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의 로마자 표기법/문제점 및 비판

 






1. 개요
2. 표기의 혼란
3. 자음 부분
3.1. 무기음 표기
3.2. 무/유성음 대립
3.3. 특정 언어에 편향된 표기
4. 모음 부분
4.1. 의 표기
4.2. 자음 뒤 반모음 표기
5. 하이픈(-)의 사용
6. 변이음 표기
7. 대원칙상의 혼란
8. 인명 등 고유명사의 표기
9. 종전 표기법에 대한 오해
10. 이중 표기 도입
11. 표기법별 대조 및 대안
12. 관련 자료


1. 개요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이 가진 문제점과 비판을 정리한 문서이다.
한국어를 라틴 문자로 표기하기 위해서 지금까지 여러 가지 방안이 제시되었다. 현재는 2000년 7월 7일 문화관광부에서 고시한 로마자 표기법을 표준으로 사용하고 있으나 이 외에도 다양한 방안이 제시, 사용되었다.
한국어의 로마자 표기에서 늘 문제가 되는 것은 평음-유기음-무기음을 어떻게 구별하고 어떻게 적을 것인지, ㄱ, ㄷ, ㅂ, ㅈ 등 무성 자음이 유성음화 될 때에 이를 반영할 것인지, ㅐ, ㅚ, ㅓ, ㅡ처럼 대응되는 문자가 없는 모음을 어떻게 표기할 것인지, 형태음소적 변화를 어느 정도까지 허용하여 표기할 것인지가 주로 뽑힌다.
한국어의 로마자 표기는 앞으로도 이하에 언급하는 모든 혹은 대부분의 문제점을 해결한 표기가 나오거나, 베트남어, 터키어의 선례처럼 한국어를 표기하는 문자 자체가 로마자로 바뀌거나, 아예 한국어라는 언어 자체가 이 세상에서 소멸하는 일이 벌어지거나 하지 않는 이상은 수 년 동안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2. 표기의 혼란


한국어의 로마자 표기가 혼란스러운 이유를 알아보면 아래처럼 정리할 수 있다.
  • 많은 수의 단모음
    • 한국어에는 10개의 단모음이 존재하며, 주변의 한자 문화권 4개국 공용언어(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베트남어)중에서 베트남어와 함께 압도적으로 많은 개수의 단모음을 자랑하고 있다.[1]그러나 로마자에 존재하는 모음 글자는 5개밖에 되지 않으며, 이들로 한국어 모음을 나타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 한국어의 모음중에는 ISO에서 규정한 기본 26개 로마자로 나타내는 것이 불가능해 다중문자 또는 확장문자 등의 수단을 사용하여 표기할 수 밖에 없는 모음(ㅐ, ㅚ, ㅟ)이 존재하고 있으며, 웬만한 방식으로는 표기 자체가 어려운 모음 (ㅓ, ㅡ)도 있다.
  • 복잡하고 다양한 음운 현상
    • 다른 언어들이 음운 변동 현상이 없거나 부실한 경우가 많은 것과는 대조적으로, 한국어는 음운 변동 현상이 복잡하게 발달한 언어이다.
    • 가령 영어의 《Pick me》라는 표현의 경우, 한국어 화자들은 종성의 /k/을 비음화시켜서 "핑미"라고 발음하지만, 원래의 영어 발음에서는 자음동화가 발생하지 않는다. 마릴린 먼로라는 이름 또한 한국어의 음운 규칙상 ㄴ-ㄹ의 자음접변으로 인해 ㄴ이 설측음화되어 <멀로> 라고 발음되지만, 역시나 원래의 영어 발음에서는 자음동화가 발생하지 않는다.
    • 그나마 일본어 같은 경우에는 비탁음이라는 음운 변동 현상이 있지만, 30대 이하 화자들 사이에서는 사용 빈도가 눈에 띄게 줄어든 상태이다.[2]
  • 한국어 정서법의 깊은 표기 심도
    • 한글을 무슨 세계 제일의 문자인 것 마냥 가르치는 학교 교육의 영향으로 인해[3] 한국어 화자들 사이에서는 잘 인지되지 못하고 있으나, 1950년대 이후 현대에 사용되는 한국어의 한글 표기는 일부 형태주의적 표기의 존재로 인해 표기 심도가 낮은 편이다.
    • 모음에서 같은 경우, 초성의 유무와 위치에 따라서 /i/[4], /e/[5], / /[6]로 발음될 수 있다.
    • 자음에서 같은 경우, 초성에서는 소릿값이 없음을 나타내는 묵음을 표기하는 데 쓰이지만[7], 종성에서는 분명히 연구개 비음 /ŋ/이라는 특정한 음가를 나타내는 글자로 쓰인다.
    • 이 외에도 한국어 자음의 대다수는 최소 2개 이상의 변이음을 가지고 있는 것이 보통이며[8], 한국어에서 위치가 어떻게 되던 간에 동일하게 발음되는 자음은 기본 자모 중에서는 /m/밖에 존재하지 않는다.[9]
  • 한국인들의 낮은 표기 준수율
    • 모든 사람들이 통일된 규칙에 따라 고유명사를 표기하는 북한과는 달리, 고유명사를 표기하는 것이 명명권자의 자율에 맡겨져 있는 남한은 변종 표기가 많아 로마자 표기법이 쉽게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
    • 이름 표기를 예시로 들자면, 나무위키에 등재되어 있는 유명인들 중에 로마자 표기가 표준 표기와 일치하는 경우는 장나라, 차두리, 최현배 정도가 전부이다.
      • 일례로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 이름들의 로마자 표기는 아예 표준 로마자 표기법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던 때에 대통령을 했던 이승만을 제하고서라도 표준과 일치하는 경우가 단 하나도 없다. 유명인의 이름이나 대기업의 이름은 해외에 알려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생각하면 꽤 심각한 문제다.
    • 기업이나 법인 이름의 경우도 인명의 표기와 마찬가지이며, 유명 대기업들의 로마자 표기(삼성-Samsung, 금호-Kumho, 현대-Hyundai)는 규정과 일치하는 경우를 찾기가 힘들다.
    • 그나마 한 가지로 통일이라도 되어 있으면 모를까, 한국계 미국인 영화배우인 오순택의 경우에는 이름의 로마자 표기가 Soon-Tek Oh[10], Oh Sun-taek, Soon-Taek Oh, Soon-Taik Oh, Soon-Teck Oh 등등 수 십 가지가 섞여서 난장판을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 심지어는 표준 로마자 표기법의 보급과 정착에 앞장서야 할 대한민국 정부부터가 대놓고 로마자 표기법을 어긴 적도 있으니 기절초풍할 지경.

3. 자음 부분



3.1. 무기음 표기


현행 표기상 무기음을 나타내는 , , , , 라는 글자는 kk, tt, pp, ss, jj로 옮기는데, 이러한 방식은 학술적인 목적이 아닌 일반 비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표기법에서는 '''적절하지 않다.'''
첫째, '''로마자에서 동일한 자음을 중복하여 쓰는 것은 어휘가 생성되는 과정에서 둘 이상의 단어들이 합쳐져 만들어진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영어의 o'''pp'''osition이라는 단어는 op+position이라는 두 개의 어휘가 합쳐져 만들어진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예컨대, ㅆ의 표기인 ss의 경우 유럽권 언어에서 s가 모음 사이에 들어갈 때, /s/ 발음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철자이다(영어의 i'''ss'''ue, e'''ss'''ay나 프랑스어의 au'''ss'''i 등). 곧 한글에서 쌍자음 만드는 것 처럼 같은 자음을 두 번 겹친다고 해서 겹치지 않은 본래 자음과 다르게 읽히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어중도 아니고 어두에 출현하는 경우에는 한국인만 이해하고 알아볼 수 있는 표기가 되어 버린다.
둘째, 《ㅉ》은 파찰음이 연속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파찰음이므로 jj로 쓰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 jj는 oran'''ge j'''uice와 같이 파찰음이 두 번 연달아 발음되는 것처럼 인식될 수 있다.
셋째, 같은 글자를 두 번 써서 된소리를 표기하는 것은 한글 쌍자음의 창제 원리인 병서에 해당하는데, 라틴 문자에도 억지로 이 규칙을 끼워맞춰 된소리를 나타냄은 한국어에 대한 지식이 없는 비한국인 입장에서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표기이다.
이처럼 국제적으로 보편적이지 않은 방식의 표기는 비한국인의 입장에서 음가를 추측하기가 어려울뿐더러, 추측하더라도 익숙해지는 것에 많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예시를 들자면 외래어 표기법에서 right와 light가 모두 '라이트'가 되고 fashion과 passion이 모두 '패션'이 되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로마자 표기법에서 ㄲ, ㄸ, ㅃ, ㅉ, ㅆ의 표기를 다른 자모와 구별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에 문제 제기를 하려면 원 한글 복원 문제 같은 이유 말고 다른 이유를 들어야 한다. 포기해야 할 것은 가려서 포기하는 것이 때로는 지혜로운 법이다.[11]
물론 서로 다른 지명이나 음식들끼리 헷갈릴 수 있다는 단점이 존재하나, ㄲ, ㄸ, ㅃ, ㅆ, ㅉ는 사용 빈도도 낮을 뿐더러 굳이 한국어 외의 언어에서 잘 구별되지 않는 것을 구별하려는 것은 오히려 표기법을 난해하게 만들어 외국인들의 이해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결정적으로, 해당 언어에서 서로 다른 음운으로 취급되지만 로마자 표기법에서는 대충 퉁쳐서 적는 경우가 '''세계 곳곳에 널려 있다'''는 점이 반론이 될 수 있다.
우선 태국어를 로마자로 표기하는 데에 사용되는 왕립 타이식 자모 같은 경우, 무기음인 จ /tɕ/와 유기음인 ฉ, ช, ฌ/tɕʰ/가 구별되지 않고 전부 'ch'로 표기되며, โ◌ะ /o/와 โ◌ /ɔ/가 똑같이 'o'로 표기된다.
또한 태국어에는 모음에 장단음의 구별과 성조가 존재하고 이것이 매우 중요한 음운 변별 요소로 작용하고 있으나[12] '''로마자 표기법에서는 모조리 생략된다.'''
예시를 들어보자면, 태국 남부에 위치한 지역인 춤폰(ชุมพร, /t͡ɕʰūm.pʰɔ̄ːn/)은 해당 표기법 상으로 'Chumphon'으로 표기되고, 동부 해안에 위치한 지역인 짠타부리(จันทบุรี, /t͡ɕān.tʰáʔ.bū.rīː/)는 'Chanthaburi'로 표기되는데, 한글 표기와 IPA를 보면 알 수 있듯 모두 똑같이 'Ch'가 포함되어 있지만 '''전자의 Ch는 무기음 발음으로, 후자의 Ch는 유기음 발음으로 읽어야 한다.'''
페르시아어 같은 경우, 페르시아어에는 성문 파열음 /ʔ/이 뜻을 구분하는 음운으로써 존재하고 로마자 표기법에서도 '(aposrope)로 표기하지만, '''어두에 쓰일 경우 생략된다'''는 중요한 규칙이 있다. 즉 페르시아어 로마자 표기법에서는 عیگا /ʔi.gɒ:/와 یگا /i.gɒ:/가 '''똑같이 'igā'로 표기된다.'''
마지막으로 광동어의 지명/인명 등의 고유명사를 표기하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홍콩 정부식 월어병음의 경우, 광동어에서 '''주요 음운 변별요소'''로 취급되는 유기음무기음이 구별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홍콩의 구룡 반도 동남부에 위치한 지역인 西貢 /sɐ́i.kōŋ/은 "Sai Kung"으로 표기되고, 구룡 반도 남부에 위치한 葵青 /kʷʰɐ̏i.tsʰéŋ/은 'Kwai Tsing'으로 표기되는데, 여기서 /k/와 /kʰ/가 서로 구분되지 않고 "K"로만 표기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마지막으로 국어의 가나 문자 표기법 같은 경우에는, 아예 '''평음-유기음-무기음이 전부 다 똑같이 적힌다.''' 즉 다시 말하자면 "가, 카, 까"를 전부 "カ" 라고만 적는 것.
간단히 말해서, 로마자를 사용하는 절대 다수의 언어들에서 따로 변별되지 않는 발음을 굳이 구별하려는 것은 한국인들만이 알아보고 서로 공유할 수 있는 규정을 만드는 것 이상의 의미는 존재하지 않는다.
참고로 매큔-라이샤워 표기법은 ㄲ, ㄸ, ㅃ, ㅆ, ㅉ를 각각 kk, tt, pp, ss, tch로 표기하는데, 매큔-라이샤워 표기법 원문에는 그렇게 표기하도록 정한 이유가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The “forced” labial plosive (''pp'') is usually represented by ㅽ or ㅃ, the velar (''kk'') by ㅺ or ㄲ, the dental (''tt'') by ㅼ or ㄸ and the palatal (''tch'') by ㅾ or ㅉ. As medials the “forced” plosives may also be represented by an unvoiced plosive preceded by the letter ㅅ, since the latter symbol when used as a syllabic final preceding an unvoiced plosive usually represents a glottal stop.

The choice of suitable Romanizations for the “forced” plosives is more difficult than in the case of the other plosives. ''B'', ''g'', ''d'', and ''j'' are not advisable because, first, they have already been employed for the simple voiced plosives, and, second, because these letters should not be used to represent unvoiced sounds. The addition of diacritical marks to these letters or to ''p'', ''k'', ''t'' and ''ch'' would result in further complications and would probably not be very intelligible. Therefore, for want of more suitable Romanizations, we have decided to represent the “forced” plosives, in accordance with one form of their ''ŏnmun'' spelling, as a doubling of the unvoiced plosive letters. The first three, consequently, are to be Romanized as ''pp'', ''kk'' and ''tt'' and the fourth, the palatal plosive, as ''tch'', since ''chch'' is obviously too awkward.

양순 경파열음(pp)은 일반적으로 ㅽ[13]

또는 ㅃ으로, 연구개음(kk)은 ㅺ 또는 ㄲ으로, 치조음(tt)은 ㅼ 또는 ㄸ로, 경구개음(tch)은 ㅾ 또는 ㅉ으로 표기된다. 어중의 경음은 또한 받침 ㅅ 뒤에 이어지는 평파열음으로도 표기되는데, 이는 평파열음에 앞서는 음절 말 ㅅ이 성문 파열음을 나타내기 때문이다.[14]

경파열음에 적합한 로마자 표기를 선택하는 것은 다른 파열음의 경우보다 더 어렵다. b, g, d 및 j는 적절치 않은데, 우선 이들은 이미 유성 평파열음 표기에 사용되었기 때문이며, 둘째로 이 문자들은 무성음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이 문자들이나 p, k, t 및 ch에 변별 기호를 추가하면 더 복잡해져서 이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따라서, 보다 적합한 로마자 표기의 수요를 위해, 언문 철자법의 한 형태를 따라[15]

무기 평파열음자를 두 번 연달아 쓰기로 결정했다. 결과적으로 처음 세 개는 pp, kk 및 tt로 옮겨지고 네 번째 경구개 파찰음은 tch로 표기된다. chch는 너무 어색하기 때문이다.

The third dental fricative (''ss'') is known as a “forced” ''s''. Like the “forced” plosives its articulation is probably accompanied by glottal closure and greater tension, which produce somewhat stronger pressure at the point of friction than in the case of the simple ''s''. In accordance with the ''ŏnmun'' spelling of this consonant and our Romanizations for the “forced” plosives, we have Romanized it as ''ss''. This fricative is represented by the compound letter ㅆ, as in 쓰다 ''ssŭda'' (to be sour).

세 번째 치조 마찰음(ss)은 '된시옷'[16]

으로 알려져 있다. 평파열음과 마찬가지로, 이 음운의 조음에는 성문 폐쇄와 강한 긴장이 수반되며, 이는 평음 ㅅ의 경우보다 마찰점에서 좀 더 강한 압력을 일으킨다. 이 자음에 대한 언문 철자법 및 여타 경파열음에 대한 우리의 로마자 표기법에 따라, 우리는 이를 ss로 표기했다. 이 마찰음은 '쓰다(ssŭda)'에서와 같이 쌍자음 ㅆ으로 나타난다.

요약하자면 '''결국은 한글 철자 따라간 것'''이다. 다만 ㅉ은 chch가 상당히 어색하다는 이유로 tch로 표기한다.
또한, 된소리되기를 반영하지 않은 것은 표음주의 로마자 표기법에서 옳지 않다.
된소리되기는 받침 <ㄱ. ㄷ. ㅂ. ㅈ>과 그뒤에 <ㄴ. ㅁ. ㅇ. ㄹ>을 제외한 첫소리가 올 때에, 한자어에서 받침 <ㄹ> 뒤에 <ㄱ. ㄷ. ㅂ. ㅈ. ㅅ>이 올 때에 일어나는 한국어의 고유한 발음현상이다. 그러나 현행 규정에서는 이 고유한 발음현상이 무시되고 있다. 경음화는 한국어에 존재하는 고유 구어현상 중 하나이므로 표음주의를 지향하고 있는 현 규정에서 이를 무시한 것은 올바르지 않다.
상술했듯이 유/무기음을 구분하지 못하는 라틴 문자는 그 한계로 인해 여러 표기법에서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다른 언어의 화자가 이해하지 못하는 음소 구별까지 고려하다가는 도리어 혼란만 야기하는 수가 있다. 이 정도면 차라리 한글만 써놓고 외국인에게 한글 읽는 법을 가르쳐주는 게 오히려 더 쉽고 간단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을 지경이다.

3.2. 무/유성음 대립


한국의 대표적인 국어학자인 최현배는 《문교부(文敎部) 제정(制定)의 한글을 로오마자삼기(Romanization)와 로오마자의 한글삼기(Koreanization)에 대한 비평》이라는 논문을 통하여 해당 규정의 제정경위를 상세하게 밝히며 비판했다.

첫째, 이론 방면에서 소리뭇 짜힘(음운조직)으로 보아,

(ㄱ) k, t, p(맑은 닫침소리, tenuis, tenues)는 g, d, b(흐린 닫침소리, media, medien)과 상응하는 소리로, 앞것이 흐려지면 뒷것이 되고, 뒷것이 맑은소리 되면 앞것이 되는 것은 로오마자 본연의 성질이니, 이는 고금이 일치한 해석이다.

그리하여, 거센소리(aspirate, 숨띤소리)를 적을 적에는 앞의 닫침소리에 h를 붙이거나 또는 거센소리표 " ' "를 붙이는 것은, 로오마자의 역사상 끄리익(Greek) 이래 불변의 철칙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 오늘의 세계 소리갈의 권위자 D. Jones 교수가 온누리 소리표(Lautzeichen)를 설명한 가운데, 소리표 k, t, p는 로오마자 k, t, p에 딱맞는 것인데, 그 숨띤소리를 적자면, 그 센것은 kh, th, ph로, 그 여린 것은 k', t', p'로 한다고 하였다. 이는 k, t, p에 숨띤소리(h)가 아예 없는 것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만약 k, t, p에 숨띤소리(h)가 조금이라도 있는 것으로 그 본질을 삼는다면, 그것에 다시 여린 숨띰표 " ' "나 센 숨띰표 "h"를 더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딴은 영어에서는 k, t, p를 숨띤소리로 내는 일이 있음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센 낱내(strong syllable)에 한한 현상이요, 여러 낱내와 s의 뒤에서는 숨띤소리가 따라나지 아니한다. 그러므로, 영어에서 k, t, p에 h 소리를 동무하는 것은 특수의 경우에 한한 것으로, 제 본연의 바탈에서는 단순한 맑은 터짐소리일 뿐이다. 이를 방증하는 것은 로오만스 말씨(프랑스, 이딸리아, 이스빠니아...)와 슬라브 말씨(로시아말...)에서는 결코 k, t, p에 숨띰(aspiration)을 함께 내는 일이 없는 사실이다. 이는 서양의 모든 소리갈군(음성학자)들이 다 함께 인정하는 바이다

이러한 엄연한 사실과 일반스런 견해를 무시하고 아니 모르고서, 우리 나라에서 영어나 배운 사람들은 k, t, p는 의례히 숨띰을 가진 것으로 그릇 인식하고, 심지어는 소리표 k, t, p에도 숨띰이 따르는 것이라고까지 말하는 사람("전문가")이 없지 아니하니, 참 기막힐 우물속 개구리의 소견이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한글 ㄱ, ㄷ, ㅂ은 맑은소리(청음)이요, ㅋ, ㅌ, ㅍ은 거센소리(차청음, 숨띤소리)임은 "훈민정음" 당시부터 역대의 운학자, 한글학자가 일치 공인하는 바이다. 그러한즉 ㄱ, ㄷ, ㅂ = k, t, p; ㅋ, ㅌ, ㅍ = kh, th, ph의 맞댐이 이론적으로 타당하다.

– 최현배, "문교부 제정의 한글을 로오마자 삼기(Romanization)와 로오마자의 한글삼기(Koreanization)에 대한 비평"출처

이러한 망령된 처리는 소위 문교부안에서 로오마자 k, t, p의 소리바탈을 숨띤소리(거센소리)로 오인하였음과 우리의 ㄱ, ㄷ, ㅂ을 흐린소리로 오인하였음의 잘못에 기인하여, 그 화가 우리말 뿐 아니라 일본말적기에까지 미친 것이다. 만약 서양, 일본의 언어학자가 이런 기발한 표기를 본다면 한국의 언어학계의 수준을 웃을 것이다.

-중략-

소위 문교부안이란 것이 과학적 진리를 잡지 못한 것이기 때문에 이 안을 국제적으로 적용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 아닐 수 없다. 잘못된 G=ㄱ, D=ㄷ, B=ㅂ안이 바야흐로 우리 국어의 본질을 파괴하고 있으니 국어의 올바른 성장 발달을 위하여 실로 중대한 문제이라 아니할 수 없다.

– 최현배, 들온말 적기 문제<외래어 표기 문제>, 1964년 3월 1일자 동아일보출처

이 글에서 최현배는 《ㄱ. ㄷ. ㅂ》을 《g. d. b》로 적게 된것이 '''개인의 잘못된 지식과 권력으로 이루어졌다'''며 비판하고 있다.

당시 문교부 차관 김 선기님은 국어 심의회의 들온말 분과 위원장으로서 종래에 혼란 막심하던 들온말 적기의 확립을 위하여 가장 열심으로 소위원회, 총회의 추진에 진력하여 드디어 그 목적한 성과를 이루게 됐다.

김님은 8.15해방 직후(?) 영국 런던 유학에서 돌아와서 나와 만난 자리에서, 자기의 성 김은 Gim으로 적기로 했다 하면서 그 까닭으로서 "ㄱ은 홀소리와 흐린 닿소리 아래에서는 흐린 소리로 난다. ㄱ이 맑은 소리(청음, 즉 무성음)로 나는 것은 겨우 첫소리, 끝소리 및 맑은 닿소리 아래에서 세 가지 경우뿐임에 대하여, 사이소리로서 흐린소리(탁음, 즉 유성음)로 나는 경우는 11가지(?)가 있다. 사배나 되는 경우에서 흐린 소리로 나는 ㄱ의 소리값은 흐린소리로 잡음이 마땅하다"고 하였다. 나는 당장에 그것이 불가함을 말하였다. 어느 소리의 쓰힘의 잦기는 그 낱말들의 쓰힘 잦기를 전면적으로 조사하지 않으면 결정할 수 없다.

더구나 우리 말소리 ㄱ은 옛날부터 모든 운서에 다 맑은 소리로 잡아져 왔다는 것을 말하였더니, 그는 그 자리에서 자기 결정(Gim)에 대한 반대 의견을 소개하였다.

따니엘 쪼온스 교수는 "한국의 ㄱ에는 약한 숨띰(aspirate)조차 있는데, 그대가 ㄱ을 G로써 맞댐에 대하여는 조심히 하는 것이 좋다"고 충고 하였으며, 런던 대학의 쪼온스 교수 차석에 있는 암스트롱 교수는 "세계 각국의 닿소리의 소리바탈(음질)은 그것이 첫소리로 날 적의 것을 표준한다"고 말하였다고.

이 두 교수의 의견은 한가지로 배달말의 ㄱ은 맑은소리인즉, 마땅히 맑은소리 K로써 맞대어야(Kim) 바르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소리갈(phonetics) 연구 목적 아래 유우럽 삼 년 간 유학의 첫째 사람으로서 만만히 한번 결정 발표한 자기의 견해, 특히 자기 성명의 적기에 있어서 좀처럼 고칠 수 없었던 모양이었다.

그래서 문교부 차관이 되자 좋은 기회를 놓지 않고 자기 의견의 실현 관철에 그 최선을 다하였다.

국어 심의회에서 한글과 로오마자의 비교 문제에 있어서 가장 먼저 논제가 된 것은 한글의 로오마자삼기이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또렷한 난문제는 터짐소리 ㄱ, ㄷ, ㅂ의 뒤치기이었다.

4290년 7월 4일부터 8월 25일까지에 서울, 남한 산성, 인천 세 곳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들온말 분과 위원회를 모아 로오마자삼기의 안을 만들어 그 해 10월 2일과 15일에 서울 고등 학교 강당에서의 총회에서 터짐소리의 소리값을 열렬히 토론한 끝에, 드디어 소위원회 안을 뒤집고 "ㅂ, ㅃ, ㅍ = p, pp, ph" 식으로 하기로 결정을 보았다. 그래서 다시 소위원들에게 이런 결정에 기대어 모든 것을 정리하게 하였다. 그래서 그 소위원회에서는 문제의 닿소리의 로오마자삼기(Romanization)(=정리안)를

|| ㅍ/ㅂ/ㅃ/ㅁ = ph/p/b/m ||

|| ㅌ/ㄷ/ㄸ/ㄴ = th/t/d/n ||

|| ㅋ/ㄱ/ㄲ/ㅇ = kh/k/g/ng ||

|| ㅅ/ㅆ = hs/s ||

|| ㅈ/ㅉ/ㅊ = c/j/ch ||

와 같이 정리하였다. 그러면 이 정리안이 그 다음 총회에서 인준을 거쳐 완전 통과의 안이 될 계단에 이른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김 차관의 본 목표는 수포에 돌아가고 말 수 밖에 없는 터이다. 이에 분과 위원장이자 문교부 차관인 김 선기 님은 근 일 년의 침묵을 가진 뒤에, 4291년 9월 17일에 분과 위원회를 소집하여, 많은 시간과 노력으로써 연속 토의해오던 로오마자삼기(로마자 표기법)는 그만 시렁에 얹어놓고, 로오마자의 한글삼기(외래어 표기법)부터 총회에 내 걸기로 결정하고, 4291년 9월 30일 총회에서 먼저 한글삼기안을 상정시켰는데, 그 중에 터짐소리는

|| k, t, p, ch = ㅋ, ㅌ, ㅍ, ㅊ ||

|| g, d, b, j = ㄱ, ㄷ, ㅂ, ㅈ ||

과 같이 통과시키었다.

9월 30일 총회에서 한글삼기 안이 통과되자, 문교부는 재빨리 서둘러 그 해 10월 20일에 문교장관의 결재를 얻어, 이를 부동의 결정안으로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서, 4292년 2월 4일에 총회를 소집하여 로오마자삼기안을 상정하되, 2전년 10월 15일 총회에서 파기한 소위원회안을 "A안"이란 이름으로 해서, 전년 총회에서 통과되고 다시 소원으로 하여금 정리한 안(앞에 든 '정리안')을 "B안"이라 이름한 것과 대조적으로 제안하고서, 의장(김 선기 님)은 이 로오마자삼기 안은 이미 결정된 한글삼기 안과 일치되어야 한다고 호소하였다.[17]

그 때에 나 보기에는 문교부 관계 사람들(이이들:분과위원 = 9:15)로서는 장관의 결재까지 난 한글삼기 안에 위반된 토론이나 의견을 할 리가 만무하였다. 이 날은 전년 10월 총회에 참석했던 이들의 결석이 많아서 매우 불리한 형세이었다. 그 다음 4292년 2월 11일의 총회에는 우연히 나의 근무 학교에서, 부득이한 일이 있어 마치 같은 의견의 위원 수인의 결석과 그 밖에 전번 회의에 결석했던 분 둘의 결석 가운데, 한 번 죽었던 분과 위원 안이 통과되어 되살아났다고 한다.

– 최현배, "문교부 제정의 한글을 로오마자 삼기(Romanization)와 로오마자의 한글삼기(Koreanization)에 대한 비평"출처

※ 용어를 정리하자면 《맑은 닫침소리→무성파열음. 흐린 닫침소리→유성파열음. 거센소리→유기음》 이다.

최현배의 말을 요약하자면, '''"ㄱ, ㄷ, ㅂ, ㅈ"은 "k, t, p, c"로, "ㅋ, ㅌ, ㅍ, ㅊ"은 "kh, th, ph, ch"로 표기함이 옳다'''는 것이다.
영어에서 k, t, p에 h 소리를 동무하는 것은 특수의 경우에 한한 것으로, 기본적으로는 단순한 무성 파열음일 뿐이다. 이를 방증하는 것은 로망스어군(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와 슬라브어파(러시아어, 폴란드어, 세르보크로아트어)에서는 결코 k, t, p에 기식을 함께 내는 일이 없는 사실이다.
한국의 한글 ㄱ, ㄷ, ㅂ은 무성 파열음이요, ㅋ, ㅌ, ㅍ은 거센소리(유기음)임은 "훈민정음" 당시부터 역대의 운학자, 한글학자가 일치 공인하는 바이다. 그러한즉 ㄱ, ㄷ, ㅂ = k, t, p; ㅋ, ㅌ, ㅍ = kh, th, ph의 맞댐이 이론적으로 타당하다.
ㄱ, ㄷ, ㅂ, ㅈ는 어중 위치에서 유성음으로 변이되는 경우가 있으나 기본적으로는 무성음이며, '''변이음중의 대표음을 결정할 때에는 첫 위치에서 발음될 때를 기준잡아야 한다'''를 주장의 근거로 보이고 있다. 이는 예일 표기법과 북한에서 쓰는 조선어의 라틴문자 표기법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있기도 하다. k, t, p등의 자음들이 본래 유기음이었다면 저런 기호를 쓸 필요가 없다.
물론 영어나 독일어 등에서 k, t, p가 /k/, /t/, /p/가 아닌 /kʰ/, /tʰ/, /pʰ/에 가깝게 발음되는 경우가 있고, 이걸 근거로 ㄱ, ㄷ, ㅂ 대신 ㅋ, ㅌ, ㅍ를 별도의 표시가 없는 k, t, p에 대응시키려 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는 올바르지 않다. 영어에서도 모든 k, t, p가 유기음으로 발음되지는 않으며[18], 대부분 서구권 언어에서는 k, t, p를 무기음으로 발음하니 문제될 것이 없다.
[image]
서울 지하철 1호선 동대문역의 역명판, 가타카나 표기는 유성음과 무성음을 철저하게 구별하여 "'''ト'''ン'''デ'''ムン"으로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로마자 표기는 "'''D'''ong'''d'''aemun"으로 유성음과 무성음이 구별되지 않고 있다.
한 연구자료에 따르면, 비한국인이 어느 표기법을 선호하는지 볼 수 있는데, 전반적으로 유/무성음 구분을 표기에 반영하는 매큔-라이샤워 표기법이 우세임을 알 수 있다.[19]
범례
Q1
현재 사용하고 있는 방식은?
Q2
일반적으로 사용하기에 편리한 방식은?
Q3
한국 정부 공식 표기법으로 채택되기를 희망하는 방식은?

MR
매큔-라이샤워 표기법
RR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
Yale
예일식 로마자 표기법

Q1
Q2
Q3

%

%

%
MR
53
70%
32
50%
30
47%
RR
17
22%
23
36%
22
34%
Yale
4
5%
3
5%
2
3%
기타
2
3%
6
9%
10
16%

Q1
Q2
Q3

%

%

%
MR
20
71%
19
73%
19
70%
RR
6
21%
6
23%
7
26%
Yale
2
7%
0
0%
0
0%
기타
0
0%
1
4%
1
4%
또한, 김선기는 외래어 표기와 로마자 표기가 호환되어야 한다고 호소하였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김선기가 당시 ㄱ, ㄷ, ㅂ를 g. d. b로 표기하는 것을 추진한 배경에는 국어 심의회 '''들온말(외래어)''' 분과 위원장으로서의 입장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외래어를 한글로 적을 때 그러하듯이, 한국어를 로마자로 쓸 때도 이것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본 듯하다. 그래서 외래어 표기법부터 /g/, /d/, /b/ → ㄱ, ㄷ, ㅂ로 결정한 후, 이에 따라 로마자 표기를 ㄱ, ㄷ, ㅂ → g. d. b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김선기의 안에도 나름의 근거가 있는 것이, 언중의 인식에서는 말이 글이고, 글이 말이다. 즉 '''외래어=로마자, 한국어=한글 식으로 동일하게 취급하니''' 외래어의 한글표기와 한글의 로마자 표기는 서로 호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외래어 g. d. b를 ㄱ, ㄷ, ㅂ로 옮겼으니, ㄱ, ㄷ, ㅂ도 g. d. b로 옮겨야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독일어 단어 'bitte /bɪtə/'를 비터로 표기하니, 한국어의 비 또한 bi로 표기하는 것이 옳다고 보는 것이다.[20]
김선기의 말대로 된다면 언어는 문자고 문자도 언어이니 한글이 언어가 되고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등이 문자가 되어 버리는 괴이한 일이 발생한다.
라틴 문자를 쓰는 언어가 무조건 영어인 게 아니듯이, 또 한자를 쓰는 언어가 무조건 중국어인 게 아니듯이, 언어가 문자라고 가정하면 '외국어 한글 표기는 모두 한국어의 외래어'라는 결론이 나고, 한글이 어느 정도로 쓰이는 '''찌아찌아어도 한국어'''로 생각해야 되며, 외국어 로마자 표기는 모두 영어의 외래어로 생각해야 되고, 미국식 영어, 영국식 영어 같은 분별 없이 통일된 영어로 생각해야 된다.
그리고 똑같이 한국어를 사용하는 북한에서는 매큔-라이샤워 표기법을 살짝 변형한 자체적인 표기법이 '''매우 잘 지켜지고 있다'''는 것을 보면 유/무성음을 구분하는 것이 과연 보통 일반인들에게 어려운 규칙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3.3. 특정 언어에 편향된 표기


말 그대로 한국인들만 쓰기 쉬운 표기법이다.
현행 로마자 표기법에는 한국인 중심적인 표기가 존재한다. 한국어뿐만 아니라 중국어의 한어병음, 일본어 로마자 표기법 등 비유럽어권 로마자 표기법에도 해당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 을 표기하는 데 사용되는 J의 경우, 영어와 프랑스어에서는 한국어 화자 입장에서 동일하게 인식되는 /ʤ/, /ʒ/로 발음되니 이의가 없지만, 스페인어에서는 의 변이음에 해당하는 발음인 /x/로 발음되며, 영어 외 게르만어파과 동유럽 언어들은 /j/로 발음하는 등 언어별 발음의 통일성이 낮다. 거기다가 경우에 따라서는 J를 아예 안 쓰는 언어도 있는 등, 여러모로 매우 난감한 문제이다.
    • 종종 TV 방송에서도 이것으로 인한 문제 상황이 등장하는데,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독일편이 그 예시이다.[21]
  • 을 표기하는 데 사용되는 ch의 경우에는 영어스페인어에서는 무성 후치경 파찰음 /t͡ʃ/의 표기로 쓰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프랑스어포르투갈어에서는 /ʃ/를 나타내고, 영어의 경우 /k/나 /ʃ/ 등을 나타내는 데에도 쓰이는 등 발음의 통일성이 낮은 편이다.
    • 독일어체코어, 폴란드어 등의 동유럽 지역 언어들에서는 과의 연관성이라고는 1도 찾아볼 수 없는 /x/나 /χ/, /ç/의 표기로 쓰이고 있다.
    • 이탈리아어에서는 /k/ 발음을 나타내며, 이마저도 후행하는 모음이 e/i일 때만 출현하는 철자이다.[22]
  • 종성 뒤에 이어지는 초성 을 표기하는 데 쓰이는 "ll"의 경우, 프랑스어에서는 단어에 따라 종종 영어의 y에 해당하는 모음으로 발음되며[25], 스페인어에서는 영어의 y와 흡사한 접근음으로 발음된다. Sevilla (세비야), amarillo (아마리요)[26]가 대표적.
    • 특히나 스페인어의 경우, 이 철자는 지역 및 방언권에 따라서 아주 발음이 변화무쌍한지라 ardilla (아르디자), Passarella (파사레샤)[23] 등으로 읽히기까지 한다. 또한 위에서 언급한 언어들의 단어를 외래어로 받아들인 언어들[24]의 경우에도 해당 철자가 원 발음 그대로 소리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 실제로 카탈루냐어 같은 경우에는 단순히 /l/ 발음이 두 번 연속되는 것을 /ʎ/발음을 표기하는 과 구별하기 위해 < l·l>이라는 문자열을 사용하고 있다.
  • 을 표기하는 데 쓰이는 G의 경우에는, 후행하는 모음에 따라서 발음의 여부가 갈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탈리아어/루마니아어에서는 /g/와 /ʤ/로, 스웨덴어와 노르웨이어 등에서는 /g/와 /j/로 갈린다. 특히 영어의 경우, G를 읽는 방법이 단어의 기원에 따라서 다르거나, 더 나아가서는 아예 사람마다 제각각인 경우가 허다하다.[32]
    • 이 현상을 언어학에서는 Soft/Hard G라고 칭하는데, 현재 라틴 문자를 사용하는 언어 중 국제연합의 공용어로 지정된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3개 언어 모두는 물론 로망스어군 언어 전체에서, 더 나아가서는 인도유럽어족 언어 전체에서 광범위하게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으며[27][28], 이런 언어들에서는 /ge/, /gi/ 발음을 표기하기 위한 [29] 또는 [30] 등의 문자열이 따로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 일례로 수도권 전철 1호선의 안내방송이 성우 녹음 안내방송에서 TTS 음성 안내방송으로 바뀔 때, Jegidong이라는 역 이름을 TTS 프로그램이 "제동"이라고 읽는 바람에[31] 철도 동호인 커뮤니티에서 온갖 놀림의 대상이 되었던 사례가 있으며, 심지어는 무려 언론에서도 몇 차례 기사화된 적이 있다. 로마자 표기 ‘Gimpo’ 어떻게 읽으세요? 강만수의 국가경쟁력은 '김포' 아닌 '짐포'

4. 모음 부분



4.1. 의 표기


를 eo로 적는 것은 김선기 문교부 차관이 1959년에 한글의 로마자 표기법을 권력으로 밀어붙여 제정할 때 김 차관에 의해 직접 만들어졌으며, 를 eu로 적는 것은 1880년 파리외방선교회 한국선교단에서 리델(F. C. Ridel) 신부가 편찬한 한불자전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에 대해 국어학자 최현배 박사에 따르면 〈ㅓ〉를 〈eo〉로 하는 것은 김선기의 새로운 방식인데, 그 근거는 〈ㅓ〉가 〈e와 o의 중간발음〉이라는 것. 그러나 최현배는 이러한 표기법은 '1음운 1기호'의 원칙에 어긋나기 때문에 많은 불편이 있을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가 있다.[33]
외국어의 경우, 알바니아어, 로마냐어(로마뇰어)에서는 를 ë라고 표기하고, 과라니어, 아로마니아어, 카슈브어, 꽁옹어에서는 ㅓ를 ã라고 표기하며 타밀어 로마자 표기법에서는 ㅓ를 õ로 표기한다. 또한, 루마니아어에서는 ㅡ를 î라고 표기하고 터키어에서는 를 ı로 표기한다. 튀르크어족에 속하는 많은 언어들 사이에서는 ㅡ를 ï로 표기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에 대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반론도 있다. 러시아의 한국학자인 레프 콘체비치 박사에 따르면 특수 부호가 첨가된 ŏ, ŭ는 언어학자를 제외하면 실용적으로 쓰기 매우 불편하여 o와 u 앞에 일종의 기호 역할을 하기 위해 중립적인(무의미한) 문자로 선택된 e를 더한 대체 방식인 eo, eu가 오랫동안 통용되었으며, 이는 일반적인 전사법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밝힌 바 있다.

Так по системе Маккюна-Рейшауэра допустимо передавать корейские гласные ㅓ(ㅕ) и ㅡ, которых нет в европейских языках, латинскими буквами либо с диакритикой (ŏ, ŭ), либо специальной транскрипционной буквой (ɔ, ɯ), либо с добавлением Е для отличия от O (ㅗ) и U (ㅜ). Но специальные транскрипционные знаки понятны только лингвистам-фонетистам, поэтому они не могут применяться в обычной транскрипции. И здесь возможен только один условный вариант - добавлять какую-то нейтральную букву, например, Е в латинице.

유럽 언어에 없는 한국어 모음 ㅓ(ㅕ)와 ㅡ를 적기 위해 매큔-라이샤워 표기법과 같이 반달표가 첨가된 글자들을 쓸 수 있고(ŏ, ŭ), 특수 전사 기호(ɔ, ɯ), 또는 O(ㅗ)와 U(ㅜ)를 구별하여 그 앞에 E를 더 할 수 있다. 그런데 특수 전사 기호는 언어학자와 음성학자들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전사에는 채택되기 어렵다. 결국 어떤 중립적인 문자, 로마자 E와 같은 것을 더하는 방법만 유일하게 가능하다.

В отношении передачи специфических корейских гласных Ŏ и Ŭ посредством добавления буквы E перед O и U, т. е. EO, EU, особых возражений нет, так как в языковой практике в Республике Корея такие написания системы для транскрипции без диакритических знаков и имеют уже давнее хождение.

한국어의 특징적인 모음인 Ŏ와 Ŭ를 전사하는 문제에서, O와 U 앞에 E를 더하여 EO와 EU로 적는 조정안은 부호를 제외한 전사법에서 그렇게 적는 방식이 이미 한국의 언어 생활에서 오랫동안 통하고 있으므로 특별한 반론은 없다.

표기법은 표기를 규정하는 것이지 표기의 입력법에 대해서는 규정하지 않기 때문에 입력이 어려운 것은 그 입력기의 문제지 표기법의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입력이 불편한 것이 ''''입력기의 문제다'로 퉁칠 만한 사소한 문제가 아니다.''' 입력이 불편해서 표기법까지 바뀌는 사례도 드물지 않다. 당장 한국어에서도 ·의 입력이 불편해서 대신에 .을 쓰는 경우가 너무 많아져서 가운뎃점 대신 마침표를 쓰는 것도 허용되게 바뀐 사례가 있다. 대부분의 한국어 자판에서 ŏ, ŭ를 입력하기 쉽게 개조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고, 한국어 자판을 개조한다 해도 외국에서 쓰는 자판을 개조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많이 쓰이는 언어인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독일어 같은 언어에서는 반달표를 안 쓰기 때문. 따라서 대부분의 외국인 입장에서도 ŏ, ŭ를 입력하기 귀찮다는 것. 심지어는 시스템상으로 ŏ, ŭ를 아예 받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뿐만 아니라 비로마자권에서도 로마자만으로 다중문자를 만들기도 한다. 이를테면 2000년에 개정된 러시아어의 정부 공식 로마자 표기법인 GOST-2000은 diacritics가 섞인 A식과 로마자만으로 이루어진 B식으로 나뉘어 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벨라루스는 자국어의 공식 로마자 표기법과 별개로 로마자로만 구성된 여권 전용 공식 표기법을 만들어 신규 발급자에 한하여 의무적으로 따르게 하는데, 러시아의 경우 음가 없는 경음 부호(ъ)마저 로마자 ie로 적게 하고 있다.
이와 같은 다중문자 표기 방식은 한글의 로마자 표기법의 많은 부분을 되살린 현행 로마자 표기법에도 적용되었다. 물론 규칙을 만들자면 우연히 e가 전설 평순 모음이어서 'e는 eo처럼 다른 모음 앞에 오면 평순모음이 됨을 표시하고, oe처럼 다른 모음 뒤에 오면 전설 모음이 됨을 표시한다'라고 할 수는 있다.
일단 ae, oe의 경우는 독일어의 영향으로 비한국인들에게 꽤 익숙하다는 근거를 들면서 인정한다 쳐도 eo에 대해서는 문제가 남는다. eo, eu라는 철자는 ㅓ, ㅡ를 유도하기가 매우 어렵다. '에오'로 오독할 수도 있기 때문.[34]
당장 맨 위에 있는 영상만 봐도 모든 사람이 약속이라도 한 듯이 Gyeongchalcheong이라는 단어를 "지옹찰체옹", "게옹찰체옹" 등으로 읽고 있다. 다중문자 체계의 문제점은 스펠링이 지나치게 길어지면서 '''가독성이 매우 떨어지며''' 어떻게 읽을 지 감도 잡지 못한다는 것이다. Yeouido만 그 예로 보아도 충분하다.
이런 오독을 막을 수 있는 부호인 하이픈(-)이나 어깻점(') 또한 로마자 표기법에 '로마자 이외의 부호는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다'라는 조항으로 무용지물이 되어 버렸다. 예를 들어 '반고개'의 경우 옛날에는 Pan-gogae로 썼으나(오리지널 매큔-라이샤워 표기법으로는 Pan'gogae) 지금은 부호 사용마저 제한을 두어 Bangogae로 표기하는데, 이는 '방오개'로 읽힐 수 있어 표음성이 떨어진다.
모음 하나를 로마자 2개로 표현하면서 표기가 길어지는 문제점이 있다. 충청북도라는 단어를 예시로 들자면, 한글 그대로는 '''8바이트[35]에 4글자, 바이트당 0.5자'''밖에 안 되지만 로마자로 표기하면 Chungcheongbuk-do가 되어서 무려 '''하이픈 포함 8바이트에 16글자, 바이트당 2자'''로 빽빽하게 들이찬다. 이러한 문제점은 경상북도(Gyeongsangbuk-do)라는 단어도 비슷하다.(하이픈 포함 8바이트 15글자, 바이트당 1.875자)
사실 위의 "무기음 표기" 부분 문단에서 언급한 것처럼, 로마자 표기법에서 원본이 되는 언어의 음소 구별을 모두 보존해야 한다는 잣대를 들이대면 '''아주 곤란하다.''' 정말로 원어 발음을 하나도 빠짐없이 완벽히 보존해야 한다면, 한국어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영어를 표기할 때에는 /f/, /v/, /z/같은 음소를 표기하기 위해 , , , 같은 새로운 낱자를 도입해야 할 것이고, 중국어를 표기할 때에는 성조를 표기하기 위한 방점을 부활시켜야 할 것이고, 아랍어를 표기할 때에는 인두음을 표기하기 위한 새로운 글자를 만들어야 한다는 실로 비효율적이기 짝이 없는 주장이 성립한다.
[image]
장항선 온양온천역의 역명판.
가타카나 표기를 보면 "ㅓ"와 "ㅗ"가 구분되지 않고 똑같이 オ행 글자로 적힘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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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좌) 서울 지하철 9호선 봉은사역 출구의 안내판과 (우) 서울 지하철 5호선 우장산역의 역명판.
가타카나 표기를 보면 "ㅜ"와 "ㅡ"가 구분되지 않고 똑같이 "ウ"로 적힘을 알 수 있다.
ㅝ와 ㅢ도 문제가 있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현행 로마자 표기법에서 ㅓ는 eo로 표기하게 되어 있는데, ㅝ는 wo로 표기하여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있다. 이는 ㅢ도 마찬가지이다. ㅡ의 로마자 표기는 eu이나, ㅢ만큼은 ui로 표기하게 되어 있어 일관성도 떨어질 뿐더러, ㅜ+ㅣ와도 혼동이 생길 수 있다.
실제로 한국 미술사를 영어권에 알리는 일을 다년간 해 온 한 미술사 명예 교수는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현행 표기법에서는 그 자체 내의 모순도 있다. ‘의’ 와 ‘우이’가 모두 ‘ui’로 표기 된다. 설명인즉 ‘의’라는 한 음에 ‘eui’라는 세 로마자를 쓰는 것이 번거롭기 때문이라고 한다. 요즈음[36]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의궤’라는 단어가 원래는 ‘euigwe’ 라고 적어야 맞는데 현행 표기법의 이상한 이론에 의해 ‘uigwe’, 즉 ‘우이궤’가 되어 버렸다.

– 이성미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 교수, 미술사)

또한, 로마자 표기법이 전음법을 채택하면서도 ㅢ만은 발음을 무시한 것은 모순이다. 실제로 [ㅢ]로 발음되지도 않는 ㅢ까지 한글 철자를 지나치게 의식해서 무조건 ui로 적도록 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발음의 변화를 표기에서 반영하였다면 의성, 광희문은 각각 '''Ui'''seong, Gwang'''hi'''mun으로 표기되었을 것이다. 또한, 상승 이중모음의 경우 yi 등으로 표현할 수 있고, 하향 이중모음의 경우에는 uy 등으로, 수평 이중모음[37]의 경우에는 yi, ui, ŭi등으로 표현할 수 있다.

4.2. 자음 뒤 반모음 표기


라틴 문자를 사용하는 여러 언어들에서는 YW라는 글자는 '''한 음절을 시작하는 자음'''으로 인식되는 것이 일반적이며, "자음 + '''y·w''' + 단모음"이라는 철자 형태는 라틴 문자를 쓰는 언어권에서는 일반적이지 않은 개념이다. 애초에 Y, W는 외래어에서만 사용되는 철자라는 인식이 강하다.
라틴 문자를 사용하는 절대 다수의 언어들에서는 y와 w가 자음 자모로 취급된다. 영어를 배울 때도 모음 글자는 a-e-i-o-u로 가르치지, 저기에 y나 w를 넣어서 가르치는 경우는 없다.
그리고 영어의 "rhythm"이라는 단어처럼 y/w가 모음으로 사용되는 경우라도, '''그 뒤에 다른 모음 글자가 따라와서 붙는 경우'''는 더욱 찾아보기 힘들다. 한글로 비유하자면 초성에 이라는 글자를 사용하면서 동시에 다른 자음을 같이 사용할 수 없는 것[38] 과 비슷한 이치인 것이다.
실제로 y/w를 사용하는 언어들에서 그 뒤에 모음이 이어져 나올 때 그것이 한 음절로 취급하는 경우가 흔하냐고 묻는다면 '''그렇지 않다'''고 답할 수가 있다.[39]

러시아에서 만들어진 재난 영화인 "The Crew"의 장면, 6분 50초 부분을 보면 "칸우"라는 도시 이름이 "Kan'''w'''oo"로 표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40]
물론 '''Wo'''nju'''Yeo'''ju의 경우처럼 초성 자음이 일때 y와 w를 사용하는 것은 제대로 된 발음이 잘 나오니 이것은 옳다고 말할 수가 있지만, 이것을 초성 자음이 이 아닌 경우까지 적용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어처럼 자음 뒤의 반모음이 존재하는 버마어의 예시를 들어보자, မြန်မာ ('''Mya'''nmar)[41]라는 나라 이름과 같은 경우에는 /mjəmà/로 표기되기 때문에 /며마/ 내지 /먄마/처럼 읽는 게 옳지만, 첫 음절이 My-an으로 갈라진 것이 그대로 한국에 들어와 '미얀마'라는 표기가 만들어져 버렸다.[42]
미얀마 동부 방글라데시 국경 지대를 중심으로 분포하고 있는 소수민족인 ရိုဟင်ဂျ (Rohin'''gya''') 또한 원래는 Ro-hin-gya로 끊어서 '로힌자'[43]처럼 읽는 것이 올바르나 y로 인해 음절 경계가 Ro-hing-ya로 왜곡되어서 지금처럼 불리게 되어 버렸다.[44][45]
Kenya라는 나라 이름도 마찬가지로 한글로는 '케냐'로 표기하지만 음절 경계를 확실히 보이려면 '''켄야'''라고 쓰는 게 옳다. 음성기호로 쓰면 /kén.jə/가 되기 때문.
GanghwadoMuhwagwa라는 단어 또한 w 때문에 음절 경계가 왜곡되어 Gangh-wa-do, Muh-wag-wa 등으로 잘못 읽힐 수가 있다.
또한 외국인들이 평양을 촬영한 동영상에서는 관광객들이 Mangyongdae를 Mang-yong-dae로 끊어 읽어서 '망영대'라고 발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선행하는 자음이 2자 이상의 다중문자로 표현될 경우에는 문제가 심각해진다. 예시로 조선어의 라틴문자 표기법에서는 ㅋ, ㅌ, ㅍ를 kh, th, ph로 표기하는데, 이 뒤에 붙는 /j/, /w/를 y와 w로 표기하게 될 경우 khy/khw, thy/thw, phy/phw 따위로 표기되며, 비한국인 입장에서는 '''자음 3개가 연달아 표기되는 것'''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어떻게 읽어야 할 지 이해하기 어렵게 된다는 문제가 있는 것.
라틴 문자를 사용하는 언어 중 원어민 인구가 가장 많은 스페인어의 예시를 들자면, 스페인어의 음운론에서는 모음이 "강모음(a, e, o)"과 "약모음(i, u)"이라는 분류로 나누어지는데, "강모음+약모음" 또는 "약모음+강모음" 형태의 음절이 있을 경우 약모음 i, u가 /j/, /w/로 변화하는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해당 음절은 한 음절로 취급된다.'''
이해가 쉽게 설명하자면, 자음+약모음(i, u)+강모음(a, e, o) 형태의 음절이 있을 경우, '''약모음이 반모음화되면서 하나의 음절이 된다'''는 것이다. 가령 " Colom'''bia'''"와 "'''ciu'''dad" 라는 단어는 한국어에서 "콜롬비아", "시우다드" 라고 적지만, 실제 스페인어 발음은 "콜롬'''뱌'''", "'''슈'''다드"에 가깝게 한다.
또한 u+강모음 형태의 경우에는, Uru'''gua'''y(우루'''과'''이), E'''cua'''dor(에'''콰'''도르)의 예시들과 같이 제한적으로 한국어 표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스페인어에서 '평창'을 스페인어화철자P'''i'''eonchang이며, 한국어 표기 중에도 자음 뒤 반모음 /j/, /w/를 i, u로 적은 예시가 존재한다.
포르투갈어에도 스페인어와 똑같은 강/약모음 분류와 단모음의 반모음화 현상이 존재하며, 가령 뉴욕 (New '''Yo'''rk)같은 경우 포르투갈어에서는 "Nova '''Io'''rk"라고 적고 있다.
그리고 1604년에 포르투갈에서 출판된 일본 대문전(Arte da lingoa de '''Ia'''pam)이라는 사전을 보면, 현대의 헵번식 로마자 표기법에서 g'''ya''', k'''ya''', g'''yu''', k'''yu''' 등으로 표기되는 음절이 Gu'''ia''', Qu'''ia'''/K'''ia''', Gu'''iu''', Qu'''iu'''/K'''iu''' 등으로 표기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프랑스어의 경우에는 강/약모음 분류가 따로 없지만 똑같은 현상이 존재하며, 서유럽 지역의 언어들에서 도쿄를 To'''kio'''라고 표기하는 것 또한 이와 관련이 있다. 즉 '''로망스어군계 언어라면 다 있는 현상'''이라고 보면 된다.
또한, 자음 뒤 반모음이 아주 흔하게 존재하는 슬라브어파[46]의 언어인 우크라이나어로마자 표기법 같은 경우에는, 반모음 /j/를 '''위치가 어떻게 되냐'''에 따라서 y/i로 표기가 갈린다. 가령 "'''Є'''накі'''є'''ве"와 같은 경우, 로마자로 옮기면 "'''Ye'''naki'''ie'''ve"가 되는데 같은 /je/ 발음이 위치에 따라서 "ye"와 "ie"로 다르게 표기됨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어와 똑같이 슬라브어파의 동슬라브어군에 속하는 벨라루스어의 로마자 표기법에서도 이것이 똑같이 반영되어 있다. 당장 나라 이름인 벨라루스('''Бе'''ларусь)부터가 라친카로 적으면 "'''Bie'''łaruś"다.
이는 영국인인 토머스 웨이드가 만든 중국어웨이드-자일스 표기법과 그것을 계승한 한어병음을 비롯한 온갖 중국어 로마자 표기법에 반영되어 있기도 하다.

4.3. ㅐ와 ㅔ의 구분


현행 표기법의 또 다른 단점은 한국어 화자들도 구별하지 못하는 발음의 표기를 다르게 정해 놓았다는 것이다.
현대 한국어에서 의 표준 발음은 /ɛ/~/ɛ̝/로, 단모음이다. 초기에는 글자 모양 그대로 /aj/였으나, 전설모음화가 일어나 현재의 발음으로 변했다. 이후 '''음운'''이 사실상 ㅔ와 통일되었지만, 로마자 표기에서는 두 자음이 e, ae로 구별되고 있다. 이 둘만큼 흡사한 발음을 가지고 있는 ㅞ, ㅙ도 각각 we, wae로 구분을 하고 있다. 또한 ㄱ, ㄲ, ㅋ의 뒤의 , , , 가 모두 거의 구별없이 발음되지만 표기는 통일되지 않았다.
의 경우에는 /ø̞/~/ø/가 '''표준''' 발음이지만, 이중모음으로 발음이 가능하여 /we̞/~/we/로도 발음될 수 있다. 초기에는 글자 그대로 ㅗㅣ를 빠르게 말하는 하강이중모음, 즉 /oj/였다. '참외'의 '외'는 '오이'가 줄어든 것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뒤 /j/의 전설성에 힘입어 전설모음화가 일어났다. 그러다 도로 이중모음화가 진행되어 /we/로 변화했다. 이후 20세기 말엽에 ㅐ와 ㅔ의 구분마저도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ㅙ와도 유사해지게 되었다.
위의 "무기음 표기" 문단에서 상술한 것과 같이, 로마자 표기법은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읽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인데, 이런 유사하거나 동일한 발음을 "굳이" 구별하려다간 '''혼란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5. 하이픈(-)의 사용


로마자 언어권의 일반적인 철자법에서 하이픈(-)은 일반적으로 의미상(semantic) 구분이 있을 때 쓰는 부호이며, 음절을 구분하는 데 쓰지 않는다. 그런데 현행 로마자 표기법에서는 음절 구분에 하이픈을 사용하고 있다.
하이픈을 음절을 구분하는 데 쓰는 경우는 어디까지나 발음 표기를 하는 특수한 상황에 불과하며, 이런 때는 하이픈을 특정 음절 사이에만 넣는 게 아니라 모든 음절 사이에 넣는다(예: 철자 Hermione, 발음 표기 her-my-oh-nee.). 그래서 '해운대'를 Hae-undae라고 쓰면 hae와 undae라는 두 요소로 구성된 것으로 오해를 일으킬 수 있으며, '해운대구'는 Hae-undae-gu로 표기되어 hae, undae, gu 세 요소로 구성된 것으로 오해를 일으킬 수 있고 어떤 하이픈이 의미상으로 중요한 건지 알 수 없다.
따라서 음절 구분 용도로는 Hae'undae와 같이 어깻점(')이 더 적합하다. 실제로 중국어의 한어병음이나 일본어의 헵번식(현재 영미권 등에서 일반적으로 쓰이는 미국 의회도서관 버전이나 겐큐샤(研究社) 버전), 한국어의 매큔-라이샤워 표기법은 음절을 어깻점으로 구분한다.
구체적으로는 ' 부호를 음절 구분 용도로 쓰고 - 부호를 의미 구분 용도로 쓰면 '해운대구'는 Hae'undae-gu로 표기되어, 의미상 Hae'undae와 gu로 나눠진다는 것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실제로 현행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 제정 당시에 음절 구분에는 ' 부호를 쓰고 의미 구분에는 - 부호를 쓰자는 제안이 나왔으나 채택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는 부적절한 결정이었다. 위 Hae'undae-gu에서 볼 수 있듯이 ' 부호와 - 부호를 구별해서 쓰는 게 훨씬 더 도움이 된다.

6. 변이음 표기


현행 로마자 표기법에서는 변이음의 표기를 무시하였는데, 외국인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는 변이음을 반영하는 것이 좋다.
  • 변이음이 무시되었음
    • 어두에 위치한 ㄹ은 한때 치경 탄음 /ɾ/로 발음했으나 현재 대부분의 30대 이하 젊은 층의 한국어 화자들은 이를 치경 설측 접근음 /l/로 발음하고 있다. 그러나 로마자 표기는 이를 r로 쓰도록 했다.[47]
    • 또한, 치경 마찰음 /s/이 후행하는 종성 ㄹ은 치경 접근음 /ɹ/이 되는데, 이것은 l로 쓰도록 했다. 이쪽도 한국인들은 차이를 인식하지 못하지만, 서구 언어를 모어로 하는 화자가 들으면 l로 쓰고 r로 읽는 것이 된다.
    • 종전의 매큔-라이샤워 표기법의 경우, ㄹㅅ(ls)를 제외하면 ㅇ, ㅎ 앞에서의 ㄹ을 r로 표기하도록 규정했다(예: 일산 Ilsan, 아라 ara, 발해 Parhae).
  • 의 변이음이 무시되었음
    • 는 본디 글자의 생긴 모양 그대로 를 단음절로 축약하여 발음하는 하강이중모음 /uj/였으나, 이후 /u/와 /j/가 서로 합쳐지면서 20세기에 이르러서는 /y/라는 홑모음으로 되였다. 21세기 현재에도 한국어 표준 발음법상으로 는 전설 원순 고모음 /y/음가를 가진 홑모음이다.
    • 그러나 현대 한국어에서는 반모음 ㅜ(w)에 ㅣ(i) 발음이 합쳐진 /wi/로 발음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자음과 결합할 경우에는 또다시 단모음인 /y/로 발음이 바뀌는데 표기에서는 이를 무시하였다. 만약 이것이 인정 되었다면, '쥐', '퀴', '휘'같은 글자들은 'jue', 'kue', 'hue' 등으로 표기되었을 것이다.[48]
  • 구개음화가 무시되었음
    • . . . . . 와 결합할 때에 구개음화가 나타나 본 발음인 /s/가 /ɕ/로 된다. 그러나 현행 규정에서는 이와 관련된 규정이 없다.
    • 만약 반영되었을 경우, 시, 쉬, 샤, 슈, 쇼등의 글자들은 현행이나 종전 표기법 기준으로 shi, shwi, sha, shu, sho로 표기되었을 것이다.
    • '시'를 shi가 아니라 si로 표기하는 것은 마치 일본어 로마자 표기법 중에서 훈령식, 일본식 로마자 표기법과 같은 셈이다. 즉 ち, つ를 chi, tsu라 하지 않고 ti, tu라고 표기하는 것이다. 이것을 본 상당수의 외국인 화자들은 [티], [투]라고 발음할 것이다. 이 때문에 훈령식, 일본식 표기법이 일본의 초등학교 반절표를 제외하고 국제적으로 잘 쓰이지 않는 이유이다.
  • 의 양순음화가 무시되었음
    • 은 <. . . . . >와 결합할 때에 양순음화가 발생하여 본래의 발음인 /h/가 /ɸ/로 된다. 실제로 일본어 로마자 표기법을 제작한 제임스 커티스 헵번은 한국어에서 "후"로 표기되는 ふ가 /fu/처럼 들린다고 언급한 바가 있다. (훼방→/ɸwe.bɐŋ/)
    • 비록 규정에 어긋나지만, 후렌치(French), 후라이(fry), 후라이드(fried) 같은 들어온말의 존재도 이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 양순음화 현상이 반영되었을 경우, 화명역의 로마자 표기가 "Famyeong"으로 되었을 것이다. 또한 한국어처럼 /h/의 양순음화 현상이 존재하는 일본어의 로마자 표기에서는 이 현상을 반영하고 있다. (후지산Fujisan)

7. 대원칙상의 혼란


'표음주의(전사)'에 기반을 두고 있는 현행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과, '형태주의(전자)'에 기반을 두고 있는 문교부 한글의 로마자 표기법을 비교한 예시를 보도록 하자.
  • 종로
    • 현행: Jongno - 발음은 정확하게 표기하지만, 종로, 종노, 족노, 족로 등등 오만가지 경우의 수가 다 나온다.
    • 문교부: Jongro - 원래의 한글이 종로임을 확실히 알 수 있으며, 실제 발음인 [종노]와도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 성남역 / 석남역
    • 현행: Seongnam / Seongnam - 발음은 정확하게 표기하지만, 양쪽이 모두 동일하게 표기되어 목적지 혼동 위험이 있다.
    • 문교부: Seongnam / Seognam - 둘 사이의 구분은 가능하지만 Seognam은 [석남]의 실제 발음과 괴리가 있다.
  • 설악산
    • 현행: Seoraksan - 발음은 정확하게 표기하지만, 종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서락산', '서랔산' 등과도 대응될 수 있다.
    • 문교부: Seolagsan - 원래의 한글이 '설악산'임을 알 수 있으며, 발음 또한 크게 차이가 없다.
'철자 중심'을 주장하는 측의 경우 현행 표기법은 음운변동을 적용하여 발음대로 표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문제는 한국어의 음운 변동이 '''한국어 화자도 헷갈려할 정도로 그 규칙이 복잡하다'''는 것이다.
전음법에 의거하여 k를 종성 ㄱ과 초성 ㅋ에, t를 종성 ㄷ과 초성 ㅌ에, p를 종성 ㅂ과 초성 ㅍ에 동시에 쓰도록 규정한 것도 단점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k, t, p 바로 뒤에 자음 글자(w, y 제외)가 오거나 아무것도 오지 않으면 종성 ㄱ, ㄷ, ㅂ이고, 모음 글자(w, y도 포함)가 오면 초성 ㅋ, ㅌ, ㅍ이라는 것은 알 수 있다. 하지만 뒤에 오는 글자가 무엇인지에 따라 종성 ㄱ, ㄷ, ㅂ인지 초성 ㅋ, ㅌ, ㅍ인지를 판별하게 만든 것은 좋다고 보기 어렵다. 로마자는 자음 글자의 모양과 모음 글자의 모양에 따로 차별성을 두지 않는 데다가 모아쓰기와 같은 개념도 없으므로, 읽을 때마다 k, t, p의 다음 글자가 자음인지 모음인지 일부러 의식해 가면서 읽어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다.
또한 로마자 표기법을 처음 접하는 비한국인에게는 이것이 상당히 혼란하게 느껴질 수 있다. k, t, p가 위치에 따라 유기음(초성 ㅋ, ㅌ, ㅍ)이 되기도 하고 무기음 + 불파음(종성 ㄱ, ㄷ, ㅂ)이 되기도 하니 그저 혼란스러울 것이다. 이는 오히려 현행 표기법이 비한국인을 혼동하게 만들 수 있으며, 현행 표기법이 비한국인들에게 적합하지 않음을 보여 주는 경우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현행 로마자 표기법의 2음운 1기호 표기는 충분히 비판의 여지가 있다.
한편 1984년 이전에 쓰던 한글의 로마자 표기법의 경우에는 받침으로 쓰일 때도 예외 없이 ㄱ은 g, ㄷ은 d, ㅂ은 b 이런 식으로 썼다. 심지어는 '''ㅅ도 원칙적으로는 s를 쓰도록 되어 있었다.''' 사실 독일어나 러시아어의 경우 어말이나 무성 자음 앞의 유성 자음은 무성음화되지만 철자상으로는 Hamburg, Yekaterinburg처럼 유성 자음 글자로 쓰고 있다. 이런 예시를 들어 한국어 역시 굳이 종성을 따로 k, t, p와 같이 쓸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은 예시들을 고려한다면, 표기가 발음과 완전 동떨어지는 것이 아닌 이상은 철자를 중심으로 삼는 방식을 택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례로 덴마크어의 한글 표기법도 영어에 뒤지지 않는 덴마크어 철자법의 막장성 때문에 발음이 아닌 철자를 기준으로 표기하도록 하고 있다.

8. 인명 등 고유명사의 표기


현행 표기법은 를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발음중심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만 유독 인명의 경우 복남 Boknam, 빛나 Bitna와 같이 일부러 발음을 따르지 않는데 이는 모순이다. 한글을 모르는 사람들이 비슷한 음가를 낼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당연히 발음을 따라 Bongnam, Binna로 해야 한다.
한글을 모르는 사람들한테는 음가가 중요한 것이지 본래의 철자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실제로 이러한 이유로 현행 표기법은 독립문 [동님문] Dongnimmun과 같이 철자가 아니라 음가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그러므로 인명에 대해서만 본래의 철자를 의식하여 Boknam, Bitna와 같이 표기하도록 정한 것은 모순이다. 또한 인명에 대해 이런 예외 규칙을 마련해 두었다 보니, 똑같은 '낙랑'이어도 지명이면 Nangnang이고 인명이면 Nakrang이 되는 모순이 생긴다.
국립국어원은 한국인들이 자신의 이름을 로마자로 표기할 때 철자 원형을 밝혀서 적고 싶어하는 경향을 반영한 것이라고 하는데, 이런 식이라면 한국인들이 자신의 이름을 표기할 때 일정한 규칙 없이 중구난방으로 표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인명에 대해서는 사실상 로마자 표기 적용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가능하다. 실제로 이것은 성씨의 표준 표기가 19년 이상 지나도 정해지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참고로 중화민국(대만)은 2009년에 통용병음을 폐지하고 공식적으로 중화인민공화국한어병음을 도입했지만, 대만 사람들의 이름 표기는 '''개인이 알아서 할 문제로 취급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어 이름 '유진'을 Eugene, '지나'를 Gina로 여권상의 이름으로 표기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이렇다고 표기를 정하기가 어려우니까 그냥 표기를 정하지 말자 라고 극단론을 펴는 것은 더욱 잘못된 것으로, '언어의 기초'를 부정하는 것이 된다. '언어'는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약속인데, 그 '약속'을 깨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대만의 경우처럼 아예 규칙이 없는 것보다는 '''부실하더라도 규칙이 있는 것'''이 차라리 더욱 낫다. 보통 표기가 다르면 서로 다른 이름으로 이해되는 것이 상식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렇게 된 이유가 따로 있긴 하지만) 저런 논리로 만들어진 중국어의 우정식 병음이 생겨난 지 얼마 못 가서 웨이드식 표기법한어병음 등의 다른 중국어 로마자 표기법에 밀려나 일부 고유명사를 빼고는 멸종 수순을 밟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로마자 표기를 "개인의 선택과 관습에 의존하는 것"이 얼마나 비효율적인 방식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 가령 인도네시아의 수도인 자카르타의 경우 현행 표기인 Jakarta, 1970년 마인어 맞춤법 개혁 이전의 표기인 Djakarta, 마지막으로 네덜란드령 동인도 시절 호칭되던 이름인 Batavia로 총 3개의 표기가 존재하는데, 인도네시아 역사에 대해 아무런 지식이 없는 사람에게 저런 이름들을 보여준다면 다 같은 대상을 지칭하는 표기라는 것을 알 수 있을 리가 없다.
    • 사실 맞춤법 개혁 이전의 이름은 네덜란드어의 영향을 받은 인니식 마이어에서만 해당되는 사항이고, 영국이 지배하고 있었던 말레이식 마인어에서는 지금이랑 똑같이 적었었다. 다만 바타비아라는 이름의 존재는 여전히 걸림돌.
  • 금정역의 이름을 로마자로 표기하는 상황을 생각해보자. 공식 표기는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에 따른 Geumjeong이지만, 규칙이 없다면 어떨까? 당연히 개개인이 자신들의 생각과 습관에 따라서 Kŭmjŏng, kumceng, Gumjurng, Gumjong 등의 온갖 변종 표기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 더 나아가서는 Kumchong, Keumjong 같은 표기도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최종적으로는 동일한 대상을 가리키는 표기가 수십 가지나 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형제 이름의 항렬자의 로마자 표기를 앞뒤 자음에 상관없이 일관되게 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도 있다고 하는데, 항렬자를 따르지 않는 이름을 쓰는 경우도 많이 존재하는 2020년대의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다. 그리고 음가 기준의 로마자 표기법인 이상 한글로 똑같이 적혀도 발음에 따라 로마자 표기가 달라지는 것(낙서 nakseo, 낙뢰 nangnoe, 낙엽 nagyeop)이나 한글로 다르게 적혀도 로마자 표기가 같아지는 것(문안/무난 munan, 분리/불리 bulli, 격노/경로 gyeongno)은 전혀 이상하지 않으며, 한글 철자를 기준으로 한다면 오히려 '한글을 로오마자로 적는 법'이나 '예일 로마자 표기법'과 비슷한 표기법을 채택했어야 한다.
사실 위에 언급한 대만의 사례같은 경우는 대만 사람들의 문제도 있는 것이, 현재 대만의 공식 로마자 표기법인 한어병음중국에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사용해선 안 된다는 얼토당토않은 주장이 대만 곳곳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성향이 특히 강한 타이난 지역에서는 시장이 한어병음 사용을 거부하는 병크가 벌어진 전력도 있다.[49]
이는 어찌보면 영어 외의 다른 외국어를 매우 소홀히 다루는 대한민국 특유의 교육 체계로 인한 폐혜[50]로도 볼 수 있다.

9. 종전 표기법에 대한 오해


위 로마자 표기법을 수정해야 되는 근거들 중 하나가 극단적 외국인 중심적인 표기법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종전 표기법은 극단적인 외국인 중심적 표기가 아니다. 그 이유를 몇 가지 들어보자면,
  • 모든 변이음을 반영하지는 않았다
앞서, 역대 로마자 표기법이 반영하지 않았던 ㅅ의 구개음화를 제외하면 한국어에도 있는 ㅎ의 양순음화를 반영하지 않는다. 이외의 외국인들에게 들려도 변이음을 반영하지 않는 것도 있다.
격음, 경음을 무시하지 않았다
  • 격음, 경음을 무시하지 않았다
만약 극단적인 표기였었더라면, 어두 ㄱ, ㄲ, ㅋ을 전부 k로, 어중, 어미의 된소리화 상태를 제외한 ㄱ을 g로만 표기했었을 것이다.
  • 장음을 반영하지 않는다
외국인들은 유성음/무성음을 구별할 뿐만 아니라 장음/단음을 구별한다. 그러나 종전 표기법에서 표기 반영을 하지 않는 이유가 한국어에는 장음이 있어도 이를 구별하는 화자가 적기 때문이다.
  • 한국어에서도 혼동되어 발음되는 것을 표기에 반영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ㅚ는 oe로 표기하였고, ㄱ, ㄲ, ㅋ 뒤에 ㅔ와 ㅖ, ㅐ와 ㅒ가 거의 구별없이 발음되지만 표기를 통일하지 않았다.
결론으로, 종전 표기법이 외국인 중심적 표기라는 비판은 한국인 중심적인 비판이다.
만약 종전 표기법이 학자 중심적인 표기법이 되었으면 격음 표기 같은 한국어의 고유한 특징은 무시되지 않으나, 외국인 또는 한국인 언중들이 어려워 하는 ㅎ의 변이음 같은 어려운 변이음까지 표기가 될 가능성이 있고, 외국인 중심적인 표기가 되면 몇몇 외국인들에게도 어려운 변이음은 반영이 안 될 수 있으나 한국어의 특성이 무시될 수 있다.

10. 이중 표기 도입


2014년, 국립국어원은 200가지 주요 한식 요리에 대한 로마자 표기법을 만들어서 발표했다. # 그런데 이 한식명 로마자 표기법에는 기존의 로마자 표기법과는 다소 상충되는 부분들이 있다. 특히 대소문자와 하이픈 표기 관련해서 그렇다. 국립국어원에서 공식적으로 표기법의 예외를 인정한 꼴이 되었다.
온라인가나다의 답변과 보도 자료에 따르면, 아예 표기법이 바뀐 건 아니고 애드온처럼 추가 규칙을 따로 마련한 것 같다.
덕분에 '불고기덮밥'은 bulgogideopbap이라고 해도 옳고, Bulgogi-deopbap이라고 해도 옳은 표기가 되었다.

11. 표기법별 대조 및 대안


로마자 표기법별 대조 및 문서 참고.
참고 자료 : 표기법별 대조, 영국 정부 자료

12. 관련 자료


각 문단 참고.
[1] 베트남어는 /a/, /i/, /u/, /e/, /o/, /ɛ/, /ɨ/, /ɔ/, /ə/ 로 9모음 체계다.[2] 한국어에서 비슷한 예시를 찾자면, 의 표준발음 /ø/, 의 표준발음 /y/, 비음화 현상, 의 이중모음 발음 /ɯj/, 어두 의 표준발음 /ɾ/등을 찾을 수 있다.[3] 자세한 내막은 한글만능론, 한글/논쟁 문서 참조.[4] 자음을 가질 때, 또는 어두 위치가 아닐 때[5] 소유격 조사로 쓰일 때[6] 어두 위치에서 반모음 /j/가 탈락, 비표준 발음.[7] 비표준 발음까지 포함될 경우, 특수한 조건에서 성문 파열음 /ʔ/이라는 소릿값을 갖기도 한다.[8] 그 예로 과 같은 경우는 무려 20개에 달하는 변이음을 포괄하고 있다.[9] 이마저도 어두 위치에서 발생하는 비음 약화 현상(/m͊/)이 공식적으로 인정될 경우에는 단 하나도 없게 된다.[10] 본인이 사용했던 건 이쪽이라고 한다.[11] 다만 외래어 표기법은 한국어 안에 들어온 외국어 출신 어휘의 표기법을 규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로마자 표기법과는 그 목적에 차이가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12] 실제 태국인과 태국어로 대화를 할 경우, 성조와 모음의 장단 중 하나라도, 아주 조금이라도 틀리면 '''못 알아듣는다.'''[13] 한글 맞춤법이 제대로 정해지기 전인 1930년대 문서라서 ㅅ계 합용병서가 자주 언급된다.[14] 즉 '어깨'와 '엇개'의 발음이 같다고 보았다. 후자의 ㅅ 받침이 뒤 음절의 평음을 경음화하는 성문 파열음 [ʔ\]을 나타낸다고 본 것. 이 당시는 아직 한글 맞춤법 통일안이 정착되지 않았던 때였다. 그래서 한 단어 안의 두 모음 사이에서 뚜렷한 까닭 없이 나는 된소리가 '엇개' (현대 철자 '어깨')와 같이 ㅅ 받침 + 예사소리로 적히기도 했다. 그래서 '어깨'와 '엇개'의 발음이 같다고 볼 수 있었던 것이다.[15] 당시 한글 철자법의 두 형태(ㅅ계 합용병서(ㅺ, ㅼ, ㅽ, ㅾ) 및 각자 병서(ㄲ, ㄸ, ㅃ, ㅉ)) 중에서 각자 병서를 따랐다는 뜻이다.[16] 오늘날의 호칭은 주지하다시피 '쌍시옷'.[17] 우선 외래어 표기법에서 /ɡ, d, b/ → 'ㄱ, ㄷ, ㅂ'으로 결정한 후, 이에 기반하여 로마자 표기법에서도 /ㄱ, ㄷ, ㅂ/ → 'g, d, b'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18] 특히 /s/ 뒤에서는 영어라 해도 /k/, /t/, /p/가 무기음이 된다. 즉 stop 이라는 단어는 /stʰɔp/이 아니라 /stɔp/으로 발음된다.[19] 다만 조사 대상이 200명도 채 되지 않아 세 표기법을 사용하는 모든 비한국인들을 대변한다고 볼 수는 없다. 더 정확한 결과를 위해 더 많은 비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20] 최현배에 따르면 독일어 단어 'bitte /bɪtə/'는 '삐더' 혹은 '삐터'로, 한국어의 '비 /pi/'는 'pi'로 쓰는 게 옳다. 전자의 경우에는 논란이 있겠지만, 후자는 음운론적으로 옳다.[21] 해당 방송에서 독일인 출연진들이 juseyo(주세요)라는 단어를 '유세요'로 읽는 등 영어 편향적인 표기법으로 인한 여러 혼선이 발생한 적이 몇 번 있다.[22] 다만 ch의 경우, ㄱ/ㄷ/ㅂ를 k, t, p로 표기하고 ㅋ, ㅌ, ㅍ를 kh, th, ph로 표기하듯이 ㅈ의 표기에 c를 쓰고 ㅊ의 표기에 ch를 쓰면 음운론적으로는 문제가 없다.[23] 아르헨티나의 축구 감독[24] 필리핀어 등 동남아/태평양 지역의 프랑스/스페인 식민지 국가들의 공용어가 이에 해당된다.[25] Millet (미예), Versailles (베르사유), Marseilles (마르세유)가 그 예시이다. 다만 ville (빌), salle (살) 같은 예외도 있긴 하다.[26] '노란'이라는 뜻의 형용사[27] 로망스어군 외에도 서게르만어군네덜란드어영어, 북게르만어군덴마크어스웨덴어에도 Soft/Hard G 현상이 존재하며, 심지어는 라틴 문자권 언어가 아닌 그리스어히브리어에도 이런 현상이 존재한다.[28] 이 현상이 없는 언어들로는 독일어, 튀르크어족 언어, 슬라브어파의 라틴 문자권 언어 등이 있는데, 모두 하나같이 독일어를 제외하면 한국과는 별 인연이 없는 중소국가에서나 쓰이는 언어인지라 로마자 표기법에서 고려되기는 아무래도 힘들 듯 하다.[29] 이탈리아어, 루마니아어[30] 스페인어, 프랑스어[31] 현재는 프로그램이 수정되었는지 제기동이라고 올바르게 읽어주고 있다.[32] 한편, 고대 영어에서는 G를 말고도 /ɣ/ 발음이나 구개음화된 /j/ 발음으로 사용하기도 했는데, 이 /j/ 발음은 "Ȝ"라는 문자로 표기되다가 후에 철자법 개정으로 Y가 되었다.[33] "ㅓ"를 "eo"로 하는 것은 김 선기님의 전연 새로운 창안인데, 그 근거는 다만 "ㅓ"가 "e와 o의 사잇소리"란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잇소리설은 누구나 과학적으로 시인할 수는 없는 것이요, 다만 한 가지 핑계 거리에 불과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맞댐이, "한 소리에 한 적표"의 원칙에 이그러지기 때문에, 실용상 많은 불편이 있을 것은, 설명할 것도 없이, 누구나 다 쉽사리 짐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34] 광동어의 월병(광동어)아일랜드어에서 비슷한 예시가 있기는 하다.[35] UCS-2 기준. 요즘 많이 사용하는 UTF-8로는 12바이트이다.[36] 2011년 여름[37] 다만 문서에서 볼 수 있듯 수평이중모음설은 학계 다수 여론이 아니다.[38] 옛날 한국어에는 초성에 자음군이 존재했지만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다.[39] 예시로 터키어에서 '철도'를 뜻하는 'demi'''ryo'''lu'는 /de.mi.rjo.lu/(데미'''룔'''루)가 아니라 y의 앞에서 음절을 끊어서 /de.mir.yo.lu/(데미'''르욜'''루)라고 읽어야 한다.[40] y나 w가 음절을 시작하는 자음 글자로 쓰이는 사례 중 하나로, w가 없이 "Kanoo"라고 쓰였다면 "카누"라고 읽어야 한다.[41] 철자대로 옮기면 Mranmar(므란마)이다만, 버마어는 로마자 표기와 원 철자 사이에 거리가 좀 있다.[42] 다만 외국의 국호를 표기할 때 현지어 명칭을 중시하는 문화어에서는 이 점을 인식한 것인지는 몰라도 '먄마'라고 올바르게 표기하고 있다.[43] 버마어 로마자 표기법에서는 다중문자 gy가 /ʥ/를 나타낸다.[44] 실제로 태국어에서는 로힝야를 โรฮีน'''จา'''(로힌'''짜''')라고 부르며, 러시아어 명칭 또한 Рохин'''джа'''(로힌'''자''')이다.[45] 사실 저것도 완벅하게 올바른 발음은 아니며, 현대 버마어에서는 /r/ 발음이 /j/ 발음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요힝자"'''가 가장 정확한 발음이다.[46] 슬라브어파 언어들은 자음 뒤 /j/를 주로 j로 표기한다.[47] 물론 한국어는 저 두 음소에 변별적 자질이 없기 때문에 한국인들은 저 둘의 발음 차이를 잘 구분하지 못하지만, 두 음가를 별개 음소로 구분하는 대부분의 유럽 언어를 화자가 들으면 r로 쓰고 l로도 읽는 것이 되므로 오해가 생길 수 있다.[48] ue는 현행 , 의 표기인 ae, oe의 경우처럼 후설 원순 고모음인 "u"가 전설모음으로 발음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철자이다.[49] 당연하겠지만 이는 옳은 주장이 아니며, 논리적 오류의 요소 중 하나인 특수 환경 공격에 해당된다.[50] 실제로 한국인 이름의 로마자 표기, 한국 법인 이름의 로마자 표기 등에서 표준 로마자 표기법을 따르지 않는 사례를 보면 영어식 발음을 의도하고 지은 경우가 9할 이상을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