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 번역
1. 개요
원문의 느낌과 어감을 원문의 직역보다 더 효과적으로 표현했다고 평가받는 번역. 원문의 의미, 즉 나타내고자 하는 의도를 손상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번역문의 언어의 문화권 사람들에게 (단순히 뜻을 직역한 문장보다도) 그 느낌이 확 다가올 정도의 의역을 해냈다면 그것이 초월번역이다. 개념 자체는 오래 전부터 존재하고 있었으나 서브컬처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서 '초월번역'이라는 이름이 생겼다.창작은 인간의 일이고, 편집은 신의 일이다.
원문의 의미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창작'''의 영역을 두드릴 정도로 창의적인 번역이 나왔을 때, 경외를 담아 부르는 표현이다. 즉 의역이 최종적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경지로서, 번역을 직업으로 삼고 있거나 관심이 있는 사람들 누구나가 이루고 싶어하는 목표다. 이 분야의 고전은 김후란이 옮긴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의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고'''[1] 가 있다.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의미가 원문에서 벗어났지만 결과물의 어감이 강렬해서 임팩트가 큰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뜻 자체는 원문과 똑같지만 단어 선정이나 표현 등이 매우 적절하여 원판만큼, 혹은 더욱 직설적이고 강렬해지는 경우이다.[2] 이 중 전자는 애드리브에 가까우므로 엄밀히 말하면 번역이 잘 된 게 아니라 오역의 범주에 들어가지만, 후자는 상당히 긍정적인 평을 받게 된다. 그 외에도 딱히 어감이나 임팩트에 차이는 없지만 언어유희 같은 이유로 번역이 굉장히 어려운 단어나 표현을 마치 원래부터 대상 언어로 만들어졌던 것처럼 적절하게 번역하는 경우도 높은 평가를 받게 된다. 물론 원문과는 전혀 달라질 확률이 높지만, 원문 그대로 옮겨서 지나친 부연 설명으로 몰입을 떨어뜨리거나 의미를 죽여버리는 것보단 낫다.
사실 번역이라는 일 자체가 고도의 어휘력을 필요로 하는데, 언어와 표현이 해당 지역의 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각 언어의 특징적인 단어들이 다른 언어의 것과 완벽하게 대응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단어의 의미가 여러 가지인 경우 아무리 상황에 따라 뜻이 달라진다고 해도 그 뜻이 한두 가지로 좁혀지는 경우는 드물며, 심지어는 이 언어에는 이러저러한 뜻을 가진 단어가 있는데 저 언어에는 없을 수도 있다. 그렇기에 번역을 할 때에는 번역자가 원문을 얼마나 변형시킬지에 대해 절묘한 선에서 타협을 해야 하는데, 그 선이 정말 절묘할 경우 초월번역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요컨대 한 마디로 줄이면 '원문의 뜻을 살리면서도 원문을 의역한 것 이상의 예술성이 발휘된 번역'을 가리킨다.
2. 나무위키에서 문서로 등재된 예
위키에서 독립 문서로 작성된 초월번역 내지 미묘한 의역은 다음과 같다. 가나다순이며, 문서화되지 않은 경우는 난립 방지를 위해 예시를 들지 말 것.
2.1. 대사
'희망찬 내일'을 표현하기 위해 원문에도 없는 태양을 집어넣은 걸로 보인다. "오늘만 날인 건 아니잖아." 혹은 "내일은 오늘보다 낫겠지."와 같이 번역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내일은 내일의 바람이 분다(明日は明日の風が吹く)'[5] 라고 번역했다.
일단 죽느냐 사느냐의 어순이 뒤바뀌어 있고, 원문 to be는 의미가 함축적이라 한국어로 옮기기에 참 애로가 꽃피는 말이다. 그리고 'be'라는 개념이 인도유럽어족에는 흔한 개념이지만 한국어에서는 좀 애매한 것으로, 위의 문장을 직역하면 "존재하느냐 존재하지 않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정도가 될 것이다.
물론 앞뒤가 바뀌는 게 꼭 고정적인 것은 아니고, 한국에서 햄릿을 공연하거나 해당 대사를 인용할 때 원문대로 '사느냐, 죽느냐'로 하는 경우도 꽤 있다.
- 크고 아름다워요
- 나는 그것만을 위해 존재합니다
- 나 이런 사냥꾼이야
-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s-3
- 난 살아 있다구, 이 니기미 씨부랄것들아!
- 무슨 마약하시길래 이런생각을 했어요?
- 석양이 진다
- 신파극은 끝이다
- 씁 어쩔 수 없지
- 아니, 좋지 않은가
- 안개가 안개네[9]
- 아주 좆되는 거야
- 아 오지마 그림체 옮잖아!
- 애니메이션 캐릭터에 꼴린다면 정신병원에 가보세요
- 으하하, 굿바이, 아듀, 사요나라다!!
- 자비롭게 죽여주마
- 존나좋군?
- 좋은 XX는 죽은 XX
- 충격과 공포다 그지 깽깽이들아
- 전술이라니 전 술이 생각나네요
- 현실은 시궁창
- 보라! 보기에는 보잘 것 없는 보드빌 베테랑인지라. 바람부는 대로 배척 당하기도 하고 배척 하기도 하는 바라. 본인의 복장은 별 뜻 없는 변장이 아니라 빛바랜 백성의 바램이 남긴 발자욱이라, 그러나 과거의 비통함으로 벼려낸 비장한 비수가 부활하여 선을 부패시키는 불의의 부정을 벽력같이 베어내고 부수고 박살내고 바스러트릴 것이니! 방법은 바로 복수뿐. 빛을 바라보면서 발밑도 보듬는, 언젠가 비참한 자들과 바른 자들을 보호할 비정한 복수. 비루한 발언으로 복심을 보이려는 건 바보의 짓이니 이쯤하고 간단히 덧붙히자면 자네를 만나 정말 영광일세. '비읍'이라고 부르게.[10]
- 나마스테..... / 나마씨발, 엿이나 먹어.
2.2. 표제
- it's over 9000
- In/spectre
사실 미국에 수출되는 동양권 영화들은 대다수가 원제와는 전혀 다른 제목으로 수정되곤 하는데, 그 중에 초월번역이 상당히 많다. 예를 들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원제가 센과 치히로의 카미카쿠시인데, 이것이 '유괴당하다'라는 뜻의 'Spirited Away'로 초월번역되었다.
노래 제목이 일본어로 번역될 때도 이미 한 번의 초월번역(?)이 있었는데, 원래는 숲(森)이라기보단 그냥 나무(木)에 가깝다. 정확한 의미는 당대에 유행했던 저렴한 노르웨이산 가구라고. 다만 원작자인 무라카미 하루키는 숲으로 된 해당 번역을 더 좋아하는 듯.
상실의 시대라는 제목은 사실 본래 제목과 아무 관련이 없지만, 원제로 들여왔다가 한차례 저조한 판매고를 기록하고는 제목을 바꾼 후 대히트를 쳤다. 엄밀히 말하면 원제의 번역이 아니라, 번안이다. 이후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한국인이 좋아하는 일본 소설 1위에 등극하기도.
2.3. 명칭
동아시아사에서 공화는 본래 주나라 시대에 주나라 왕인 여왕(厲王)이 쫒겨난 뒤 제후들이 왕이 없이 국가를 통치하던 시기를 말한다. 이 왕이 없는 시대의 이름을 따 'Republic'을 번역한 것. 마침 共和의 한자를 직역하면 '공동으로 화합하다'라는 뜻도 되어 res publica의 본래의 뜻과도 잘 맞물려서 의미를 잘 살린 번역이 되었다.
- 금강 - 이누야샤 (애니원/투니버스)
- 범#s-4(汎)
- 수레기
- 시공의 폭풍
- 아주 간단히 행해지는 지독한 행위 (줄여서 D4C) - 죠죠의 기묘한 모험
- 여자침구 & 남자침구
- 예리도
- 안녕로봇
- 오륜(五輪)
- 요괴워치에 등장하는 대다수 요괴 캐릭터들의 한국 정발명
- 우주방어
- 잉여신
- 팀 포트리스 2의 몇몇 무기들
"함"은 상자 함, "수"는 셈 수를 쓴다. 독립변수를 상자 안에 넣으면 종속변수가 나오는 것이 함수이기 때문. 사실 음역인 건 확실한데 의역인지는 추측이라고 한다. 근데 의역이 아니라면 하필이면 상자 함과 셈 수를 썼을 리가….
- 화염구
- 호옹이 쿄우마 - 슈타인즈게이트 ps4 공식한국어 버전에서 키류 모에카가 오카베 린타로의 가명인 호오인 쿄우마를 잘못알아듣고 메일로 적는장면을 저렇게 번역했다.
- 빛나는 부등변다면체 : Trapezohedron은 각뿔 두 개를 어긋나게 붙여놓은 것처럼 생긴 다면체를 말하며 엇쌍각뿔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이 만화에서 이 빛나는 부등변 다면체는 엇각쌍뿔로 묘사되는 것 보다 각 면이 비대칭적인 다면체 모양으로 등장하여, 엇각쌍뿔이 아닌 형태로 나오는 일이 많기에 초월번역이 되었다.
2.4. 기타
번역가의 인터뷰에 의하면, 더빙판은 최대한 재밌게 해 보자는 연출가의 의도로 너무 내용과 동떨어지지 않게, 일본인이 듣기 재밌는 대사를 써달라고 해서 나왔다고 한다. 당시에는 원판에 충실한 번역을 요구하지 않은 것도 한 몫 했다. 원판과 번역의 비교
- 쿵푸팬더 마지막 장면에서 포가 타이렁에게 "I'm not a big fat panda. I'm THE big fat panda."[25] 라고 하는 대사가 있는데, 이걸 "난 크고 뚱뚱한 판다가 아니야. '쿵푸팬더'다!"라고 번역했다(!)[26]
- 2015년 10월 21일을 배경으로 한 영화 백 투 더 퓨처를 기념하기 위한 백 투 더 퓨처 재개봉판 1편에서, 마티가 실수로 과거로 시간여행을 해 아버지와 만나 연애에 대해 훈수를 두는 장면에서 실수로 "아빠(Daddy)"라고 부를 뻔한 장면이 있었다. 이에 원어로는 Daddy... daddy-daddy-O[27] 라고 했는데, 극장 자막판에서는 "아빠...라바라빠라밤"이라고 초월번역을 했다! 심지어 자막도 그에 맞춰 출렁거렸다! 어떤 의미에선 초월번역인 셈.
- 지.랄.하.지.마.세.요.
- 팀 포트리스 2 병과별 도전과제에서 영어 말장난 등이 있어 번역에 애로사항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각종 필수요소를 동원해 완벽하게 번역했다. 특히 헤비 도전과제가 유독 압권. 다만 너무 필수요소에 치중되어 있거나 오덕스러운 번역은 다시 재번역이 되어있다.
- 수리느금마수리
- 발사(Launch)라고? 아니, 밥 사(Lunch)라고.[28][29]
- 도쿄 트라이브의 자막은 굉장히 특이한 케이스이다. 랩이 대부분인 영화인 이상 자막 만들기가 매우 힘들어 보이나, 자막에 노래방 자막 효과까지 넣고, 심지어 번역 과정에서 라임까지 맞췄으며, 심지어 중간에 나오는 이펙트 자막도 한글로 표현했다. 예시
- 몬스터 대학교에 등장한 몬스터 팀들.
- 토르: 천둥의 신
- 리들러와 대치 중인 배트맨의 대사
- '퍼니셔: 웰컴 백 프랭크'에도 초월번역 대사가 들어갔는데 끝말잇기 대사에서 'Good Morning Vietnam → Man And Woman'을 '굿모닝 베트남 → 남과 여로 번역했다. #
- 썩, 괜찮은 인생이었다!!!
- 안잣슈의 끝말잇기 면접에 나온 자막들
- 은혼 애니메이션
만화 정발판에서도 못 살린 번역을 아주 찰지게 번역해주었다.
토시로: 좀 더 긴박하게 말해야 할거 아니야 이 멍청아!! 긴토키: 남이사 긴박하게 말하든 김밥을 말든
원본은 말장난이 없는 평범한(?) 대사 였지만 오히려 한국 더빙쪽에서 대사에 말장난을 넣어버렸다.
- 십만개냉소화 자막판 일부 대사들
- 네모바지 스폰지밥의 조개소년, 광선맨, 악마방울의 조직명. 영문 명은 EVIL(Every Villian Is Leamon)인데 EBS 방영판에서는 진짜 짜증나게 나쁘고 빠른 악당, 줄여서 진짜나빠로 번역했다. 애석하게도 이후 방송된 재능방송 방영판에서는 모든 악당은 멍청하다의 줄임말인 모악멍으로 번역해버리고 말았다.
- 공구전사 출동[31]
- 노틀담의 꼽추의 수록곡인 Out There의 더빙판에서 노래하기 이전에 클로드 프롤로가 콰지모도에게 글을 가르쳐주는데 한글의 가나다순으로 가르쳐주는 현지화를 거쳤다. 그 중에서 ㅊ부분에서 콰지모도가 무심코 축제라는 단어를 언급하자 프롤로가 놀라는 것도 덤.
- 나중에봐이유!
- 트위터는 인생의 낭비
- 짱구는 못말려 에피소드중 해바라기반과 장미반의 축구시합이 있었는데 실존하는 두 축구선수를 모티브로 한 아이들이 소환되고 거기에 어느 축구만화에 등장하는 골키퍼를 모티브로 한 후루바야시라는 아이가 등장하는데 문제는 이 만화가 국내에선 인기가 절망적이라 모티브가 된 캐릭터의 국내에서의 인지도가 매우 낮았다.그래서인지 브라질월드컵에서 좋은활약을 한 골키퍼 기예르모 오초아에서 따와 오초아라는 이름으로 변경된다.[32]
- ㅇㅅㅌㅅ → OCBS[33]
- 타도하자 집게리아! / 타고 놀자! 집게리아 #
- 내가 망치를 붕하면... / 망치랑 붕가를 했다고?[34]
- 파파구의 노래
- 해적전대 고카이저
- 황원의 앵그리죠번역본 전부 - 특히 사우스파크: 진리의 막대편은 정신이 아득해지는 번역을 보여주었다.(유튜브 자막 켜서 시청 요망)
- 근육 만타로의 갈비찜 덮밥 노래 영어판 #[35]
- 아가는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 T-34를 만들기 시작해서 그냥 많이 만들었습니다.
- 센류소녀 애니플러스판 한국어 자막[36]
- 디시인사이드 소닉 갤러리의 Sonichu 번역판 - 아예 번역을 넘어 창작의 수준이며 오물을 문학으로 바꿨다는 평가가 있다.
- ROBNALDO ##
- 내좆은 엄청나 / 게 찾기힘들어
- 저 밥맛이 날 쐈어!
- WEBTOON(서비스) : 예외가 있기도 하지만 여러 말장난, 언어유희 등을 영어에 맞춰서 잘 번역하는 것이 특징이다.
- Cool Heads, Warm Hearts - 대머리의 마음은 타들어가고 있다. 링크. 이건 제대로 된 번역이 아니라 농담이지만 워낙 웃겨서 '초월번역'이라는 제목으로 인터넷상에 퍼진 짤방이다. 굳이 따지자면 설명할 것도 없이 오역 내지는 억지 의역이다.
- DJ DJ Pump this party
2.4.1. '할멈과 도야지'
영어 시를 운율과 줄거리까지 모두 살려서 번역한 초월번역이다. 1937년에 국내에 처음 소개된 듯하다. 번역자는 윤석중이다.
- 번역본 '할멈과 도야지'
할멈이 집 안 치다 돈 한 푼을 얻어서, 장에 가서 도야지를 사 가지고 오는데,
문 앞까지 다 와서는 문지방을 안 넘어, 할멈 혼자 쩔쩔매다 강아지를 만났네.
"강아지야, 강아지야, 도야지를 물어라."
강아지가 할멈 말을 들은 체도 아니 해, 얼마를 걸어가다 지팡이를 만났네.
"지팡이야, 지팡이야, 강아지를 때려 줘라."
지팡이가 할멈 말을 들은 체도 아니 해, 다시 또 걸어가다 모닥불을 만났네.
"모닥불아, 모닥불아, 지팡이를 태워라."
모닥불이 할멈 말을 들은 체도 아니 해, 다시 또 걸어가다 도랑물을 만났네.
"도랑물아, 도랑물아, 모닥불을 꺼 버려라."
도랑물이 할멈 말을 들은 체도 아니 해, 다시 또 걸어가다 송아지를 만났네.
"송아지야, 송아지야, 도랑물을 들이켜라."
송아지가 할멈 말을 들은 체도 아니 해, 다시 또 걸어가다 영감님을 만났네.
"소 잡는 영감님 송아지를 잡으슈."
영감님이 할멈 말을 들은 체도 아니 해, 다시 또 걸어가다 동아줄을 만났네.
"동아줄아, 동아줄아, 영감님을 묶어라."
동아줄이 할멈 말을 들은 체도 아니 해, 다시 또 걸어가다 새앙쥐를 만났네.
"새앙쥐야, 새앙쥐야. 동아줄을 쏠아라"
새앙쥐가 할멈 말을 들은 체도 아니 해, 다시 또 걸어가다 고양이를 만났네.
"고양이야, 고양이야. 새앙쥐를 잡아 먹어."
고양이가 돌아서며 할멈더러 하는 말이, "쇠젖을 짜다 주면 새앙쥐를 잡아 먹지."
그 길로 할멈은 암소한테 달려가서, "암소야, 암소야 네 젖 한 통 다고."
암소가 돌아서며 할멈더러 하는 말이, "짚 한 단만 갖다 주면 이 젖 한 통 드리지요."
그 길로 할멈은 농부한테 달려가서, "여보 여보 김첨지, 짚 한 단만 인내슈."[38]
김첨지가 돌아서며 할멈더러 하는 말이, "물 한 통만 길어 주면 짚 한 단을 드리지요."
그 길로 할멈은 개천으로 달려가서 구멍 뚫린 물통에다 자갈돌을 깔고서
물 한 통을 길어다가 김첨지를 주었더니, "수고했소, 수고했소. 옜소, 옜소, 짚 한 단."
암소가 넓죽넓죽 짚 한 단을 다 먹고, "잘 먹었소, 잘 먹었소, 인제 젖을 짜 가시오."
할멈이 젖을 짜서 그릇에다 담아서, "옜다 옜다 고양이야, 식기 전에 먹어라."
고양이가 날름날름 맛나게 다 먹고,
앙! 하고 새앙쥐를 잡으려고 덤볐네.
새앙쥐가 동아줄을 쏠려고 덤볐네.
동아줄이 영감님을 묶으려고 덤볐네.
영감님이 송아지를 잡으려고 덤볐네.
송아지가 도랑물을 켜려고 덤볐네.
도랑물이 모닥불을 끄려고 덤볐네.
모닥불이 지팡이를 태우려고 덤볐네.
지팡이가 강아지를 때리려고 덤볐네.
강아지가 도야지를 물려고 덤볐네.
도야지가 문지방을 껑충 뛰어넘었네.
할멈은 들어가서 다리 뻗고 잘 잤네.
- 원문 ' The Old Woman and Her Pig' - 마더 구스
An old woman was sweeping her house, and she found a little crooked sixpence. “What,” said she, “shall I do with this little sixpence? I will go to market, and buy a little pig.”
As she was coming home, she came to a stile: but the piggy wouldn’t go over the stile.
She went a little further, and she met a dog. So she said to the dog: “Dog! bite pig; piggy won’t go over the stile; and I shan’t get home to-night.” But the dog wouldn’t.
She went a little further, and she met a stick. So she said: “Stick! stick! beat dog! dog won’t bite pig; piggy won’t get over the stile; and I shan’t get home to-night.” But the stick wouldn’t.
She went a little further, and she met a fire. So she said: “Fire! fire! burn stick; stick won’t beat dog; dog won’t bite pig; piggy won’t get over the stile; and I shan’t get home to-night.” But the fire wouldn’t.
She went a little further, and she met some water. So she said: “Water, water! quench fire; fire won’t burn stick; stick won’t beat dog; dog won’t bite pig; piggy won’t get over the stile; and I shan’t get home to-night.” But the water wouldn’t.
She went a little further, and she met an ox. So she said: “Ox! ox! drink water; water won’t quench fire; fire won’t burn stick; stick won’t beat dog; dog won’t bite pig; piggy won’t get over the stile; and I shan’t get home to-night.” But the ox wouldn’t.
She went a little further, and she met a butcher. So she said: “Butcher! butcher! kill ox; ox won’t drink water; water won’t quench fire; fire won’t burn stick; stick won’t beat dog; dog won’t bite pig; piggy won’t get over the stile; and I shan’t get home to-night.” But the butcher wouldn’t.
She went a little further, and she met a rope. So she said: “Rope! rope! hang butcher; butcher won’t kill ox; ox won’t drink water; water won’t quench fire; fire won’t burn stick; stick won’t beat dog; dog won’t bite pig; piggy won’t get over the stile; and I shan’t get home to-night.” But the rope wouldn’t.
She went a little further, and she met a rat. So she said: “Rat! rat! gnaw rope; rope won’t hang butcher; butcher won’t kill ox; ox won’t drink water; water won’t quench fire; fire won’t burn stick; stick won’t beat dog; dog won’t bite pig; piggy won’t get over the stile; and I shan’t get home to-night.” But the rat wouldn’t.
She went a little further, and she met a cat. So she said: “Cat! cat! kill rat; rat won’t gnaw rope; rope won’t hang butcher; butcher won’t kill ox; ox won’t drink water; water won’t quench fire; fire won’t burn stick; stick won’t beat dog; dog won’t bite pig; piggy won’t get over the stile; and I shan’t get home to-night.” But the cat said to her, “If you will go to yonder cow, and fetch me a saucer of milk, I will kill the rat.” So away went the old woman to the cow.
But the cow said to her: “If you will go to yonder hay-stack, and fetch me a handful of hay, I’ll give you the milk.” So away went the old woman to the haystack and she brought the hay to the cow.
As soon as the cow had eaten the hay, she gave the old woman the milk; and away she went with it in a saucer to the cat.
As soon as the cat had lapped up the milk, the cat began to kill the rat; the rat began to gnaw the rope; the rope began to hang the butcher; the butcher began to kill the ox; the ox began to drink the water; the water began to quench the fire; the fire began to burn the stick; the stick began to beat the dog; the dog began to bite the pig; the little pig in a fright jumped over the stile, and so the old woman got home that night.
3. 비판
3.1. '초월'의 뜻을 모르고 용어 남용
초월번역이라는 말 자체가 학술적으로 정의되지 않았고, 그러다 보니 구체적인 조건이나 기준이 없어 각자 평가하기 나름이기 때문에 어떤 번역을 인정할지 말지는 상당한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같은 것을 놓고도 어떤 사람들은 높이 평가하여 초월번역이라고 부르는 반면, 다른 사람들은 그저 발번역 내지는 오역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부정적으로 평가하며 수정되어야 하는 사항으로 보기도 한다.
원문의 내용과 다르면 무조건 오역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고, 원문이 말장난이거나 해서 그대로 번역하면 이해하기 힘들다 여겨 나름대로 고친 경우라면 오역이 아닌 초월번역 내지는 의역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예를 들어 위의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나 '농구는 신장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심장으로 하는 것이다.'도 엄격하게 따지면 원문에 없던 단어를 넣은 것이므로 오역이라고 할 수도 있는 것.
흔히 발번역이라 부를 정도로 엉망인 것 가운데에서도 일부는 문법과 어휘 선정 면에서는 문제가 많지만 번역하는 과정에서 보인 감각이나 창의성 면에서는 높이 평가할 만한 것도 있다. 그런데 상술했듯이 초월번역이라는 것도 '감각이나 창의성'을 잘 살려 번역한 것을 가리킨다.
원문을 훼손하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탁월하다고도 말하기 어려운, 한 마디로 적절하게 번역된 것을 초월번역으로 무조건 밀어붙이는 경우도 있다. 역시 '초월' 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조건이나 기준이 없기 때문으로, 살리기 어려울 수 있는 말장난 등을 적절히 살리는 것 자체만으로 인정하는 경우가 있는 반면 그건 그저 올바른 번역일 뿐이라고 보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엔 원문이 얼마나 번역하기 까다로웠는지가 문제인데, 그 '까다롭다'는 것 자체도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각자의 어휘력이나 감각 등에 따라 달라지며 번역이라는 게 누구나가 한 번 쯤 해 보는 일은 아닌지라 아주 간단한 의역임에도 불구하고 초월번역이라고 추켜세우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번역이 잘 되고 못 된 것과는 관계없이 다른 이유로 유명세나 인기를 얻게 되었음에도 높게 평가받는 경우도 매우 많다.
3.2. 번역가들의 지나친 의역 욕심
초월번역이란 말부터가 문제가 있다. 번역본을 읽는다는 것은 결국 원저자의 글에 대한 번역자의 해석본을 읽는 것이다. 독자가 외국어를 모국어만큼 할 수 있었다면 번역본따위에 기댈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번역본을 읽지만, 독자가 원하는 것은 원문의 메시지이지 번역자의 주관이 들어간 해석본이 아니다. 번역자는 이를 명심하고 최대한 주관을 배제한 채 객관적인 태도로 번역을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번역본이 원본을 초월한다는 것은 말이 좋아 초월이지 실제로는 주제넘은 짓인 것이다. 언어체계가 달라 전달하기 어려운 언어유희 등을 잘 번역한 것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으나, 대사를 더 자극적이고 인상적이게, 임팩트 있게[39] 번역해서 이슈가 되는 경우는 좋은 번역이라 할 수 없으며, 이런 번역을 초월번역이라고 띄워주는 사람들도 잘못된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보통 타이틀, 제목의 경우 번역자의 재량에 맡겨 과감한 의역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는 초월번역이라고 부를 만한 좋은 번역이 나올 여지가 있다.[40] 하지만 내용은 원작의 의미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게 그 어떤 일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원문을 토대로 가감없이 번역해야 한다. 특히 독자의 평균 수준이 높을 수록 원문 중심의 번역을 요구받는다. 대역본으로 나오는 전문분야 잡지의 경우, 윤문을 강조하면서도 원문의 의미를 철저하게 지킬 것을 요구받는데, 이런 데서 재량껏 의역했다가는 그 잡지사에서는 다시는 일감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원문이 같이 제공되고 독자들도 어느정도 외국어 능력이 되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를 줄 수 있는 번역은 바로 번역자에 대한 클레임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4. 중국어 음차의 초월번역
표의문자인 중국어는 음차를 할때 초월번역하는 경우가 많은데, 코카콜라를 '커코우커러(可口可乐(kěkǒukělè))'(직역하면 '모든 것이 좋아서 기분이 좋다')로 옮기는 것이 그 예. 다른 예로 해커(Hacker)의 경우 중국어로 黒客(흑객,hēikè) '헤이커'로 표현하는데, 직역하면 '검은 손님'이다. 발음을 비슷하게 하면서도 뜻도 부여하는 것.
서울시청에서 공식적으로 만든 서울의 중국어 음차어 '首尔(Shǒu’ěr)'도 상당이 좋은 중국어 음차 초월번역으로 꼽힌다. 대략 '셔우얼' 정도의 발음으로 서울의 본래 발음을 살리면서도 머리 수(首) 자를 넣어서 '수도'의 이미지를 물씬 풍기는 것이 그 이유. 과거에는 汉城(Hànchéng) 즉 '한성'이었다.
한편 일본어 음차에서도 나름 초월번역 사례가 있는데 confeito을[41] 금평당(金平糖)으로 번역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