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FIFA 월드컵 브라질/16강
1. 대륙별 16강 진출국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무실점이던 멕시코, 나이지리아가 실점하고 무득점이던 그리스와 카메룬이 득점함으로서 32개국 모두 전 경기 무득점 혹은 무실점 국가는 나오지 않게 되었다.
1.1. AFC(아시아) - 0/4
'''없다.'''
2006년 독일 대회에 이어 8년 만에 전원 탈락했다.[1] 특히 이번에는 4개국이 단 1승도 올리지 못하고 12전 3무 9패에 승점 3점에 그치며 90년 이탈리아 대회 이후 24년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나마 호주는 죽음의 조에서 선전했고 이란도 아르헨티나 같은 강호를 상대로 약체팀이 할수 있는 최선의 경기를 보여줬지만 한국과 일본은 '''어설픈 패싱축구에 목 매달다 문자 그대로 스스로 목을 매달았다.''' 게다가 이 2팀은 월드컵 시작 전부터 각각 8강, 4강 운운하며 허세를 부렸기에 한층 더 비참해졌다. 그나마 일본은 월드컵 직전까지 평가전 결과가 매우 좋아 그랬다지만 한국은 개막 이전에 열린 평가전에서도 참패했으면서 현지 식당을 8강 경기 다음날까지 예약하는 객기를 선보였다.
한국은 상대가 수비적으로 나온 러시아전에서는 선전했으나 알제리를 얕보고 달려들다 2-4로 대패하여 조 꼴찌로 내려앉았다. 반전을 위해선 다득점이 필요했던 벨기에 전에서도 이전 경기와 똑같은 전술, 똑같은 패턴을 반복하다 패함으로서 처음 목표랍시고 내건 8강은커녕 조별 예선조차 최하위로 마감하는 졸전을 펼치고 말았다. 특히 이번 대회의 졸전으로 인해 한국의 FIFA랭킹이 엄청난 하락버프를 받을 전망인데 현재 한국의 FIFA랭킹이 월드컵 대회전까진 57위였기 때문에 이번 대회가 끝나면 60위 밖으로 밀려날 형편이고 이는 앞으로 A매치 상대를 선택함에 있어서 상당히 불리하게 작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앞으로의 성적에 따라 하향조정이 계속될 전망이어서 그야말로 대한민국 축구에는 비상등이 켜진 것과 마찬가지. 이제는 그동안 등한시 했던 FIFA랭킹 역시 신경쓰지 않으면 안될 지경에까지 이른 것.
1.2. UEFA(유럽) - 6/13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 4회 우승국이자 전통의 강호 이탈리아, 항상 아쉽긴 하지만 조별리그는 줄곧 통과해왔던 잉글랜드가 일찌감치 짐을 싸서 집에 가버리고 말았다. 이 중 이탈리아의 2대회 연속 조별리그에서의 탈락은 1950년 브라질 월드컵~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이후 48년만이며, 잉글랜드의 상위 토너먼트 진출 실패는 1958 FIFA 월드컵 스웨덴 이후 56년만이다.[2][3]
1.3. CAF(아프리카) - 2/5
아프리카에서 두 팀이 결선 토너먼트에 진출한 건 '''아프리카 축구 역사상 처음'''이다. 이는 5년 뒤 여자 축구에서도 다시 한 번 실현되었다.
1.4. CONCACAF(북중미) - 3/4
북중미에서도 '''사상 처음'''으로 3나라가 16강에 올라왔다.
탈락한 온두라스는 최약체로 언급되었기에 탈락은 예견되었던 것이지만, 유니폼에 별을 달고 있는 3팀이 있는 D조에 배정받은 코스타리카가 우루과이, 이탈리아를 연파하고 일찌감치 16강을 확정하고 1위로 진출한 것은 예상하기 어려운 큰 이변이었다.
조별 예선에서 계속 어려움을 겪으면서 2013년에만 감독을 세번이나 갈아치우고, 마지막 경기에서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졌다가 추가시간에 미국이 두 골을 넣어준 덕에 간신히 살아남아 플레이오프를 통해 살아돌아온 멕시코는, 플레이오프 직전에 임명한 클럽 아메리카의 미겔 에레라 감독[4] 이 팀을 잘 추스른 덕에 지역예선과는 전혀 다른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냉소와 멸시가 가득했던 멕시코 국민들로부터 열정과 환호를 다시 이끌어 내면서 16강에 진출하는데 성공했다.
미국은 또 다른 죽음의 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버티는 포르투갈, 06년과 10년에 연속으로 만나 매번 1:2로 졌던 가나, 그리고 조별리그의 패왕 독일을 만나게 되어 조편성이 나온 직후에 암울한 분위기가 맴돌았으나, 가나를 잡고, 포르투갈에 아쉽게 비기고, 독일에게 최소실점으로 패배함으로서 무사히 결선 토너먼트에 진출 할 수 있었다.
1.5. CONMEBOL(남미) - 5/6
월드컵 출전한 남미 팀들은 16강에 에콰도르만 빼고 전부 올라왔고 구대륙이 22팀, 신대륙이 10팀으로 시작해서 16강엔 구대륙 8팀, 신대륙 8팀이 올라갔다. 대륙 버프의 위엄. 하지만, 조별리그에서의 엄청난 기세에도 불구하고 한쪽으로 남미팀들이 몰린 탓에 이쪽 4강 경쟁은 코파 아메리카가 되어, 아무리 잘해도 4강에는 두 나라밖에 올라올 수 없는 게 아쉬운 점.
2. 16강전
2.1. 1경기 브라질 1 (a.e.t. 3 : 2 PSO) 1 칠레
- ●: 경고 받을 시 다음 경기 결장
- Man of the Match: 줄리우 세자르 (BRA)
[image]
'''ADIOS CHILE! 아디오스 아저씨의 브라질 국민 인증짤.'''[5]
브라질은 예의 화려한 개인기를 선보이며 눈을 즐겁게 했고, 칠레는 말 그대로 모든 걸 쏟아부었고 조직력과 체력에서 브라질을 능가했으며,[6] 게리 메델-프란시스코 실바-마우리시오 이슬라-곤살로 하라-에우게니오 메라의 5백 수비라인은 그야말로 브라질이 이전에 경험한 멕시코의 수비와 다를게 없었다.
양팀 골키퍼 브라보와 세자르는 우수한 골키퍼가 한 팀을 어디까지 캐리할수 있는지 보여줬고 주심 하워드 웹도 일체의 논란없는 깔끔하고 스피디한 판정으로 경기를 이끌었다.[7]
연장전 후반 15분경에 마우리시오 피니야가 때린 슈팅은 브라질 입장에서 매우 위협적이었지만 아쉽게 골대를 맞춰 승부차기로 와야 했다. 이 때 SBS 중계진은 '골대를 맞히면 그 팀은 운이 없다고 하는데...' 라고 농담조로 말했는데 그만 '''승부차기에서 현실이 되어버렸다.''' 칠레 안습.
승부차기에서 칠레는 두 번이나 브라질 세자르 GK의 선방에 막히고 최후의 키커 곤살로 하라의 킥마저 골대를 맞추면서 좌절하고 말았다. [8] 이 정도의 수준 높은 경기를 16강에서 봐야 하는게 안타까울 정도. 월드컵이란 무엇인가? 월드컵은 전세계의 월드 클래스 선수들이 자국의 영광을 위해 죽기 살기로 치르는, 모든 축구 선수들의 꿈이라는 것을 보여준 게임이었다.
전체적으로 공중볼 지배력은 브라질이 칠레보다 우위였다.[9] 그 때문에 종종 공격이 끊기는 등 공중볼의 지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줬다. 덤으로 우루과이와 콜롬비아는 오열하고 있을 것이다.
다만 120분 동안 에너지를 다 써버렸기에 브라질의 마지막 키커였던 네이마르는 경기가 종료되자 울면서 주저앉아버려 스콜라리 감독이 일으켜 세워야 할 정도였다. 이렇게까지 스태미나를 소모했으니 다음 8강전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 분명하니 체력 안배도 브라질 입장에서는 고민거리. 칠레는 비록 승부차기끝에 패해서 탈락했지만, 개최국인데다 홈 그라운드 버프를 잔뜩받는 브라질을 상대로 멋지게 잘 싸워주었다. 오히려 브라질을 8강 탈락이란 심리적 핀치를 몰고 갈 정도로 대어를 낚을 뻔했으나 아쉽게도 실패했다. 칠레 선수들은 자리에 주저앉으며 또 다시 브라질에 패해서 아쉬움과 좌절의 눈물을 흘려야했지만 자신들은 물론 상대방까지 모두 연소시킨 혈전을 거두고 패한 거라 후회없는 경기를 치렀다고 할 수 있고, 그들의 경기력은 충분히 박수받을 만 하다. 오히려 브라질 입장에서는 이겨도 본전인 경기라 16강전부터 모든걸 소진되었기에 이겼지만 상처 뿐인 승리였다밖에 말할 수 없을 듯.
그리고 이 날 경기로 드러난 브라질의 가장 큰 고민은 호나우두의 뒤를 이을 '''최전방 스트라이커 자원이 없다'''는 것. 이날 최전방에서 뛴 프레드와 조는 말 그대로 낯뜨거운 경기력으로 네이마르와 헐크의 어깨만 무겁게 했다. 그만큼 네이마르를 받혀 줄 공격수의 자원이 없어 네이마르의 부담이 심해져 자칫하다간 네이마르 원맨팀이 될지도 모른다. 실제로 후반 중반부터는 이를 눈치챈 칠레 수비가 네이마르를 집중 마크하면서 공격이 침체되었으며, 이는 프레드와 조의 안습한 경기력으로 인해 수비가 분산되지 못하고 네이마르에게만 집중된 것. 헐크가 분전하였으나 최전방에서의 부진은 브라질의 공격 전체를 힘들게 만들었다. 특히 후반 중반에 발만 제대로 갖다 대면 골이었던(…) 완벽한 찬스를 조가 날려벼리는 장면은 그야말로 안습. 그동안 브라질은 호마리우와 호나우두로 이어지는 역대급 스트라이커 계보가 있었으나, 호나우두의 은퇴 이후 아직까지 그 뒤를 잇는 걸출한 스트라이커 자원이 부족했다.[10] 그리고 이 우려는 정확히 열흘 후에 같은 장소에서 현실로 나타나고 말았다.
2.2. 2경기 콜롬비아 2 vs 0 우루과이
- ●: 경고 받을 시 다음 경기 결장
- ●: 출전 정지
우루과이의 특급 공격수이자 팀을 이끄는 수아레스가 징계로 나오지 못한 게 문제였는지 결국 우루과이는 콜롬비아를 넘지 못했다. 반면 콜롬비아는 팔카오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로드리게스라는 막강한 신성의 활약에 힘입어 월드컵 사상 첫 8강 진출에 성공하게 된다. 그리고 로드리게스는 이번 경기에서 2골을 추가하면서 이 경기가 끝난 시점에서 리오넬 메시, 네이마르, 토마스 뮐러 등의 쟁쟁한 득점왕 후보들을 제치고 득점 순위 1위를 차지하게 되었으며, 득점뿐만 아니라 총 공격 포인트도 '''5골 3도움'''으로 선두에 선다. 특히 로드리게스의 첫번째 득점인 발리슛 골은 이번 대회 최고의 골 중 하나로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그림 같은 명장면이었다. 로드리게스의 멀티골 활약도 빛났지만 이날 득점에 모두 관여했던 후안 콰드라도의 숨은 활약도 빛났다. 로드리게스 두 골 모두 콰드라도가 헤딩으로 어시스트 한 것이었으며, 두 번째골도 콰드라도의 절묘한 헤딩이 로드리게스 발에 정확하게 떨궈준 모습이 압권.
수아레즈 핵이빨 사건의 후폭풍도 어느 정도 있었겠지만, 결정적으로 경기가 열린 곳이 마라카낭이었기 때문인지 시합 중에는 우루과이 팀에 대한 야유가 약간 셌다. 결국 우루과이는 64년전 선배들이 기적을 일궈냈던 그 경기장에서 쓰라린 패배를 당하고 돌아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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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스페인, 칠레 탈락 확정 때 나타났던 이 아저씨가 또 나타났다.
사실 브라질 입장에서는 디에구 코스타를 뺏어간 스페인이나, 마라카낭의 비극의 원한을 갖고 있는 우루과이나 모두 얄미운 상대이기에 그 상대팀을 응원해도 이상할 게 없을 정도다. 두 국가가 경기할 때마다 유난히 야유가 많이 들렸던 것이 그 증거.
저 아저씨도 브라질 관중이기에 자국 팀을 응원하는 것과는 별개로 스페인과 우루과이의 상대팀을 응원함과 동시에 두 국가가 떨어지자 아이패드로 작별인사를 써 약올렸던 것으로 여겨진다. 우리나라로 치면 일본 vs 호주, 사우디, 이란에서 일본이 패배한 후 일본을 조롱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FIFA 선정 브라질 월드컵 베스트 골 1위가 나온 경기다.
2.3. 3경기 네덜란드 2 vs 1 멕시코
- ●: 경고 받을 시 다음 경기 결장
- ●: 출전 정지
전반적으로 엄청난 더위와 햇살에 네덜란드가 맥을 못 추며 체력에서 말리는 상황이었고,[12] 거기에 더해 네덜란드의 수비형 미드필더인 데 용의 빠른 교체로 인한 수비 조직력마저 흔들린 네덜란드가 멕시코에게 밀리는 양상으로 경기가 진행되었다. 게다가 전반 막판에 멕시코 실수로 인해 얻은 결정적인 기회마저 놓치며 네덜란드는 매우 어려운 싸움을 벌여나갔다. 그렇게 멕시코가 경기의 주도권을 잡고 있던 후반 3분, 지오반니 도스 산토스가 벼락같은 중거리 슛으로 골을 넣으면서 분위기는 완전히 멕시코에게 넘어갔다. 데 용의 빠른 교체 아웃으로 인해 블린트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올라오게 되었고, 순간적으로 측면으로 빠져 공간을 내준 블린트의 실수로 도스 산토스에게 공간이 열리게 되었던 것.
그리고 미겔 에레라 멕시코 감독은 후반 16분에 산토스를 빼고 미드필더인 아퀴노를 집어넣었는데... '''이게 결과적으로 엄청난 실수가 되고 말았다.'''
네덜란드는 베르하흐를 빼고 데파이를 투입하며 5-3-2에서 4-3-3으로 포메이션에 변화를 주었고, 잠시 좀 풀리나 싶었던 경기가 다시 멕시코의 철저한 걸어잠그기 모드에 영 뚫리지 않자 반 페르시를 빼고 훈텔라르까지 넣는 강수를 두면서[13] 그야말로 후반 종료가 가까워질수록 닥공 모드로 나섰다.
오초아의 선방쇼는 이번에도 빛을 발했는데, 오프사이드 상황에서까지도(!) 동체시력으로 막지 않나, 가랑이 사이를 노리는 듯하니까 바로 자세를 낮춰서 막지 않나, 하여간 수많은 선방쇼는 그렇게 멕시코를 드디어 16강의 벽을 뚫고 8강으로 가도록 하는 듯 했다…. '''후반 42분까지는.'''
오리베 페랄타를 빼고 치차리토가 들어간 이후로 그렇게 멕시코가 8강 가나 싶을 때쯤… 후반 42분, 총공세를 펴던 네덜란드의 코너킥 찬스에서 훈텔라르가 공중볼을 따내며 공간으로 볼을 떨궈주는데 성공하였다. 이 루즈 볼이 페널티 박스에 공간이 열려 있던 스네이더에게 연결되었고, 그때까지 내내 스텔스 모드로 있던 스네이더가 벼락같은 중거리 슛으로 골을 성공시킨다! 시속 112km의 그야말로 대포알 슛으로 오초아가 아니라 다른 누구라도 막기 힘든 슛이었다. 이 거리와 속도의 슛이면 사실상 사람이라면 반응할 수가 없다. SBS의 배성재 캐스터 曰 "이건 뭐 페널티킥인데요" 덧붙여 네덜란드 현지 반응을 보면, 이 경기 전까지만 해도 이름에 비해 실력이 저조하다는 논란이 일어나고 있던 스네이더가 이 골 덕분에 한순간에 영웅이 되었다.
그리고 전반에 로번이 PK를 못 받은 것에 대한 보상 판정이라도 하는 듯이 후반 추가시간 2분째에 로번이 걸려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이 선언되고 만다. 멕시코 측에서 강하게 항의하고 나섰으나 심판은 오히려 카드 한 장을 더 꺼내들며 멕시코 선수진의 항의를 잠재웠다. 한 번 내려진 판정이 번복될 리가 없었고, 비디오를 돌려 보면 로번이 확실히 발을 '밟혀' 넘어진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14] 훈텔라르가 구석에 툭 집어넣으면서 네덜란드는 그렇게 멕시코를 꺾고 8강에 진출했다.
멕시코 감독은 체력적으로 문제를 보이면서 엄청나게 움직임이 둔해진 네덜란드를 상대로 몰아붙이는 전략이 아닌 걸어잠그는 전략을 택했고, 결과적으로 이게 엄청난 실수가 되었다. 이게, 네덜란드는 경기 전부터 날씨와 체력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인 반면, 멕시코는 '''이 정도 따위야 뭐 우리는 흔하걸랑''' 모드로 나왔고, 전반은 물론이고 후반까지도 무슨 체력이 남아도는 것마냥 펄펄 날아다녔기에, 네덜란드의 경기력을 보건대 멕시코가 강공으로 몰아붙였으면 그대로 무너졌으리라는 것이 중평. 아무튼 전반전은 노잼 경기더니 웬 후반전이 꿀잼 경기가 되냐는 평가와 함께, 그렇게 초특급 반전 영화는 네덜란드 입장에서는 해피 엔딩으로, 멕시코 입장에서는 문자 그대로 나이트메어로 끝났다.
KBS의 이영표 해설위원은 이 경기를 중계하면서 '''감독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리고 4년 후에도 이 경기와 복붙 수준인 로스토프의 비극이 일어났다.
비록 가장 중요한 페널티킥을 막지 못해 패하게 된 오초아였으나[15] 워낙 이 경기에서 보여준 선방들이 대단했던지라 MOM에 선정되는 영광을 얻었다. 사실 오초아가 없었으면 2실점 정도로 끝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워낙 더운 날씨에 열린 경기라 전후반 3분씩 쿨링 브레이크가 가동되었고, 관중들마저도 땀을 뻘뻘 흘리며 경기를 관전하는 안습한 모습이 많이 잡혔다.[16]
그리고 멕시코는 월드컵 본선 8경기 연속 전반전에 득점을 하지 못했다.
2.4. 4경기 코스타리카 1 (a.e.t. 5 : 3 PSO) 1 그리스
- ●: 경고 받을 시 다음 경기 결장
- Man of the Match: 케일러 나바스 (CRC)
선 수비, 후 역습이라는 명확한 팀 컬러를 갖는 코스타리카와 그리스의 맞대결. 애초에 강팀을 상대하는 전략을 집중적으로 연구해서 월드컵 무대에 나온 두 팀이었기에 이런 대진을 16강에서 받으리라고는 '''서로가 예상을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며''',[17][18] 이러한 부분은 경기에 그대로 드러났다.
양 팀은 수비를 단단하게 짜 놓은채 템포를 낮추어 미드에서 볼을 돌리면서 힘싸움하는데 집중하였고, 코스타리카는 빠른 2:1 패스를 활용한 부분 전술, 그리스는 측면 돌파에 이은 얼리 크로스 전략만을 고수하는 답답한 경기 양상을 보여주었다.
전반전은 그리스의 역습상황에서 나온 한 차례의 위협적인 크로스에 이은 나바스 골키퍼의 선방 외에는 별다른 위험한 장면 없이 0-0으로 마감되었다. 볼 점유율과 주도권은 코스타리카가 다소 앞섰으나, 별로 의미는 없다고 봐도 상관이 없는 경기 내용이었다.
그러던 와중에 후반 6분, 그리스 측에서 어이없는 실책이 나왔다. 코스타리카의 역습 상황에서 왼쪽 측면을 돌파해나간 볼라뇨스쪽으로 시선이 쏠린 사이 그리스의 수비라인이 내려가면서, 순간적으로 페널티 박스 앞쪽의 브라이언 루이스에게 공간이 열렸고 땅볼 크로스가 연결되었다. 이를 루이스가 발리 슈팅으로 때리는 과정에서 빗맞으면서 그리스 골대 구석으로 그대로 굴러 들어간것. 위치상 골문 밖으로 벗어날 줄 알았는지 골키퍼도 수비수도 누구도 그 공을 막을 생각을 안하고 멍하니 바라보는 모습이 일품. 이번 경기 동안 슈팅이 유난히 없었던 코스타리카로서는 간신히 나온 찬스를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시킨 셈이다.
리드를 빼앗긴 그리스 선수들은 공격적으로 밀고 올라오며 주도권을 빼앗아왔고, 후반 20분에는 경고 누적으로 코스타리카의 오스카르 두아르테가 퇴장을 당하면서 수적 우세까지 확보했지만. 그리스는 날카롭지 않은 얼리 크로스로 일관하며 경기를 풀어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스가 세심한 부분전술이 안 된다는 사실은 익히 잘 알려져 있지만, 특히나 이런 상황에서는 더더욱 발목을 잡게 되었던 것. 심판은 그리스에게 유리하게 판정한 편이었으나[19] 그리스로서는 코네 같은 만들어줄 수 있는 선수가 부상으로 빠져나갔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안타까웠을 것이다.
그리스는 미트로글루, 게카스 등의 공격 옵션을 계속 투입하며 롱볼축구로 일관하였으나 결실을 보지 못했고, 그렇게 1:0으로 경기가 끝날것이라 예상되었으나 후반전 추가시간에 돌입할 무렵에 그리스가 천금 같은 동점골을 뽑아내게 된다. 나바스가 첫번째 슛을 선방하긴 했으나 뒤이어 들어온 파파스타토풀로스가 튕겨져 나온 공을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시킨 것. 코스타리카로서는 거의 다 이긴 경기를 놓친 셈이 되었고 경기는 연장전까지 접어든다.
하지만 연장전에서도 그리스는 공격수 5명이 수비수 2명을 상대했음에도 골을 못넣는 노답 공격력을 보여주며 졸전을 펼쳤고,[20] 코스타리카도 10명이서 커버하려다 보니 체력이 모자라서인지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최전방의 호엘 캄벨 같은 경우는 볼을 드리블조차 하지 못하는 안습한 모습을 보이기도. 게다가 이 와중에 케일러 나바스도 옐로 카드 1장을 받았다.[21] 결국 연장전에서도 골은 터지지 않았고, 이렇게 하여 두 국가는 대회 두 번째 승부차기 대결로 들어가게 된다.
키커들이 초반부터 많이 실축했던 브라질 VS 칠레 때와는 달리 코스타리카와 그리스 모두 3번째 키커까지는 큰 문제없이 골을 성공시켰다. 그러나 4번째의 그리스 키커로 나선 게카스가 찬 슛이 나바스에게 막히면서 그리스는 16강에서 짐을 싸게 되었다. 여기서 비하인드 스토리: 그리스 팀의 페르난두 산투스 감독은 승부차기 시작하기 전에 벤자민 윌리엄스 주심에게 강하게 항의하다가 퇴장당했고, 그리스 팀은 '''감독이 퇴장당한 상황에서 승부차기를 했던 것이다.'''[22]
조별리그 때도 페널티킥 외에는 실점하지 않았던 코스타리카의 골키퍼 나바스는 이번 경기에서도 수많은 슈퍼 세이브를 기록했다. 그리고 끝내 승부차기에서 그리스의 베테랑 게카스의 슛을 선방해내어 코스타리카를 8강으로 이끄는 영웅이 되었다. 비슷한 활약을 한 줄리우 세자르나 기예르모 오초아가 그랬듯이 당연히 이쪽도 이번 경기 MOM으로 선정되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기대되는 골키퍼 중 한 명.
반면 그리스는 앞서 조별리그에서 이란이 보여주었듯 '''견고한 수비력을 보유하고 있어도 공격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라는 당연한 교훈을 얻은채 쓸쓸히 고국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그래도 사상 최초로 월드컵 16강 진출이라서 그런지 현지 반응은 나쁘지 않다. 대체로 선수들이 수고했다는 분위기. 그리고 그리스 국가 대표팀은 오히려 자기들에게 들어올 보너스를 국가대표 훈련장 건립에 써 달라며 받지 않았다. 말 그대로 대인군자 인증. 그리고 이 경기가 끝나고 그리스 축구의 영웅이었던 요르고스 카라구니스는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였다.
경기가 전반적으로 루즈했던 데다가 승부차기까지 가버리는 바람에 보는 사람들 마저 지쳤다. 그 때문인지 SBS에서는 엔딩 BGM으로 홍대광의 '답이 없었어'를 선곡하고, '''"시청자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라는 자막을 띄웠다. [23]
2.5. 5경기 프랑스 2 vs 0 나이지리아
- ●: 경고 받을 시 다음 경기 결장
- ●: 결장
유럽 예선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지옥 앞까지 갔다가 돌아온 덕인지 주전을 빼고 널널하게 플레이했던 에콰도르 전을 제외하고는 자기들이 1시드팀인 듯 상대방에게 지옥을 선사하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준 프랑스와, 첫경기에선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최고의 지루한 경기를 보여줬지만 아르헨티나전에서 빠른 공격력을 보여주면서 선전한 나이지리아의 대결.
후반 중반까지는 프랑스가 나이지리아의 수비에 막히는 흐름으로 전개되었으나, 79분의 코너킥 상황에서 엔에야마가 쳐낸 공이 그대로 포그바의 머리로 향하면서 헤딩골로 연결. 이후 수비 집중력이 무너진 나이지리아는 후반 추가시간 자책골까지 허용하며 무너졌다.
나이지리아의 빈센트 엔에야마 골키퍼는 선수단이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원 안에서 기도를 하고 있거나, 세트피스 후 진영으로 복귀하는 올리비에 지루에게 뜬금없이 말을 거는 등의 독특한 모습을 보여 웃음을 주었다. 하프타임 휴식시간 중 박문성의 깨알같은 개그는 덤. 영상 보기. 경기 중에도 엄청난 슈퍼세이브를 많이 선보였지만, 첫 골의 빌미를 제공한 셈이 되어 해피엔딩으로는 끝나지 못했다.
경기가 끝난 후 프랑스의 데 샹 감독과 선수들이 나이지리아의 선수들을 위로하고 후에 대기실에서 함께 사진까지 찍는 훈훈한 장면을 보이기도 해, 세계인이 하나되는 월드컵의 의미를 다시 한번 일깨워 주기도 했다.
SBS는 경기 종료 후, '''롤러코스터'''의 '습관'을 선곡했다.
2.6. 6경기 독일 2 (a.e.t.) 1 알제리
- ●: 경고 받을 시 다음 경기 결장
- ●: 결장
1982 FIFA 월드컵 스페인에서 악연[24] 이 있는 팀끼리의 정말, 정말 오랜만의 만남. 독일이 32년 전에 당한 것을 복수할지, 알제리가 히혼의 수치를 되갚으며 다시 새로운 역사를 작성할지 관심이 모아졌다.'''알제리에 경의를 표한다.'''
- 애쉴리 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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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 싸움에서 지고 시작했지만 토너먼트 유전자로 이긴 경기.
이전까지 독일 하면 떠오르던 투박하지만 견고하고 선굵은 스타일을 버리고, 점유율을 높게 가져가며 2선부터 잘게 썰어 올라가는 독일 대표팀이었다. 그러나 알제리는 이미 이런 상대에 대한 예행연습이 끝난 상태였다. 물론 심하게 다운그레이드 버전이긴 했지만.
선수 면면을 비교했을 때 한수 처지는 것이 분명한 알제리였으나, 초반부터 엄청난 활동량을 기반으로 압박을 걸어 독일 진영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싸움을 걸었다. 그러자 외질조차 측면에서 의미없는 횡패스와 백패스만을 남발할 정도로 독일은 완전히 경기가 말려버렸다. 특히 전반전 초반의 독일은 아무것도 못하고 알제리의 공격을 막아내기 급급했다. 람을 전진시키기 위해 오른쪽 풀백을 슈코드란 무스타피로 채워야 했는데, 무스타피의 경기력은 발암 그 자체였다. 결국 덩달아 토마스 뮐러 쪽의 오른쪽 화력마저 감퇴시키는 나비효과를 낳았다.
더욱이 독일은 마츠 훔멜스가 부상으로 출전할 수 없어서 페어 메르테자커가 대신 보아텡의 파트너로 나왔고, 알제리는 발이 느린 메르테자커를 집요하게 공략했다. 이렇게 초반부터 고전한 독일이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여러모로 노이어 키퍼의 활약이 컸다. 현존했던 키퍼중 가장 활동량이 뛰어난 것으로 유명한 노이어는 위기 상황마다 FA 밖으로 뛰어나와 미리 공을 차내거나 상대 공격수에게 직접 태클을 가해 공을 걷어내거나 하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노이어의 히트맵을 보면 이게 골키퍼인지 수비수인지 햇갈릴 정도.[25]
하지만 그래도 독일은 클래스가 있었던 팀이 였고,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맹공을 퍼붓는다. 몇번의 위협적인 골 찬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후반전에도 알제리는 전반전과 같은 강력한 압박을 펼쳤고, 오히려 독일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는 기염을 토했다. 노이어의 활약에 약간 묻혔지만, 알제리의 골키퍼 엠볼히도 선방쇼를 펼쳤는데, 람의 회심의 슛과 토니 크로스-괴체의 연속 슛을 막아낸 것이 압권. 그러나 이런 알제리의 압박은 극심한 체력 소모가 뒤따랐고, 결국 전후반 90분 동안 결판을 내지 못하고 연장전에 들어가자 선수들의 발은 땅에서 떨어지지 않는 지경이 된다. 사실 이 작전은 무모했지만, 연장전 시작 전에 골이라도 넣었다면 성공할 수도 있었던 전략이다.
결국 그나마 체력 소모가 적은 연장 초반 우주방어보다 공격을 선택했으나 잠시 2선과 3선 간격이 벌어진 틈을 노리고 독일의 절묘한 패스 플레이가 나오면서 실점을 허용한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만회하려 노력했으나 오히려 추가 실점까지 허용했지만, 이런 극한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고 연장 후반 추가시간 1분에 기어이 추격골을 넣는다. 꺼져가는 희망의 불씨를 살린 골이었으나 이미 시간은 너무 부족했고 독일은 짧은 남은 시간을 적절히 관리하면서 승리를 차치한다.
강팀 독일을 상대로 눈물나는 알제리 선수들의 투혼은 16강팀 다운 투지와 결속력에서 나왔다고 할 수 있다. 어쩌면 한국 국민들이 한국 대표팀에게 바랐던 모습이 바로 알제리 같은 모습이었을 것이다. 확실히 독일과 알제리는 수준 차이가 나는 팀이었고, 끈끈한 수비 조직력과 골키퍼의 선방으로 연장까지 끌고갔지만 결국 체력이 소진된 알제리 팀은 두 골을 내주고 분패하고야 말았다. 체력이 떨어지고 교체카드가 없어서 거의 한쪽 다리를 끌고 다니는 최전방 공격수. 그래도 패스 주니까 열심히 뛰어다니고, 결코 포기하지 않고, 연장 후반 추가시간 1분에 한골 기어이 우겨넣고 그걸 또 비겨서 승부차기까지 끌고 가 보겠다고 골 넣은 뒤에 세레머니조차 생략하고 바로 공 들고 하프라인으로 달려나가는 모습들,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과 감독이 울면서 서로 껴안는 장면은 관중들과 그 경기를 지켜본 수많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자국축구 사상 가장 멋진 승리와 가장 큰 아픔, 그것보다도 두 번씩이나 자신들의 모든 것을 쏟아부은 무대였던 포르투알레그리는 알제리 축구의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이런 팀을 가지고 한국의 언론과 국대는 내분이 있다느니 1승의 제물이라느니 팀으로서 완성되지 않았다는 소리를 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건 결과론적인 것이며 개막 전에는 한국 말고도 세계적으로 알제리는 조 최약체로 언급되기 일쑤였다. 알제리는 당연히 탈락 대상이라고 해외 언론이나 도박 업체들이 입모아 이야기했으니, ESPN에서는 알제리의 우승확률은 한국보다 2배나 낮은 수(일본의 4배)로 예측했다. 하지만 이런 설레발(팀으로 완성이 안되었다느니)이 나올만한 게 실제로 감독인 바히드 할릴호지치와 알제리 축구협회는 허구헌날 말다툼을 벌여서 그는 이미 월드컵 끝나면 두 말없이 그만두고 다른 팀 감독으로 스카웃 계약을 다 마쳤다. 이러다보니 알제리 언론도 이래서야 뭐가 되겠냐고 감독이나 협회를 비난했던 터라 이런 설레발이 나올법했다. 따지고 보면 이런 상황에서도 엄청나게 선전한 셈이다.
그리고 독일 입장에서는 뢰프 감독의 전술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람과 그로스크로이츠라는 걸출한 풀백들을 각각 수비형 미드필더와 벤치(…)에 박고 대신 포백라인 전원을 센터백으로 구성하는 배치 자체는 도대체 감독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운 것이었다. 물론 이날은 후멜스가 못나간 탓이 크지만, 궁여지책이라 보기엔 도대체 말이 안되는 것이라 오히려 자신의 전술 역량에 자아도취한 나머지 기책을 짜낸답시고 뻘짓을 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
투혼을 보여준 알제리 선수들과는 달리 알제리 관객들은 욕을 먹고 있다. 러시아전에서도 나왔던 레이저 포인터 공격이 독일전에서도 나왔기 때문. 결국 FIFA에서는 이번 경기와 지난 러시아전에서의 레이저, 폭죽, 발연통 사용을 이유로 알제리 축구 협회에게 5만 스위스 프랑의 벌금을 물렸다. 다만 한국전의 레이저에 대해서는 무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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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으로, 프리킥 상황에서 뮐러가 시전했던 몸개그가 보는 이들에게 웃음을 주었으나 사실 작전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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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 경기 전 실제 연습 모습.
2.7. 7경기 아르헨티나 1 (a.e.t.) 0 스위스
- ●: 경고 받을 시 다음 경기 결장
- ●: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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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와 달리 컨디션이 채 올라오지 않은 듯한 모습을 보인 두 스트라이커, 마침내 예열을 끝내고 번뜩이는 득점력을 과시했다. 선수 개개인의 실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으나 팀으로서의 모습은 어째 2% 부족해보이는 아르헨티나와, 국민감독 히츠펠트 밑에서 단련한 조직력이 돋보이는 스위스다. 예선에서 아르헨티나를 상대한 팀들은 우승후보답지 않았던 경기력의 아르헨티나를 압도하기까지 했는데도 왠지 모르게 결과적으로는 항상 아르헨티나가 승리를 가져가는 기현상들을 겪어본 바있다. 스위스는 역시나 경기전부터 아르헨티나 주장 리오넬 메시를 강하게 경계하고 있으며, 비록 경기력이 생각보다 강하지 않은 아르헨티나라 해도 메시라는 '''강력한 한방'''을 비장의 무기로 둔 팀이기에 스위스 입장에서는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반면 상대적으로 제공권 싸움에서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는 아르헨티나는 194cm 장신 베날리오 키퍼를 비롯한 스위스의 높은 수비벽을 공중볼로 공략하기 까다로울 것이며 스위스 특유의 조직력을 어떻게 파쇄할지가 승부를 가를 듯 하다. 어찌됐든 결국 승패의 향방은 각 팀의 에이스인 리오넬 메시와 세르단 샤키리의 발끝에 동료 선수들이 얼마나 정확하게 볼을 공급하느냐에 갈릴 가능성이 크다.
제프 블라터가 이 경기를 관람하러 방문한다고 하여 블라터 까들은 벌써부터 블라터의 애국심(?)을 경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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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패스 8개를 날려주며 메시가 차린 밥상을 다른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117분간 걷어차다가 승부차기로 가기 직전에야 받아먹었다. 스위스가 수비에 7~8명 선수를 두고 철저하게 잠그는 플레이를 하자 아르헨티나 공격진이 다소 초중반에는 고전했다. 메시 말고는 앙헬 디 마리아만이 활발하게 움직이며 지속적으로 유효슈팅을 날리고 수비수를 달고 다녔고 나머지는 이름값에 전혀 미치지 못했다. '''이과인은 과장 좀 보태 박주영급 존재감'''이었고, 라베치가 나가고는 뒤에 처져서 공격에 보탬이 안됐으며, 마스체라노의 패스나 크로스는 안하느니만 못했다. 가고 역시 마찬가지였으며, 사발레타도 뭔가 특출난 모습은 보여주진 못했다. 주야장천 중앙 공격만 고집한 탓에 사발레타는 침묵하고 로호도 시원찮았다. 가끔 시도된 측면돌파에 이은 크로스는 신장에서 우위에 있는 스위스 수비진에 의해 철저히 커트당했다. 가끔 위협적인 슈팅도 몇차례 나왔지만 디에고 베날리오 골키퍼가 엄청난 선방쇼를 보여주며 고전했다. 아르헨티나 골키퍼인 로메로는 일대일 찬스때 나와서 각을 좁히지 않고 멍하니 서있거나 잡은 공을 스위스 공격수 앞에서 놓치는 등 수차례 불안한 모습을 보여 아르헨티나 팬들에게는 심장이 내려앉는 듯한 공포를 안겨줬다. 스위스의 마지막 세트피스에서도 마찬가지. 헤딩이 골포스트 맞고 튕겨나와서 다시 제마일리를 맞고 나갔는데, 로메로는 이 모든 과정을 멍하니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나 메시는 그 모든 걸 이겨내고 승리했다.'''
같은날 치러진 벨기에-미국 경기에서 미국 골키퍼 팀 하워드에 가려 빛을 보지는 못 했지만 스위스 베날리오 골키퍼도 후반부터 시작된 아르헨티나 파상공세를 거의 막아내는 대단한 활약을 했다.
아르헨티나 다음 8강전 상대는 벨기에인데 스위스를 상대로 이렇게 고전하며 겨우 이겼던 걸 생각하면 벨기에도 과연 손쉽게 이길지…
리오넬 메시는 이 경기에서도 MOM으로 선정됨으로써, 4연속 MOM 선정이라는 ㅎㄷㄷ한 위업을 달성했다.
2.8. 8경기 벨기에 2 (a.e.t.) 1 미국
- ●: 경고 받을 시 다음 경기 결장
- ●: 출전 정지
- ●: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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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불모지라고 하지만 이제 북중미에서 멕시코와 더불어 최강급으로 발전한 미국은 만만치 않았다. 90분 내내 한 골도 나지 않았고 연장전까지 가서야 벨기에가 2골을 터뜨리며 겨우 이길 수 있었다. 미국은 막판에 1골을 넣으며 분패. 독일-알제리전과 매우 비슷한 모습을 보여줬다. 미국은 비록 수비에서 문제점을 노출했고 이를 집요하게 공략한 벨기에 선수들에게 말그대로 영혼까지 털렸지만… 이 모든 위기는 '''경기 당 월드컵 최다선방 횟수를 갈아버린'''(16회) 팀 하워드가 무효화시켰다. 실점을 2점으로 막은 게 기적이라는 평이 대부분으로, 괜히 팀이 패배했음에도 하워드가 MOM에 뽑힌 것이 아니다. 사실 하워드의 눈물겨운 선방들에 힘입어서 미국에게도 이길 찬스가 딱 한번 오긴 했었다. 후반 종료 1분 30초전 캐머런이 올려준 롱볼을 존스가 골문 바로 앞에 있는 윈돌로프스키에게 기가막히게 떨궈준 것. 그러나 쿠르투아가 급하게 각을 좁히러 나오긴 했지만 공간이 많이 열린 그 천금같은 찬스를 윈돌로프스키는 유효슈팅도 아닌 장렬한 홈런으로 날려버렸다. 넣었으면 게임이 끝나는 상황이었기에 미국으로서는 더 억장이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홈런이 작렬하는 순간 멍한 표정을 지은 클린스만의 모습이 미국 국민들의 심정을 대변해줄 듯.
오리기는 90분 내내 전방에서 미국의 수비수와 골키퍼를 혼쭐나게 했고, 체력이 방전된 그 틈을 루카쿠가 몸으로 밀고 들어가며 연장에서 마무리지었다.
이로서 북중미 팀들 중 사상 첫 8강에 오른 코스타리카를 제외한 미국과 멕시코는 16강에서 멈췄지만 엄청난 선전을 보여주었기에 북중미의 자존심은 지켰다고 할 수 있겠다.
3. 총평
각조 1위로 16강에 진출한 팀이 모두 8강까지 올라가는데 성공, 조별 예선과 달리 특별한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코스타리카를 제외하면 모든 팀이 8강에 오르리라 예상할 수 있을만한 팀이었으며 코스타리카 역시 16강에서는 그리스보다는 우세할 것이라고 평가받았다.
하지만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어도 모든 경기가 하나같이 치열했다. 수아레즈가 징계를 받고 빠져 사기가 떨어진 우루과이만이 콜롬비아에게 허무하게 패했을 뿐 나머지는 모두 막판까지 엎치락 뒤치락하는 승부였다. 8경기 중 6경기가 1골차 이내의 승부였고 이 중 5경기나 연장전까지 이어졌으며[26] 또 2경기는 승부차기까지 가서야 결판이 났다. 2골차가 났던 2경기 중 하나인 프랑스-나이지리아 전 역시 마지막 추가시간에 자책골로 2:0이 되기 전까지 숨막히는 접전을 벌였다. 객관적인 실력은 달리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고 맞선 언더독들의 무시무시한 근성과 투지는 축구의 재미와 월드컵의 의미를 다시한번 깨닫해줬고, 이런 대회를 준비하며 무성의와 안일의 극치를 보인데다 입으로만 투혼을 떠들어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한층 부끄럽게 했다.
특히, 알제리와 미국은 연장전에 2실점을 하여 사실상 승부가 기운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뛰어서 한 골을 따라붙는 투혼을 보여줬다. 이런 선수들의 투혼에 보답하듯 심판 판정도 깔끔했는데 논란이 될 판정이 아주 없었던건 아니지만 역대급 오심과 4차원적 판정이 연달아 터지던 지난 대회 16강과 비교하면 없었다고 봐도 좋은 수준이라 선수와 코칭스태프들은 공정한 판위에서 말 그대로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부을수 있었다.
또한 브라질의 세자르, 칠레의 브라보, 코스타리카의 나바스, 미국의 하워드, 독일의 노이어, 알제리의 엠볼히, 나이지리아의 에니에아마, 멕시코의 오초아까지 유난히 골키퍼들의 활약이 빛났다. 조별리그에서는 꽤 골이 많이 터졌던 반면 16강 대결에서는 각 팀마다 워낙 출중한 골키퍼들이 많았기에 3골 이상 먹힌 경우가 없었다. 8경기 중 5경기에서 골키퍼가 MOM으로 선정되었고 그 중 3명은 패배한 팀의 골키퍼였다. 브라주카가 골을 만들기 위해 제작된 공인구라는 걸 생각해 보면 골키퍼들의 선방이 대단했다.
다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8경기 중 5경기가 연장까지 가는 접전이었던지라 8강전의 경우 이로 인한 체력소모 변수가 어떻게 작용할지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
구글 개발자들이 16강에 진출한 국가에 속한 선수들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16강 이후의 경기 승률을 예측한 적이 있었는데, 승리할 확률이 높았던 국가 모두가 8강에 진출하였다.
[1] 호주는 16강까지 진출했으나 당시 호주는 OFC 소속이었다.[2] 스웨덴 월드컵 당시에는 16개팀이 4개조로 나누어 조별리그를 치른 다음, 8강 토너먼트로 우승자를 가리는 방식이었다. 이후 월드컵 참가국이 32개팀으로 확장되고 난 뒤 잉글랜드가 조별리그에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3] 독일에게 참패한 남아공 때도 16강은 갔다.[4] 연봉은 2억으로서 출전한 32팀 중에 꼴찌이기도 하다.[A] A B C D E F G H 현지 시각 기준[5] 이 아저씨가 스페인 VS 칠레 전에서 나타나 스페인을 약올렸기에 당시에는 각종 언론이나 커뮤니티에서 칠레 관중일거라고 예상하고 있었으나 이 경기에서 보여준 반응과 노란색 유니폼으로 미루어 봤을때 브라질 관중일 가능성이 더 높다.[6] 칠레 선수들은 이 경기에서만 145km의 활동량을 보여줬다. 양 팀 통틀어 최다 활동량인 샤를레스 아랑기스는 혼자서만 15km가 넘는 활동량을 기록했다. 보통 한 경기에서 활동량이 10km가 넘으면 활동량이 많다고 평가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칠레 선수들은 그야말로 젖먹던 힘까지 모두 짜내서 뛰어다녔다고 볼 수 있다.[7] 조별 예선에서 오심이 많았기 때문인지 SBS 중계진의 경우에는 수 차례 웹 주심의 판정을 칭찬했다.[8] 사실 이건 팀이 강등당해 2부 리그에 있는데, 세자르의 주급은 프리미어 리그 중상위권 수준이어서 임대로 주급을 아끼기 위한 것도 있다.[9] 칠레는 이번 월드컵에 참가한 32팀가운데 '''평균 신장이 가장 작은 팀이다.'''[10] 실제로 바로 전 남아공 월드컵에서 브라질의 실패와 8강 탈락도 스트라이커 자원의 문제가 뼈저린 원인이 되었다.[11] '''이번 월드컵 베스트 골 1위를 기록했다!'''[12] 경기장이 위치한 포르탈레자는 평균 최고기온이 섭씨 30도에 육박하고 평균 습도가 80도를 넘는 매우 무더운 곳이다. 게다가 적도 근처라서 일조량도 장난이 아니다. 스페인전과 이번 경기를 비교해 보면 같은 팀이 맞나 싶을 정도로 네덜란드 선수들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둔해진 게 보인다. 이 경기의 카스텔랑 경기장 체감온도는 '''39도'''에 달했다고 한다. 당시 관중들마저 대부분이 멕시코 응원단이라서 사실상 멕시코의 홈경기장인 듯한 분위기마저 돌았기 때문에 네덜란드로서는 이래저래 불리했던 상황이다.[13] 결과론적으로 이 투입이 신의 한 수가 되었다.[14] 위의 로번 액면가 맏형 드립과 훈텔라르 나이 드립 모두 배성재 캐스터가 친 드립이다.[15] 그러나 이걸 오초아의 실수라고 보기도 뭐하다. 훈텔라르가 몸이 향하는 방향과 차는 방향을 다르게 하는 페이크를 썼기에 방향을 읽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 사실 애초에 PK는 보통 당연히 넣는 것으로 여겨지고 막는 키퍼보다 차는 선수가 훨씬 부담이 크다. 키퍼는 막으면 영웅이 되는건데 차는 사람은 못 넣으면 역적이 되버리니까….[16] 멕시코의 한 가족 관객은 카메라에 잡혔는데 소년팬은 카메라에 얼굴이 찍히는 것보다 모자로 햇살을 가리는 것을 선택할 정도의 날씨였다. 이 경기가 얼마나 체력적으로 힘들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 그늘에서도 30도가 넘는데 햇볕이 내리쬐는 곳에 앉은 사람들이야 뭐…[17] D조는 잉글랜드, 우루과이, 이탈리아가 있던 죽음의 조였으니까 그렇다고 쳐도 C조는 조 2위로 코트디부아르가 올라올 줄 알았는데 이렇게 되었으니 코스타리카 쪽에서도 예상을 못했을 수 있다.[18] 이번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남유럽 국가들이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그리스였는데 나머지는 다 탈락하고 그리스 혼자 16강에 진출하였다.[19] 카드+페널티 킥이 나오고도 남을 그리스의 핸들링 파울을 발견하지 못하고 넘어가버리는 희대의 실수도 저질렀다.[20] 두어 차례의 완벽한 기회를 모조리 날려먹었다. 물론 케일러 나바스의 선방이 기가 막히긴 했지만….[21] 이때 MBC 중계진에서 "승부차기 가기 전에 카드 한장 더 받고 나바스가 만약 퇴장당한다면 코스타리카 멘붕 오겠다"는 말도 했다.[22] 승부차기라는 게 실력도 실력이지만 운이나 심리적인 부분이 크게 작용한다. 승부차기 문서 참고.[23] 물론 시청자들만 승리자인 건 아니고 승부차기까지 가서 공식적으로는 무승부가 되었으니 누구도 패한 게 아니므로 그리스, 코스타리카 양 팀과 양 팀의 팬들도 승리자가 된다. 오히려 승부차기까지 갔는데 여기서 그리스가 이겼다면 코스타리카는 심판 판정 때문에 울고, 그리스는 편파 판정 덕에 8강 갔다는 비난을 듣고, '''다른 경기도 아니고 월드컵 토너먼트 8강전을 감독 없이 감독 대행 체제로 치르는 일'''이 실제로 일어나서 양쪽 다 안 좋았을지도 모른다.[24] 히혼의 수치 참고.[25] 노이어가 없었다면 독일은 필패했을 가능성이 크다. 어찌보면 알제리는 월드컵 우승국을 바꿔놓았을 수도 있었고, 또 반대로 보면 노이어가 독일을 우승국으로 만든 것이다.[26] 네덜란드 VS 멕시코도 막판의 페널티킥 판정만 아니었다면 연장전에 돌입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