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애니메이션/논란과 오해 및 문제점
1. 개요
한국 애니메이션에 대한 논란과 문제점을 서술하며 해당 논란에 대한 오해와 편견에 대해 핵심적인 반박을 서술한 문서.
2. 논란과 오해
2.1. 지나치게 저연령층만 노린다?
전 세계의 모든 애니메이션들은 주로 어린이들의 환심을 사기위한 용도가 많기에 저연령층을 노리고 만들고 있으며 시장이 거대한 일본, 미국 정도를 제외하면, 한국과 사정이 같거나 아직 성장 중이거나 더 열악하거나 아예 시장 자체가 없다.[1]
그 성인타겟의 애니메이션을 만든다고 알려진 일본 애니메이션 또한 저연령층을 주타겟으로 한다는 점은 같다. 일본 애니메이션 시청률 상위권으로 손꼽히고 있는 사자에상, 도라에몽, 마루코는 아홉살, 원피스, 명탐정 코난, 짱구는 못말려 등은 물론 세계적으로 엄청난 수익을 벌어들인 포켓몬스터 역시 저연령층을 중심으로 소비되는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이다. 해당 작품들의 성인 팬덤이 있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메인 타겟'''은 저연령 계층이다. 성인 팬덤이 있는 이유는 인기가 지속되어서 방영기간이 몇십년동안 지속되다보니 자연스럽게 어른들도 계속 이 애니들을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기 애니메이션들의 주타겟은 아동용까지가 하한선이라, 유아용이라고 부르기엔 어폐가 있다. 텔레토비나 뽀로로등의 유아용과 비교하면, 악역과의 싸움과 승리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작품들도 상당수 있고, 그렇지 않은 마루코는 아홉살이나 사자에상조차도 해당 문화권에 대한 지식과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면 즐길 수 없는 면들이 꽤 있다.[2] 같은 저연령 대상이라고 해도 유아용과 아동용은 제작방식이 무척 다르므로 이 두 가지 사이에는 선을 긋고 판단할 필요가 있다.
덕후 포함 성인층을 노린 작품도 상당히 많이 제작되는 일본이나 미국[3] 과 달리 한국에서 청소년 및 성인층을 노린 애니메이션이 거의 나오지 않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때문에 아동층을 포용하는 작품군들만 비교해봐도 고연령층을 지나칠 정도로 배제하는 애니메이션에 편중되어 있다는 점이 문제였음은 부정할 수 없다.
콕 집어서 '유아용만 노린다.'는 비판은 '한국 애니는 쓸만한 게 아무것도 없다.'는 이야기가 돌았을 때보단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이지만, 그것도 뽀로로 등의 유아 대상 애니메이션만이 위용을 떨쳤을 때에 나온 말이라 지금 시점에선 꽤나 과거의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지금 시점에서 보면 하단에도 나열되었다시피 유아용의 범위를 넘어 아동용 애니메이션에서도 변신자동차 또봇 등의 시도가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
그리고 이젠 넥슨 주도로 시작했던 넥슨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나 라프텔 주도로 탄생한 슈퍼 시크릿/애니메이션, 네이버 웹툰에서 서비스 하는 네이버 웹툰/PLAY 툰, 네이버와 크런치롤의 주도로 탄생한 신의 탑(TVA), 갓 오브 하이스쿨(TVA), 노블레스(TVA) 들을 통해 게임, 웹툰 등을 플레이하는 고연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애니메이션도 좀 더 본격적으로 시도해보고 있다.
세계적으로 애니메이션이란 '''저연령층을 포용하는 컨텐츠'''란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그 유명한 디즈니도, 픽사도, 지브리도 전 연령층을 위한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다. 하지만 동시에, 이들 작품은 '''성인층도 포용하는 컨텐츠'''라는 사실도 중요하다. 그렇기에 다른 성인 컨텐츠들 혹은 영화들과 비교해도 동급 이상의 스토리텔링 구조와 비평적 성공을 등에 업고 있고, 그렇기에 전 세계적인 흥행이 가능한 것이다.
2.1.1. 청소년과 성인까지 포용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자
예를 들면 카우보이 비밥 같은 애니메이션을 한국에서 보고 싶다는 쪽이다. 비교적 고연령층이 많으며, 과거에 한국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 일본 애니메이션 중에는 내일의 죠나 베르사유의 장미, 은하철도 999, 빨강머리 앤 등 어느 정도 생각의 여지를 남긴 작품들로부터 영향을 받은 듯하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도 성인이 흥미를 느낄 만한 애니메이션을 원하는 분위기가 '''있긴 있었다'''. 90년대 중반부터 제작된 블루시걸, 아마게돈, 원더풀 데이즈 등을 보면 확실하게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애니메이션들은 '''처참하게 망했고''', 더 나아가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 전체를 무너질 뻔하게 만들었으며, 작품성 면을 봐도 기대 이하의 결과물이었다.[4] 게다가 애니메이션 관련상품 쪽에서도 저연령층(정확히 말하면 그 부모들)이 확실하게 지갑을 열어준 반면, 한국의 마니아층은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엄밀히 말하면 상술한 바와 같이 부족한 재미, 작품성에 지갑을 열 작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유가 무엇이든 결과적으로 성인만 노리고 만든 작품이 처참했기 때문에, 무조건 "성인'''만''' 포용하자"라기보다는 "성인'''도''' 포용하자"는 생각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 지브리나 픽사의 애니메이션은 '''성인 관객층'''을 끌어들이면서도 '''아이들의 눈높이'''를 잊지 않았으며, 생각의 여지를 남기는 깊은 주제의식까지 보여주고 있다. 아키라, 공각기동대, 총몽처럼 작품성은 훌륭하지만 대중성과 상업성 면에서 거리가 먼 작품들보단 이런 제작사들을 롤모델로 삼는 게 가능성을 볼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5]
오래되긴 했지만 떠돌이 까치, 달려라 하니 등도 최근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뽀롱뽀롱 뽀로로처럼 모두 저연령층을 기반으로 하는 애니메이션들이지만 이 작품들은 성인층에게도 잘 먹혀들어갔으며 작품성 역시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것이 그 예시이다.
게다가 일본의 경우도 성인향 애니메이션에 대한 사정은 우리보다 당연히 낫지만 생각보다 좋지 않아서, 이러한 '잘 만든' 작품들이 상업적으로 확실히 흥행을 보증하느냐 묻는다면 의문이 갈 법도 한 것이 사실이다. 위에서 예로 든 공각기동대는 매트릭스 같은 SF 영화들에 많은 영향을 끼쳤을 정도로 높은 작품성을 가졌지만, 내용의 난해함 등의 악조건으로 인해 첫 극장판은 그 일본에서도 좋게 봐줘야 평타 미만의 낮은 실적을 거두었다.
사실 매니아층이 수학술사 세미나 플라워링 하트 같은 미소녀 성향이 강한 케이스엔 많은 관심과 지지를 보이지만, 그 외 마당을 나온 암탉 같은 케이스가 나오면 초기엔 그저 저연령용 애니로만 치부하는 경향을 보였다. 즉, 다는 아니지만 매니아들에겐 '''고연령을 포용할 수 있는 요소 = 덕질하기 좋은 아이돌 같은 캐릭터'''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6] 신비아파트 시리즈가 시청연령대 트렌드가 되어도 또봇이나 바이클론즈의 일부 풍자적 요소가 나와도 일부 팬들을 제외하면 잘 몰라주는 게 일반적이다. 물론 아예 저연령층 애니를 보지 않고, 실제로 멋드러진 성인 캐릭터들이 나오는 애니를 원하는 매니아들도 적지 않은데, 이들까지 싸잡아서 무조건 미형 캐릭터만 원한다고 일반화해서는 곤란하다.
2.1.2. 유아용보다 연령층이 더 높은 저/고연령층 애니메이션을 만들자
돼지의 왕, 서울역처럼 유아를 벗어나 점점 연령층을 올려보려는 시도 또한 존재한다. 2010년대 초반 레트로봇에서 제작한 변신 자동차 또봇의 출시 기점으로 해당 작품의 성공 덕분에 유아용보다 높은 연령대의 아동용 한국 애니메이션이 많이 나오기 시작했고 고연령층 한국 애니메이션 팬덤 형성에도 기여했다.즈음 서서히 수가 늘기 시작했다.
포켓몬스터, 아이카츠! 같이 아동층을 겨냥한 한국 애니메이션을 보고 싶다는 쪽이다. 실제로 이쪽 수요도 유아용 못지 않게 많은 편이고, 현재 2~30대층도 추억의 애니 하면 유아 시기보다 아동 시기에 봤던 애니메이션을 많이 기억하고 있다. 이런 점을 봤을 때, 아동용 애니메이션 시장은 현재의 아동층은 물론 그 작품에 대한 추억을 이용한 키덜트를 노린 마케팅도 가능하므로 잠재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아직 유아용보다는 적지만, 사실 국내에서도 메타제트, 최강합체 믹스마스터, 변신 자동차 또봇, 치링치링 시크릿 쥬쥬, 아스타를 향해 차구차구 등등 아동용 애니메이션도 꾸준히 제작되었으며 또한 제작될 예정인 작품도 있다.
최근 우리나라 어린이들은 애니메이션을 볼 시간에 게임을 즐기는 경우가 많아 애니메이션에 대한 수요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아직도 한국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최대 수입국으로서 일본동화협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애니플러스를 필두로 spin A 등 일본 애니메이션을 일본 현지와 비슷한 시기에 볼 수 있는 동시방영 시장을 개척한 덕분에 2013년 한 해에만 106건의 판권 수입 계약이 이루어졌다. 한국 애니메이션의 완구 매출도 유의미한 성장세를 보인다고 한다. 아동용 애니메이션에 대한 수요층이 완전히 사라질 일은 사실상 없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나라들의 문화산업 통계를 보면 전세계적으로 게임이 강세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가 없지만 그렇다고 절대 애니메이션 수요가 전혀 없는 나라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만만치는 않기에 이 부분과 관련된 문제점은 해당 문단을 참고.
2.1.3. 상업적인 카타르시스 코드가 담겨있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자
세일러문, 프리큐어 시리즈, 명탐정 코난, 원피스, 나루토, 드래곤볼, 유희왕, 개구리 중사 케로로, 용자 시리즈 같은 애니메이션을 한국에서 보고 싶다는 쪽이다.
경우에 따라 아동용 애니메이션으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 카타르시스를 전하는 스토리 구조는 상당수 성인이 보는 작품의 특성을 애니메이션적으로 변형한 수준이다. 그렇기에 전 세계가 위험에 처하고, 그걸 극복하는 주인공은 영웅으로 그려지며, 생명을 위협하는 위기 속에서 폭력이나 그에 상응하는 힘으로 상황을 극복하는 장면 역시 자주 등장한다.
다만 이런 작품들 상당수가 지상파의 심의 압박에 굉장히 취약하다. 한 끝만 더 나가면 위험할 정도로 제대로 된 싸움을 보여줘야 할 때도 있기 때문. 세일러 문이나 원피스 등은 국내의 심의 삭제가 감상을 방해할 정도였다. 명탐정 코난 역시 지금은 안정적으로 향유되고 있지만, 범죄 조직에 연관되고 사람이 죽어나가는 스토리라인은 잘못 태클 걸리면 위험한 수준. 당장 지난 2000년 KBS2에서 명탐정 코난을 방영할 때에도 폭력성과 잔인함으로 인해 거센 지적을 받아 조기종영한 바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건전한 것만 만들려고 하다간 오히려 이상하게 만들어질 위험도 크다. 그리고 근래들어선 해외애니들은 합작을 제외하면 지상파에 들이질 못하는 일이 많고 지상파 보다도 케이블을 더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부분 일본에서 혹은 국내나 서양권에서 히트한 작품들이며, 그렇기에 지금도 유사한 시리즈가 유사한 스토리라인으로 지속적으로, 안정적으로 생산되고 있다. 황금 시간대나 아침 시간대를 점유하는 작품들인 만큼 소비 대상은 오타쿠로 한정되지 않으며, 대부분 BD나 DVD 판매량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 대신 '''아동을 대상으로 한 캐릭터 상품''' 등이 반드시 발매된다. 이런 부류의 작품들이라면 충분히 돈이 될 만한 작품들이 나올 가능성도 크기에 실현 가능하면서도 양자의 의사를 모두 존중한,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라는 의견이 많다. 물론 기록적으로 히트한 작품들도 많지만 섣불리 만들다 망한 작품들도 많기에 이럴 것이다! 하고 단정하는 것은 위험하긴 하지만 말이다.
배트맨 등 마블 코믹스나 DC코믹스의 작품들도 이쪽 계통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후일 리메이크되어 다크 나이트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등으로 재탄생된 사례를 통해서도 이쪽 작품들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세일러 문이나 용자 시리즈 등도 한참 옛날에 끝난 컨텐츠가 아직까지 지속적으로 회자되고 있다.
사실 국내 애니메이션 중에서도 게임을 원작으로 만든 작품이라면 쉽게 이쪽 분류에 해당될 수 있다. 무한전기 포트리스나 아스타를 향해 차구차구, 넥슨 애니메이션 프로젝트 소속 애니들, 스톤에이지: 전설의 펫을 찾아서 등.
2.2. 모두 실패했는가?
물론 실패한 경우도 많긴 하지만 그렇다고 전부 다 상업적으로 실패하지는 않았으며, 오히려 기록적인 흥행을 기록한 작품도 있다.
극장판 애니메이션 쪽을 보자면 홍길동(1967)과 로보트 태권 V(1976) 같이 상당히 흥행한 애니메이션이 간간히 나왔고, 근래에는 마당을 나온 암탉이 열악한 조건[7] 속에서도 220만 관객을 돌파하는, 기록적인 수준의 흥행을 이룬 바가 있다.
TV판 애니메이션의 경우 아기공룡 둘리와 달려라 하니, 옛날 옛적에 등이 비디오 판매로 큰 수익을 올렸으며, 특히 머털도사와 날아라 슈퍼보드의 경우 최고 40%대에 달하는 엄청난 시청률을 기록하였다. 그 이후에도 상당한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들이 나오기도 했으며(이를테면 스피드왕 번개, 레스톨 특수구조대, 검정 고무신, 트랙시티, 유니미니펫, 탱구와 울라숑, 두치와 뿌꾸) 올림포스 가디언의 경우는 극장판까지 제작될 정도로 호응이 좋았다. 장금이의 꿈도 2기까지 제작되었고 아이언키드 같은 작품은 해외 수출도 성공적이었다. 뽀롱뽀롱 뽀로로는 그 중에서도 '''전설'''. 게다가 라바와 같은 타 국산 애니메이션들 역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을 받아 수출길에 오르고 있다.(밑의 수출목록 항목 참조) 변신 자동차 또봇이나 아기공룡 둘리는 내수 시장에서만 따져도 상당한 흥행을 했다.
사실 이렇게 성공한 작품들이 많음에도 이러한 작품들의 인지도는 반대급부로 상당히 낮은 편이다. 그나마 뽀로로와 라바는 비교적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그 외의 한국 애니메이션들에 대해서는 존재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국 애니메이션에 큰 관심이 없다면 무슨 작품이 나오는지도 알기 어려운 수준. 이것은 언론을 비롯한 각종 매체에서 한국 애니메이션을 제대로 다뤄주지 않는 것도 큰 원인이다.[8] 다만 정말로 다뤄줄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인지에 대해서도 검토하며 되돌아 봐야 할 사항이지만 말이다.
한국 애니메이션이 다 실패했다는 인식을 주는 것에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성인향을 자처한 애니메이션들이 대작급 스케일로 처절하게 말아먹었다는 것이 가장 크다. 22억을 들이붓고도 상업적으로 실패한 영혼기병 라젠카, 106억원을 들이붓고 시원하게 망한 원더풀 데이즈같은 경우가 대표적인 예시. 물론 다른 실패 요인들이 더러 있었지만 성인향 애니메이션만 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국산 성인향 애니메이션의 대실패가 더 먼저 눈에 들어오지 유아용 애니메이션의 대성공 같은 것이 눈에 보일 리가 없으니 이러한 인식이 나오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래도 220만 관객을 기록하는 흥행을 거둔 마당을 나온 암탉 같은 경우는 성인도 감명깊게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므로 성인향이라고 모조리, 전부 실패했다는 인식은 잘못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주로 일애니를 기준으로 드는 흥행척도를 국내에 적용해 보려는 경향이 있다. 완구나 게임 원작들을 기준으로 한 작품이 아니면 주로 시청률[9] , DVD, BD와 같은 2차 수익을 기준으로 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물론 이 기준을 적용하면 실패한 사례가 훨씬 더 많아지는 것도 사실이다.
2.3. 3D는 거부감이 든다?
이는 3D로 제작되는 유아용 애니메이션과 카툰 렌더링을 사용하는 일부 애니메이션들의 영향으로 보인다. 다만 이 부분은 매니아/오덕 계층의 이중잣대도 어느 정도 존재하지만[10] '''3D는 별로다'''라고 말하는 대상은 디즈니, 픽사, 드림웍스의 작품들이 아니다. 이렇게 미국의 대기업들이 막대한 자본을 들여 만드는 애니메이션의 퀄리티를 까내릴 사람은 없다.
3D 애니메이션을 논하려면 일단 렌더링이라고 하는 필수 작업과정을 이해해야 한다. 일반적인 3D 애니메이션의 경우, 영화처럼 1초에 24프레임을 연속으로 재생하여 움직임을 만들어 낸다. 캐릭터 폴리곤과 각종 오브젝트를 제작한 후 현실감 있는 화면을 위해 렌더링을 해야 하는데, 겨울왕국의 경우 단 '''1 프레임'''을 렌더링하는 데만 수십, 많게는 수백 시간이 소요되었다. 게다가 이것도 일반적인 컴퓨터가 아닌 고성능 슈퍼컴퓨터가 계산한 것이다. 이러니 퀄리티 높은 장편 3D 애니메이션을 고작 1~2년 안에 만든다는 건 어림도 없는 일이다. 결국 오랜 제작시간 동안 인력과 장비에 지속적으로 돈을 투자해야 할 텐데, 그러한 자본력을 감당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 제작사는 현재 국내에 존재하지 않는다.[11] 따라서 국내에서 제작되는 유아용 애니메이션들은 그렇게 높은 3D 품질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이 때문에 3D에 대한 거부감을 갖는 사람들이 생겨난 것으로 예상된다.[12]
또한 카툰 렌더링을 사용하여 2D 캐릭터 같은 3D 모델을 구현한 작품들이 3D 애니메이션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는 데 한 몫 했다. 극 초창기 레카나 삐까뽀 친구들과 같은 시대에 비해 그래픽에서 많은 장족의 발전을 이뤘지만 여전히 인식이 초창기 3D 애니메이션 제작 당시의 인식과 다를게 없다. 일본에서 주로 3D 렌더링이 2D와 비슷한 셀 셰이딩, 카툰 렌더링[13] 쪽으로 발달한 이유도 그 때문이라 추정된다.
하나 덧붙이자면, 디즈니에서 2D 애니메이션에 관해 색다른 시도를 한 작품이 있다. 페이퍼맨이 바로 그것. 3D 폴리곤 작업을 한 후 라인을 모델에 입히는 방식으로 2D'처럼' 보이는 효과를 만들었다. 정통의 2D 애니메이션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결과물이 상당히 괜찮아 2D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길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국내 작품중에선 에어로버가 주로 이런 식의 연출 기법을 쓴다. 그리고 레트로봇의 새로 나오는 신작인 포텐독도 3D 애니메이션이긴 한데 2D 애니메이션 느낌이 나게 수정했다고 한다. 주로 또봇이 다소 기법관련으로 유치하다는 반응이 주로 식별되던 것과 함께 픽사나 디즈니의 3D 애니메이션과 비교를 당하는 것을 피하고 고연령층 시청자들이 갖고있는 3D 애니메이션은 애기들이나 보는 것이라는 편견 때문에 이렇게 바꾼 것.
사람 캐릭터를 실제 인간과 흡사하게 표현한 3D 애니메이션 폴라 익스프레스가 개봉했을 때, 이걸 극장에서 보던 아이들이 무섭다며 울음을 터뜨린 일이 많았다고 하는데, 인간은 인간과 어설프게 닮은 대상을 오히려 혐오하는 심리가 있다. 불쾌한 골짜기 항목 참고.
2.4. 오타쿠 계열의 매니아층 작품의 수명과 수익이 압도적이다?
여기서 우유를 유아용 애니메이션/아동용 애니메이션, 술울 심야 애니메이션으로 치환하면 설명되는 부분이 어느 정도 있다. [14]'''모두가 매일 찾는 상품을 취급해야 해. 술은 아니야'''. 알코올 중독자가 아닌 이상, 대다수의 사람들은 파티할 때나 진이나 스카치를 한두 병 정도 사는 게 전부야. 노동자들은 토요일 밤에 맥주를 여섯 병 정도를 사는데, 그거면 그 주 몫은 땡이지. 하지만 우유는 말이지! 모든 가족들은 매일 우유를 식탁에 올리려 하지. (중략) 자네들은 '''신선한 우유가 밀주보다 더 이익이 크다는 사실을 알았나?''' 정말이지, 우리는 틀린 사업에 종사하고 있었어.
결론부터 말하자면, 절대 그렇지 않으며 몇몇 예외를 제외하면 오히려 온가족이 즐기는 아동용 작품의 수익이 몇 배는 압도적이다. 마치 방산기업에서 내놓는 무기들이 단가가 비싸니 민수 기업보다 수익성도 더 좋을 거라는 것과 비슷한 논리.
현재까지도 방영중인 일본의 국민 애니메이션인 도라에몽이 방영되고 있는 횟수를 세어보자. 미국에서도 미키 마우스와 같은 월트 디즈니 원작 만화나 톰과 제리, 루니 툰, 보글보글 스폰지밥 등의 애니메이션도 지속적으로 새로운 에피소드가 제작되고 있다. 게다가 한국에서는 뽀롱뽀롱 뽀로로가 2003년부터 2018년까지 방영되었던 것만으로도 생각해도, 저연령층 애니메이션의 수명이 짧다는 건 편견에 불과하다.
1980~1990년대에 방영되었던 추억의 애니메이션으로 회자되는 작품들은 거의 대부분이 유아용 및 아동용 애니메이션이었으며,[15] 지브리의 대표 흥행작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도 애초부터 아동용 애니메이션으로 기획된 작품이었다.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는 월트 디즈니의 겨울왕국을 생각해 보자. OSMU 관련 상품들이 그야말로 수백억 단위로 어마어마하게 매출이 나왔다는 사실을 말이다.
물론 고연령/마니아층 작품들 중에서도 저연령층 작품만큼 성공을 거둔 작품들이 아주 없지는 않고, 이따금씩 "저연령층 애니메이션의 파급력이 큰 건 맞지만 수익성은 마니아층 애니메이션이 더 크다[16] "는 변종(?) 주장도 나오는데, 이런 케이스는 일부다. 어디까지나 그 작품의 마니아층이 높은 구매력을 가졌을 뿐이(고 높은 단가도 그 결과이)지 세계적으로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 디즈니와 픽사의 작품들도 기본적으로는 아동층을 대상으로 만든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한 가지 예를 더 들자면, 아동용 아이돌 애니메이션인 아이카츠!의 매출액은 오타쿠를 노리고 만든 동일 장르의 작품 러브라이브!와 아이돌 마스터를 압도할 정도로 높다. # 아동용 애니메이션은 특정 계층만을 포용할 수 있는 고연령층 애니메이션과 달리 부모 등 가족들까지 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당연히 수익 면에서 앞설 수밖에 없는 것이다[17] .
또한 관련상품이라는 측면에서도, 앞서 언급한 저연령층 및 전연령층 애니메이션 관련상품이 얼마나 많이 쏟아지고 팔려나가는지를 생각해 보면 말도 안 되는 주장이다. 우리나라에서 일명 '청소년과 성인'을 끌어들이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가이스터즈나 블루시걸처럼 그런 애니메이션들이 모두 흥행에서 참패했다는 점만 봐도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시장의 주 소비자층은 결국 아동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18] 성인 취향의 만화였던 근육맨, 짱구는 못말려 또한 저연령용으로 제작되면서 더 인기를 얻은 점만 봐도 그러하다.
이처럼 수많은 사례들이 있기 때문에, 상당수의 생각 있는 사람들은 절대 저연령층 및 전연령층 애니메이션의 수명이 짧다고 하지 않는다. 작가의 태업도 있긴 하지만 2000년대 중후반에 인기를 얻었던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이하 '하루히 시리즈')가 10여년도 가지 못하고 수명이 끝난 오와콘 취급을 받고, 어지간한 고연령/매니아층 애니메이션의 경우에도 작품이며 캐릭터며 그 인기몰이가 몇 년을 넘어가기 어렵다는 점을 본다면 고연령/매니아층 작품의 수명이 더 길다는 주장은 더더욱 설득력이 떨어진다.
온갖 일본산 창작물의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2020 도쿄 올림픽 홍보물에 등장한 여러 캐릭터들도 모두 원작이 나온 지 수십년이 지났음에도 세대를 불문하고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저연령/전연령층 작품의 캐릭터들이며, 서브컬처 및 매니아층 작품에 출연한 캐릭터는 단 한 명도 없다.
일부 오타쿠들은 "한국 사회가 오타쿠층을 무시하고 차별하기에 한국 애니메이션이 발전하지 못한다"고 주장하는 경향이 많다. 실제로 한류가 이런 '빠'라는 팬덤을 중심으로 발전했으며(단순히 매출에만 기여한 것이 아니라, 일본 만화계에서 동인 작가가 프로로 데뷔하는 것과 같이 방송, 연예 계통의 인재 풀이 되기도 한다), 후술할 해외축구도 수많은 팬들이 기반이 되어서 발전한 것과 마찬가지로 '팬덤'의 존재는 해당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문제는 이들이 실제적으로 업계를 먹여살리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후술)
투니버스도 대기업인 CJ E&M에 인수된 이후로 매니아층 애니를 거의 편성하지 않고 어린이 채널로 전환해 CJ가 참여한 자체제작 애니메이션으로 방영을 전환해 안녕 자두야, 아스타를 향해 차구차구, 신비아파트 시리즈와 같은 저연령용 콘텐츠를 자체적으로 제작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지만 연령대를 서서히 높이는 시도를 하고있으며, 애니플러스, 애니맥스 코리아 같이 일본 애니메이션 동시/자막 방영으로 가 봐도 수익성, 정서/심의 문제나 극우 미디어물 등 여러 이슈 문제로 국내 방영이 불가능한 작품들은 차치하더라도 판권료/계약 문제나 수익성을 이유로 더빙은 고사하고 더빙 방영보다 돈이 덜 드는 자막판조차도 국내에 아예 방영되지 못하는 작품들이 있는 상황에서 완구 판매 같은 사업조차 불가능한 오타쿠 대상 애니메이션이 국내에서 손해가 나지 않을 만큼의 돈을 벌어다 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19]
그리고 오타쿠를 대상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을 만든다면 현재 일본 심야 애니 시장의 주 트렌드인 일명 '아키바계 모에풍 애니메이션'을 따라하게 될 텐데, 이쪽은 이미 일본에서 선점해 놓은 상황이라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만들기가 어렵다.
게다가, 설령 그런 류의 애니메이션을 만든다고 해도 투자금을 어떻게 회수할 것인지가 문제이다. 심야 애니의 경우 일본에서는 DVD, BD 등의 광매체를 판매하여 손익분기점을 채우는 게 일반적이며, 거기서도 제작위원회 구조상 손해가 분산되었을 뿐 프랙탈급 판매량(...)을 기록하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대부분은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해 막대한 손해만 끼치는 작품들이 수도 없이 많다. 단적으로 2015년 9월부터 파산 절차에 들어간 manglobe와 2017년 6월부로 파산한 아트랜드의 사례만 봐도 이러한 일본 심야 애니의 열악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애초에 심야 애니메이션 시장이라는 것 자체가 일본에만 존재하는 것이기도 하며, 일본의 시장구조가 특이한 이유도 있다. 광매체 판매 외에는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수단이 충분치 않으며 블랙기업 논란을 일으킨 A-1 Pictures, P.A.WORKS의 사례와 같이 열정페이 등 인력들을 갈아넣어서 만들어지는 비정상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극장용 일본 애니메이션을 가지고 비교해 봐도 일본에서 3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에반게리온: Q의 국내 관객 동원률은 6만 명, 스즈미야 하루히의 소실은 2만 4000여 명, 그날 본 꽃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가 3만 9000여 명, 그나마 10만 관객이 넘어간 작품 중 하나인 러브라이브! The School Idol Movie[20] , 소드 아트 온라인 -오디널 스케일-의 관객도 약 11~12만여 명[21] 정도인 데 비해, 2012년에 국내에 개봉된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은 27만 명, 하다못해 블록버스터급 작품인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과 상영 시기가 겹쳐 상영관이 부족했던 2015년에 국내에 개봉된 정면승부! 로봇아빠의 역습조차도 작품 평가도 좋았던 것은 물론 관람객도 14만 9천여명 이상으로 애니플러스가 피땀 흘려 마케팅한 러브라이브 극장판의 관람객 수를 가뿐히 넘었다. 그리고 명탐정 코난 극장판은 구작을 재개봉한 경우를 제외하면 2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고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한데, 어린 아이들을 혼자서 극장으로 보내는 부모는 왠만해선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스튜디오 지브리 애니메이션이 디즈니의 해외 배급을 통해 상영관을 많이 잡긴 했으나, 지브리에서 제작하는 작품들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보러 오는 전연령층 애니메이션이다. 적은 상영관을 잡고 꽤 흥행이 좋았던(전국 60만 관객 이상) 명탐정 코난이나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은 물론이고, 220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극장판 애니메이션 중에서 최고 흥행을 거둔 마당을 나온 암탉도 전연령층 애니메이션인 건 마찬가지였다.
더불어 한국에 개봉되었던 역대 애니메이션 영화 흥행 1~10위에 랭크된 작품들을 살펴봐도 전체 관람가가 아닌 애니메이션 영화로서 국내 최다 관객을 동원한 너의 이름은.만이 12세 이상 관람가일 뿐 나머지 작품들인 겨울왕국, 쿵푸팬더 1~3, 주토피아, 인사이드 아웃, 슈렉 2,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드래곤 길들이기 2는 모두 전체 관람가로 개봉되었던 애니메이션들이다.
참고 기사 번역본("일본은 아동용 애니가 적다" 는 문제, 왜 왕년보다 줄었나)[22]
해당 기사는 카타부치 스나오 감독의 인터뷰다. 기사 내용을 일부 요약 하자면 아동애니의 특성상 길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제작비와 방송비가 많이 들고[23] 그렇다고 시청률 자체만 높아선 흥행 못하고 완구팔이도 있어야 하며 과거보다 시청자들의 수준과 눈이 높아져서 애매하거나 어설프게 만들면 망할 수 있으며 의외로 단순히 저출산시대라서 흥행 못하는 게 아니라고 하였다. 학습만화, 동화책, 위인전 등의 아동 대상 서적책들이 지금도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며 잘 팔리고 있는것이 반증.
그렇지만 현대의 일본 애니 제작자들은 아동애니에 관심을 두지 않고 고연령층 심야 애니 제작에만 집중하는 쪽을 바라고 있고, 아동서적 출판사들은 애니화 프로젝트에 소극적이라고 한다. 다른 나라는 만들고 싶어도 투자금이나 수익성, 팬층의 지지기반 없으면 못 만드는 게 고연령 타깃 애니지만 일본의 사례는 오히려 그런 특성 때문에 되려 아동애니 제작이 어려워졌단 점에서 아이러니함이 있다고 한다. 게다가 일본의 그 고연령층 심야 애니마저 대부분 양산형이라 일본 팬덤 내부에서도 말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한 우물만 깊게 파며 영, 유아/아동애니 위주로 제작해왔던 한국 애니도 나름대로의 양질의 성장을 하는 중인 걸 보면 옳은 말일 수도 있다. 팬들이 모여 팬덤을 형성하고 성장을 한다면 훗날에도 인기를 기약할 수 있을 정도가 된다면 더 좋을 것이다.
2.4.1. 보충
사실 오타쿠로 대표되는 '팬덤'은 '압도적인 수익'을 가져다 준다기보다는 그 충성심으로 '안정성'을 가져다 준다고 보는 것이 옳다.[24]
예를 들어, 아이돌스타 육상 선수권대회의 경우 기본적으로 아이돌 팬덤을 대상으로 제작된 프로그램으로 시청률이 6~10%를 오가는데, 이 중 아이돌 팬의 비중은 정말 크게 잡아도 3% 정도에 불과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도합 3% 정도의 고정 시청률은 담보된다고 볼 수도 있다. 정치계의 '콘크리트 지지층'도 언론과 대중들 사이에선 상당히 부정적으로 평가를 받지만 그들이 지지하는 정치인들이 그들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도 마찬가지의 이유(고정 지지율을 담보하기 때문에)이다.
또한 기업 입장에서는 틈새시장 공략의 일환으로 충성심 있고, 돈 잘쓰는 소수가 돈 안쓰는 절대 다수보다 중요할 수도 있다. 가령 아이돌 산업의 경우 앨범을 여러개 사고, 스트리밍 돌리면서 순위 높여주고, 관련 굿즈 사고, 그리고 콘서트도 가주는 팬들이 기껏해야 음원을 사주거나, 아니면 그마저도 복돌이 하는 일반 라이트 소비자들보다는 낫다는 것이다.
즉, '부담 없이 다수의 시청자로 흥행을 이끄느냐?'와 '충성스런 소수의 팬덤으로 흥행을 유지하느냐?'의 문제라 볼 수 있겠다. 국내 작품중 덕후들의 기호에 맞춘 애니들이 방영 전 부터 기대치를 높게 쳐주며 기대하더니 정작 방영이 시작되거나 활동이 뜸해질때 쯤 팬들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기대가 식어버려 하락세를 맞아버린 작품이 종종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아동용 애니메이션에 팬덤이 생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오해이다. 원래 아동용 애니메이션(7~13세 여아)으로 기획되었다가 브로니라는 팬덤을 만들어 낸 My Little Pony를 떠올려 보자. 반대로 오타쿠 계열의 매니아층 작품이 반드시 팬덤을 만들어 낸다는(그리고 유지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전술한 '하루히 시리즈'가 오래 가지 못한 것도 고연령층을 대상으로 해서라기보다는[25] 충성스러운 팬덤을 확보하지 못했고, 그나마 있던 팬덤도 다른 후발 주자들의 급부상과 원작자의 태업으로 떠나 버렸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이와 비슷한 한국 애니에도 비슷한 팬덤이 드물게 존재하는데 영실업과 함께 변신 자동차 또봇과 바이클론즈를 만든 제작사 레트로봇의 팬덤들이 있다. 주로 완구보다는 애니메이션을 통해 시리즈의 팬이 된 사람들이 주류이며, 한참 방영되던 시절엔 또봇들 널리 알리고 2차 창작도 활발하게 해주던 순기능이 있었다. 이후 완구 판매량의 감소와 다른 후속 라이벌 작품들의 등장으로 시리즈 무기한 중단이 불가피해졌고, 스핀오프인 애슬론 또봇으로 버티는가 싶다가 아쉽게도 실적이 손실 대비 좋지 않아 영실업과의 계약종료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영실업에 대한 악감정이 축적되기 시작했다. 이때 레봇팬 상당수가 영실업이 레트로봇에게서 또봇 저작권을 강탈했다고 오해하고 있고, 누군가에게 영실업이 부당한 방식으로 저작권을 강탈했다고 잘못 알아들은 내용을 전해받은 팬들이 그것을 그대로 믿고 영실업을 욕하는 식으로 성향이 강경해진다.
이후 애슬론 이후 리부트 신작인 또봇 V가 나온 이후에도[26] 단지 또봇 V를 옹호하거나 본다는 이유로 눈치나 멸시를 하거나 작품에 대한 비난을 주로 하기도 하고 레트로봇의 실책은 언급조차 않고 영실업의 행적만을 까내리기 시작하며[27] 레트로봇 제작 애니를 제외한 다른 타 영실업과 계약한 제작사 작품들에게 영 좋지 않은 해코지를 하는 악성 전작빠에 가까운 팬덤들이 되어가는 듯한 분위기가 되었다. 그 중에는 트위터에서 주로 자기들끼리 지내며 다른 영실업 애니들을 까내리는 계층, 유튜브 댓글란에 찾아와 무차별적으로 비난, 조롱, 저주로 대응하며 또봇V에 호의적인 의견을 내보이는 사람에게까지 욕설 및 조롱하는 사람들이 생겨나 "또폭도" 내지 "또위병" 이라는 멸칭이 생기기도 했다.
결국 어떤 계층을 노리느냐보다도 '얼마나 충성스러운 팬덤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2.4.2. '문제는 돈이야, 바보야!'
대중문화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고자 살 만한 사람을 겨냥한다. 이것이 바로 문화산업의 '소비층 확보'이다[28] . 일본의 '오타쿠 시장'은 K-POP과는 반대 방향으로 연령대를 확장해 왔는데, 일본에서도 기본적으로 애니메이션은 아동을 주 소비층으로 삼고 있었으나 건담 시리즈 등의 작품이 20대 이상의 성인층에게도 어필하면서 '구매력 있는 성인을 대상으로 하면 돈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성인 취향의 작품을 만들기 시작하였다. 바야흐로 '대 오타쿠 시대'가 개막된 것. 그리고 1990년대 이후 어렸을 적부터 애니메이션을 접한 '오타쿠'들이 자신들의 취향이 담긴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면서 K-POP의 소비층이 10대 중심으로 정착한 것과 마찬가지로 일본 애니메이션도 '오타쿠' 중심으로 정착된 것. 물론 일본에도 아동용 애니메이션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나, 오타쿠의 구매력에는 비할 바가 못 된다.우리나라 대중가요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1960년대까지는 음반(레코드판)을 사고 공연을 보러 올 수 있는 소비층이 '''직장인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당시의 대중가요는 가사가 '''성인 취향'''이에요. "인생은 나그넷길...", "억울하면 출세하라..." 다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내용입니다. 그러다가 1970년대가 되자 새로운 구매자들이 나타납니다. 바로 '''20대 대학생'''들이에요. 이들이 음반을 사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보니 '''통기타, 청바지로 대표되는 청년문화'''가 도래합니다. 1980년대가 되면 '''10대'''가 새로운 소비자로 등장합니다. 부모한테 돈 받아서 나이키 신발 사서 신고, 가수들 음반 사고, 공연 보러 다니죠. 이들을 겨냥한 상품이 쏟아집니다. 댄스 음악이 본격적으로 흘러나오는 거고요. 1990년대가 되면 10대가 시장 전체를 장악하다시피 합니다. 이런 현상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거예요.
요즘 들을 노래가 없다고 한탄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10대를 제외한 다른 세대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부분일 거예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다른 세대가 음악에 돈을 안 쓰기 때문'''이에요. 지금 음반이나 음원을 구매하는 건 '''모두 10대들'''입니다. 그러니 그들을 대상으로 한 노래가 나오는 거지요.
-김창남,『인문학이 인권에 답하다』,「드라마 주인공은 왜 사투리를 쓰지 않을까?」 . 철수와 영희. 65-66p. 이하 이 책을 ''인.인.답.''이라 표기함.
그러나 한국의 오타쿠들이 수익성 면에서 한국 애니 시장에 도움이 된 사례는 그다지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에 도움이 되었다면 오타쿠들이 원하는 애니메이션을[29] 충분히 내놓고도 남았겠지만, 현재로서는 고스트 메신저 하나뿐이고 이마저도 성공적이라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게임이나 장르문학 분야는 그래도 오타쿠층의 직접적인 수요가 있는 편이며 저연령용 애니메이션 쪽에서도 매니아층 형성과 인지도 상승등을 통해 수요와 공급이 활발한 편이지만, 아직 고연령층 애니메이션 쪽에서는 매니아, 오타쿠층의 수요가 거의 없다시피 하다. 그러니 오타쿠 타겟 애니가 나오지 않는 건 어쩔 수 없는 자본주의 사회의 규칙을 따라야 하는 현실인 셈. 만약 저 주장이 사실이라면 일빠 국가로 유명한 대만은 일본 다음 가는 애니메이션 강국이 되어야 했을 테지만, 오히려 대만 애니메이션계의 상황은 차라리 한국 애니 시장이 양반으로 보일 수준으로 제대로 구축이 되어있진 않다.
이는 한국 오덕층의 태생과도 관계가 있는데, 인터넷 시대 이전의 '오타쿠'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합법적으로 접할 경로가 없었기에 지상파(가끔 케이블)에서 방영된 애니메이션을 제외하면 애니메이션을 접할 경로가 불법 복제 비디오 뿐이었고, 심지어 인터넷 시대 이후에 형성된 한국의 남성 오덕층은 돈을 안 쓰는 일을 큰 미덕으로 삼은 부류여서 시장 면으로도 그다지 유의미한 입장이 못 된다.[30] 그 결과, 불법 공유로 인해 DVD, BD와 같은 광매체 시장이 거의 멸종되다시피 한 상황이다. 현재 한국 시장에서 영상물 자체로는 제작비를 거의 회수하기 어렵고, 결국 IPTV쪽 VOD, 광고 및 완구 판매를 통해 수익을 낼 수밖에 없어서 업계가 영/유아용 및 아동용 애니메이션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작품의 공식 제작사가 유튜브, 네이버TV를 통해 무료로 에피소드를 공개하며 작품과 관련된 컨텐츠를 제작해 구독자를 모으며 조회수나 광고 수익을 벌어들이는 사례와 넷플릭스와 같은 스트리밍 사이트에 서비스 하는 식의 마케팅 또한 존재한다.
결국 고연령층이 볼 애니메이션이 없다시피 한 근본적인 이유는 위와 같이 '''그들이 돈을 안 써서'''이고, 한국 애니메이션 관련 상품을 구매하는 이들은 대개 유아~아동들이며 그래서 그들을 대상으로 한 애니메이션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다시 '돈을 쓰고 싶어도 볼 수 있는 한국 애니메이션이 없다'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게 된다.
2.4.3. 물론 보호도 필요하다
문화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가진 다양한 취향'''을 충족시켜 주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상업주의의 독주를 막아야죠. (중략) 상업적으로 경쟁력이 없는 부분은 보호해야 합니다. 이를테면 인디밴드 같은 것들, 거리의 연주자들, 이런 것은 사회에서 지켜줘야 한다는 거예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중략) 제가 만화에도 관심이 많아서 일전에 만화 계간지를 만든 적이 있습니다. (중략) 그런데 2호가 나오자 별안간 지원을 중단하겠대요.[31]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상업성이 없다는 거예요.''' 어이가 없더군요. '''상업성이 없으니까 지원하는 거잖아요.''' (웃음) 공무원들 사고방식이 그래요. 문화의 공공성에 대한 인식이 없는 겁니다. 그래서 해외의 경우는 시장이 나뉘어져 있어요. 주류 시장에 대응하는 소위 마이너리그라는 게 있습니다.(중략) 우리가 영국 하면 프리미어리그를 떠올리잖아요. 세계적인 프로리그이지만 '''그 아래 스무 개가 넘는 하위 리그'''가 존재한다는 걸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지역신문에는 이런 하위리그 경기 기사가 등장해요. 선수들은 한 단계 한 단계 실력을 다져서 올라갑니다. 그런데 못 올라가도 살아요. 그럭저럭 생활을 유지하면서 자기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도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야 해요. 현실은 그렇지 않지만 노력해야 합니다.
(중략)비주류시장, 마이너리그의 생태계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저는 이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몇 년째 하고 있는 한국대중음악상이라는 것도 그런 취지에서 제정된 것이고요. 한국에는 TV에 자주 나오는 스타들만 있는 게 아니다. 이렇게 다양한 음악이 있고 문화가 존재한다는 걸 알리고자 하는 겁니다. 그런데 주류매체 즉 지상파 방송사 같은 데서 관심이 없어요. 스폰서가 없다 보니 꾸려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인.인.답.''. 84-86 p.
문화의 다양성과 공공성은 존중되어야 하며, 이는 '오타쿠 문화'라고 예외가 아니다. '오타쿠 문화'가 권장할 일은 아니지만, '오타쿠' 인구에게는 '오타쿠 문화'가 '생활 필수품'[32] 임을 부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는 문화 주권과도 관계된 문제로, 통상적으로는 비교우위의 관점에서 보면 '한류'를 팔아 일본에서 '오타쿠 문화' 상품을 수입하는 편이 훨씬 경제적이므로 합리적으로 보이지만 그것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다.주로 누가 ‘돈 먹는 하마’로 지칭될까? 돈은 끝없이 투자되는데 거기서 나오는 돈은 없는 분야다. 도서관, 미술관, 박물관, 과학관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정말로 돈 먹는 하마다. 여기서는 수익이 창출될 일이 없으며, 특히 공공 영역에 속한 경우라면 이익이 창출되어서는 안 된다. 땅 위의 영양분을 물속으로 운반하는 것이 하마의 생태적 역할인 것처럼 도서관, 미술관, 박물관, 과학관 역시 자원을 이동시키는 게 본연의 역할이다. 돈 먹는 하마에게는 돈을 아낌없이 주자.
이정모 칼럼, 「돈 먹는 하마에게 필요한 것은?」
이는 자유무역주의자들의 '자동차(스마트폰) 팔아 쌀 사면 된다'는 주장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와 마찬가지인데, 만약 전세계적인 자연재해로 쌀생산이 급격히 감소하거나 다국적기업이 정치적인 이유로 한국에는 쌀을 팔지 않겠다고 담합이라도 한다면 우리는 자동차, 스마트폰을 팔아 아무리 돈이 많아도 쌀을 사올 수가 없다. 실제로 한일 무역분쟁으로 인해 한일관계가 악화되었고 불매운동이 한창인 바, '이 시국에' '오타쿠 문화'를 소비하는 건 부담스러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이들이 많았는데, 대체재를 만들려고 해도 상업적으로 경쟁력이 없어서 시도조차 못 해보는 이들이 부지기수이다.
즉 시장에서 상업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작품을 만들지 못한다면 국가가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인데[33] , 이러한 점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에서 실시하는 '해외 우수 프로그램 우리말 더빙 지원'[34] 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겠다. 더빙 업계가 고사 상태에 있는 상황에서 한국 성우 및 더빙 팬들에게는 말 그대로 '단비'가 된 셈인데, 이처럼 수요는 있으나 상업적으로 경쟁력이 없어 공급이 부족한 경우야말로 국가의 지원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이는 전술한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35] . 물론 한콘진과 같은 정부 기관과 지자체, CJ E&M나 대원씨아이와 같은 기업들에서 지원은 항상 되곤 있지만 제작된 지원금을 받을 자격이 있는 제작사인지, 어떻게 제작사들이 유용하게 쓰느냐에 달린것과 이후에도 다른 지원 없이도 제작사들 스스로가 자립할 수 있도록 밑천을 만들어 두는 것도 중요한 문제다.
지금까지 정부나 기업의 투자와 지원이 실효를 거둬도 그것이 오래가지를 못하는 이유에 대해 말하자면 멀리는 지금까지의 경제발전 정책이 그러했고[36] 가까이는 위 (서울시) 공무원들이 그러하듯이 해당 산업에 대해 이해도가 적은 국가기관 인사들이나 기업이나 투자자에서 대중문화를 그저 하나의 시장으로 보고[37][38] '돈이 안 되지만 수요는 있는' 작품이 아니라 '돈이 될 것 같은 광고 위주의 작품'을 중심으로 지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중문화는 다른 상품들과는 달리 시장을 예측하기가 어렵다. 예컨대 자동차 같은 것은 돈을 많이 들여서 고사양으로 만들면 좀 더 비싼 가격에 팔 수 있다. 또한 비슷한 가격대의 자동차가 얼마나 팔리는지 보면서 수요 예측도 가능하다. 하지만 영화는 개봉하기 전까지는 관객이 얼마나 들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처럼 엄청난 제작비를 쏟아부어도 실패할 수 있고, 반대로 서편제처럼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작품[39] 이 흥행하기도 한다[40] . 요컨대 아래와 같이 '세간의 인식이 어쩌네, 지원을 안 했네' 이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지원을 하기는 했으나 대중과 제작사가 원하는 시장 방향성과 투자자 측의 시장 이해 관계가 어긋나는 부분이 있어 다른 안이한 방향으로 지원했던 것은 있다.
2010년대 이후로, 유아-아동용 애니메이션을 중심으로 한국 애니메이션이 큰 발전을 이룩한 바, 이제부터는 지금도 충분히 잘 나가는 아동용 애니메이션을 지원하는 것보다는 지속력과 충성도가 강한(그리고 예측하기 쉬운) B급 마이너 애니메이션을 지원하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마치 땅 위의 영양분을 물속으로 운반하는 것이 하마의 생태적 역할인 것처럼, 문화계에서도 정부의 지원을 통해 일본 동인계나 영국의 수많은 하위 리그처럼 업계가 성장하는 토양을 만들며 나아가 이러한 '마이너 리그'에서 '메이저'로 올라가는 식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면 될 것이다.
2.5. 일본 애니메이션을 표절하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은 한국 애니메이션 제작자들이 능력과 아이디어 부족 만으로 일본 애니메이션을 표절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생각하지만 당시에는 민감한 주제였던 만큼, 일본의 애니메이션을 수입할때도, 왜색을 빼내고 지역명, 인물의 이름 등을 한국식으로 현지화 하여 변경하는 등 수정 작업을 거쳤다. 시간이 지나 창작물에 관한 자유가 보장되고 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한국의 독자적인 만화 창작물들이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에 나온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보인 현상과 그 이전의 마징가Z, 태권V로 대표되는 표절 논란에서 비롯된 편견이다. 만화 슬램덩크와 비슷하게 만들기 위해 슬램덩크 제작진을 투입했던 헝그리 베스트 파이브나 신기동전기 건담 W의 히이로 유이와 성전사 단바인의 서바인의 디자인을 차용했던 영혼기병 라젠카, 드래곤볼과 스트리트 파이터의 특정 연출을 그대로 차용했던 협객 붉은매[41] 와 돌아온 영웅 홍길동 등이 대표적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시도 역시 상당히 많았다. 일본 애니메이션과 비슷한 소재를 사용하면서도 전혀 다른 이야기를 선보였던 마일로의 대모험도 있으며[42] , 큐빅스[43] 나 아이언 키드 같은 작품들은 아니메 스타일과 차별화된 방식으로 제작하면서도 나름의 독특한 맛을 살려낸 바 있다.
2010년대에 이후에도 종종 표절 의혹 트레이싱 문제가 일어나곤 있다. 달려라 하니 극장판의 포스터 트레이싱&원작자 무허가 제작, 몬스패닉, 시타를 위하여/애니메이션 티저영상의 트레이싱, 신비아파트 : 고스트볼X의 탄생 오프닝, 엔딩 트레이싱, 빠샤메카드 오프닝 트레이싱 사건도 있었다. 다만 이건 해당 작품에서만 발생된 문제에 지나지 않으므로, 한국 애니업계 전체가 다 이렇다는 식으로 확대해석하는 일은 없길 바란다. 해외에서도 개인부터 단체까지 종종 표절 시비나 트레이싱 문제가 생기기도 하기 때문이다.
2.6. 세간의 인식 때문에 애니메이션 산업이 크지 못했다?
2.6.1. 사회적 인식탓?
다소 오해의 여지가 큰 부분인데 사회적 인식 때문에 산업 자체가 크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정부가 애니메이션을 저연령 매체로만 간주하여 심의 규제나 애니메이션 쿼터제 등등의 규제 정책으로 죽여놓았다는 논지이다. 주로 이 부분에 주로 나오는 의견들은 다소 오해의 여지가 많고 세대 편향적인 부분이 많으며 [44] 주로 일본계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에선 거의 정설 마냥 통하지만 실체부정에 가까운 의견에 음모론에 가까운 지적인데다, 그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제시를 하면 마땅히 제시할 자료도 없을 뿐 더러 반박조차 쉽게 되기에 개인의 호불호를 가지고 그런 쪽으로 몰리는 문제가 있다. 핵심 반박으론 건국 이래 옛날부터 애니메이션 산업은 항상 정부의 지원을 받아왔던 사업이기도 하다. 주로 해외 애니 덕후들에 의해 생긴 한국 애니메이션에 묘한 부채의식과 거기서 비롯된 '측은지심' 같은 시각이 오히려 산업 성장에 방해물로 작용하고 있다고 여겨진다.[45] 한국 애니메이션의 발전 부진에 대한 대중이 지닌 오해 중 가장 크게 느끼는 부분이기도 하다. 또 '애니메이션=저연령 저질 매체'란 인식은 세계적으로 보편화돼 있는데, 이러한 경향은 독일과 캐나다 등 일부 국가에서 심하게 나타난다. 나머지 국가들도 오타쿠, 제작자, 작가 등 일부 계층을 제외하면 별반 다를 바 없다.
방송시장 규모 자체의 문제도 큰데 미국, 일본, 중국의 경우에는 방송시장의 규모가 3억, 1억 2000만, 14억에 달하는 인구수와 경제력에 힘입어 1~3위를 다툴 수준인데 반해 한국의 방송시장 규모가 인구수가 5100만명 정도인지라 상대적으로 작을 수밖에 없으며[46] 예능과 드라마 등이 반독점하다시피 한 상황이라 애니메이션 제작으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그리 크지 못하고 자연스럽게 고연령/매니아 애니메이션의 수요가 나오기란 더더욱 어렵다. 이러니 애니메이션 제작 편수가 자연히 적게 나올 수밖에 없기는 하다. 사실 이 말도 저 세 나라에 비해서지 전세계적으로 보면 10위 권 안에 든다.
이를 해결하겠다는 것이 당시에 나온 애니메이션 쿼터제였지만 그 당시 2000년대 초~중반 당시 기준에서 제정하다 보니 한국 애니메이션에 대한 금전적 지원 방안이 빠진 채로 급조하게 제정한 탓에 여러 문제점이 발생되었었고 이후 미래에 대한 비전없이 졸속으로 만든 허점 등이 있고 여러 관련 조항이 미비해서 애니업계에 큰 도움을 못 주고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그래도 결과적으로 유아~아동물 한정으로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 부흥의 초석이 되었다.[47] 이런 부족한 부분에 대한 개선을 위한 법안인 '애니메이션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은 즉 애니메이션 진흥법이 국회에 발의 중에 있었고 본회의를 통과하여 제정되는 등 애니메이션에 대한 지속적인 발전을 시키려는 노력이 있는 것을 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다만 공정위에서 지상파 방송사 3사(KBS, SBS, MBC)가 애니 의무편성 어려움을 이유로 의무편성을 폐지하려는 의견이 나오자 지상파와 종편 등이 매년 전체 방송시간의 0.3~1% 이상을 국산 신규 애니메이션으로 의무 편성하도록 한 ‘1% 룰’(애니메이션 총량제)을 없애려 하고 있는 이유도 있다. 관련 기사 한국애니메이션발전연합애서도 이에 맞서기 위해 2020년 5월 28일 연합측에선 ‘둘리 챌린지’를 계획하게 된다. 트위터를 통해 해시태그를 이용한 총공으로 '세일러문 챌린지'에 영향을 받아 둘리 체인지 제안서를 냈고 이런 논란 속에서 ‘둘리 챌린지’는 시작됐다. 한국애니메이션발전협회는 최근 산하 단체에 한국 애니메이션의 대표 캐릭터 둘리를 그려 이 같은 내용을 알리는 챌린지를 제안했고 둘리 챌린지는 본 5월 29일부터 시작이지만, 관련 소식이 알려지자 벌써부터 ‘한국 애니메이션을 지켜달라’며 참여하는 이들이 나타나는 등 이 같은 열기가 뜨거웠다. 주로 해시태그로 #둘리챌린지, #애니메이션_총량제_폐지반대, #총량제는_규제가_아니라_보호입니다 등을 다는 식으로 동참하는 것이다. 특히 다른 등장인물보다 ‘고길동’을 그리는 참여자들이 많았다. 한국 애니에 대해 사람들의 인식과 단합력을 보여준 사례로 돋보이며 다른 산업과 비교하면 이는 한국에서조차 사실상 효자 노릇을 하는데도 내수 시장에서도 인식이 안 좋아 정작 외면받는 산업 취급을 받고 있는 "한국 게임산업" 시장과 정반대의 상황이다.
둘리를 보고 자란 어린이들이지만 어느새 다른 등장 인물보다 고길동에 공감하는 어른이 됐기 때문인것도 있고 '고길동과 종로의 저주', 종로스타를 필두로 생겨난 종로물의 영향을 받은 듯한 느낌도 들기도 한다. 한편 공정위의 요청을 받은 방통위는 이 같은 여론 추이 등을 지켜보며 관련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등과 내부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서울경제 신문 해당 면에 성명서를 내는 등 총량제 폐지를 결사반대 하며 “총량제는 규제가 아니라 문화적 정체성 보호에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사회·문화적으로 중요한 함의를 지닌다”며 “해외에서는 자국산 애니메이션산업 활성화와 제작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적,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총량제 폐지 또는 축소안은 협의할 사안이 아니며 방통위가 그간 외면해왔던 국산 창작 방송용 애니메이션의 보호와 진흥을 위해 제도적, 재정적 방법을 추가로 제시해야 한다” 고 촉구했다. 해당 소식
2.6.2. 매니아/오덕 팬 계층의 고정 인식
특히 매니아/오덕 계층들도 국내 애니 시장에 대해 몰이해하며 벌이는 색안경 낀 인식들로 인한 오해들도 많은데, 3D 거부감 문제에 설명했듯 주로 매니아/오덕 계층들의 이중잣대도 어느 정도 존재하며 특히 일본 애니쪽에 주로 익숙해져 있는 계층들이 주로 저지르는 문제로 3D 애니들이 주를 이루는 작품엔 2D 애니 작품의 반응엔 "국산애니계 희망", "한국 애니가 드디어 발전하는건가?" 등의 반응을 쓰면서 3D 작품들이 나올땐 국내 시장에서 반응이 좋고 2D 작품 못지 않은 작품성을 인정 받아도 익숙한 일본 애니계와 비교하며 "유치뽕짝", "3D 좀 관둬라" 등의 야유만 한다. 심지어 일본 애니처럼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애니(청소년/성인용 애니)를 만들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늘어놓기도 한다.
다른 한편 이들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비주얼에 너무 심취한 나머지 <크리스탈요정 지스쿼드>를 두고서 그래픽이 호불호가 갈린다는 이유로 제작비 83억을 회식비로 다 썼냐고 까거나, 심지어 2008년 <New 아기공룡 둘리> 방영을 전후해 원작자인 김수정 화백 등을 겨냥하며 너무 우려먹는다고 욕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게다가 웹툰 원작 한국 애니들 대거 만들어진다는 소식이 나올때 발 맞춰서 띄어주던 매니아들이나 유튜버들도 있다가 정작 나올때가 돼서까진 기존 한애니 팬들 외엔 남아있는 이가 별로 없어지는 데다 냄비처럼 식어버리는 일도 파다한 편. 정작 신비아파트 시리즈 등 간만에 나온 2D 애니들이 해당 계층은 물론 어린 팬들에게 인기를 끌어도 고연령층 위주의 일애니 팬들 전반에선 무관심을 보이는 것도 있다.
3D는 거부감이 든다? 문단에서 서술한 레트로봇의 새로 나오는 신작인 포텐독도 3D 애니메이션이긴 한데 2D 애니메이션 느낌이 나게 수정한 이유가 픽사나 디즈니의 3D 애니메이션과 비교를 당하는 것을 피하고 고연령층 시청자들이 갖고있는 3D 애니메이션은 애기들이나 보는 것이라는 편견 때문에 이렇게 바꾼 것이라 얼마나 예전부터 이런 인식을 가지고 있나 싶은 부분.
한국 애니에는 크게 관심 없는 사람들은 늘 유아, 아동 대상은 교육적인 애니만 만든다고 고정 인식이 있다보니 청소년 이상의 '아니메 스타일'이 아닌 한애니는 취급 안해주며 부정하기에 이르는 것도 잦다. 이런 식으로 일본 애니 팬들, 소위 "오타쿠"는 개인 간 취존을 무시하고 서로 말싸움을 일으키는 경우가 잦기에 이런 일을 겪는 팬들이 많다. 특히 과거 애니메이션 쿼터제 시행 이전의 시청 계층에서 이런 인식을 주로 가지고 있는 비중이 크다.
사실 일본 애니메이션은 물론이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만 보더라도 훨씬 더 많은 제작비를 투입했음에도 양산형이라는 소리을 들을 정도로 스토리는 천편일률적이고 작품성은 없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이러한 경우에는 아무 말도 안 하다가 유독 한국 애니메이션에만 스토리가 없다느니, 내용이 엉망이라느니, 고증이 개판이라느니, 한국 성우 목소리를 듣기 싫다드니 하는 등 우리에게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건 상당히 편향적인 처사다.
해당 영상은 애니멘이션 각본가인 박지연 작가의 1분 다큐 영상이다. 주로 비교만 당하고 평가는 잘 받질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평가를 주로 든다.
2.6.3. 그 외
이외에도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제작사들이 오히려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편견을 부추기는 경우도 있긴 하였다. 감성팔이에 의존하면서 사업이 어렵다고 주장하지만 본인들 역량이 부족한 건 넘어가면서 외부적인 데서 원인을 찾는 식의 어불성설을 하는 행위나 문제의 요지를 전혀 파악을 못하고 있는 경우 등이 존재한다.
비록 손오공의 과한 간섭으로 본래 계획에서 틀어져 완구 판매 목적도 있고 각본 재구성이긴 하지만 제작진들의 기본적인 태도와 자질이 글러먹었다고 평가받는 라젠카 제작진의 거짓 변명이라던가, 리퀴드 브레인의 크라우드 펀딩 연재 게시글 논란, 시타를 위하여 크라우드 펀딩 환불 미이행 논란 등.
결론은 단순히 정부의 삽질, 매니아/팬 인식만으로 애니메이션 산업이 크지 못했다고 주장을 하기엔 제작사들이나 제작진들의 자질 문제도 거론을 해야하는 부분도 있다.
물론 그 외에도 설명하기 어려운 부족한 부분이 많고 복잡한 사정과 어폐가 많은 편이다.
2.7. 한국 애니메이터들은 다른 나라에 비해 애니메이션을 못 만든다?
한국 애니메이션이 여러 애니메이션 강국들에 비해서 성장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한국 애니메이터들을 까내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강영만의 만행 이후로 다른 실력있는 한국 애니메이터들까지 강영만과 같은 급으로 까내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단 사람들이 쉽게 간과하는 것은 '''일본과 미국이 세계 최고의 애니메이션 제작 국가라는 것이다.''' 저 두 나라는 100 여년에서 60년 넘는 노하우를 쌓아오기 시작한 역사가 있는 나라들. 그 중에서도 일본식 작풍의 셀 애니메이션은 흉내라도 낼 수 있는 나라는 얼마 없다. 애초에 저 두 국가를 비교 대상으로 삼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가혹한 잣대이자 어불성설이라는 것.[48]
이와 대조적으로 한국은 1960년대 홍길동과 같은 극장판 애니 제작 수준은 당대 일본 애니랑 차이가 그다지 나지 않을 정도로 우수했지만 이후에 제작사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었고 표절 문제 등의 장벽이 크기도 하였다. 이후 여러 업체들과 사람들도 제작은 했지만 여러 모로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아동용 3D 애니메이션이라도 만들기 시작하며 조금씩 성장을 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걸 미국 내지, 일본보다 못하다며 까고 있는 상황은 K리그와 유럽 리그[49] 를 비교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문화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자본이 돌아야 성장할 수 있는 것인데 한국에서는 만화 검열제와 합동출판사로 인해 애니의 기반이 되는 만화 시장이 고사 상태에 있었으며[50] 그 결과 애니가 성장할 수 있을만한 선례가 그리 많지 않았고 그렇다고 마냥 투자만 하기엔 리스크가 매우 큰 산업이다. 게다가 사실상 한국은 불법 공유로 인한 문제가 매우 커서 다른 나라보다 애니메이션을 발전시키기 쉬운 상황이 아니었다. 그런 와중에 아동 애니메이션이라도 성장을 한건 사실상 기적과도 같은 것. 당장 다른 애니메이션 업계들을 다 살펴봐도 '''한국과 비슷하면 비슷한 위치에 있지 한국보다 애니메이션을 잘 만드는 나라는 미국, 일본 외에 거의 없다.'''[51] 당장 한국 애니메이션/수출 목록을 보면 미국,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권이나 아랍권에 수출한 케이스는 세기가 힘들 정도이며, 시대별로 살펴봐도 90년대 작품이 수출된 케이스가 상당하며 심지어 80년대 작품으로 한국 애니의 고전으로 취급받는 달려라 하니가 그리스, 터키에 수출된 사례까지 있으며 2000년대에는 아예 아이언 키드, 큐빅스가 미국 시청률 1위까지 했다. 즉, 해외와 비교해 볼 때 한국 애니메이션은 수요가 적지 않은 경쟁력이 있는 시장이라는 얘기다. 심지어 기파이터 태랑, 신비아파트 시리즈 등 일부 작품은 오타쿠의 성지 일본에도 수출하기도 했으니 말 다했다.
또한 메이플스토리/애니메이션들 같은 온라인 게임들이나 에픽세븐, 카운터사이드와 같은 모바일 게임들에 컷씬으로 삽입되는 애니메이션만 봐도, 단지 일본처럼 독립된 작품으로 내놓을 만한 시장이 없을 뿐이지 한국 애니메이터들의 기술력도 훌륭하다.
2.8. 한국은 돈 쓰는 인구가 적기 때문에 자생 불가능하다?
규모의 경제의 단점을 보완하지 못한 시장의 협소함으로 인해 몰락한 홍콩 영화[53] 와 마찬가지로 한국도 돈 쓰는 인구가 적기 때문에 자생 불가능하다 라는 오해를 하기 쉽지만 한국은 내수시장이 활발한 일본이나 미국에 비해 인구 수는 적을지언정, 위 발언처럼 홍콩과 같은 도시국가는 아니다.국부유출? 아가리 방귀뀌고 자빠졌네. 언제부터 그렇게 우국지사셨어요? (오타쿠 관련 물품)직구하는 사람들 때문에 뭐 나라경제라도 휘청거린대? '''여기가 무슨 도시국가여, 뭐여.''' - 성우 권창욱(자신의 트위터 계정 멘션 中)[52]
애니메이션을 영상물이 아닌 무언가로 따로 떼놓고 볼 때 저지르기 쉬운 오류이지만, 이미 내수만으로 생태계가 잘 돌아가며 지속적으로, 안정적으로 생산되고 있는 실사 드라마나 실사 영화와 비교해보면 애니메이션은 그래픽이 다르다는 것 외엔 근본적으로 특성이 다른 부분이 전혀 없는 동일 영상파일, 동일 필름이다.
드라마와 TV애니메이션 등은 직접적으로 돈이 오가는 산업이 아니라서 대입하기 어려운 면도 있을 수 있지만, 게임, '''영화''' 등 직접적으로 돈을 지불하는 시장만 살펴봐도 한국은 세계적으로도 경제 규모 및 인구수 대비 매우 많은 돈이 오가는 문화 시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소비자는 돈을 안 쓴다'는 주장은 근본적으로 현실을 조금 엇짚은 주장이 될 수밖에 없다.
드라마도 잘 나가고 영화도 잘 나가는데 유독 그걸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을 때만 '같은 영상매체임에도' 경쟁력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면 어째서 그런 차이가 오는지 다방면으로 재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한국인중에서 유독 콕 집어서 '특정 계층'이 돈을 안 쓴다로 한정지어선 안 되는 게, 굳이 반드시 그 특정 계층에게만 판매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어느 계층이든 한국 내수시장에서 이미 돈을 잘 쓰던 사람의 마음을 돌릴 수 있다면 얼마든지 그 시장을 가져올 수 있고, 그럴 수 없다고 주장한다면 '한국인이 애니메이션만 차별한다'는 이상한 결론이 나오게 된다.
영화쪽 소비규모만 봐도 한국 소비시장이 점점 커지면서 애니메이션임에도 천만관객을 찍은 겨울왕국, 370만 관객을 찍은 너의 이름은. 같은 사례도 생기기 시작했고, 실사 영화의 관객풀은 그 이상으로 커졌다. 제작비 15억원이었던 신비아파트: 금빛 도깨비와 비밀의 동굴의 손익분기점이 60만이었음을 감안해보면, 제작비를 좀 더 늘려도 극장 애니 수입만으로 자생할 수 있는 시장은 이미 눈앞에 있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설령 거대한 내수시장을 가지고 있어서 자생까지는 어떻게든 된다 하더라도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콘텐츠가 나온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최대의 시장을 가졌지만 검열 등으로 인하여 자국 콘텐츠의 경쟁력을 상실한 중국이 그 예.
3. 문제점
한국 애니메이션의 공통적인 문제점을 다룬다. 다만, 아래에 열거된 문제점 중 일부는 해소되었거나 개선되고 있음을 인지하여 열람해야 한다.
3.1. 부진한 한국 영화 시장 흥행
문서가 길어서 분리되었다. 자세한 것은 해당 문서를 참고할 것.
3.2. '한일 합작' 애니들은 일본 애니메이션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많다.
합작을 간혹 진행하기도 하는데 유달리 '한일 합작' 애니메이션에는 탑블레이드 시리즈 [54] , 카레이도 스타, 쥬로링 동물탐정, 두근두근 비밀친구, 프리즘 스톤 시리즈 등이 있고 이 외에도 매우 많다.
예를 들면 탑블레이드에서 강민의 할아버지가 일본풍 옷을 입고 있다던지,[55] 두근두근 비밀친구에서는 한글 쓰는 것 때문에 장면을 새로 그렸다고는 하지만 개그를 일본식으로 한다던지, 그 외 애니들에서도 밥을 들고 먹는 등 대놓고 드러나지는 않아도 행동이 일본식인 경우가 상당하다.[56] 그나마 라라의 스타일기, 쥬로링 동물탐정, 프리즘 스톤 시리즈, 프리파라와 같이 2010년대 이후 제작 작품들은 일본풍 옷을 자연스럽게 수정하거나 새로 그린 경우도 있다.
이 기준은 저작권자와 스폰서가 어디이며 어느 나라를 중심으로 방영이 되고 있는가, 투자금 유뮤가 관건이다. 한일합작 작품의 경우 상당수가 일본 제작사[57] 가 저작권을 쥐고 있는 경우가 많다. 위에서 예를 든 몇몇 작품들은 타카라토미 등의 업체들의 IP인 경우이고 실질적인 마케팅은 이들 일본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니 사실상 일본 애니메이션으로 봐야 할 것이다. 방영 역시 한일동시방영이 아니고 일본에서 먼저 이루어진 경우가 많다.
정작 일본에서는 위 작품들이 모두 일본 애니로 인식되고 있고, 결정적으로 한국 외 해외에서는 해당 작품들의 캐릭터 이름이 일본판 기준으로 통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나무위키에서도 방영 순서나 규정 문제로 일본판 기준 이름으로 캐릭터 항목이 작성된 경우가 많다.[58] 즉 한국에서 방영될때는 모두 로컬라이징이 되는 것이다. 이런 작품을 한국 애니메이션이라고 하기엔 다소 어폐가 있다. 진정한 한국 애니메이션이면 왜 현지화 과정이 필요하겠는가? 물론 후술하듯이 반대의 경우에도 진정한 한국 애니메이션이라 하기는 어렵겠지만.
다만 미라큘러스 레이디버그와 같은 일본 외나 서양과의 합작 애니들엔 그런 문제는 적은 편이다. 국제화등의 이유로 서양이나 국내 정서에 맞춰진 작품들이 많은 편이지만 일본과의 합작 애니들은 유독 현지화를 자주 하는 것은 아직 서로 역사적 갈등이 깊은 한일관계나 왜색등의 이유 추정된다.
한편 본문의 설명과 정반대인 상황으로 인해 작품 국적 논란이 되었던 케이스가 플라워링 하트였다. [59]
1970년대 초 일본 애니메이션인 황금박쥐가 TBC가 참여한 건에 대해서 한일합작이라는 점을 근거로 내세워 이 작품을 한국 애니메이션이라고 주장 할 수는 있다.[60] 황금박쥐 자체는 1930년대부터 존재했던 일본의 그림 연극이 원작이다. 90년대에는 황금박쥐의 원 저작권을 무시한 심형래 주연의 영구와 황금박쥐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다만 이것은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닌 것이, 원래 애니메이션의 작화 유형은 일반적으로 일본과 미국으로 나뉘어지는데 동아시아에서 만든 작품을 모두 처음엔 일본 애니로 보듯이 유럽을 비롯한 서구권에서 만든 작품도 처음 보는 사람에겐 얄짤 없이 미국 애니메이션으로 인식해 버리기 때문이다. 일례로 이탈리아 애니메이션인 Winx Club도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한동안 미국 애니메이션으로 오해받은 적이 있기도 하다[61] . 그런 상황에 미국과 합작한 서구권 애니메이션을 내놓으면 처음 본 사람들은 그 작품을 '''해당 서구권 애니메이션으로 볼까? 아니면 미국 애니메이션으로 볼까?''' 결국 이건 현지화 문제라고만은 볼 수 없는 것이다.
특히 오히려 유서깊은 역사를 가진 프랑스나 벨기에의 만화 역시 비대한 시장을 가진 미국의 만화로 취급받는 일이 허다하다. 당장에 땡땡의 모험이나 스머프, 패트와 매트 같은 만화도 한국에서 어느 나라 만화냐고 물어보면 "그림체 보면 일본은 아닐거고, 그럼 미국 거겠지 뭐." 하고 퉁쳐버리는 경우가 매우 많다. 그런데 이 경우는 원작은 유럽 작품이지만 할리우드에서 제작된 극장판이 알려진 케이스[62] 라 합작의 경우와는 다르다.
그러므로 '그 작품이 일본 애니메이션으로 보이는가? 한국 애니메이션으로 보이는가?' 보다는 해당 작품이 얼마나 한국 정서에 잘 맞췄는가를 더 관찰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이것도 모호해졌는데, 다국적 자본의 지역화 전략으로 대중문화의 '국적'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만약에 할리우드 자본이 한국 배우를 데려다가 <서편제 2>를 만들 수 있고, 한국의 대기업이 투자한 영화사에서 아놀드 슈워제네거를 데려다가 <터미네이터> 같은 영화를 찍을 수 있는 것처럼[63] 아키바계 자본이 MBC의 감수를 받아 얼마든지 '<장금이의 꿈> 3기'를 만들 수 있고, 한국의 대기업이 투자한 애니메이션 제작사에서 작가에게 판권을 사들여 <드래곤볼> 같은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미디어캐슬에서 고 녀석 맛나겠다의 판권을 사들여 2편과 3편인 안녕, 티라노를 제작하기도 하였고, '합작'인 신의 탑, 갓 오브 하이스쿨, 노블레스의 경우 제작이 일본인 점도 있지만 엄밀히 분명히 한국에 지분이 있음에도 일본 작품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문제점이 생긴다. 그래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제작 국가보다도, 작품 분위기보다도 '자본 그 자체'이다. 자본을 중심으로 해서 만들어진 문화가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3.3. OST를 비롯한 배경 음악이 전반적으로 빈약하다.
한국 애니메이션의 문제점들 중에서도 자주 거론되고 있는 부분. 그런데 이건 한국 영화나 드라마도 비슷하다. 다만 흥행하는 영화나 드라마의 경우는 비록 노래가 적어도 그 노래나 삽입곡이 매우 인상적으로 남아 종종 명곡으로 남는 사례가 있긴 하다.
오프닝이나 엔딩은 잘 뽑히는 경우가 가끔 있는 반면 배경 음악은 좀처럼 호평이 나오는 경우가 잘 없다. 조용한 듯 하면서도 심심한 배경 음악이 작품을 제대로 몰입할 수 없다며 배경 음악이 필요할 듯한 장면에도 배경 음악이 나오지 않아 장면이 더 와닿지 못한다고 한다. 설령 진지한 분위기의 배경 음악이 나온다 하더라도 열에 아홉은 거의 음의 기복도 낮고 박자도 지나치게 일관적이라 이게 되려 긴장감만 더 떨어진다는 듯.
OST를 비롯한 배경 음악이 빈약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로 마리이야기란 작품에서 가장 많이 들려왔던 비판도 배경 음악이 너무 없어서 지루했다는 것이었다.
물론 예외가 있다. 생일왕국의 프린세스 프링과 샤이닝 스타 같은 애니의 경우 OST에서 호평을 받은 바 있고, 애니 자체는 개판이지만 영혼기병 라젠카의 OST처럼 시대가 지나도 계속 회자되는 명곡이 생기기도 하고, 영화 음악가 원일이 맡아 음악만은 좋았다는 원더풀 데이즈 같이 얼마든지 음악이 꽤 좋은[64] 경우도 있음에도 알려지지 못한 것도 있다.
때문에 애니의 작품성과 함께 OST의 퀄리티를 비례하여 향상시키는 것이 절실하다.
가령 플라워링 하트와 샤이닝 스타에 참여한 '동민호' 음악감독이나 에어로버라는 애니에서 비밥(밴드)의 드러머였던 A-YEON(아연)을 영입하여 노래에 참여 시키면서 본편에 출연 시키는 것과 신비아파트 시리즈 내에 종종 등장한 노래들도 좋은 가수들과 노래로 평가가 좋다. 정 안 된다면 외국 아티스트/작곡가를 섭외하는 것도 좋은 방안 중 하나다. 게다가 어차피 인재는 한국에만 있는 게 아니다.
3.4. 내용(스토리/각본)이 부족하다.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애니가 겪는 문제.''' 이건 현 시점에도 내용이 부족하다는 그 기준이 정해지지 않아 명확하진 않지만 주로 크게는 감독 부분적으론 해당 작품의 각본/스토리 작가의 질적 향상이 주로 대두되는 부분이다.
한국 애니메이션만 아닌 다른 국내 작품 전반에도 해당 되는 내용일수도 있고 일본 애니메이션이라고 해서 다 내용이 빵빵하고 작품성이 좋은 것이냐고 반문할 수 있다. 오히려, 이 문제는 한국보다 일본 쪽에서 더 말이 많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작품성이 형편없는 것 아니냐고 논쟁이 되고 까이는 작품으로는 케이온![65][66] 이 있다. 게다가 '''너의 이름은.'''도 영상이나 음악은 대체로 좋은 평가를 받지만 플롯은 호불호가 갈린다.
작품성이 뛰어난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이 많이 나왔던 과거와는 달리, 일본의 버블경제가 붕괴하고 시장의 구매력이 떨어져 애니업계의 상황이 안좋아지면서 '잘 팔리면 장땡'이라는 마인드로[67] 작품성보다 상업성을 추구한 작품들만 나오는 추세가 되었다. 2010년대에 이르러서는 라이트 노벨 원작 애니메이션이 범람하면서 그저 책 판촉용 홍보 애니메이션에 불과한 저질 작품들이나[68] , 수위 높은 성적 요소만 가득 집어넣은 소위 뽕빨물이 범람하는 상황이다. 간혹 훌륭한 원작이 괜찮게 애니화되는 경우나, 작품성이 뛰어난 오리지널 작품이 흥행하는 경우도 간혹 있지만 예전같지는 않다. 덕분에 과거의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던 덕후 계층도 현재의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가 갈 데까지 갔다는 평가를 하면서 한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또한 한국 애니메이션도 다양한 소재를 삼아 방영했다. 대표적으로 올림포스 가디언, 하얀마음 백구, 장금이의 꿈, 그리고 롤링스타즈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한국 애니메이션이 일본이나 미국만큼 많이 만들어지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참신한 작품이 나올 확률은 상대적으로 적어 보여도, 무작정 한국 애니메이션은 내용이 부족하다고 도매금으로 떠넘기는 건 옳지 않다. 더구나 장금이의 꿈은 한국 방송사의 사극들보다 더 고증이 잘 이루어져 있다. 그러니까 결론은 케바케.
물론, 이런 문제는 확실히 '''개선해야 할 부분인 건 맞다.''' 드림웍스의 해외TV 대표 이사인 에렉 엘린보겐도 한국 애니메이션은 스토리에 더 힘써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고 사실 일본은 만화, 소설, 라이트노벨이 넘쳐나기에 소재로 삼을만한 것들이 많다. 대표작들인 원나블 모두 만화가 원작이기도하고 이 외에도 유명 애니들은 대개 원작이 따로 있다. 굳이 작품성을 논한다면 할 말은 없겠지만 컨텐츠 시장이 활발하지 않은 것이 분명하게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산업적인 측면을 들여다보자면, 서사성이 요구되는 애니메이션은 아직 영세하고 연출 경험도 많지 않은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업체들이 뛰어들기에는 리스크가 크다. 게다가 그 시장에는 미국과 일본이라는 자본력과 기술, 연출력을 모두 갖춘 거대한 경쟁자들이 있다. 아무리 잘 만들어도 바이어들이 일본과 미국 애니메이션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리스크가 큰 대작을 만들기는 어렵다. 한국 애니 시장이 미국과 일본하고 견줄 정도로 성장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을 보인다. 즉, 한국 애니메이션은 아직 도약의 기회가 남아 있다는 것이다.
3.5. 기획력이 부족하다.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기획력만 있으면 '''어떤 애니든, 아니 그 어떤 것이든 충분히, 그것도 돈이 되게 만들 수 있다'''. 물론, 기획력만큼 자본도 매우 중요하지만 말이다.우리회사가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에 벤처기업 신청을 했다.
벤처기업 신청을 하면 인증기관에서 선정한 심사위원이 나와서 일종의 심사활동을 한다.
당시 우리 회사에 심사하러 오신 분은 모 대학의 애니메이션 관련 학과 교수였는데, 그분이 사무실을 둘러보니 이내 벤처기업으로 인증받기 어렵다고 하는 거였다.
"애니메이션 회사라면서요. 아니, 그런데 그림 그리는 사람도 없는 것 같고, 애니메이션 제작하는 사람들도 보이지 않네요. 이 상태로 인증해드리기는 난감한데요."
그래서 어이가 없어서 내가 "저희는 기획 중심의 애니메이션 회사입니다!"
"하지만 벤처기업은 기술을 보고 인증해주는 건데, 기술자가 없잖아요."
"하아...교수님. 말씀이 지나치시군요! 왜 없나요. 기획이 저희 핵심 기술이고, 애니메이션의 핵심 기술이란 말입니다."
그랬더니 심사위원이 '허허' 하며 웃었다. 내 대답이 어이없었던 모양이었다.
그래서 좀 더 어린 아이들도 알아듣기 쉽게 길게 설명했다. "교수님은 저희가 기술이 없다, 애니메이터도 없다고 하시는데, 교수님 논리는 영화제작은 촬영기사가 한다는 것과 같지 않습니까. 하지만 영화감독이 하는 일이 뭡니까. 찍습니까? 그렇지 않잖아요. 지휘를 하고 지시를 내리는 건데, 그게 기술입니까? 그게 저희 기획이랑 뭐가 다릅니까?
하지만 심사위원은 내 말이 말도 안되는 어린애 같은 억지스러운 논리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우리는 벤처기업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해서 인증을 받지 못했다.
"옆나라 일본 선라이즈와 토에이, 스튜디오 지브리, 교토 애니메이션의 일본 회사들과 미국의 월트 디즈니사와 픽사, 니켈로디언, 카툰 네트워크사도 우리 회사와 시스템이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그 회사들도 모든 작품들도 다 우리나라와 같은 제3국(하청업체)에서 맡겨서 최종 제작처리를 하지, 그들이 직접 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그려도 아이디어 스케치, 스토리 추가 수정만 하지 도대체 왜 이렇게 이해를 못하세요?!"
그는 "거기(일본, 미국)랑 우리랑은 다르지 않느냐"며 일축해 버렸다.
한국 애니메이션, 웹툰 산업은 제작을 하는 거지 기획은 무슨 기획이냐는 생각이 뇌리에 박혀 있음을 아주 확실하게 확인한 순간이었다.
업계에서뿐 아니라 학계에서도 웹툰과 애니메이션 기획에 대해 기존의 사고방식에서 조금도... 아니, 아무것도 벗어나지 못했던 것이다.
그때 나는 한국 웹툰과 애니메이션의 암담한 현실을 또 한번 절감 했다.
영화든 애니메이션이든 기획(프리프로덕션) 단계가 가장 중요하며, 이 단계가 불안정하면 결과물이 절대로 좋게 나올 수 없다. 그러나 처음에 기획한 것이 흔들리지 않고 완성되는 한국 애니메이션은 많지 않은 편이다. 기획이 부실하면 제작 기간은 필연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이는 곧 스탭들의 인건비를 높이기 때문에 곧바로 제작비의 수직상승으로 직결된다. 참고
아치와 씨팍은 시나리오 작성 과정에서 갈아엎기를 계속하다 기획에서 개봉까지 무려 '''8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파닥파닥은 2D에서 3D로 방식을 변경하느라 제작 도중 엎어진 적이 있고, 오디션은 음악 선곡 문제로 인해 뒤집고 다시 만들기를 수도 없이 반복했으며, 샤이닝스타도 제작 도중 프로그램이 몇 번 바뀌어 이전에 2D에서 3D로 기획이 바뀌고 모델링도 변화가 많았었다.
이처럼 현재 한국에서는 적지 않은 수의 작품들이 철저한 기획을 완료한 후 제작되는 게 아니라, 외주나 하청, 크라우드 펀딩 등을 통해 제작비를 여기저기서 끌어 모으는 '''임기응변식'''으로 제작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획에 대한 경험이 잘 쌓이지 않고, 그에 따라 상대적으로 허술한 기획이 이루어져 작품의 완성도가 잘 올라가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게 있다. 이로 인해 인력에 대한 재투자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은 부실한 기획으로 인한 금전적 손해를 피하기 위해 제작팀을 회사 내에 두지 않고 있다고 한다. #
할리우드에서는 평균적으로 영화 기획 단계에만 6개월 이상의 시간과 수백억 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된다. 이 정도까지는 가지 못하더라도 한국 애니메이션 역시 기획에 좀 더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물론, 그걸 잘 지탱해줄 자본도 필요하다. 단, 뽀롱뽀롱 뽀로로나 라바 같은 성공 사례가 나오고 있는 것을 보면 적어도 저연령층 대상 애니메이션 쪽에서는 기획과 마케팅 관련 경험이 어느 정도 축적된 것으로 보인다.
픽사의 이민형 기술 감독도 단편을 많이 만들고, 기획 단계에 좀 더 공을 들여야 한국 애니메이션의 성장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을 한 적이 있다.(#) 따라서 시간과 자본 그리고 제작 노하우에 있어서 정성을 제대로 들인다면 해결될 문제로 보인다.
3.6. 저연령층 치중의 '한계'
전술했듯이 기본적으로 애니메이션이란 '저연령층을 포용하는 컨텐츠'인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 시장이 유아용 애니메이션에 치중되었다는 점에서는 분명히 어느 정도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성인 팬덤이 존재하는 다른 애니메이션처럼 인기가 지속되어서 방영기간이 몇십년동안 지속되더라도 '성인층도 포용하는 컨텐츠'라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성인 팬덤이 생기기도 어려운 것. 물론 오해에서 설명했듯이 성인팬덤이 있는 한국 애니들도 종종 있긴 하다.
요컨대, 청소년 대상의 작품 또는 매니악한 작품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식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한계를 돌파하려면 시간과 자본만이 아니라, 우선 고평가받는 전연령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인프라가 있어야 한다. 이는 애니메이션에서만 갑자기 생길 필요는 없고, 웹툰에서든 소설에서든 게임 시나리오에서든 가능성 있는 작품이 있으면 바로 차용해서 애니메이션 제작 인프라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우선은 '애니화하면 훌륭한 전연령 작품이 되겠다'고 주목받은 사례를 찾기도 힘들다는 게 문제 중의 하나다. 이는 이미 방영중인 일본 애니나 서양 애니조차도 '이게 정말로 훌륭한 전연령 애니메이션인가'의 잣대를 들이대 보면 수많은 비판이 나오는 사례가 많은 만큼, 단 하나라도 보석이 발견된다면 행운이라고 생각해야 할 만큼 운도 어느 정도 따라줘야 될 문제.
또 하나, 한국 심의체계가 이런 전연령 애니메이션을 포용할 수 있는가 하는 재검토도 필요하다. 이미 존재하며 어느정도 고평가를 받은 일본이나 미국의 전연령 애니메이션, 배트맨이나 명탐정 코난이나 세일러문 등이 한국에 '''그대로''' 방영된다면 시청자들은 동일한 고평가를 하겠지만 심의체계는 무삭제 방영을 용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미 존재하는 외국의 성공적 전연령 애니 상당수를 제대로 방영하기도 힘든 환경에서, 우리나라의 전연령 애니메이션만 성공적으로 방영되길 바라기는 힘들다. 그래서 '한국 실사영상에서 허용되는 선까지는 애니메이션도 같은 연령 등급이라면 동일하게 허용돼야 되지 않는가'하는 문제제기도 드물잖게 있었다.
이 TV 심의 문제를 자체 심의만으로도 해결할 수 없다면 제작자든 소비자든 쿨하게 TV방영은 포기하고 극장, 인터넷(OTT)[69] 등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린 후에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
애니메이션은 심의에 얽힌 생태계[70][71] 가 뿌리깊게 고착되어 있어, 지상파만이 아니라 케이블 TV 방영 후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사이트로 전송되는 고연령층 애니메이션을 성인이 볼때마저 삭제된 부분들이 종종 식별이 될 정도.
이 문제는 2010년대 후반에서 2020년대에 들어 웹툰을 원작으로 삼는 방식과 TV 대신 넷플릭스, 라프텔 등 각종 OTT 서비스에서 방영하는 방식 등으로 자율 심의를 한다거나 점차 해결될 것으로 전망하는 예측을 하기도 한다. 아니면 원작 파괴의 위험을 감수하고 기존 아동물 IP을 재해석하여 스토리와 연출 등의 수위을 '청소년물' 내지 '성인물' 수준으로 상향하는 방법도 있다.
3.7. 다시는 볼 수 없게 된 작품들이 많은 편이다.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애니메이션들도 시간이 지나면 방송사 홈페이지 개편으로 자료가 없어져서, VOD 서비스가 종료돼서, 비디오/DVD 절판, 저작권/판권 문제, 자료가 유실되어 볼 수 없거나 외국판만 볼 수 있는 작품들이 매우 많은 편이다. 특히 과거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이나 마이너 작품들이 많은 편이다.
타 국가의 경우는 광매체 발매나 VOD 서비스가 잘 되어있어 비교적 쉽게 볼 수 있지만 국산 애니메이션의 경우 수익문제로 광매체 발매 같은 서비스가 드물어 비교적 최신 애니인데도 금방 유실되는 경우가 많다. 이건 국내의 전반적으로 부진한 2차 영상매체 시장과도 연관성이 많다. 애니 업계엔 납본 제도가 있는지 모르지만 제작사 차원에서 유튜브를 통해 공개하는 방법들로 여러 제작사에서 혹은 판권을 가진 업로더가 올리는 경우 또한 있지만 이것에 인색하거나 소극적인 제작사들이나 동영상이나 유튜브를 운영하지 못할 정도로 영세하거나 혹은 제작사가 아직 운영중이라도 어른의 사정 등 여러 이유 탓에 못 보게 된 작품 또한 많은 편.
그나마 남아 있는 작품들 몇몇도 일부 에피소드나 클립 영상만 남아있고 화질이 좋지 않거나, 음질이 깨지는 경우도 있어 사실상 제대로 된 감상이 힘들 정도다. 한때 자료가 국내에서 자취를 감췄었다가 복원된 홍길동이 주 예시이며 그 밖엔 내친구 호돌이, 요정 핑크, 고인돌 OVA, 사랑의 학교, 섀도우 파이터, 엘리먼트 헌터 등이 그 예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