격수를 늘려가며 극단적인 파상공세를 취했다. 하지만 공격수 숫자만 늘어났을 뿐 전체적인 공격 패턴이 바뀌질 않아 족족 멕시코 수비수들에게 틀어막혔으며 오히려 라인을 너무 높이 끌어올린 탓에 수시로 배후 공간을 노출해 계속해서 멕시코의 빠른 역습을 얻어 맞았다. 그나마 멕시코 공격수들의 골 결정력이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어서 추가실점만 안 했을 뿐이었다.
후반 41분, 뢰프 감독은 티모 베르너를 빼고 율리안 브란트를 투입하며 공격의 칼을 갈았지만 전체적으로 너무 느릿느릿한 패스 플레이 위주의 공격만 반복하여 전혀 멕시코를 효율적으로 공략하지 못했다. 점유율 축구의 패착이 그대로 드러난 장면이었다. 190cm의 장신으로 전형적인 타겟형 스트라이커인 마리오 고메스를 투입했으면 공중볼을 띄워서 피지컬적으로 열세인 멕시코 수비수들을 찍어누르는 방법을 해야 마땅할 것인데 독일은 뭐가 그리도 천하태평인지 느릿느릿 패스만 주고 받았다. 경기 막판에 얻은 2번의 세트피스 찬스에선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까지 멕시코 진영 문전에 올라가 공격에 가담했지만 그런 보람도 없었다. 결국 독일은 1차전에서 멕시코에 0 : 1 충격패를 당하고 말았다. A매치에서 독일이 멕시코에 패배한 건 33년 만의 일이었다. 아울러 이 경기를 통해 독일은 월드컵에서 역사상 최초로 북중미 팀에게 패배하는 기록을 남겼다. 또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패배한 건 1982 스페인 월드컵 당시 알제리에 1 : 2로 패배한 이후 36년 만의 일이었다.
멕시코전에서의 뜻밖의 패배로 인해 독일은 큰 충격에 빠졌다. 이 경기로 인해 약이 바짝바짝 오른 것인지 토니 크로스는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서 "남은 스웨덴전과 한국전을 반드시 이겨서 16강에 올라가겠다!"고 이를 갈았고 마누엘 노이어 또한 "이제부터 모든 경기가 다 결승전이다!"는 식으로 다시금 각오를 다졌다. 이 와중에 마츠 훔멜스는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서 동료들을 질책, 비난하며 팀 상황이 개판이란 사실을 보여줬다.
한편 SBS 해설위원으로 위촉되어 이 경기를 중계했던 한국의 전설적인 축구선수 박지성은 이 경기에서 나온 독일의 문제점들을 보고 '''"전 독일이 과연 이번 월드컵에서 우승을 하려고 나온 건지 잘 모르겠네요. 이 정도면 우리나라도 비벼볼 만 하겠는데요."'''라고 신랄하게 비꼬았다. 물론 당시 한국 대표팀의 사정도 썩 좋은 편은 아니었기에 이 말을 들은 '''한국의 명예 독일인'''들은 오히려 박지성을 향해 '''"우리 주제나 알아라."'''며 비난을 했고 '''독일의 패배를 진심으로 슬퍼했다.''' 하지만 이 때 박지성의 안목이 정확했다는 걸 알게 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3.2. F조 2차전 - 對 스웨덴 (승리)



'''2018 FIFA 월드컵 러시아 F조 4경기
2018.06.23.(토) 21:00(UTC+3)
'''
'''피시트 올림픽 스타디움 (러시아, 소치)'''
'''주심: '''시몬 마르치니아크''' (폴란드)'''
[image]
'''2 : 1'''
[image]
'''독일'''
'''스웨덴'''
'''48′ 마르코 로이스'''
'''90+5′ 토니 크로스(FK)'''
'''득점'''
'''32′ 올라 토이보넨'''
'''81′ 제롬 보아텡'''
'''퇴장'''
-
'''Man of the Match: 마르코 로이스 (독일)'''
'''관중: 44,287명'''
독일의 조별리그 2차전 상대는 북유럽의 강호 스웨덴이었다. 두 팀 역시 월드컵에서 꽤 자주 만난 사이다. 독일은 스웨덴과 월드컵에서 총 4번 만나 3승 1패의 전적을 기록하고 있다. 또 1978년 이후로 스웨덴과의 A매치에서 단 1번도 패배한 적이 없다. 다만 변수가 있다면 이 경기가 조별리그 2차전이란 것인데 독일은 유난히 조별리그 2차전에 약한 징크스가 있다. 조별리그 2차전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이겨본 게 2006 독일 월드컵 폴란드전인데 그나마도 굉장히 고전하다가 후반 추가시간에 겨우 득점해서 1 : 0으로 이긴 것이다. 심지어 2010 남아프리카 공화국 월드컵 당시엔 조별리그 2차전에서 세르비아에 0 : 1로 패배하는 바람에 당시에 독일만 유일하게 세르비아에 패배했고 2014 브라질 월드컵 때에도 2차전에서 가나와 2 : 2로 비기는 바람에 독일 혼자만 가나를 이기지 못했던 바 있다. 그 점이 우려된다. 더욱이 독일은 1차전에서 멕시코에 충격패를 당했기에 그로 인한 심리적 타격에서 빨리 털고 일어나야 한다.
이 경기를 앞두고 열린 대한민국 VS 멕시코 경기에서 멕시코가 2 : 1로 승리하면서 멕시코가 2승(승점 6점)으로 조 1위를 달리고 있고 있고 대한민국은 2패(승점 0점)로 최하위에 있었다. 현재 스웨덴이 1승으로 승점 3점을 얻은 상황이므로 독일이 안전하게 16강에 가려면 남은 2경기를 모두 이겨야했다. 만약 이 경기에서 비기면 다음 경기에서 대한민국을 아무리 큰 점수 차로 꺾어도 멕시코와 스웨덴 둘이 비겨버리면 독일은 승점 1점이 모자라서 탈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패배하면 그런 경우의 수를 따질 것도 없이 그 즉시 바로 탈락이다. 한편, 스웨덴 역시 딱히 상황이 좋지는 않았다. 1차전 대한민국과의 경기에서 대한민국이 유효슈팅 1개도 날리지 못하는 빈공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스웨덴 역시 빈약한 골 결정력을 보이며 후반 20분에 얻은 페널티킥으로 겨우 1골 넣은 다음 침대축구까지 쓰는 꼼수를 부려서 겨우 1 : 0으로 이겼기 때문이다.[4] 그래서 스웨덴 역시 좋은 평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경기가 시작되자 갈 길 급한 독일은 초반부터 강공으로 스웨덴을 밀어붙였다. 쉴새 없이 두들기는 독일 전차의 포격에 금방이라도 스웨덴 골문이 함락될 것 같았다. 그러나 이상하게 토마스 뮐러의 슛도 율리안 드락슬러의 슛도 번번이 골문을 외면했다. 그렇게 자기 진영에 잔뜩 웅크리며 독일의 공세를 방어하던 스웨덴은 번뜩이는 역습 한 번으로 독일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전반 12분엔 올라 토이보넨이 하프라인 근처에서 독일 센터백 안토니오 뤼디거에게서 공을 빼앗으면서 스웨덴의 역습이 시작되었다. 마르쿠스 베리가 단독 드리블로 페널티 박스까지 쇄도했으나 독일 센터백 제롬 보아텡이 베리의 어깨를 잡아채 쓰러뜨려 간신히 위기를 넘겼다. 이 때 페널티킥이 선언되어야 했으나 주심은 그냥 넘어갔다. 이렇게 공방전이 이어지던 중 전반 31분, 독일 수비형 미드필더 제바스티안 루디마르쿠스 베리의 축구화 스터드에 맞아서 코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다. 코피가 쉴새 없이 줄줄 흘렀기에 결국 요아힘 뢰프 감독은 부상당한 루디를 빼고 일카이 귄도안을 투입했다. 그런데 선수 교체로 혼란스러워진 틈에 대형사고가 발생하고 말았다.
전반 32분, 수비형 미드필더 토니 크로스가 하프라인 근처에서 치명적인 패스미스를 범하며 곧바로 스웨덴의 역습으로 이어졌다. 독일 진영 우측을 파고 들던 빅토르 클라에손은 전방의 올라 토이보넨을 향해 볼을 띄웠고 토이보넨은 페널티 박스에서 볼을 받았다. 안토니오 뤼디거가 저지를 시도했으나 토이보넨은 오른발로 볼을 가볍게 띄워 차서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의 키를 넘기는 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그리하여 모든 이의 예상을 깨고 스웨덴이 1 : 0으로 앞서갔다. 이대로 경기가 끝날 경우 독일은 남은 경기에 관계없이 대한민국과 동반 조기탈락이 확정될 위기에 직면했다. 전반 39분에 일카이 귄도안이 스웨덴 진영 페널티 에어리어 좌측 외곽에서 중거리슛을 날렸으나 로빈 올센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세컨드 볼을 페널티 박스로 쇄도한 토마스 뮐러가 재차 슈팅을 시도했으나 뒤따라온 스웨덴 수비의 방해로 인해 제대로 발에 맞지 않아서 헛되이 기회를 날렸다. 그렇게 전반전은 0 : 1로 뒤진 채로 끝이 났다. 보통 같았으면 이 때 벌써 득점왕 후보가 나와도 나왔을 독일이었지만 이번 대회에서 독일은 벌써 135분째 단 1골도 넣지 못하고 있을 정도로 끔찍한 빈공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전반 종료 직전에 나온 마르쿠스 베리의 헤딩슛은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의 선방이 아니었더라면 그대로 추가 실점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으며, 이를 통해 독일의 수비가 또다시 허점이 드러났음을 제대로 보여주고 말았다.
요아힘 뢰프 감독은 하프 타임 때 부진했던 율리안 드락슬러를 빼버리고 타겟형 스트라이커 마리오 고메스를 투입했다. 그리고 전반전에 원톱을 보았던 티모 베르너는 레프트윙으로 내렸고 마르코 로이스는 중앙으로 옮겼다. 후반전이 되자 독일은 초반부터 스웨덴을 성난 사자처럼 밀어붙였다. 토니 크로스가 스웨덴 진영 문전에서 좌측의 티모 베르너에게 패스를 건넸고 베르너는 페널티 박스 좌측 외곽에서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렸다. 타겟형 스트라이커 마리오 고메스가 왼발로 볼을 살짝 건드려 튀겼고 그걸 뒤에 있던 마르코 로이스가 재빨리 침투해 왼쪽 무릎으로 받아 넣어 드디어 독일의 이번 대회 첫 골이자 동점골을 터뜨려 다시 스코어를 1 : 1 원점으로 돌렸다. 로이스는 골 셀레브레이션도 마다하고 직접 볼을 집어 센터서클로 옮겨놓으며 조금이라도 빨리 경기를 진행하려고 했다. 스코어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자 스웨덴은 무승부도 나쁘지 않다는 듯 극단적인 수비로 일관하며 경기 템포를 엿가락처럼 늘어뜨렸다. 그런 와중에 후반 36분, 센터백 제롬 보아텡이 마르쿠스 베리를 향해 거친 파울을 범해 경고를 받았는데 이미 후반 26분에 경고를 받았기 때문에 결국 경고누적으로 퇴장을 당하고 말았다. 이로써 이 중요한 시점에 독일은 수적 열세라는 불운까지 짊어지게 된 것이다.
10명이 뛰는 불리한 상황에 놓인 독일이었지만 이대로 경기가 끝날 경우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을 큰 점수 차로 꺾어도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기에 계속 공격적으로 나왔다. 후반 42분에 뢰프 감독은 레프트백 요나스 헥토르마저 빼고 공격형 미드필더 율리안 브란트를 투입해 더욱 공격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스웨덴의 골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어느덧 후반전도 45분이 지나고 추가시간이 적용되었다. 토니 크로스가 페널티 박스 좌측 외곽에서 중앙의 일카이 귄도안에게 패스를 건넸고 귄도안은 우측에 노마크로 서 있던 브란트에게 패스했다. 브란트는 페널티 박스 우측 외곽에서 멋진 중거리슛을 곧바로 때렸지만 안타깝게도 골대를 맞추는데 그치고 말았다. 이제 추가시간도 거의 다 끝나가고 있었고 스코어는 여전히 1 : 1이었다. 그런데 추가시간 5분에 스웨덴 진영 좌측을 쇄도하던 티모 베르너를 스웨덴의 수비형 미드필더 지미 두르마즈가 거친 태클로 쓰러뜨리면서 페널티 박스 좌측 외곽에서 독일은 프리킥 찬스를 얻었다. 사실상 마지막 공격 기회였다. 킥커로 토니 크로스가 나섰다. 크로스는 먼저 옆의 마르코 로이스에게 짧게 패스했고 로이스는 볼을 멈춰 세웠다. 그리고 다시 크로스가 오른발로 슛을 날렸는데 멋진 궤적을 그리며 스웨덴의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리고 2분 후 경기가 종료되면서 결국 독일의 극적인 2 : 1 역전승으로 끝이 났다.
이후 독일은 이 경기에서 '''또다시''' 아쉬운 경기 매너를 보였다. 경기가 독일의 역전승으로 끝나자 코칭 스태프 자리에 있었던 독일의 미디어 담당관 울리히 포크트와 축구협회 직원 게오르그 펠라우가 갑자기 스웨덴 벤치로 가더니 스웨덴 코칭 스태프들을 향해 주먹감자 도발을 하는 만행을 저지른 것이다. 이에 다혈질인 스웨덴의 얀네 안데르손 감독이 대폭발하였고 스웨덴 선수들도 곧바로 달려들며 벤치 클리어링이 발생했다. 독일의 요아힘 뢰프 감독은 이 사실을 못 봤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실제로 뢰프 감독은 벤치 클리어링 발생 당시 그 상황을 뒤로 한 채 한 독일의 스태프와 어깨동무한 채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유유자적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관련 영상
그 밖에 토니 크로스는 자신의 패스미스에 대해 지적하는 기자들에게 400번 중 한 번의 실수일 뿐이라며 자만하는 모습을 보여 논란이 되었다. 이러한 자만심의 업보라도 되는듯이 독일 탈락의 전초가 된 로사노와 김영권의 골 모두 크로스의 패스미스가 시발점이었다.
어쨌든 이 경기로 인해 독일은 1승 1패(승점 3점), 2득점 2실점을 기록해 스웨덴과 승점, 득실 차, 다득점까지 모두 동률이었지만 승자승 원칙에서 앞서 조 2위로 올라섰고 스웨덴은 3위로 내려왔다. 독일이 이 경기를 승리하면서 승점이 6점까지 오를 가능성이 생겼으므로 멕시코는 2승을 기록하고도 16강 진출을 확정짓지 못했다. 한편, 2패를 기록한 대한민국도 마지막 경기에서 독일을 이기고 동시에 멕시코가 스웨덴을 이길 경우 대한민국, 독일, 스웨덴 3팀이 모두 1승 2패로 동률이 되어 골 득실을 비교해 조 2위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에 이 대회에서 2차전까지 모두 패배를 하고도 유일하게 탈락이 확정되지 않았다. 즉, 가히 죽음의 조답게 여전히 혼돈이 계속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도 대한민국이 스웨덴, 멕시코를 상대로 별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며 연패를 기록했기에 그보다 더 강한 독일을 이길 가능성은 없어 보였고, 독일인들과 명예 독일인들 역시 이제 16강 진출이 거의 확정되었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러나.....

3.3. F조 3차전 - 對 대한민국 (패배)




'''2018 FIFA 월드컵 러시아 조별리그 F조 5-1경기
2018. 6. 27.(수) 17:00(UTC+3)
'''
'''카잔 아레나 (러시아, 카잔)'''
'''주심: '''마크 가이거''' (미국)[5]'''
[image]
'''0 : 2'''
[image]
'''독일'''
'''대한민국'''
-
'''득점'''
'''90+3'''' '''김영권'''
'''90+6'''' '''손흥민'''
'''Man of the Match: '''조현우''' (대한민국)'''
'''관중: 41,835명'''

독일의 조별리그 마지막 상대는 아시아의 '''종이 호랑이'''로 전락했던 대한민국이었다. 독일 입장에선 마지막 경기에서 승점 하나를 거저 챙길 수 있어 보였고, 두 팀이 월드컵에서 만난 건 이번이 벌써 3번째였다. 지난 1994 미국 월드컵2002 한일 월드컵에서 만났는데 그 때 2경기 모두 독일이 승리했다. 독일은 지금까지 월드컵에서 아시아 팀과 총 6번 맞대결을 하여 6전 전승을 기록한 좋은 기록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 큰 점수 차로 승리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도 손쉬운 승리가 예상되었다. 그러나 변수가 있다면 다른 아시아 팀을 상대로는 최소 2점 차 이상으로 이겼던 독일이지만 대한민국 대표팀을 상대로는 상당히 고전 했다는 것이다. 지난 2번의 맞대결에서 독일이 이기긴 했지만 스코어가 각각 3 : 2, 1 : 0으로 고작 1점 차로 이겼을 뿐이다. 한국과 독일의 전력 차를 고려하면 심히 부끄러운 기록이 아닐 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생각만큼 그리 쉬운 경기가 아닐 수도 있었다.
이 경기는 이 대회 경기 중 가장 피파랭킹 격차가 큰 팀 간의 시합이었다. 당시 독일은 피파랭킹 1위였고 대한민국은 57위였다.[6] 그 때문인지 어느 도박사는 '''대한민국의 2 : 0 승리보다 독일의 7 : 0 승리가 더 확률이 높다고 예측'''했다!
2차전까지 F조의 중간 순위는 멕시코가 2승(승점 6점)으로 조 1위였고, 독일과 스웨덴이 1승 1패(승점 3점), 2득점 2실점으로 승점과 득실 차, 다득점까지 동률이었지만 승자승에서 독일이 앞서 독일이 2위, 스웨덴이 3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2패(승점 0점)을 기록한 대한민국이 조 4위에 있었다. 독일로서는 16강에 오르는 건 물론이고 16강 상대로 막강한 브라질을 피하기 위해선 반드시 조 1위를 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선 대한민국을 무조건 큰 점수 차로 이겨야 한다. 그래서 요아힘 뢰프 감독은 "반드시 2골 차 이상으로 이기겠다!"며 필승을 다짐했다. 한편, 대한민국도 2패를 기록했지만 이 경기에서 독일을 2점 차 이상으로 이기고 동시에 멕시코가 스웨덴을 이기면 대한민국, 독일, 스웨덴이 모두 승점 3점으로 동률이 되고 골 득실을 비교할 때 대한민국은 0 이상, 독일은 -2, 스웨덴은 -1 이하가 되므로 조 2위로 껑충 뛰어올라 16강에 갈 수 있었다. 그렇게 양 팀의 운명이 걸린 한독전이 열렸다.
갈 길이 급했던 독일은 초반부터 파상공세로 한국을 밀어붙였다. 거의 7 : 3에 가까운 볼 점유율을 앞세워 한국을 질식시키다시피 하며 쉴새없이 포격을 가했다. 그러나 어찌된 것인지 조현우 골키퍼가 지키는 한국의 골문은 좀처럼 열릴 줄을 몰랐다. 약팀이라고 생각해 금방 무너질 줄 알았건만 좀처럼 골문이 안 열리자 독일 선수들도 당황하기 시작했다. 오히려 전반 16분, 사미 케디라의 반칙으로 인해 위험 지역에서 프리킥을 내주었다. 킥커로 나선 정우영이 멋진 무회전 프리킥을 날렸고 세계 최고의 골키퍼인 마누엘 노이어조차도 제대로 캐칭을 못하며 간신히 펀칭으로 위기를 넘겼다. 전반 38분에 독일의 공격 상황에서 원톱 티모 베르너가 페널티 에어리어 좌측에서 헤더로 떨군 볼을 공격에 가담한 독일 센터백 마츠 후멜스가 받았으나 슈팅 직전에 조현우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전반 종료 직전에 한국의 주장 손흥민이 독일 문전에서 강력한 중거리슛을 날렸으나 다행히도 골문 왼쪽으로 벗어났다. 전반전은 그렇게 0 : 0으로 마무리 되었다. 같은 시각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열린 멕시코와 스웨덴의 경기도 0 : 0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아직 이 때까지 실시간 순위로 독일이 조 2위에 있었기에 아직까지는 독일 벤치는 여유가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들은 45분 후에 본격적으로 악몽을 꾸게 될 것이란 걸 그 때는 미처 몰랐다.
후반전이 시작되었다. 후반 1분 만에 정우영이 독일의 플레이메이커 메수트 외질에게서 볼을 탈취해 멋진 중거리슛을 날렸으나 다행히도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 정면으로 갔다. 뒤이어 후반 3분, 측면을 오버래핑한 라이트백 요주아 키미히가 중앙으로 크로스를 했고 그걸 레온 고레츠카가 논스톱 프리 헤더슛으로 연결했지만 한국 수문장 조현우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조현우의 이 선방이 이 경기의 분수령이었다. 당연히 골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건만 이게 조현우의 선방에 막히자 독일 벤치는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뒤이어 후반 5분에 외질의 패스를 받은 원톱 티모 베르너가 논스톱 오른발 슛을 날렸으나 골문 왼쪽으로 벗어나며 독일은 땅을 쳐야했다. 한국은 지난 스웨덴전, 멕시코전과 다르게 굳건한 수비로 끈질기게 독일에 골을 내주지 않고 버티며 끝까지 애간장을 태웠다. 그렇게 스코어는 계속해서 0 : 0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 때 예카테린부르크에서 비보가 날아들어왔다. 스웨덴이 선제골을 넣어 1 : 0으로 앞서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실시간 순위에서 스웨덴과 멕시코가 2승 1패(승점 6점)로 나란히 조 1, 2위를 차지했고 1승 1무 1패(승점 4점)에 그친 독일은 3위로 떨어졌다. 더 이상 무재배로도 절대로 16강에 진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반드시 한국을 이겨야만 16강에 진출할 수 있게 된 독일은 점점 급해졌다. 요아힘 뢰프 감독은 후반 13분, 수비형 미드필더 사미 케디라를 빼고 공격수 마리오 고메스를 투입하며 더욱 공격적으로 나섰다. 후반 17분엔 레온 고레츠카를 빼고 토마스 뮐러를 투입했다. 이에 대한민국의 신태용 감독은 후반 24분에 공격형 미드필더 문선민을 빼고 수비형 미드필더 주세종을 투입해 수비 강도를 더욱 높이는 것으로 맞불을 놓았다. 하지만 독일은 이렇게 공격수 숫자를 늘리며 시종일관 공격을 퍼붓고도 좀처럼 한국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같은 시각 스웨덴이 멕시코를 3 : 0으로 리드하면서 멕시코의 골 득실은 -1까지 떨어졌다. 이제 독일로서는 한국을 1 : 0으로만 이기면 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골키퍼 조현우가 지키는 한국의 골문은 좀처럼 함락되지 않았다.
계속해서 답답하게 0 : 0의 스코어가 이어지자 요아힘 뢰프 감독은 후반 33분, 레프트백 요나스 헥토르마저 빼고 공격형 미드필더 율리안 브란트를 투입했다. 한편, 황희찬이 교체 투입되었는데도 전방 압박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며 헥토르와 키미히가 활개치게 만들자 신 감독은 후반 34분, 황희찬을 다시 빼고 수비수 고요한을 투입해 수비를 보강했다. 후반 41분, 플레이 메이커 메수트 외질이 우측에서 올린 크로스를 페널티 에어리어에서 센터백 마츠 후멜스가 노마크 상태에서 헤더를 했으나 볼을 어깨에 맞추는 실수를 범하며 천금 같은 득점 기회를 날렸다. 후반 42분에는 토니 크로스가 문전에서 중거리슛을 날렸으나 골키퍼 조현우의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후반 44분, 토니 크로스의 빌드업이 한국의 라이트백 이용이 육탄방어로 저지하며 다시 한국의 역습 찬스로 이어졌고 이재성이 문전으로 쇄도해 슛을 날렸으나 센터백 니클라스 쥘레의 다리에 맞고 굴절되며 밖으로 나갔다. 한국에 코너킥 찬스가 주어졌다. 그리고 정규시간 45분이 지나고 6분의 추가시간이 주어졌다.
한국의 코너킥 찬스에서 킥커 손흥민이 찬 킥은 낮고 빠르게 페널티 에어리어로 날아와 장현수를 지나 토니 크로스에게 갔다. 토니 크로스는 볼을 지키기 위해 뒤에 있던 센터백 니클라스 쥘레에게 백패스를 했는데 그만 서로 사인이 맞지 않았다. 크로스의 백패스는 야속하게도 쥘레의 가랑이 사이를 지나며 골문 앞에 서 있던 한국 센터백 김영권의 발 앞에 갔다. 김영권은 볼을 침착하게 멈춰 세운 후 곧바로 왼발 슛을 날려 선제골을 뽑아냈다. 하지만 부심은 김영권의 위치가 독일의 2번째 수비수였던 마리오 고메스보다 앞쪽에 있었고 볼이 윤영선에게서 왔다고 판단하여 오프사이드를 선언했다. 그리고 주심 마크 가이거도 부심의 의견을 받아들이면서 위기를 넘기는 듯했다. 그러나 VAR 측에서 오프사이드가 아니라는 의견을 내며 비디오 판독을 할 것을 권고했다. 결국, 비디오 판독이 결정되었고 판독 결과 토니 크로스의 백패스가 그대로 김영권에게 흘러간 것이란 게 밝혀져 후반 추가시간 3분에 한국의 득점이 선언되었다. 그리하여 모든 이의 예상을 깨고 대한민국이 독일을 상대로 1 : 0으로 앞서갔다!
이제 독일은 백척간두의 위기에 놓이고 말았다. 비디오 판독으로 인해 지연된 시간이 산입되면서 추가시간은 9분까지 늘어났다. 이대로 경기가 끝나면 독일은 무조건 탈락이었다. 토마스 뮐러는 다급하게 주심 마크 가이거에게 남은 시간을 물었고 6분이 남았다는 걸 듣자 곧바로 동료들에게 6분이 남았다는 사인을 보냈다. 이제 독일에 남은 선택지는 오직 공격 뿐이었다. 무조건 남은 6분 안에 2골을 넣어 승부를 뒤집어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래서 독일은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까지 골문을 비우고 전방으로 올라가 공격에 가담했다. 추가시간 6분, 토니 크로스가 중원에서 전방으로 띄운 볼을 마리오 고메스가 헤더로 떨구었고 리바운드 볼을 마르코 로이스가 슈팅하기 전에 먼저 조현우 골키퍼가 펀칭을 했다. 볼이 터치 라인 밖으로 벗어났기에 독일이 스로인 찬스를 얻었다. 그리고 율리안 브란트가 골문을 비우고 올라온 골키퍼 노이어에게 스로인을 했는데, 노이어가 볼을 받으려는 사이에 한국의 수비형 미드필더 주세종이 곧바로 달려들어 볼을 탈취해 전방의 손흥민에게 길게 로빙 패스를 넣었다. 준족으로 소문난 손흥민은 하프라인 바로 아래쪽에서 50m 거리를 단 5.5초만에 주파하는 미친 주력을 선보이며 그대로 텅 빈 골문에 추가골을 터뜨렸다.[7] 이제 스코어는 2 : 0으로 더 벌어졌다.
이제 남은 시간은 고작 3분이었고, 그 안에 3골을 넣어야만 하는 미션 임파서블 같은 상황에 놓였다.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 이대로 경기가 끝나면 독일은 조별리그 탈락은 둘째치고 아예 조 꼴찌로 떨어져버린다. 그래서 독일은 선수 11명 전원이 아예 자기 진영을 비워버리고 우르르 한국 진영으로 몰려와 공격을 퍼부었다. 선수 22명 전원이 한 쪽 진영에만 있는 보기 힘든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그러나 이런 보람도 없이 추가시간 7분에 있었던 율리안 브란트의 날카로운 슈팅도 한국 골키퍼 조현우의 선방에 막혀 버렸고, 추가시간 8분에 있었던 마츠 후멜스의 슈팅마저도 막히고 말았다. 추가시간 9분, 독일의 코너킥 찬스에서 후멜스가 반박자 빠른 헤더 슛을 했지만 이것마저 허공으로 높이 떠버렸다. 최후의 몸부림마저 무위로 돌아가자 후멜스는 실소를 지으며 허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조현우 골키퍼의 골킥이 뜸과 동시에 주심 마크 가이거의 휘슬이 울리며 '''모든 이의 예상을 깨고 대한민국이 독일을 2 : 0으로 격파했다. 종이 호랑이가 진짜 무서운 호랑이로 변신하며 전차를 물어뜯고 파괴한 것이다!!!''' 경기가 끝나자 토마스 뮐러니클라스 쥘레눈물을 흘렸고, 웬만해선 눈물 보이는 일 없던 주장 마누엘 노이어 역시 눈물을 훔쳤다. 메수트 외질은 아예 혼이 빠진 사람처럼 멍하니 있었고, 마리오 고메스는 그대로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버렸다. 마르코 로이스 또한 경기 종료 직전에 굳은 표정을 짓더니 락커룸으로 들어가지도 못하고 벤치에 멀거니 앉았다[8].
이렇게 경기가 대한민국의 2 : 0 승리로 끝나면서 대한민국과 독일은 1승 2패(승점 3점)로 동률을 이루었으나 골 득실에서 대한민국이 0, 독일이 -2를 기록하여 결국 '''독일은 조 꼴찌로 떨어져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되고 말았다. 독일이 월드컵 1라운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9] 1라운드가 토너먼트였던 시절까지 확장해 봐도 1938 프랑스 월드컵 이후 무려 80년 만의 일이다. 또 독일이 월드컵에서 아시아 팀에 패배한 것 역시 이번이 최초였으며, 월드컵 톱시드 팀 전체로 넓혀봐도 마찬가지였다.[10] 독일이 조별리그 3차전에서 패배한 건 1986 멕시코 월드컵 당시 덴마크에 패배한 이후 32년 만의 일이었다. 공교롭게도 그 때 스코어 역시 2 : 0이었다. 또 월드컵에서 피파랭킹 50위 이하의 팀에게 패배한 최초의 피파랭킹 1위 팀이란 불명예스러운 기록까지 남기고 말았다. 유럽 팀이 유럽에서 열린 대회에서 아시아 팀에 패배한 것은 1966 잉글랜드 월드컵 당시 이탈리아가 북한에 0 : 1로 패배한 이후 무려 52년 만의 일이다. 독일은 총 2득점 4실점을 기록했는데 이렇게 골 득실이 마이너스로 끝난 것 역시 1958 스웨덴 월드컵 이후 60년 만의 일이었다. 월드컵 디펜딩 챔피언 징크스란 악령은 단 1번도 조별리그 탈락의 역사를 쓴 적이 없던 독일마저도 결국 피해가지 못했던 것이다[11].
이로써 독일은 1950 브라질 월드컵 때 이탈리아, 1966 잉글랜드 월드컵 때 브라질, 2002 한일 월드컵 때 프랑스, 2010 남아프리카 공화국 월드컵 때 이탈리아, 2014 브라질 월드컵 때 스페인에 이어 6번째 월드컵 디펜딩 챔피언 징크스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한편, 대한민국은 독일을 상대로 빛나는 승리를 거두었지만 같은 시각에 멕시코가 스웨덴에 0 : 3으로 패배하는 바람에 아쉽게도 16강 진출이 좌절되며 함께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한편, 스웨덴에 0 : 3으로 대패했던 멕시코는 먼저 2승을 기록하고도 탈락 위기에 몰렸으나 대한민국이 독일을 2 : 0으로 잡아준 덕에 간신히 16강 진출에 성공하게 되었다.
이 경기에서 패배한 독일은 심리적으로 큰 충격을 받게 되었다. 더군다나 자신을 탈락시킨 게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 같은 세계 최강 팀도 아니고 몇 수 아래라고 본 아시아의 대한민국이었으니... 그래서 그들은 이 경기를 ''''카잔의 치욕\''''(Die schande von Kasan)으로 명명했다. 이 경기가 독일 축구 역사상 20년 전의 크로아티아전을 뛰어넘는 최악의 졸전이 되고 만 것이다.[12] 반면에 대한민국은 아무도 예상하지 않던 상황에서 이뤄낸 승리였기에 이 경기를 ''''카잔의 기적\''''으로 명명하며 승리를 자축했다. 독일 축구 역사상 최초의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수모를 겪은 것만으로도 서러웠지만, 그 이후에 세계구급으로 쏟아지는 혹평과 온갖 조롱들은 그들을 더욱 서럽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미 그 전부터 우승 직후에 있었던 미로슬라프 클로제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의 이른바 '가우초 셀레브레이션' 논란과 지역예선 당시 있었던 토마스 뮐러의 산마리노 비하 발언, 그리고 이번 대회에 있었던 스웨덴 벤치 조롱 사건 등 온갖 오만무례한 행동으로 어그로를 착착 긁어모으고 있었기에 이 같은 사태는 거의 자업자득에 가까웠다. 특히 지난 대회에서 미네이랑의 비극이란 치욕을 겪었던 브라질은 대한민국의 승리를 마치 자신들의 승리인 양 기뻐하며 독일을 마음껏 조롱했다.[13][14]

3.4. F조 최종 순위


'''순위'''
'''국가'''
'''경기수'''
'''승'''
'''무'''
'''패'''
'''득점'''
'''실점'''
'''득실차'''
'''승점'''
'''1'''
[image]
'''스웨덴'''
3
2
0
1
5
2
+3
'''6'''
'''2'''
[image]
'''멕시코'''
3
2
0
1
3
4
-1
'''6'''
3
[image]
대한민국
3
1
0
2
3
3
0
'''3'''
4
[image]
독일
3
1
0
2
2
4
-2
'''3'''
  • 스웨덴 F조 1위로 16강 진출.
  • 멕시코 F조 2위로 16강 진출.

4. 러시아 쇼크의 원인



4.1. 극도의 자만심


이번 월드컵에서 독일이 겪은 참사는 사실 예고된 것이었다. 21세기 들어 2006 독일 월드컵 때 그나마 8강까지라도 진출했던 브라질을 제외한 나머지 월드컵 우승국들은 예외없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이른바 월드컵 디펜딩 챔피언 징크스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부터가 사실 독일 입장에선 첫 번째 위험 요소였다. 아무리 과거의 일이라고 해도 사례가 빈번해지면 심리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독일은 이전 징크스의 희생양들이었던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보다 더 심각한 문제점을 갖고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극도의 자만심이었다.[15] 이전 징크스의 희생양들에 비해 독일은 유독 자만심이 강하게 표출되어 있었다. 지역예선 당시 토마스 뮐러의 이른바 '산마리노 비하 발언'이 대표적인 예시이다. 아무리 산마리노가 세계구급 약체팀이라고 하더라도 경기 중에는 립서비스로라도 상대 팀을 칭찬하는 게 상호 간의 예의이다. 왜냐하면 그들도 자신들의 나라 국민들을 대표해 출전했고 최선을 다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경기 당일에 상대 팀을 향해 노골적으로 비하하고 조롱하는 건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오만무례한 행동이었다.
이러한 자만심은 본선을 앞두고 더 심해졌다. 독일은 조 추첨에서 멕시코, 스웨덴, 대한민국과 함께 F조에 편성되었다. 그런데 조 추첨이 끝난 직후 요아힘 뢰프 감독은 상대들을 다소 가벼이 여기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약체로 지목된 대한민국을 지나칠 정도로 얕보는 모습을 보였다. 월드컵은 각 대륙별로 예선을 치러 그 중 가장 강한 팀 32개를 뽑아 치르는 대회이다. 즉,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팀들은 모두 적어도 각자 속한 대륙 내에선 최강자들이지 결코 약체라고 할 수가 없다. 본선 진출국 중 약체라는 평가는 어디까지나 다른 팀들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약체라는 것일 뿐 그것이 절대적인 약체라는 뜻이 아닌 것이다. 따라서 대한민국 또한 F조에 속한 다른 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체라는 것일 뿐 최소한 아시아 대륙에선 강자라는 뜻이다. 본선에 진출한 모든 팀들이 각기 한 대륙의 강자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이런 오만한 태도는 절대 금물이었다.
더군다나 대한민국이 정말로 독일이 손쉽게 찍어누를 수 있는 핫바리 팀이냐고 묻는다면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이미 지난 2차례 월드컵에서의 맞대결 때 독일은 모두 대한민국을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첫 대결인 1994년엔 먼저 3골을 넣으며 앞서가다 나중에 2골을 따라잡혀 3 : 2로 겨우 이겼다. 경기가 진행될 당시 독일 선수들이 대부분 노장으로 구성된 데다가 기온도 섭씨 40도에 육박했던 때여서 자칫하면 대한민국한테 비기거나 심지어 역전패를 당할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두 번째 대결인 2002년엔 대한민국이 조별리그 3차전에서 포르투갈을 격파한 걸 시작으로 16강에서 이탈리아, 8강에서 스페인 등 웬만한 축구 강국들도 버겁다고 할 정도로 극악의 대진을 뚫고 올라오느라 지칠 대로 지친 반면, 독일은 꿀대진으로 편하게 4강까지 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 : 0으로 겨우 이기는데 그쳤다. 그리고 양국의 마지막 A매치 대결이었던 2004년 친선경기 때엔 아예 1 : 3으로 패배하기까지 했다. 이런 역사적인 사실이 있는데도 철저하게 무시한 것이다.
이렇게 처음부터 가볍게 밟고 갈 상대로 취급했으니 분석이 제대로 되었을 리가 없었다. 사실 독일에는 3년 간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을 역임했기에 독일 축구인들 중 가장 한국 축구에 대해 지식과 정보가 풍부한 울리 슈틸리케라는 확실한 정보통이 있었다. 거기다 5년 간 미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역임해 누구보다 멕시코 대표팀에 대해 해박한 위르겐 클린스만도 있었다. 이렇게 정보통들이 있었는데도 이상하게 요아힘 뢰프 감독은 슈틸리케와 클린스만에게 어떤 접촉도 시도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러니 멕시코와의 1차전에서는 멕시코의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감독이 독일의 약점을 주도면밀하게 분석해 맞춤형 전술을 내놓은 반면에 뢰프 감독은 1년 전 컨페더레이션스컵 때와 별 차이 없는 전술을 내놓는데 그치며 준비 부족을 드러냈다. 결국 독일은 멕시코에 0 : 1로 패배하고 말았다. 3차전 대한민국을 상대로는 아예 분석을 하긴 했는지조차 알 수 없는 모습을 보였다. 뢰프 감독의 전술 패턴은 이미 신태용 감독에게 다 읽혀버린 모습을 보였고 급기야 막판에는 시간에 쫓겨 조급해하다 0 : 2로 완패당하며 결국 조별리그에서 떨어져 자멸했다. 한마디로 준비 소홀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감독부터 오만했으니 선수들이라고 다를 게 없었다. 특히 토니 크로스는 스웨덴전이 끝난 후 독일의 조별리그 탈락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에게 "독일 탈락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 우리가 탈락하길 바라냐?"라고 대꾸하며 단정적으로 탈락 가능성을 부정했다. 아직 당시 독일은 1승 1패에 그쳤기에 마지막 경기 결과에 따라 탈락 가능성이 엄연히 있었다. 빈 말로라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 하겠다." 정도로 했으면 될 것을 저리도 거만하게 대꾸한 것이다. 또 크로스는 스웨덴전에서 치명적인 패스미스를 범해 올라 토이보넨의 선제골을 만들어준 장본인이었다. 그런데도 크로스는 "400번쯤 패스 하다보면 한 두 번쯤 실수할 수 있다."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리고 크로스는 결국 한국전에서 또다시 치명적인 패스미스를 범해 김영권의 선제골에 크게 기여(?)했다.
그 뿐만 아니라 선수들 모두가 정신력이 완전히 썩어 문드러져서 기강이 해이해질대로 해이해져 밤새도록 인터넷 게임이나 하고 놀고 먹었다는 게 뒤늦게 드러났다. 급기야 이에 참다못한 독일 축구협회 측에서 숙소 인터넷 와이파이를 다 차단시켜버리기까지 했다고 한다. 물론 각 대표팀마다 팀 관리 스타일이 달라서 자유방임적으로 운영하는 경우도 없지는 않다.[16] 다만 이런 팀들도 훈련할 땐 확실히 훈련하고 놀 때는 놀자는 주의지 독일처럼 방종적으로 하지는 않는다. 밤새도록 게임이나 할 정도로 몸 관리가 부실한 선수들이 경기 당일에 과연 제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었겠는가?
실제로 이번 대회에서 독일은 팀 활동량, 스프린트 횟수 등에서 3경기 내내 모두 상대 팀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 지표들은 모두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인데 여기서 모두 밀렸다는 건 그만큼 체력 관리가 부실했다는 걸 말해주는 것이다. 활동량과 스프린트에서 뒤처지다 보니 독일 선수들은 매 경기마다 느릿느릿한 패스 플레이 위주의 공격만 반복하게 되었고 이는 결국 상대의 빠른 역습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4.2. 단조로운 전술과 선수단


분명 선수 개개인의 기량은 독일 선수들이 F조 최강이었음은 대회 전이나 대회 후나 변함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왜 독일은 멕시코와 대한민국에 차례로 패배하며 결국 월드컵에서 일찍 퇴장하게 되었을까? 그것은 바로 전술에서 심각한 문제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멕시코와 대한민국의 수준은 뻔한데도 그들에게 지게 된 것은 선수 개인의 기량이 문제가 아니라 팀의 전술이 읽혔기 때문이었다. 세상에 어느 기술 좋은 타짜라도 내 패가 상대한테 읽히면 호구가 될 수밖에 없다. 이는 독일도 예외가 아니었다.
요아힘 뢰프 감독은 기본적으로 1970년대 람바참바식 스타일을 선호하는 사람이었다. 세밀한 패스 플레이를 바탕으로 점유율을 높이며 골 찬스를 만들어내고 상대를 질식시키는 게 뢰프 감독의 주된 전술이었다. 그러나 이런 점유율 축구의 약점은 원활한 패스 플레이를 위해 라인을 높이 끌어올려야 하므로 빠른 역습에 취약하다는 것과 극단적인 수비를 하는 팀들을 상대로는 해법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점유율 축구가 종종 '애무축구'라는 멸칭으로 불리는 것이다. 상대 선수들이 페널티 에어리어에 조밀하게 틀어박혀 인의 장벽을 형성하게 되면 슈팅 찬스를 잡지 못해 좋은 슈팅 각도를 찾으려고 계속 볼을 돌리게 되는 일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현대 축구는 1년만 지나도 그 흐름이 싹 바뀔 정도로 변화 폭이 날로 커지고 있다. 그러나 뢰프 감독의 전술은 4년 전 2014 브라질 월드컵 우승 이후 거의 변화가 없이 정체되어 있었다. 상대 팀들은 독일을 이겨보겠다고 기를 쓰고 대항마 전술을 연구하고 있는데 정작 독일은 그 흐름이 정체되어 있었으니 당연히 독일의 전술 패턴이 다 읽힐 수밖에 없었다.
멕시코나 스웨덴이나 대한민국이나 3팀 중에서 선수 기량에서 독일을 앞서는 팀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니 이 3팀 모두 점유율 게임에서 독일을 이길 수 있는 팀은 없었고 애초에 본인들도 그 점을 너무도 잘 알기에 독일과 점유율 싸움을 할 생각조차 없었다. 점유율은 독일이 얼마든지 높게 가져가게 내버려두는 대신 수비 강도를 높여서 조밀하게 수비벽을 쌓고 빠른 역습으로 득점 기회를 만드는데 주력했다. 그 결과 독일은 공격 찬스에서 상대 팀의 극단적인 수비벽을 뚫지 못하고 겉돌다 상대 역습에 허를 찔리는 모습을 반복한 것이다. 실제 독일을 2 : 0으로 이긴 대한민국의 볼 점유율은 고작 '''30%'''였다.
그나마 40년 동안 단 1번도 진 적 없었던 스웨덴을 상대로는 어찌어찌 2 : 1로 역전승을 거뒀지만 그런 징크스도 없었던 멕시코와 대한민국을 상대로는 단 1골도 넣지 못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월드컵 본선에 오른 팀들은 다 각 대륙에서 강자들만 올라온 것이므로 지역예선처럼 선수 개인 기량으로 찍어누를 수 있는 팀은 그리 많지 않다. 일정 실력이 되는 팀들과 맞붙는 본선 무대에서 독일의 낡은 전술은 더 이상 위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또 뢰프 감독은 선수 선발에서도 너무 단조로운 모습을 보였다. 멕시코, 스웨덴, 대한민국 3팀 모두 기술 싸움에선 독일의 상대가 될 수 없었기에 성벽을 두텁게 쌓고 경기에 임했다. 하지만 아무리 상대가 성벽을 높이 쌓더라도 성벽 너머로 포를 쏴버리면 그 성벽도 무의미해질 수밖에 없다. 즉, 공중전에 능한 선수들도 충분히 데려갔어야 했다.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뻥축구만큼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축구가 어디에 있나? 잔드로 바그너 같이 공중전에 능하고 타점이 높은 선수들도 데려갔다면 똑같이 피지컬이 우수한 스웨덴은 몰라도 멕시코나 대한민국 정도는 누를 수도 있었다.
그러나 뢰프 감독은 바그너를 철저히 외면했고 그나마 장신 공격수로 마리오 고메스를 데려가긴 했지만 전술의 틀 자체가 변동이 없었으니 만사휴의였다. 그 뿐 아니라 1년 전 컨페드컵에서 신인 선수들을 선발해 우승을 차지하며 충분히 새 얼굴들을 검증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본선에선 옛날 선수들을 중용한 것도 문제였다. 그들이 건재하기라도 했으면 모를까 사미 케디라, 토마스 뮐러, 율리안 드락슬러 등은 모두 소속팀에서 주전에서 밀렸을 정도로 처져 있었다. 더 나은 대체자들이 있는데도 베테랑 선수들을 고집한 건 명백히 뢰프 감독의 실책이라 볼 수밖에 없다.[17]

4.3. 정신적 지주의 부재


정신적 지주가 없었던 것도 문제였다. 필립 람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가 대표팀을 은퇴한 이후 전차군단의 리더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딱히 대답할 만한 인물이 없다. 물론 주장 완장을 찬 사람은 있었다. 하지만 그가 과연 대표팀을 통솔할 능력이 있는 사람이냐고 묻는다면 그리 대답하기는 어렵다. 이 문제 또한 이번 대회 독일 대표팀에서 드러난 문제였다.
이번 대표팀의 주장은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였다. 그러나 노이어는 본래부터 개성이 강해 톡톡 튀는 성격이라 팀을 꾸려나갈 리더로 삼기엔 부족한 인물이었다. 그런데다 부상으로 1년여 간 대표팀을 떠나 있었다가 뢰프 감독의 특단의 조치로 인해 복귀한 케이스였다. 성격 자체가 리더로선 부족한데다 팀을 오랫동안 떠났다가 돌아왔으니 그가 비록 주장 완장을 찼다고 하더라도 이전의 람이나 슈바인슈타이거처럼 카리스마 있게 팀을 이끌어나가긴 역부족이었다.
그 밖에 대표팀 내에서 선배 그룹에 속하는 마리오 고메스, 사미 케디라, 마츠 후멜스, 메수트 외질, 제롬 보아텡, 토마스 뮐러, 토니 크로스 등이 있었지만 이들 또한 리더로서는 자질이 부족한 사람들이었다. 이전의 람이나 슈슈는 소위 말하는 '녹슨 전차' 시절에 대표팀에 입성했기에 온갖 쓴맛을 보고 성장한 세대였다. 그러나 그 녹슨 전차 시절 세대는 나이가 들어서 이젠 다 은퇴했다. 위에서 열거한 인물들은 황금세대에 속한 자들이라 이전 녹슨 전차 시절 세대와 비교하면 매번 이기지는 못해도 최소한 굴욕적인 패배는 덜 겪고 살았다. 즉, 모두 '온실 속 화초'인 셈이다. 그렇기에 팀이 위기에 처할 때 중심을 잡아주기엔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정신적 지주의 부재는 경기력에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 중심을 잡아주는 선수가 없다보니 매 경기마다 독일은 우왕좌왕하며 동요했고 조직력이 흐트러진 것이다. 만약 람이 있었다면 선제 실점을 했더라도 동료 선수들을 독려하며 동점골, 역전골을 넣을 수 있도록 도왔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엔 그런 정신적 지주가 없었기에 매 경기마다 선제 실점 후 극단적 파상공세 그리고 역습으로 추가골 헌납이라는 악수를 둔 것이다.[18]
그 뿐 아니라 정신적 지주의 부재는 팀 내 기강과 조직력을 해치기까지 했다. 멕시코전 종료 후 인터뷰에서 마츠 후멜스가 동료 선수들을 공개 비난한 것이 그 예시다. 그 시기에 대한민국 선수들은 장현수의 거듭된 실책으로 인해 2경기 모두 패배했지만 장현수를 비난하기보다는 위로에 힘썼던 것과 크게 대조적이었다. 또 밤새 숙소에서 게임하고 놀았던 것도 정신적 지주가 부재했기에 팀 내 기강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5. 총평


전 대회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으나 3경기 전부 눈이 썩는 경기력을 선보이며 조 최하위로 광탈, 우승후보에서 웃음후보로 완전히 전락했다.[19] 한마디로 완벽히 불명예스럽게 실패한 월드컵으로 평가될 수밖에 없다. 물론 한국에게 진 것은 진짜 뜻밖이었지만 애초부터 이 경기력으로 진행했다면 16강에 기적적으로 진출에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브라질과 만나야 해서 아마 오래가지 못했을 것이다.[20] 더욱이 브라질은 안그래도 지난 대회에서 독일한테 당한 엄청난 치욕 때문에 이를 바득바득 갈고있는 상황이었을 것인데, 이 상황에서 이미 형편없는 경기력을 보여준 독일을 만난다면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다만 1위 전력과 선수층이 없어지는 건 아닌 이상 정신 차리고 리빌딩에 들어가면 최강 지위를 유지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한편, 이따위 뭣같은 경기력으로도 그나마 40년 동안 단 한 번도 독일을 이겨본 적이 없는 징크스가 있었던 스웨덴이 올라왔기에 망정이지 네덜란드나 심지어 이탈리아랑 같은 조에서 만났다면 '''독일이 조별리그 3전 전패'''라는 기절초풍할 기록이 달성될 가능성도 있었다.[21] 알다시피 이탈리아는 게르만 킬러로 악명높을 정도로 독일과의 상대전적이 거의 천하무적 수준인 팀이다.[22] 만약 독일이 조별리그 3패로 탈락했다면 그것은 역대 디펜딩 챔피언 징크스를 떠나서 아마 88년 월드컵 역사상 역대 출전국들중 가장 최악이라고 해도 할말이 없었을 것이며 정말로 이랬다면 전세계의 모든 독일 팬들이 뢰프를 아예 가만두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네덜란드와 이탈리아가 본선에서 각성한다는 전제 하에서의 이야기이지만.
역대 월드컵 디펜딩 챔피언 징크스 희생양들 중에 이번의 독일보다 경기력이 더 나빴다고 할 만한 사례는 2002 한일 월드컵 때의 프랑스2010 남아프리카 공화국 월드컵이탈리아 정도밖에 없다. 그 두 번의 사례만이 이번 대회 독일보다 훨씬 더 미흡한 경기력을 보였다. 하다 못해 2014 브라질 월드컵 당시 스페인도 비록 네덜란드에 1 : 5로 대패하고 칠레에 0 : 2로 완패하여 디펜딩 챔피언으로서는 사상 최초로 2경기만에 조기 탈락했지만 아시아 대표인 호주만큼은 3 : 0으로 완파했다. 특히 그 당시 호주의 피파랭킹은 이번 한국과 동일한 57위였다.
2002년의 프랑스는 그 좋은 선수단에도 불구하고 플레이메이커 지네딘 지단의 부상 공백 하나 메우지 못하고 아프리카 처녀 출전국인 세네갈0 : 1로 패배하는 치욕을 겪은 것을 시작으로 당시까지 암흑기를 헤매던 우루과이를 상대로는 주포 티에리 앙리까지 퇴장당하며 0 : 0으로 비겼다. 그리고 3차전에서 북유럽의 강자 덴마크에 0 : 2로 완패해 '''1무 2패, 무득점 3실점'''이란 최악의 성적으로 탈락했다. 프랑스 축구 역사상 월드컵에서 '''무득점'''으로 탈락한 건 이 사례가 유일하며 월드컵 디펜딩 챔피언 징크스 희생국들 중에서도 '''무득점''' 탈락은 이 사례 뿐이다.
2010년의 이탈리아 역시 마르첼로 리피 감독의 보수적인 선수 선발과 낡은 전술 고집 그리고 수문장 잔루이지 부폰의 부상이란 악재가 있었으나 조별리그 상대는 남미에서도 중위권 정도 레벨인 파라과이, 5대양 6대주를 통틀어 최약체 대륙인 오세아니아 나부랭이인 뉴질랜드, 체코슬로바키아 분리 후 첫 출전인 슬로바키아로 이탈리아가 2진을 내보내도 3승을 해야 마땅한 약체들 투성인 꿀조였다. 그럼에도 이탈리아는 파라과이와 1 : 1로 비겼고 그것도 모자라 뉴질랜드 따위에게도 1 : 1로 비겼다. 그나마 뉴질랜드를 상대로도 이탈리아가 '''선제골을 먹었고''' 이탈리아는 이 뉴질랜드한테 필드 골도 아닌 '''페널티킥 골로 간신히 비긴 것이다.''' 그리고 3차전에서 슬로바키아를 상대로 난타전을 벌인 끝에 2 : 3으로 패배하며 '''2무 1패, 4득점 5실점'''으로 탈락했다. 디펜딩 챔피언이 무승 탈락한 건 2002년 프랑스에 이어 두 번째였고 이탈리아 축구 역사상으론 최초였다.
그나마 2002년의 프랑스는 약체인 줄 알았던 그 세네갈이 8강까지 오르는 검은 돌풍을 일으켰기에 "세네갈이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고 재평가할 여지라도 있었다. 그러나 2010년의 이탈리아는 다르다. 비록 조 1위 팀 파라과이가 8강까지 갔지만 그 때 총 전적은 1승 3무 1패에 불과했다. 파라과이가 유일하게 승리한 상대는 슬로바키아였는데 결국 그거 아니었으면 탈락이었던 허접한 팀인 셈이다. 그리고 슬로바키아 역시 탈락 위기에 몰렸다가 간신히 이탈리아를 잡고 16강에 올라간 것이었고 그나마도 16강에서 네덜란드한테 지고 바로 떨어졌다. 뉴질랜드는 두 말하면 입 아픈 약체 오브 약체 팀이다. 그러므로 어떻게 보면 2010년의 이탈리아야말로 역대 디펜딩 챔피언 징크스 희생양들 중 최악이었다고 봐야 한다.
이번 대회 독일은 2002년의 프랑스와 2010년의 이탈리아에 비하면 그래도 어쨌든 1승은 했고 같은 조 상대도 그 둘에 비하면 조금 더 어려웠다는 점에서 조금 더 낫다고 볼 수는 있다. 하지만 2014년의 스페인과 비교하면 오히려 스페인에 실례가 될 수준이었고 1966 잉글랜드 월드컵의 브라질과 비교하면 실례 정도가 아니라 아예 브라질에 명예훼손인 수준이었다. 왜냐하면 그 때의 브라질은 순전히 경기 외적인 이유 때문에 조별리그 광탈이라는 치욕을 맛본 것이며, 그 과정에서도 거의 반강제적으로 탈락당한 것에 가까웠기 때문이다.[23] 거기다 브라질은 1994 미국 월드컵 우승을 한 후 다음 대회인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했다. 그리고 2002 한일 월드컵 우승 후에 다음 대회인 2006 독일 월드컵 때는 8강까지 진출해서 그나마 기본은 했다. '''특히 21세기에 치른 5번의 월드컵에서 브라질 이외에 조별리그를 통과하는데 성공한 디펜딩 챔피언 팀은 현재까지도 나오지 않고 있다.''' 자신들이 7 : 1로 크게 이겼다고 개쩌리로 무시했던 브라질이지만 정작 그들은 독일 그 자신보다 월등히 더 좋은 모습을 보였던 것이다.

6. 여담


FIFA 월드컵 전 우승팀의 16강 실패 징크스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이어졌다. 2010년의 이탈리아, 2014년의 스페인에 이어서 3대회 연속으로 전 대회 우승팀인 독일도 다음 대회에서는 1라운드에서 탈락하는 진기록을 남기게 된 것. 다만, 이 징크스는 깨진 적도 많으며, 한 브라질 팬은 브라질 대표팀은 1994년 우승 - 1998년 준우승 - 2002년 우승 - 2006년 8강을 이루었다는 팩트폭력을 가했다.
무엇보다 멕시코&대한민국과의 경기에서 상대보다 덜 뛰면서 패배를 자초하였다.[24] 특히 대한민국을 상대로는 상대를 무시하고 분석을 아예 안하다가 슈팅 공세를 날리고도 골을 못넣은 끝에 결국 막판에 터진 역습 2방에 제대로 얻어맞으며 2골을 먹혀 멸망했다.
독일은 월드컵 디펜딩 챔피언 징크스를 겪은 팀 중에서 가장 치욕스럽게 이 징크스를 겪었다. 그래도 다른 디펜딩 챔피언은 다른 우승후보랑 같이 탈락해서 서로 위로라도 해줄 여지가 있지만 이번에는 '''우승후보 전원이 독일만 제외하고 모두 16강에 성공했다'''는 게 문제다. [25]
  • 1998년 우승팀 프랑스는 2002년에 조별리그 탈락했는데 그때 아르헨티나, 포르투갈이 같이 탈락해줬다. 16강에는 독일, 스페인, 브라질(우승), 잉글랜드, 이탈리아가 올라갔다.
  • 2006년 우승팀 이탈리아는 2010년에 조별리그 탈락했는데 그때 같은 해 준우승팀(...) 프랑스가 같이 탈락해줬다. 16강에는 네덜란드, 독일, 아르헨티나, 스페인(우승), 우루과이, 브라질, 포르투갈, 잉글랜드가 올라갔다.
  • 2010년 우승팀 스페인은 2014년에 조별리그 탈락했는데 그때 잉글랜드, 이탈리아, 포르투갈이 같이 탈락해줬다. 16강에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독일(우승), 우루과이, 벨기에, 네덜란드가 올라갔다.
  • 그러나 2014년 우승팀 독일은 우승후보 중에선 혼자 떨어졌다. 16강 대진표가 우루과이 - 포르투갈, 아르헨티나 - 프랑스, 브라질 - 멕시코, 벨기에 - 일본, 러시아 - 스페인, 크로아티아 - 덴마크, 스위스 - 스웨덴, 잉글랜드 - 콜롬비아로 우승후보는 오직 독일 혼자서만 탈락했다. 한편 같은 해 준우승팀이었던 아르헨티나도 크로아티아전의 뜻밖의 패배로 조별리그 탈락의 문턱까지 갔다가 겨우 살아나면서 하마터면 2010년 이탈리아 - 프랑스의 경우가 재현될 뻔 했다.
혼자만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는 것은 분명 망신당할 일이다. 죽음의 조라 어쩔 수 없다는 말도 못 하는 것이 스페인, 포르투갈, 아르헨티나도 죽음의 조에 속했으며, 더군다나 아르헨티나는 조 꼴찌까지 내려앉고도 16강에는 어떻게든 진출했지만, 독일은 그러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래서 독일은 월드컵 디펜딩 챔피언 징크스 중에서도 최악이다. 거기다 러시아가 적성국가 중의 하나이고, 컨페더레이션스컵 우승 국가는 월드컵에서 우승 못 하는 징크스까지 2콤보, 펠레가 독일을 우승후보로 언급한 점까지 감안해서 펠레의 저주까지 포함하면 3콤보를 더 얻어맞아 총 4콤보를 얻어맞았다.
이 탈락으로 인해 자국 독일, 그리고 한국과 사이가 안 좋은 일본중국 같은 일부 국가들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독일 탈락은 쌤통’이라고 외치는 것이 유행했다. 잉글랜드의 한 신문은 F조 최종 순위표를 신문에 넣어놓고는 조롱했고, 브라질도 지난 미네이랑의 비극에 대한 엄청난 대리만족 퍼레이드를 벌였으며, 멕시코는 독일을 비웃는 건 아니지만 대한민국을 형제의 나라라고 칭찬하면서 간접적으로 독일을 능욕했고, 이탈리아 역시 한국에게 당한 게 꼬시다고 독일을 놀렸다. 특히 이탈리아는 스웨덴에게 밀려 본선에 진출하지 못한 게 안그래도 서러운데, 이 때 독일의 미하엘 발락이 “'''Pray for Italy'''”[26]라는 트윗을 올려서 이탈리아 팬들을 더욱 분노하게 만들었었다. 결국 독일이 탈락하자 그 날 이탈리아 팬들은 자국 팀을 비판하는 발락의 트윗에 “'''Pray for Germany'''”[27]를 비롯해 발락과 그의 조국인 독일을 조롱하는 댓글로 엄청난 폭격을 가했다.
아르헨티나 역시 16강도 못 가면서 무슨 우승후보냐며 비꼬는 등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 능욕 광풍이 불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역시 하마터면 16강에 오르지 못할 뻔했다. 즉, 아르헨티나는 1승 1무 1패로 어렵게 올라왔는데, 1패는 이번 대회에서 준우승한 원래부터 강호 내지는 복병으로 평가받던 크로아티아에게 당한 것이고[28], 무승부를 낸 아이슬란드[29]는 한국의 독일전과 달리 방어 위주로 임했고 1-1 무승부로 끝난 것인데 반해 독일은 상대의 전술이나 상대팀의 실력으로 변명할 거리도 없기에 비교 대상으로 삼기 어렵다.
이미 토마스 뮐러가 지역예선에서 어그로를 박박 긁어모은데다 그 동안 워낙 잘 나갔다 보니 일찍 무너져내렸을 때의 역풍이 그만큼 큰 것도 어쩔 수 없을 것이다.
한편 독일의 감독 요아힘 뢰프와 주장 마누엘 노이어를 비롯한 팀 전체가 자신들의 삽질을 핑계 없이 깔끔히 인정하며 좋은 평가를 조금이나마나 받았고, 한국전 패배 이후 치른 첫 경기에서 프랑스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치며 0대0 무승부를 기록, 반등의 가능성을 보였다. 다만, 프랑스전 며칠 후에 치른 페루와의 평가전에서는 졸전 끝에 2대1로 간신히 승리하며 아직 갈 길은 멀다는 것 또한 보여주었고, 결국 네이션스 리그에서 강등당하며(규정 변경으로 최종적으로 강등당하지는 않았지만) 체면을 제대로 구겼다. 그나마 긍정적인 부분은 연말에 막판 3경기에서 세대교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며 경기력을 어느 정도 끌어올렸다는 것. 그리고 2019년 새해 첫 공식경기인 강호 네덜란드와의 UEFA 유로 2020 예선에서는 3대2로 극장승을 거두며 부활의 서막을 알리는 듯 했으나 네덜란드와의 유로 예선 2차전에서 2-4로 패했고, 이로 인해 독일은 피파랭킹까지 16등으로 내려앉으며 아직 부활까지 갈 길은 멀다는 결과도 덤으로 얻었다.
이와는 별개로 한국의 명예 독일인들은 '''독일을 조롱하지말라''', '''독일의 매너는 최상급'''이라며 독일의 패배에 대한 충격을 나타내고 독일을 칭송하기 시작했다. 한국이 독일을 이겼다는 사실을 기뻐하면 비매너라 욕하고 독일은 패배를 인정하는 대인배라 치켜올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독일과 독일 선수에 대한 미화가 지나치게 심한 모습이 전면에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카잔 참사를 기점으로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의 미래는 엄청나게 어두워졌다. UEFA 네이션스 리그/2018-19 시즌에서는 프랑스와 네덜란드 상대로 각각 1무 1패씩 총 2무 2패로 조 꼴찌를 당해 강등당했으나 UEFA 네이션스 리그의 규정이 변경[30]되면서 강등이 취소되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는데 그렇게 강등 면제 혜택을 받은 독일은 다음 대회인 2020-21 UEFA 네이션스 리그에서 '''스페인에게 0 : 6으로 대패를 당하는 치욕'''을 겪게 된다. 그저 리그 A 잔류만 확정된 것에 감지덕지해야 할 지경이다.
결국 독일은 이 카잔의 치욕을 기점으로 사실상 20년 전의 암흑기였던 녹슨 전차 시절로 돌아갈 징조를 보이고 있으며 아직도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헤매고 있다. 이렇게까지 독일이 추락하게 된 원인은 선수 개개인의 기량이 모자라서라기보다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팀의 스타일이 다 읽힌 게 컸다. 아무리 새 얼굴들이 들어왔다고 해도 팀 전체 스타일이 바뀌지 않으면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감독 교체를 단행해 팀 스타일에 변화를 주는 것이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다. 현재 요아힘 뢰프2014 브라질 월드컵 우승으로 획득한 까방권으로 버티는 중인데 이젠 그마저도 소진되고 있다.

7. 관련 문서


[1] 이게 더 끔찍한 사실은 바로 '''미로슬라프 클로제가 은퇴한 이후였다는 점이다'''. 거기다 2014 브라질 대회 유럽예선 당시에는 스웨덴과의 홈경기에서 4-4로 무승부를 당하기까지 했다. 그것도 4-0으로 이기던 경기가 따라잡힌 것이어서 더 치욕적이었다.[2] 나머지 1골은 산마리노전에서 나온 상대 자책골이다.[3] 2002년 한일 월드컵 - 8 : 0 승 (대 사우디아라비아)
2006년 독일 월드컵 - 4 : 2 승 (대 코스타리카)
2010년 남아공 월드컵 - 4 : 0 승 (대 호주)
2014년 브라질 월드컵 - 4 : 0 승 (대 포르투갈)
[4] 사실 그게 신태용 감독의 전략이었다. 스웨덴은 본래 수비를 탄탄히 세우고 상대를 자기 진영으로 유인한 다음 빠르게 역습해서 득점을 하는 스타일인데 그걸 역으로 한국이 써버리니 스웨덴 입장에서도 계산이 꼬인 것이다. 그러나 장현수의 어이없는 실수 2번으로 인해 일을 그르치고 말았다.[5] 앞서 B조 2차전 포르투갈 VS 모로코 경기를 맡았으며 경기 후 "호날두 유니폼 논란", "모로코 VAR 미판독 논란"으로 구설에 올랐다. 참고로 '''독일계''' 미국인이다.[6] 토너먼트 경기를 포함하면 16강에서 맞붙은 스페인(10위)과 러시아(70위)의 차이가 더 크긴 했지만 러시아는 월드컵 개최국이었기 때문에 지역예선을 치를 일이 없어서 랭킹 포인트를 얼마 쌓지 못했기 때문에 순위가 낮은 것이었다. 그리고 스페인과 러시아의 16강전이 승부차기 까지 갔기에 공식 기록은 무승부다.[7] 주세종의 패스가 가는 시점에서 손흥민이 하프 라인 아래 우리 진영에 있었기 때문에 온사이드였다. 오프사이드 룰은 무조건 하프 라인 너머 상대 진영에서 패스를 주고 받을 때만 적용된다.[8] 사실 이들은 그동안 승승장구하고 있던 것에만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에 이런 치욕적인 패배는 감당이 안됐을 것이다. 그것도 아시아의 국가대표팀에게 패배했으니 그 충격이 다른 어느 때보다 훨씬 더 컸을 것이다.[9] 2라운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건 1978 아르헨티나 월드컵 당시 1번 있었다.[10] 1966 잉글랜드 월드컵 당시 북한이 이탈리아를 1 : 0으로 이겼지만 그 때 톱시드 팀은 이탈리아가 아니라 칠레였다.[11] 더군다나 조별리그 최하위, 마이너스 골득실은 이전의 독일팀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했던 것이다. 플레이오프로 본선해 진출했던 2002년 대회에서도 비록 준우승은 했던게 독일이었다. 게다가 이전 대회였던 2014 브라질 대회에선 9승 1무에다 10실점으로 유럽예선을 통과하고 본선에 올라 세계 축구계를 멘붕에 빠트릴 대사건을 일으키고 결국엔 우승을 차지했다. 그런데 이 대회에서는 미로슬라프 클로제가 은퇴한 이후였음에도 유럽예선을 전승으로, 실점조차 4실점으로 그야말로 압도적인 성적으로 유럽예선을 거쳐 본선에 올랐음에도 1승 2패/골득실 -2라는 실로 자존심에 큰 상처가 될 성적을 받아들고 광탈당해버렸던 것이다. 여기에 조별리그에 속한 팀 가운데 대한민국에 '''유일한''' 다실점을 기록한 것은 덤이다.[12] 20년 전의 크로아티아전에서는 크리스티안 뵈른스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열세라는 점이라도 있었지만, 이 경기에서는 그런 것도 없었으니...[13] 미네이랑의 비극 당시 호나우두가 해설위원으로서 중계를 하면서 조국 브라질이 1 : 7 대패를 당하는 모습과 미로슬라프 클로제가 자신의 득점 기록을 깨는 것을 목도했는데 불과 4년 뒤에 그 미로슬라프 클로제는 관중석에서 자신의 조국 독일이 대한민국에 0 : 2로 패배해 사상 최초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광경을 목도하는 묘한 데자뷰 현상을 일으켰다.[14] 다만, 브라질도 그래놓고 8강에서 탈락하며 찝찝하게 대회를 마무리하긴 했다. 물론 독일에 비해서는 양반이었지만...[15] 물론, 프랑스도 자국의 월드컵유로 2000 그리고 2001년 컨페더레이션스컵을 잇달아 우승하고, 또 FIFA 랭킹 1위 자리에까지 오르면서 "이제 우리를 막을 자는 없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자만심을 보여준 바가 있다. 결국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프랑스가 세네갈 쇼크 등 뜻밖의 부진을 거듭한 끝에 조별리그에서 탈락하자 '''"우리가 최고라는 지나친 자만심의 대가입니다."'''라고 말한 프랑스 축구팬까지 나왔다.[16] 한국처럼 철저하게 규율에 맞게 엄격한 통제를 하는 팀도 있지만 몇몇 팀들은 부인이나 애인의 동행도 허락하고 심지어 섹스를 하는 것도 허용하는 경우도 있다.[17] 2010년 이탈리아의 마르첼로 리피 감독도, 2014년 스페인의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도 베테랑 선수를 고집하다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비참한 결과를 맞이한 적이 있다.[18]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 일어났던 미네이랑의 비극호나우지뉴카카같은 정신적인 지주를 가진 베테랑 선수가 없었다는 점이 그 비극의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19]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독일이 이번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유일무이하게 10전 전승으로 올라온 팀이었다는 것이다. 그것도 10경기 동안 무려 43골을 넣는 동안 실점은 단 4점에 불과했는데 그나마도 2골 이상 내준 경기는 단 1경기도 없었다. 이는 조별리그에서도 마찬가지로 멕시코 상대로도, 스웨덴 상대로도 1실점 밖에 내지 않았으나 하필이면 유일하게 2골을 내준 상대가 뜻밖에도.....[20] 마누엘 노이어도 경기 후 인터뷰에서 똑같은 말을 했다.[21] 겨우 승리한 스웨덴 전도 토니 크로스의 극적인 프리킥 골이 들어갔기에 망정이지 실패하면 1:1 무승부로 끝날 뻔했다.[22] 정작 이 두 라이벌은 '''어느 하나가 지역예선에서 떨어졌을 때 나머지는 우승하지 못하는''' 웃지 못할 징크스도 가지고 있다.[23] 브라질이 그 당시에 2연패를 했기에 유럽 팀의 집중 견제가 매우 심했다. 특히 이 때 펠레는 하마터면 선수 생활이 끝장날 뻔할 정도로 거친 파울을 당했다. 당시 포르투갈 수비수 중 '한 조각의 양심도 없는 남자'란 별명을 갖고 있던 모라이스의 파울은 독보적으로 악질이었다.[24] 태업을 의심할만한 활동력을 보여줬다.[25] 네덜란드는 그나마 세대교체 실패에 조 불운이라는 악재들 탓에 UEFA 유로 2016 예선 때부터 뭔가 불안한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유로컵은 물론 FIFA 월드컵까지 연짝으로 본선에 못 가는 수모까지 당한 통에 어느 정도 예상한 결과였지만, 이탈리아랑 칠레는 충격적일 수밖에 없다. 먼저 이탈리아는 독일과 유럽에서 가장 많이 월드컵에 진출한 팀이자 유럽 내 월드컵 최다 우승인 4회의 기록을 가지고 있는 상당히 강한 팀인데, 이런 팀이 우승국 중 유일하게 본선에 올라가지 못한 것이다. 물론 감독 꼬라지보면 어느정도는 예견된 결말이긴 하지만, 사실 대다수는 감독이 개떡같아도 본선은 갈거라고 예상했다...칠레는 코파 아메리카 대회에서 2015년2016년에 모두 아르헨티나를 이기며 2연패를 달성했고, 2017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러시아 결승에서도 독일에게 1:0으로 패하며 비교적 선전하며 우승후보 ~ 못해도 4강이라고 예상했지만, 톱시드를 따고야 말겠다는 지나친 욕심이 화근이 되면서 결국 예선에서 밀려 본선행 티켓을 아르헨티나와 콜롬비아에게 내줘야 했다. 미국 탈락의 충격은 이탈리아의 탈락에는 못 미치더라도 나름 충격적인데, 우선 북중미 대륙 3대장이며 지난 2010년 대회2014년 대회에서 16강을 연속으로 두 번이나 갔던 강팀이다. 더군다나 북중미 월드컵 티켓이 3.5장이라 아무리 못해도 미국의 전력은 3위일거란 평이 지배적이였는데 이런 미국은 트리니다드 토바고와 비기기만 해도 본선 진출이 유력했지만, 오히려 고춧가루를 맞고 대륙 플레이오프도 못가면서 5위로 떨어져버렸다.[26] 이탈리아를 위해 기도합시다.[27] 독일을 위해 기도합시다.[28] 게다가 크로아티아는 은근 우승후보로 불리던 팀들에게 상당히 강한 모습을 보이는 팀이다. 1998년 독일을 3 : 0으로 완파했고, 2002년에도 이탈리아에게 2 : 1로 승리를 거두었다. 특히 이탈리아는 1942년 때 크로아티아를 4 : 0으로 대승한 이후, 현재까지 단 한번도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29] 또 아이슬란드 역시 UEFA 유로 2016 에서의 엄청난 선전과, 이번 지역예선에서 1위를 찍고 본선에 직행했기 때문에 다크호스에 분류되는 팀이였다.[30] 리그 A의 잔류팀을 12팀(3팀씩 4개 조)에서 16팀(4팀씩 4개조)로 변경한 덕분에 독일은 조 꼴찌였음에도 강등이 취소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