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솝 우화/목록

 



1. 개요
2. ㄱ
2.1. 갈까마귀의 교만
2.2. 감기 걸린 여우
2.3. 값진 유산
2.4. 개가 하는 일
2.6. 개를 부러워한 늑대
2.7. 개미가 욕심쟁이인 이유
2.9. 거북이의 집
2.10. 거짓말은 들통나기 마련
2.11. 고양이가 죽은 척해 봐도
2.12. 고양이와 수탉
2.13. 고양이와 아프로디테
2.14. 고양이의 속임수
2.16. 공작새의 불평
2.17. 구두쇠
2.18. 구실
2.19. 귀여움을 받으려던 당나귀
2.20. 그림자
2.21. 근심
2.23. 꼬리 잘린 여우
2.24. 꿀단지에 빠진 파리떼
3. ㄴ
3.1. 나무와 갈대
3.2. 나쁜 일은 시키지 말자
3.3. 낙타의 소원
3.4. 낚시꾼 흉내를 내려던 원숭이
3.5. 너무 늦게 얻은 교훈
3.6. 눈 앞의 먹잇감
3.7. 늑대와 할머니
3.8. 늑대의 배신
3.9. 늑대의 본색
3.10. 늑대의 속임수
3.11. 늑대의 흉계
4. ㄷ
4.1. 단 한 마리의 새끼
4.3. 당나귀의 꾀
4.4. 덫에 걸린 비둘기들
4.5. 도긴개긴
4.6. 도둑과 여관집 주인
4.7. 도와주고 싶지만
4.8. 독수리와 쇠똥구리
4.9. 독수리 흉내를 내려던 까마귀
4.10. 독침의 존재
4.11. 돈자루를 가진 노새
4.12. 동굴로 간 박쥐
4.13. 돼지와 양
4.14. 돼지의 궁전 구경
4.15. 들염소
5. ㅁ
5.1. 막대기 다발
5.2. 말과 멧돼지
5.3. 말다툼
5.4. 맹목
5.5. 머리와 꼬리
5.6. 멍청한 까마귀
5.7. 모기와 황소
5.8. 모양 내는 갈까마귀
5.9. 목소리를 잃어버린 솔개
5.10. 무두질 냄새
5.11. 무식한 두더지
5.12. 뭉치면 산다
6. ㅂ
6.1.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
6.2. 바다로 간 물총새
6.3. 방울을 단 개
6.4. 배고픈 사자
6.5. 배부른 여우
6.6. 배은망덕 1
6.7. 배은망덕 2
6.8. 배은망덕 3
6.9. 배은망덕 4
6.10. 뱀과 말벌
6.11. 뱀과 줄
6.12. 뱀의 선물
6.13. 뱀 흉내를 내려던 여우
6.14. 병든 사자
6.15. 부러진 염소의 뿔
6.16. 부엉이의 속임수
6.18. 분수 모르는 피라미
6.19. 불청객
7. ㅅ
7.1. 사기꾼과 할머니
7.2. 사냥개와 토끼
7.3. 사냥꾼과 메추라기
7.4. 사랑에 빠진 사자
7.5. 사슴은 겁쟁이
7.6. 사슴의 뿔과 다리
7.7. 사자 가죽을 쓴 당나귀 1
7.8. 사자 가죽을 쓴 당나귀 2
7.9. 사자를 처음 본 여우
7.10. 사자에게는 이겼지만
7.11. 사자와 개구리들
7.12. 사자와 당나귀
7.13. 사자와 멧돼지
7.14. 사자의 몫
7.15. 사자의 속셈
7.16. 사자와 암소
7.17. 살아야 하는 이유, 죽어야 하는 이유
7.18. 살인자의 최후
7.19. 생각은 항상 신중하게
7.20. 성급한 비둘기
7.21. 속 다르고 겉 다른 지도자
8. ㅇ
8.1. 아들과 사자 그림
8.2. 암퇘지와 암캐의 입씨름
8.3. 앵무새와 집족제비
8.4. 약속을 잘 지키자 1
8.5. 약속을 잘 지키자 2
8.6. 약자의 흥정
8.7. 양가죽을 쓴 늑대
8.8. 양다리 걸치다가 망한 까마귀
8.10. 어리석은 사슴
8.11. 어리석은 암탉
8.12. 어리석은 양치기
8.13. 어리석은 청년과 제비
8.14. 어부지리 1
8.15. 어부지리 2
8.16. 억울한 뱀
8.17. 엉뚱한 천문학자
8.18. 여물통 속의 개
8.19. 여우와 가시덤불
8.21. 여우와 매미
8.22. 여우와 염소
8.23. 여우와 탈
8.25. 여우와 포도밭
8.26. 여우의 잔꾀
8.27. 여우의 흉계
8.28. 염소와 당나귀
8.29. 영리한 까마귀
8.30. 영리한 당나귀
8.31. 욕심꾸러기 소년
8.32. 욕심꾸러기 아들
8.34. 욕심쟁이 여주인
8.35. 용기만 있고 지혜가 없으면
8.36. 우물 안 개구리
8.37. 원숭이 임금님
8.38. 원숭이의 재판
8.39. 원숭이 흉내를 내려던 낙타
8.40. 유비무환
8.41. 은혜 갚은 개미
8.42. 은혜 갚은 독수리
8.43. 은혜 갚은 쥐
8.44. 이슬 먹는 당나귀
8.45. 인정머리 없는 말
8.46. 인정머리 없는 주인
9. ㅈ
9.1. 잘난척하던 닭의 최후
9.2. 장사치들
9.3. 전갈과 개구리
9.4. 전나무와 가시나무
9.5. 점쟁이
9.6. 정육점 주인과 손님
9.7. 젖 짜는 소녀와 우유통
9.8. 제 꾀에 넘어간 여우
9.9. 제비와 삼씨
9.10. 조각가가 사자라면
9.11. 조개를 삼킨 개
9.12. 종달새들
9.13. 쥐들 vs 족제비들
9.14. 쥐와 개구리
9.15. 쥐와 고양이의 겨룸
9.16. 지나친 편애의 결과
9.17. 집당나귀와 들당나귀
10. ㅊ
10.1. 차별 대우
10.2. 착각
10.3. 천벌을 받은 독수리
10.4. 최후의 수단은 남아 있다
10.5. 친해질 수 없는 사이
11. ㅌ
11.1. 태양의 결혼
11.2. 토끼들의 고민
12. ㅍ
12.2. 패자는 말이 없다
12.3. 플라타너스의 그늘
12.4. 피리 부는 늑대
12.5. 피장파장
13. ㅎ
13.1. 하늘을 날고 싶은 거북이
13.2. 허세 부리는 사냥개
13.3. 허풍선이
13.4. 허풍선이 주인
13.5. 헛된 기다림
13.6. 헤라클레스와 플루토스
13.7. 헤라클레스의 힘
13.8. 헤르메스 신상 1
13.9. 헤르메스 신상 2
13.10. 헤르메스와 상인
13.11. 헤르메스와 아라비아인들
13.12. 화살을 맞은 독수리
13.13. 화해할 수 없는 사이
13.15. 황소와 염소
13.16. 황소 흉내를 내려던 개구리
13.17. 흔들린 우정


1. 개요


이솝 우화로 잘 알려진 이야기들 중에선 탈무드에 가까운 구조를 가진 이야기들이 아주 많으며, 실제로 탈무드 혹은 미드라시의 이야기가 이솝 우화로 끼어들어간 게 아닌가 하는 의혹도 있다. 동일한 이야기가 실제로 탈무드와 미드라시에도 나올 뿐더러, 이 이야기들이 들어간 판본은 오리엔트 판본들이기 때문.
특히 아시아 쪽 설화와 비슷한 이야기들이 상당히 많으며, 아시아 쪽에서 익숙한 이야기들은 인도 설화가 이솝 우화에 들어가 있는 것을 보아, 실제로 아시아 쪽 이야기가 이솝 우화로 약간 끼어들어간 것으로 추측된다. 한편, 그리스어 판본이 라틴어 판본으로 번역되면서 내용이 약간 수정된 이야기들도 있다. 아래 목록들을 보면 알겠지만, 금도끼 은도끼, 시골쥐와 서울쥐 등 우리나라 전래동화로 알려진 경우들도 꽤 많다.
아래 목록 중에도 학술적으로 이솝 우화가 아예 아닌 것이 알려졌거나, 이솝 우화에 끼어들어간 것으로 의심되는 이야기들이 매우 많다. 학술적으로 위작 여부가 의심되는 이야기들 외에도, 여우나 포도가 나오는 이야기의 경우에는 실제 출처가 탈무드일 가능성이 높다. 참조.
이 외에도 이솝 우화가 아예 아니거나 미심쩍은 이야기들은 목록에서 제외했다[1].

2. ㄱ



2.1. 갈까마귀의 교만


갈까마귀 마을에 어느 갈까마귀가 살고 있었다. 이 갈까마귀는 동족들에 비해 덩치도 크고 힘도 세서 평소 잘난척 대마왕이었고, 그래서인지 별볼일 없는 다른 동족들과 같이 산다는 것을 창피하게 생각하기까지 했다.
그래서 이들을 떠나 까마귀[2]들과 살기로 했지만 까마귀들은 환영은커녕 오히려 분노하며 쫓아냈고, 안 되겠다 싶어 다른 새들을 찾아가 봤지만, 결과는 마찬가지.
그렇게 줄줄히 퇴짜를 맞고 무리로 돌아왔더니, 동족들도 왜 돌아왔냐고 화를 내며 멀리멀리 내쫓아 버리면서, 결국 이 갈까마귀는 죽을 때까지 혼자 외롭게 살았다.

2.2. 감기 걸린 여우


동물의 왕 사자가 병이 들어 짐승들이 병문안을 갔다.

사자: 이봐, 염소야. 내 입 냄새가 어떤지 한 번 맡아 봐.

염소가 냄새를 맡았는데 사자의 입 냄새는 아주 고약하고 지독했다.

염소: 저어, 사자님 입에서 퀴퀴한 냄새가 나는데요.

사자: 뭐라고?! 내 입에서 무슨 냄새가 나?! 감히 동물의 왕을 깔보다니, 무엄한 놈 같으니라고!

화가 난 사자가 염소를 잡아먹은 다음에 늑대가 사자의 입 냄새를 맡은 다음 거짓말을 했다.

늑대: 아, 아무 냄새도 나지 않습니다.

사자: 이런 거짓말쟁이 같으니라고, 왕은 거짓말을 싫어한다. 너는 염소보다 더 무엄한 놈이다.

늑대도 잡아먹은 사자가 그 다음에 여우를 불렀다. 그러자 꾀쟁이 여우가 한 가지 꾀를 생각해 내고는 이렇게 말했다.

여우: 죄송합니다, 사자님. 제가 심한 감기에 걸려서 냄새를 맡을 수가 없어요.

꾀 많은 여우는 이렇게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판본에 따라서 염소의 자리는 양으로 바꾼 버전도 있으며, 사자가 병이 든 것이 아닌 귀차니즘스런 성격 탓에 게을러서 사냥을 하기 귀찮아서 좋은 꾀를 하나 생각해 내어 양과 늑대를 부르고 입에서 무슨 냄새가 나냐고 물어보고 잡아먹은 버전도 있다.

2.3. 값진 유산


농부가 늙어 세상을 떠나기 전 게으른 아들 삼형제에게 이런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 내가 남기고 간 것을 너희들은 포도밭에서 발견하게 될 것이다.

아버지의 장례를 모신 다음 삼형제는 아버지가 남겼다는 게 무엇인지 포도밭을 열심히 파헤쳐 보았다. 물론 금은보화같은 보물을 떠올렸지만, 아무리 파도 파도 얻은 게 없어서 삼형제는 실망했다.
하지만 그 땅을 파는 과정 속에서 철저한 밭갈이로[3] 튼튼해진 포도나무로부터 전례가 없을 만큼 많은 포도를 수확하자 이들은 근면 그 자체가 진정한 보물이라는 걸 깨닫고 아버지의 지혜에 감탄했다.
뚱딴지 명심보감에서는 부자(富者)와 외동아들로 바뀌어서 나온다. 그 아들은 평소 노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아버지가 걱정이 많았는데, 어느 날 아버지가 병이 들어서 죽기 직전에 해당 우화의 아버지와 비슷한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으며, 이후에 아들은 위의 아들들처럼 금은보화같은 보물을 떠올리면서 열심히 땅을 파 봤는데, 거기서 한 단지가 나왔다. 아들은 기뻐하면서 단지를 열어봤는데, 그 안에는 보물이 아닌 아버지가 마지막에 쓴 편지가 있었다. 편지의 내용인 즉슨 '열심히 땅을 파 봤으니 이제 땅에 씨를 뿌리고 밭을 가꾸면 가을풍년이 와서 큰 부자가 될 것이다.'라는 훈훈한 내용으로 끝을 맺었다.
패러디로, 아버지가 보물을 너무 깊게 묻어서 아들들이 밭을 다 뒤집어 엎고도 찾지 못한다는 씁쓸한 만화도 있었다.
배경을 현대로 바꾸고 감옥에 수감된 가장이 집에 있는 아내에게 "밭에 무기를 묻어놓았으니 잘 숨기시오!"라는 편지를 보내서 편지를 검열한 경찰들이 밭을 갈아엎어서 농사일을 대신 해 준 격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입체동화 이솝이야기에는 두 아들이 있었지만 가장 부지런한 장남은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기 전에 남긴 유언대로 트랙터를 운전하여 농사를 해서 농작물을 수확하여 농부가 되었고, 차남기타를 연주하면서 노래를 불렀지만 비록 농부가 되는 것은 실패했지만 스타가 된 내용이 있다.

2.4. 개가 하는 일


들이 주인에게 자신들은 털과 젖을 바치는데 는 바치는 것도 없이 밥만 얻어먹는다고 불평을 했다. 그러자 개가 양들을 찾아와 말했다.

개: 너희 말이 맞아. 나는 주인에게 바치는 것이 없지. 하지만 내가 없으면 어떻게 될까? 도둑이 너희를 훔쳐가고 늑대가 너희를 물어갈걸. 나라는 짐승이 딱 버티고 너희들을 지켜 주니까 너희들이 안심하고 맛있는 풀을 먹을 수 있는 거야.

개의 말을 들은 양들은 다시는 불평하지 않았다.

2.5. 개구리들의 임금님




2.6. 개를 부러워한 늑대


밝은 달이 둥실 떠오른 깜깜한 밤, 먹이를 구하러 온 늑대와 산책 중인 개가 만났다. 늑대는 아무것도 먹지 못해서 비쩍 말랐고, 개는 통통하게 살찐 데다가 털에는 윤기가 자르르 흘렀다.

늑대: 나는 아무것도 못 먹어서 이렇게 비쩍 말랐는데 너는 어디서 뭘 먹고 사니?

개: 나는 먹이를 찾아다니지 않아. 아늑한 집에서 먹이를 주시는 주인님이 있으니까. 나는 집에 살면서 도둑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집을 지킨단다. 만약에, 도둑이 들어오면 집을 부수고 살림살이를 다 훔쳐가 버릴 거야.

개의 말에 늑대는 개가 부러워서 말했다.

늑대: 그래? 그렇다면 나도 네 주인님께 데려가 줘. 도둑쯤은 거뜬하게 막을 수 있어.

개: 내가 주인님께 잘 말해 볼게. 같이 가자.

둘이 주인집으로 가던 도중에 늑대가 개의 목에 생긴 상처를 보게 되었다.

늑대: 네 목에 상처가 있던데 왜 생긴 거야?

개: 목줄을 차서 생긴 상처야, 사람들이 나를 무서워하니까 주인님은 낮에 이렇게 내 목에다가 목줄을 채워.

그러자 늑대가 돌아서며 하는 말.

늑대: 나는 그냥 산으로 돌아갈 거야, 비록 춥고 배고프고 찬 비를 맞으면서 자더라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지금 이대로가 더 좋아.


2.7. 개미가 욕심쟁이인 이유


옛날 어느 마을에 두 명의 농부가 살고 있었다. 한 농부는 내내 열심히 일했음에도 불구하고 수확량이 영 신통치 않았다. 반면 이웃집의 다른 농부는 그리 열심히 일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수확량이 어마어마했다.
평소 시기심이 많은 이 농부는 이웃집 농부의 농작물들을 몽땅 훔쳐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만족하지 못한 농부는 이웃집 농부의 친동생의 농작물들까지 몽땅 훔치기로 하고 친동생의 창고로 숨어들어갔다. 이 작자의 이 모든 것을 지켜보던 제우스는 그 동안은 참았지만, 이제는 더 이상은 참을 수가 없어서 농부를 개미로 만들어 버렸다.
농부는 갑자기 농작물이 크게 보여지는 것과 평소라면 가벼워야 할 농작물이 너무 무거운 것을 보고 뭔가 이상한 것을 느꼈는데, 한참 뒤에야 자신이 개미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미가 된 이 놈은 반성은커녕 여전히 농작물을 훔쳐가기 위해 무진 애를 쓰고 있었으며, 지금도 개미들이 농작물을 이렇게 옮기는 이유도 다 이 작자 때문이라고 한다.

2.8. 개미와 베짱이



원래 이 이야기는 개미를 자선을 하지 않는 이기적인 곤충이라고 까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2.9. 거북이의 집


어느날 제우스 신이 생일을 맞아 모든 동물들이 축하해줄 때 거북이가 안 오자 제우스 신이 거북이를 찾아가서 왜 안 오냐고 물었다. 그러자 거북이가 집이 좋아 여기서 머무른다고 얘기하자 화가 난 제우스 신이 어디를 가든지 에 집을 지고 다니게 만들면서 거북이는 오늘날에도 어딜 가든지 간에 등에 집을 지고 다닌다.
달팽이로 나오는 판본도 있으며, 제우스는 거북이의 말을 듣고 좋은 생각이 나자 에 집을 지고 다닐 수 있도록 상을 주었다고 한다.

2.10. 거짓말은 들통나기 마련


먼 옛날, 뱃사람들은 항해가 길어지면 쉽게 무료해지곤 했고, 그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애완동물을 배에 태워서 같이 생활하기도 했다. 어느 날, 한 선원이 원숭이를 데리고 배에 탔다. 이타카 부근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폭풍우가 거세게 몰아쳤다.
배가 파도에 뒤집혀서 부서졌을 때 성난 파도 속에서 돌고래들이 나타나 사람들을 등에 태우고 안전한 육지까지 데려다 주었다. 돌고래는 원숭이를 사람으로 알고 등에 태워줬으며 아테네의 항구인 피레우스 맞은 편 육지에 다다르자 돌고래가 물었다.

돌고래: 당신은 아테네에 사시나요?

원숭이: 그럼, 당연하지. 나는 아테네에서도 가장 유명한 가문의 사람이지.

돌고래: 그러면 피레우스도 잘 알겠네요?

원숭이가 피레우스가 아테네의 유명한 관리인일 것으로 짐작하고 둘러댔다.

원숭이: 잘 알지, 잘 알고말고. 그는 나와 가장 친한 친구인 걸.

돌고래: (원숭이를 바다에 빠뜨린 다음) 이런 엉터리에 거짓말쟁이를 봤나? 너 같은 엉터리에 거짓말쟁이는 구해줄 필요가 없어!

그리고 돌고래가 바닷속으로 깊이 사라져버리자 원숭이는 드넓은 바다에서 나뭇조각에 매달려 살기 위해 어떻게든 버둥거렸다.
판본에 따라서는 원숭이가 거짓말했다는 것을 눈치챈 돌고래가 그냥 바닷속으로 잠수해버리면서 원숭이가 익사하는 경우도 있다.

2.11. 고양이가 죽은 척해 봐도


고양이가 어느 빈집에서 쥐들을 왕창 발견하고 한 마리씩 잡아먹기 시작했다. 그러자 생쥐들은 구멍 속에 숨어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고양이는 쥐들을 꾀어내려고 죽은 척 축 늘어져 있었다. 그걸 보고 영리한 쥐 한 마리가 그 꼴을 보며 하는 말.

쥐: 이봐, 웃기지 마! 네가 돌덩이 흉내를 내도 우리는 결코 네 곁에 얼씬하지 않을 거거든!

그러자 부끄러워진 고양이는 당장 그 집에서 나갔다.

2.12. 고양이와 수탉


고양이가 수탉을 잡은 다음 그럴싸한 구실을 만들었다.

고양이: 넌 야밤에도 울어서 사람들의 잠을 못 자게 하지, 그러니 나는 너를 잡아먹겠다!

수탉: 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가축이라고! 내가 제때 그들을 깨우기 때문에 사람들이 마음 놓고 일을 할 수 있는 거야!

고양이: 네가 어떻게 변명을 하든, 내가 굶을 수 없는 노릇 아니니?

그런 다음 고양이가 바로 수탉을 잡아 먹었다.

2.13. 고양이와 아프로디테


평소 눈이 상당이 높은 어여쁜 고양이가 있었는데, 많은 고양이들이 그녀에게 프로포즈를 하면 몽땅 거절하기 일쑤였다. 그러던 어느 날, 이 고양이는 길을 걷다가 한 미청년을 보자 바로 사랑에 빠졌다.
그 다음에 여신 아프로디테를 찾아가서 자기를 사람으로 만들어 달라고 소원을 빌자 바로 여자가 되었다. 그 뒤 아가씨가 된 고양이는 그 미청년을 찾아가서 프로포즈를 한 다음 결혼했다. 며칠 뒤에 아프로디테는 이제 완전한 사람이 됐는지 알아보기 위해 를 그 고양이가 사는 방으로 보냈더니 이 고양이가 본색을 드러내면서 쥐를 잡아먹으려고 이리저리 날뛰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자 화가 난 아프로디테는 아가씨를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렸다.
판본에 따라 고양이가 아예 그 쥐를 그 자리에서 먹어버렸다는 버전도 있었고 미청년이 살고 있던 집에는 쥐가 있었고 그것을 본 아가씨가 쥐를 잡을려고 날뛰자 미청년이 아가씨를 말릴려고 붙잡자 갑자기 아가씨가 마법처럼 원래의 모습으로 되었다는 버전도 있다. 이 모습을 본 미청년이 경악하면서 집을 뛰쳐나가는 것으로 계속 진행되고, 아프로디테가 이것을 보고 분노해서 아가씨를 도로 고양이로 되돌렸다는 엔딩은 동일하다.
해당 우화는 인도를 통해 넘어와 이솝 우화로 편입된 이야기로, 원본은 '시녀로 둔갑한 쥐'라는 설화며, 극동에서도 발견되는 설화다.

2.14. 고양이의 속임수


병에 걸린 닭이 많다는 정보를 입수한 고양이 한 마리가 지금이 닭을 많이 잡아먹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의사로 위장한 다음 닭장 앞에 당도해서 일단 멀리 떨어진 뒤에 닭들에게 상태가 어떠냐고 묻자 닭들이 말했다.

닭들: 몸은 아주 건강하네! 단지 네가 여기서 당장 사라져만 준다면 말일세!


2.15. 곰과 두 친구




2.16. 공작새의 불평


불평불만이 많은 한 공작새가 노래하는 꾀꼬리를 보게 되었다.

공작새: 저 꾀꼬리는 참 좋겠다. 비록 나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목소리가 아름답고 그만큼 봄을 알릴 수 있으니까...

꾀꼬리의 목소리는 아름답고 곱지만 공작새의 목소리는 찢어질 듯 날카롭고 시끄럽기 때문이다. 꾀꼬리가 부러워진 공작새가 헤라 여신을 찾아가서 자신의 목소리에 대한 불평불만을 늘어놓았다. 그러자 공작새의 말을 들은 헤라 여신이 화가 나서 말했다.

헤라: 너는 네 목둘레의 무지개 장식과 꼬리를 접었다가 폈다가 할 수 있는 능력과 네 꼬리에 달려 있는 보석 상자의 보석들보다 더 아름다운 깃털들이 있는데 그것들로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지 않느냐? 모든 재능을 다 가지고 있는 동물은 없다. 신들은 너희들 각자에게 선물을 주는데 하나씩만 준다. 네 아름다운 깃털은 생각하지 않고 꾀꼬리의 아름다운 목소리만 생각했더냐? 감히 하늘 아래의 어느 누가 네 깃털을 보고 마음에 끌리지 않는 이가 있더란 말이냐?! 당장 그 불평을 그만두지 못해? 그만두지 않는다면 네 아름다운 깃털을 다 빼앗아 버리겠다.

모든 짐승들에게는 각자 나름대로의 재주가 있으면서도 욕심부리지 않고 다른 동물들을 질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공작새는 부끄러워했다.

2.17. 구두쇠


재산이 많은 한 구두쇠재산을 누가 훔쳐가지 않을까 항상 걱정하면서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구두쇠는 자신의 모든 재산을 금괴로 만든 다음 자신만 아는 확실한 장소에 묻어 두었다. 그 뒤 구두쇠는 그 금괴를 마치 자신의 심장과 영혼인 것처럼 소중히 여겼으며 날마다 흡족한 듯이 금괴를 바라 보았다.
그러던 어느 날, 구두쇠의 행동을 수상하게 여긴 한 사람이 구두쇠의 행동을 본 다음에 그날 밤 땅에 묻혀있는 금괴를 훔쳐 달아났다. 다음 날 구두쇠는 금괴가 없어진 사실을 알고는 자신의 머리를 쥐어뜯으면서 울부짖었다. 마침 그 곳을 지나가던 이웃이 슬프게 울고 있는 구두쇠를 발견하고 그 이유를 물었으며 자초지종을 모두 듣은 다음 이웃이 구두쇠에게 말했다.

이웃: 그런 일로 너무 절망하지 마세요. 당신의 금괴를 가지고 있었을 때에도 진짜로 가지고 있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이제 돌멩이를 묻어놓고 금괴라고 생각하세요. 당신의 금덩이를 묻어놓고 사용하지 않는 건 돌멩이를 묻어놓은 것과 같으니까요.


2.18. 구실


몹시 배고픈 늑대가 사방을 두리번거리면서 먹이를 찾다가 아기양 한 마리를 발견했다. 그러면서, 트집을 잡아서 아기양을 잡아먹기 위해 온갖 구실을 꾸몄다.

늑대: 이놈아, 내가 물을 마시려는데 네가 물을 더럽혔어!

아기양: 제가 언제 아저씨가 마실 물을 더럽혔지요?

늑대: 이놈아, 지금 네놈이 세수를 하고 있었지 않아?

아기양: 에이, 아저씨는 엉터리야!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흘러가는데 제가 세수를 했던 물이 어떻게 아저씨한테로 흘러가요? 저는 시냇물 아래에, 아저씨는 위에 있잖아요?

할 말이 없어진 늑대가 고개를 흔든 다음 이렇게 말했다.

늑대: 이놈아, 네가 작년에 우리 아빠를 놀렸지? 네놈이 어른한테 무례하게 굴었으니 너를 잡아먹겠다!

아기양: 왜 돼도 않는 억지를 계속 쓰는 거에요, 늑대 아저씨? 저는 올해 태어났다고요! 작년에는 이 세상에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제가 아저씨네 아빠를 놀려요?

그러자 부끄러워진 늑대는 더 이상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어슬렁어슬렁 꽁무니만 뺐다.
늑대가 더 이상 아무런 구실도 잡지 못하자 아기양을 버릇없는 아이라며 괜시리 생트집을 잡은 다음 잡아먹는 막가파 엔딩 버전도 있다.

2.19. 귀여움을 받으려던 당나귀


어느 가정집에서 당나귀와 삽살개를 기르고 있었다. 당나귀는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해야 할 일이 많은 반면, 삽살개는 가정집의 주인에게 사랑을 많이 받았다. 주인은 삽살개와 날마다 놀아주고 밖에 나갔다가 오면 삽살개에게 줄 먹이도 가져왔다. 그러면 삽살개는 깡충깡충 뛰면서 주인을 반겼다. 이것을 본 당나귀는 삽살개를 질투했다.
그러던 어느 날, 주인이 밖에 나갔다가 돌아오자 당나귀는 삽살개가 했던 것처럼 껑충껑충 뛰면서 주인을 반겼다가 실수로 주인을 걷어찬 것도 모자라서 집안까지 난장판으로 만드는 바람에 제대로 화가 난 주인이 하인을 호출해서 죽도록 구타한 후 밖에 있는 나무에다 단단이 묶어 놓으라고 명령했다.

2.20. 그림자


어느 날 저녁, 늑대 한 마리가 어슬렁거리고 있었으며 저녁 무렵이라서 가 지느라 늑대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졌다. 그 그림자를 보고 늑대는 자기의 덩치가 커졌다고 생각하며 숲을 향해 이렇게 외쳤다.

늑대: 이제 사자 따위는 하나도 안 무섭다! 사자야, 나오너라. 내가 상대해주마!

사자: (불쑥 나타나면서) 오냐. 너가 날 상대할 수 있다고?

그 다음 단번에 늑대를 때려죽였다. 판본에 따라 늑대는 진짜로 나타난 사자를 보고 놀라 기절하고 쓰러졌다든가, 줄행랑쳤다는 버전도 있다.

2.21. 근심


옛날 어느 마을에 딸 두 명을 둔 아버지가 있었다. 집안이 가난했지만 딸들을 사랑한 아버지는 딸들이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다 들어주었다. 세월이 흘러 딸들이 시집갈 나이가 되자 아버지는 큰딸을 농사일을 하는 농부와, 막내딸은 도자기를 굽는 도예가와 각각 결혼시켜줬다. 딸들을 다 시집보내고 홀로 남은 아버지는 딸들이 잘 살고 있나 궁금해서 먼저 큰딸의 집으로 갔다.

큰딸: 아버지, 어서 오세요.

아버지: 잘 있었니? 농사일은 잘 되가냐?

큰딸: 네, 부지런히 일한 덕분에 채소가 무럭무럭 자랐지요. 하지만 한 가지 걱정이 있어요.

아버지: 무슨 걱정이냐? 어서 말해봐.

큰딸: 비가 내리지 않아서 걱정이에요, 비가 많이 내려야 채소들이 물을 먹어서 잘 자랄 수 있거든요.

아버지: 그래, 하느님께 비가 많이 내리게 해달라고 빌어보마.

그렇게 큰딸 집에서 며칠간 지낸 뒤, 이번에는 막내딸의 집으로 갔다.

아버지: 그동안 잘 있었니? 하던 일은 잘 되고?

막내딸: 네, 아버지. 잘 지내고 있어요. 그동안 도자기를 많이 만들었지요. 하지만 한 가지 걱정이 있어요.

아버지: 무엇이 걱정이냐?

막내딸: 비가 너무 자주 와서 걱정이에요. 햇빛이 쨍쨍 내리쬐는 날이어야 해요. 그래야 도자기가 잘 마르니까요.

막내딸의 말에, 아버지는 어쩔 줄 몰라하면서 중얼거렸다.

아버지: 이를 어찌하면 좋단 말이냐? 네 언니는 비가 자주 오면 좋겠다고 하니... 사람한테서는 걱정이 떠나지 않는구나!

집으로 돌아온 아버지는 걱정이 되어 한숨만 쉬면서 방 안의 자리에서 눕고 말았다.
이 이야기가 확장되어서 아버지가 다른 사람을 찾아가 고충을 털어놓고, '비가 오는 날에는 큰딸이 잘되고 맑은 날에는 막내딸이 잘될 것을 생각하라'는 조언을 받았다는 버전이 있고, 아버지의 자리에는 어머니가 바뀌고, 큰딸의 자리에는 부채 장사꾼 큰아들, 막내딸의 자리에는 나막신 장사꾼 막내아들로 바꾼 버전이 있다.
판본에 따라 이야기가 좀 더 진행되는데, 날씨가 화창한 날에 아버지는 큰딸이 있는 농부의 집으로 방문하게 되는데 농부와 큰딸이 자신의 아버지가 오는 것을 보고 반갑게 맞이하는데 큰 딸이 비가 내려야 하는데 비가 내리지 않아서 걱정이라며 농부와 함께 채소들에게 물을 주는데 그 말을 들은 아버지는 비가 많이 내리게 해준 다음 잠을 자는데 다음 날 비가 많이 내리자 큰딸과 농부는 크게 기뻐하며 신선하고 튼튼한 채소를 수확하게 되었다.
이번에는 막내딸이 있는 도예가의 집을 찾아왔는데, 막내딸이 햇빛이 내려야 도자기가 빨리 마르는데 비가 와서 햇빛이 안 나오는 통에 도자기가 마르지 않는다고 하자 그 말을 들은 도예가는 도자기를 확인해보니 마르지 않고 변형되자 이것이 아니라며 좋은 도자기를 만들 수 없다고 마르고 있는 모든 도자기를 깨트려버리는데 이것은 본 막내딸이 깜짝 놀라 도예가를 진정시키는데 아버지는 도자기를 모두 깨트리고 흐느끼며 울고 있는 도예가를 보고 마음이 아프게 되었고 막내딸과 같이 도예가의 마음을 달래며 보살피는데 도예가는 슬픈 미소를 지으며 괜찮다고 너무 염려 마시라고 부축인다. 그렇게 해서 아버지는 도예가와 막내딸을 위해 햇빛이 내려오도록 기도를 하고 잠을 자는데 다음 날 햇빛이 쨍쨍 내리쬐자 도예가와 막내딸은 크게 기뻐하여 도자기를 많이 만들게 되었다.
그렇게 하여 큰딸과 막내딸은 아버지의 기도 덕분에 각각 선물을 주었고 아버지는 일이 잘 되어서 기뻐했다. 큰딸은 비가 와서 채소들이 잘 자랐고 막내딸은 햇빛이 내리쬐서 도자기가 잘 마른다고 말하는데 이 말을 들은 두 딸은 고민이 있는데 둘 다 아버지에게 걱정에 대해 말한 것이었다. 큰 딸이 막내딸에게 아버지에게 어떤게 더 좋은가 물어볼까 하는데 그 말을 들은 막내딸은 좋은 생각이라고 하는데 두 딸은 아버지에게 어느 것이 더 좋은 것인지 물어보았다. 그 말은 들은 아버지는 한숨을 쉬고 두 딸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버지: 너희들을 위해 소원을 들어준 건 사실이지만, 누구에게 소원을 빌면 자신에게 이득을 볼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는 피해를 줄 수 있지만 누구에게는 각자 소원이 있는 법이고 들어줄 수 있고 들어줄 수가 없는 것도 있단다. 하지만... 너희들이 비가 오거나 햇빛을 원한다면 서로에게 이득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면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거라.

그 말을 들은 두 딸은 미소를 지으며 아버지를 부축이면서 격려해주었고, 아버지는 두 딸의 격려를 받고 걱정이 없어지면서 미소를 지었다.

2.22. 금도끼 은도끼




2.23. 꼬리 잘린 여우


길을 걷다가 에 걸린 여우가 몸부림친 끝에 겨우 빠져나오는데는 성공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꼬리가 잘렸다. 그 뒤 다른 여우들의 놀림감이 된 꼬리 잘린 여우는 창피해하면서 고민한다. 그 뒤 다른 여우들을 모두 불러모으고 꼬리란 얼마나 불편하고 꼴사납고 불필요한 것인가에 대해 말하고는 꼬리를 자르라고 했다. 이 때, 늙은 암여우가 말했다.

암여우: 여보게, 나는 오히려 이렇게 생각하네. 만약 자네의 꼬리가 잘리지만 않았어도 우리에게 그런 말을 했겠나? 우리들은 꼬리를 자르는 것보다 달고 다니는 것이 더 좋다네. 다른 여우들을 속이려고 하지 말게.


판본에 따라서 늙은 암여우 대신 늙은 숫여우가 꼬리 잘린 여우의 말을 듣고 이건 뭐냐고 저놈만 그게 저한테 좋다고 해도 우리까진 권할 필요는 없다고 하며 못된 녀석이라고 말한 다음 다른 여우들과 함께 자리를 떠난 내용도 있다.

2.24. 꿀단지에 빠진 파리떼


어느 파리들이 날아다니다가 맛있는 냄새가 어디선가 나는 것을 맡고 그 쪽으로 가 봤더니, 그 곳에는 향긋한 들이 항아리 속에 담겨져 있었다. 파리들은 그 향긋한 꿀의 향기에 취해서 맛있게 먹고 있었는데, 문제는 그 다음. 끈적끈적한 꿀이 발에 붙어서 도통 쉽게 떨어지지가 않는 것이었다. 또한 꿀에 박힌 주둥이도 역시 꿀에 무겁게 들러붙어 있었다. 파리들은 나가기 위해 어떻게든 안간힘을 써 보았지만, 끈적끈적한 꿀 때문에 나가지도 못하고 모조리 익사했다.
판본에 따라서 파리들이 아예 꿀단지를 밀어서 깬 다음, 그 깨진 단지 속의 어마어마한 꿀을 먹다가 (깨진) 소리를 듣고 달려온 집주인에 의해 몽땅 잡혀 죽었다는 판본도 있다. 그 외에도 파리떼가 고생할 때 나방이 이들을 놀려댄 뒤 날아가다가 촛불에 잘못 도달하는 바람에 타 죽는 판본도 있다.

3. ㄴ



3.1. 나무와 갈대


아주 센 강풍이 분 어느 날 나무가 강풍에 의해 뿌리째 뽑히면서 갈대들이 있는 곳에 쓰러졌고, 갈대들에게 어떻게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갈대가 대답했다.

갈대: 너는 저 바람에 맞서 싸우려 했기에 피해를 본 것이고, 우리는 바람 앞에 자세를 낮추었을 뿐이야.


3.2. 나쁜 일은 시키지 말자


한 양치기가 주운 여우 새끼를 키우고 있었다. 이 새끼 여우는 양치기가 잘 보살핀 덕분에 그 사이 쑥쑥 자라서 어느덧 어른 여우가 되었다. 여우가 어른이 되자 이 양치기는 여우에게 이웃집 목장에서 새끼 양을 훔쳐오는 법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 뒤 열심히 배우던 여우가 양치기에게 말했다.

여우: 좋은 생각이네요, 양을 훔치는 것은 정말 재미있겠군요. 하지만, 이웃집의 양이 없어졌다고 화내지는 마세요. 그리고 머지않아 제가 당신의 양들도 다 훔칠 테니까 당신 스스로도 망을 잘 보셔야 합니다.

순간 양치기는 부끄러워져서 할 말을 잃었다.

3.3. 낙타의 소원


낙타가 길을 걷다가 소 한 마리를 만나게 되었다. 소는 자신의 뿔을 자랑하면서 낙타의 머리를 빤히 쳐다보면서 말했다.

소: 어때? 내 뿔 멋있지? 뿔이 있으면 참 좋단다. 나쁜 녀석도 무서워서 가까이 오지 못해. 그리고 뿔이 있으면 머리 모양이 훨씬 근사해 보여. 나는 뿔이 없는 녀석을 보면 불쌍한 생각이 들더구나. 너도 그렇지만...

하지만 낙타는 뿔이 없어서 잠자코 있었지만, 곧 소의 뿔이 너무나 부러워서 제우스에게 가서 소원을 빌었다.

낙타: 제우스 신이여, 부디 저에게도 소처럼 뿔을 달아 주십시오.

제우스: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너는 소보다 크고 훌륭한 몸집이 있지 않느냐?

낙타: 그렇지만 뿔은 없습니다.

제우스: 무슨 소리! 소는 사막을 오랫동안 걷지 못한다. 그러나 너는 사막을 얼마든지 걸을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지 않느냐?

낙타: 그렇지만 뿔은 없습니다. 저도 뿔을 갖고 싶습니다.

이 말을 들은 제우스는 잠시 아무말 없이 낙타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화난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제우스: 나는 남의 것만을 부러워하는 녀석을 제일 싫어해!

그 다음 제우스가 낙타의 귀를 떼어내면서 낙타의 귀가 아주 작아졌다고 한다.

3.4. 낚시꾼 흉내를 내려던 원숭이


원숭이가 나무 위에 올라갔다가 몇명의 낚시꾼들이 그물을 던져서 낚시를 하는 것을 유심히 지켜보았다. 그 뒤 낚시꾼들이 잠시 자리를 뜨자 원숭이는 냉큼 나무 위에서 내려와서 낚시꾼들의 행동을 따라하려다가 그물에 뒤엉켜 버렸고, 강 속에 빠진 뒤 이렇게 말했다.

원숭이: 난 이래도 싸지. 생전 그물이라곤 만져본 적도 없는 주제에 감히 물고기를 잡겠다고 나서다니...

대부분은 익사하는 내용으로 이야기가 끝나며, 다른 판본에서는 운 좋게도 그물에서 빠져나오는 버전도 있다.

3.5. 너무 늦게 얻은 교훈


새장 안에 갇힌 새가 창 가까이에 있었는데 밤에만 울고, 낮에는 울지 않았다. 그 새의 울음소리를 들은 부엉이가 왜 밤에만 울고 낮에 울지 않는지 이유를 물었더니 그 새는 그럴만한 까닭이 있다고 설명했다.

새: 한 번은 내가 낮에 울고 있다가 잡혀서 이렇게 새장 안에 있게 된 거야. 그 뒤로, 밤에만 울고 낮에는 울지 않는 거야.

부엉이: 이제 조심하려고 해 봤자 아무 소용 없어. 잡히기 전에 미리미리 조심했어야지.

판본에 따라 부엉이의 자리는 박쥐로 바뀌기도 한다.

3.6. 눈 앞의 먹잇감


나무에 올라간 나이팅게일이 아름답게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발견한 번개처럼 달려들어 나이팅게일을 잡아채자 나이팅게일이 애원했다.

나이팅게일: 어차피 저를 잡아 드셔봤자 매님의 배를 채울 수는 없을 테니 제발 살려주세요. 정말로 그렇게 배가 고프시다면 더 큰 새를 찾으세요.

매: 내가 아직 구경도 못한 먹이를 찾느라 이미 내 발톱 안에 들어온 먹이를 놓아주는 멍청한 짓거리를 할 것 같으냐?

그런 다음 바로 잡아먹었다.
나이팅게일의 자리에는 앵무새로 바꾼 버전도 있다.

3.7. 늑대와 할머니


어느 배고픈 늑대가 늙어서 사냥 실력이 형편없어지자 먹을 것을 찾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돌아다니면서 먹을 것을 찾아보려고 노력했지만, 어디를 찾아봐도 도통 먹을 것이 없자 마을로까지 내려왔다. 마을에 있는 밭에서 일하는 할머니와 아기 바구니에 있는 아기가 있는데, 아기가 배가 고파서 울자, 할머니는 미소를 지으며 일을 빨리 끝내고 아기를 안고 집으로 들어갔다.
늑대가 아기와 할머니가 있는 집에 가고 창밖의 목소리가 들려오는데, 할머니가 아이를 달래기 위해 늑대를 부르며 아이를 데려가라고 장난을 치는 것을 듣고 진짜로 아이를 줄 거라고 생각을 하고 기다렸다.
할머니는 분유로 아기를 달래고 시간이 지나고 밤이 되자 할머니와 아기의 웃음 소리가 들려오자 늑대가 진짜로 아이를 줄 것이라고 기다리자 할머니가 아기에게 늑대가 오면 안 되니까 총으로 늑대를 쫓아내줄 거라고 말했다. 결국 늑대는 진짜로 아이를 주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쓸쓸히 자리를 떴다.
판본에 따라 늙은 늑대의 자리를 젊은 늑대로 바꾼 버전도 있다.

3.8. 늑대의 배신


어떤 사람이 잡아온 새끼 늑대를 자신의 개와 함께 길렀다. 그 새끼 늑대가 한참 자라서 어른 늑대가 된 뒤, 다른 도둑 늑대가 양을 훔쳐가려고 하자 늑대는 개와 함께 필사적으로 쫓아가 그 늑대를 잡고 양을 되찾은 뒤에 개와 함께 양을 잡아먹었으며, 주인이 안 볼 때마다 매번 개와 함께 이 짓거리를 자주 반복하자 뭔가 수상함을 눈치챈 주인이 늑대를 잡아다가 나무에 매달아 교수형을 시켰다.

3.9. 늑대의 본색


어떤 사람이 길을 가다가 발견한 어미를 잃은 새끼 늑대들을 정성스레 키웠다. 다 자라면 자기 양떼를 지켜주고 또 다른 양을 잡아올 것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오로지 주인만의 멍청한 착각이었고, 다 큰 늑대들은 좋은 기회가 생기자 자기 주인의 양들을 다 잡아먹었다. 결국 주인은 늑대들의 소행을 보고 신음하면서 후회했다. 실제로도 늑대 새끼를 잡아와서 키울 때는 2~3년 후쯤부터 야생성이 발현되어 가축을 공격할 수 있으므로 가죽을 얻기 위해 이 시기쯤에 도살한다.

3.10. 늑대의 속임수


어느 날 늑대들이 양을 지키는 개들에게 제안을 했다.

늑대: 너희들은 우리와 친척간이라 서로 이해해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하는 말인데, 사실 우리는 사고방식 말고는 모든 것이 비슷하잖아? 그런데 우린 서로 아주 다른 삶을 살고 있지. 우린 아주 자유롭게 사는 반면에 너희들은 인간의 요구에 복종하고 참아내면서 목에 줄을 감은 채 가축을 돌보며 주인이 먹다 남은 뼈다귀나 받아먹곤 하지. 하지만 이제라도 너희가 지키고 있는 양을 데리고 산으로 가자. 양은 모두 우리의 것이야.

그 제안을 받아들인 개들이 양들을 이끌고 산으로 가는 순간 늑대들은 눈 깜짝할 사이에 개들부터 물어 죽였다. 사실 같이 살자는 것은 페이크였고, 늑대들의 속내는 개가 지키는 양들을 전부 자기들이 독차지하려는 것일 뿐이었다.
판본에 따라 처음에는 개들이 이끌고 온 양들을 개들과 늑대들이 사이좋게 잡아서 나눠먹다가 양들을 다 잡아먹자 늑대들이 아예 개들까지 죽이는 걸로 끝나는 버전도 있다.

3.11. 늑대의 흉계


동물의 왕인 사자가 병이 들어서 모든 동물들이 사자의 동굴로 병문안을 왔는데, 유독 여우만은 오지 않았다. 이에 평소 여우와 사이가 나빴던 늑대는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하고 여우의 온갖 잘못들을 미주알고주알 거짓으로 꾸며서 고해 바쳤다. 바로 이때 여우가 등장했다. 여우는 먼 나라로 여행을 가는 바람에 사자가 병이 났다는 소식을 뒤늦게 알았고, 사자는 여우를 보자마자 불같이 화를 냈다.
그러자 여우는 변명할 기회를 달라고 한 다음 사자에게 말했다.

여우: 저는 그동안 유명한 의사들을 찾아가서 당신의 병을 고칠 수 있는 약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왔습니다.

사자: 그것이 무엇이냐?

여우: 늑대의 가죽을 벗겨서 아픈 곳에 붙이시면 됩니다.

그렇게 그 한 마디와 함께 늑대는 저 세상으로 가 버렸다. 버전에 따라서 늑대의 생간을 먹으면 병이 낫는다는 내용도 있으며, 반대로 여우가 늑대를 모함하는 판본도 있다.

4. ㄷ



4.1. 단 한 마리의 새끼


여우, , 돼지 등 여러 동물들이 서로 자신이 한 배에 새끼를 더 많이 낳는다고 자랑하고 있었다. 그 옆을 암사자가 지나가자 동물들이 암사자에게 물었다.

동물들: 당신은 한 배에 새끼를 얼마나 낳소?

암사자: 한 마리요.

동물들: (비웃으며) 고작 한 마리요?

암사자: 그렇소. 비록 한 마리 뿐이지만 그 아기는 동물들의 왕이라오.

실제로 사자는 보통 새끼를 2~6마리 낳는다.

4.2.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하녀[4]들을 많이 거느린 부지런한 과부가 항상 수탉을 이용해 하녀들을 일찍 기상시켜서 일을 시켰다. 이에 짜증이 난 하녀들이 참다 못해 수탉을 죽였는데, 그 뒤 과부가 오히려 더 일찍 기상해서 일을 시키는 바람에 역효과만 났다.

4.3. 당나귀의 꾀


주인과 소금 자루를 진 당나귀가 길을 가고 있었다. 중간에 짐이 무거웠던 당나귀가 투덜대면서 걷다가 그만 미끄러져서 강에 빠지자 주인의 부축으로 일어났는데, 물에 의해 소금들이 다 녹아 무거웠던 짐이 가벼워져서 그 뒤에는 편하게 돌아올 수 있었다.
다음 날, 또 소금 자루를 지고 길을 간 당나귀는 이번에도 강을 건널 때 물에 빠졌더니 역시나 짐이 가벼워졌다. 이때 주인은 당나귀가 꾀를 부린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다음 번에는 솜자루를 넣어 단단히 혼내주기로 했다. 하지만 그걸 몰랐던 당나귀는 며칠 뒤 이번에도 소금짐이겠거니 생각하고 일부러 강에 빠졌는데, 솜은 오히려 물을 흡수하는 특성 탓에 짐이 당연히 오히려 무거워졌고, 결국 무거워진 짐을 지고 돌아가면서 고생만 했다.
판본에 따라서는 본래는 일을 열심히 하고 주인의 말을 잘 듣는 건강하고 성실한 당나귀였지만, 말들의 행동과 우아함에 부러워했고 말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말들의 조언을 듣고 꾀를 부린 내용도 있었고, 강을 건널 때의 경우에는 아예 일어나지도 못하고 익사하거나 짐 때문에 물에 부력이 생기면서 무거운 짐과 함께 떠밀리게 되거나, 혹은 꾀 부린 벌로 다른 사람에게 팔려가서 소금 대신 바위를 나르는 채석장에서 더 괴로운 일을 하게 되었다는 결말도 있다. 또한 주인이 탈레스로 나오기도 한다.

4.4. 덫에 걸린 비둘기들


한 사냥꾼이 비둘기를 이용해 사냥을 나섰다.
비둘기와 그물로 비둘기떼들을 유인한 다음에 잡는 작전이었으며, 비둘기떼들이 사냥꾼의 비둘기와 어울리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동안에 사냥꾼은 재빨리 비둘기들을 다 잡는데 성공했다. 그러자 비둘기들이 마구 따졌더니 사냥꾼의 비둘기가 말했다.

비둘기: 나도 어쩔 수 없었어! 나는 그저 나의 임무에 충실했을 뿐이야!


4.5. 도긴개긴


엄마게와 아기게가 같이 해변을 걷고 있을 때 아기게가 자꾸 옆으로만 걸었다. 보다 못한 엄마게가 말했다.

엄마게: 아가야, 똑바로 걸어야지. 옆으로 걸으면 넘어진다.

아기게: 엄마, 어떻게 하는지 방법을 보여 주세요. 엄마를 보고 따라해 볼게요.

엄마게는 계속 노력했지만, 오히려 본인 역시 옆으로만 걷고 있었다.

아기게: 치, 엄마 발자국을 보세요. 엄마도 지금 옆으로만 걷고 있잖아요. 어차피 우리 게들은 다 옆으로 밖에는 걸을 수가 없어요.

엄마게는 그제서야 자식을 나무란 것이 얼마나 바보같은 행동이었는지를 깨달았다.

4.6. 도둑과 여관집 주인


도둑 한 사람이 여관집에서 방을 하나 빌린 다음 값비싼 물건을 훔쳐서 방세를 치르려고 했다. 몇 날 며칠, 그렇게 기회를 노리다가 현관문 앞에 앉아 있는 여관집 주인의 새 옷이 마음에 드는 것이었다. 도둑이 주인의 옆으로 가서 말을 건 다음 대화가 오고가기 시작하자, 도둑이 늑대 울음소리를 냈다.

여관집 주인: 왜 그렇게 울부짖는거죠?

도둑: 내 말해드리리다. 하지만, 그 전에 내 옷들을 들고 있어 주시오. 그렇지 않으면 내가 다 찢어버리고 말거든요. 언제부터 이렇게 울부짖게 되었는지 또는 내 죄에 대한 무슨 판결인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세 번 울부짖으면 늑대가 되어 사람을 공격하오.

그 다음에 두 번째로 울부짖었다. 것도 마치 늑대처럼... 그 이야기를 들은 여관집 주인은 그 말을 철석같이 믿고는 달아나려 했다. 그새를 놓칠세라, 도둑이 여관집 주인의 옷을 움켜잡고 하는 말.

도둑: 기다려요, 주인 양반. 내 옷 좀 잡아 주시오, 그렇지 않으면 내 광포함에 옷들이 다 찢어져 버리니까요. 내가 늑대가 되었을 때요.

그 순간, 도둑이 세 번째로 아주 길고 무서운 늑대 울음소리를 냈다. 기겁을 한 여관집 주인은 몸을 흔들어서 옷을 버리고 안전한 여관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도둑이 주인의 옷을 가져간 다음 다시는 그 여관집에 나타나지 않았다.

4.7. 도와주고 싶지만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 최고라고 생각하는 사자가 바다까지 왔다가 돌고래를 만났으며 사자가 문득 궁금해져서 물었다.

사자: 땅 위에서는 내가 가장 힘이 세. 그런데 바다에서는 누가 가장 힘이 세지?

돌고래: 당연히 내가 바다에서 가장 힘이 세지.

사자: 그러면 우리 왕끼리 친구하자, 나는 숲 속의 왕이고 너는 바다의 왕이니까.

돌고래: 좋아, 사자야. 우리 왕끼리 친구하자는 거지?

이렇게 이들은 굳게 약속했다. 그러던 어느 날, 사자가 찾아와 돌고래에게 도움을 청했다.

사자: 돌고래야, 어서 나 좀 도와줘! 어서!

돌고래: 무슨 일인데 그래?

사자: 들소떼가 전쟁을 걸어왔어. 뭍으로 올라와서 도와줘.

돌고래: 사자야, 미안해. 나도 도와주고 싶지만 나는 땅으로 올라갈 수가 없어.

판본에 따라, 사자가 황소와 싸우다가 힘에 부칠 때 자신의 새끼를 돌고래에게 보냈다는 경우도 있다. 사자가 돌고래를 배반자라고 욕하기도 하며, 그와 함께 사자와 돌고래의 우정이 끝나는 판본도 있다.

4.8. 독수리와 쇠똥구리


독수리에게 쫓기던 토끼가 쇠똥구리에게 도움을 청했다. 쇠똥구리는 독수리에게 토끼를 살려주라고 했으나, 독수리는 쇠똥구리의 말은 못 들은 척 무시하고 토끼를 낚아채서 날아갔다. 이에 앙심을 품은 쇠똥구리는 독수리가 알을 낳는 계절이 올 때마다 독수리의 둥지를 찾으려고 뒤를 끈질기게 따라다녔다.
독수리의 둥지를 찾으면 쇠똥구리는 독수리 알들을 둥지 밖으로 밀어내 깨뜨렸다. 이 때문에 독수리는 제우스 신에게 알을 보살펴 달라고 부탁했고, 제우스 신의 무릎 위에다 알을 낳았다. 그러자 쇠똥구리는 자기가 뭉친 쇠똥을 제우스의 무릎 위에 던졌고, 제우스가 옷을 흔들어서 지저분한 그것을 치우는 과정에서 알이 다 땅바닥에 떨어져서 깨져버렸다. 뒤늦게 돌아와서 이 광경을 목격한 독수리는 쇠똥구리에게 용서를 빌면서 자리를 떴고, 그 이후로 독수리는 쇠똥구리가 나타나는 계절에는 둥지를 치지 않는다고 한다.
참고로, 그리스 문명이 대단하게 본 게 고대 이집트 문명과 메소포타미아 문명인데, 이 중 이집트에서는 쇠똥구리는 스카라베라고 불리는 신성한 동물로써 을 구형으로 만들어 굴리는 것을 보고 태양이 올라오는 듯하다고 봤으며 쇠똥구리는 땅속에서 우화해서 나오는데 이것이 또한 이집트인이 생각하는 '부활'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만일 이 점을 고려하고 만든 설화라면 독수리는 태양신 의 사도에게 찍혔다는 얘기가 된다.
판본에 따라서 쇠똥구리 대신 딱정벌레로 나오는 버전도 있는데, 딱정벌레 버전에서는 (딱정벌레가) 제우스의 무릎 위에 자기 동족 여럿이나 애벌레를 던졌고, 딱정벌레들이 모여 독수리들의 알을 둥지 밖으로 떨어뜨리는 것을 본 독수리는 딱정벌레가 있는 계절에 알을 낳거나 둥지를 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이 결말이다.


4.9. 독수리 흉내를 내려던 까마귀


한 까마귀가 독수리가 양 사냥을 아주 멋드러지게 한 것을 보고 매우 부러워했다. 그래서 그것을 보고 똑같이 하기로 하고 양을 잡아서 흉내를 냈는데 아까 낚아챈 양은 너무 커서 이번에는 조금 더 작은 양으로 해 보았다. 그러다가 양의 털에 그만 자기의 발톱이 엉켜버려서 빠지지 않는 바람에 양치기가 재빨리 달려와 까마귀를 잡아서 엉킨 양털에서 떼어낸 다음, 새끼양의 장난감으로 주었다.

새끼양: 아빠, 이 새 이름이 뭐예요?

아빠양: 응, 이 새는 자신이 독수리인 줄로 아는 어리석은 까마귀란다.

판본에 따라서 양치기가 자녀들에게 직접 이 까마귀를 보여주었다는 버전도 있다.

4.10. 독침의 존재


꿀벌이 날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꽃 저꽃 부지런히 날아다니면서 을 모을 때마다 족족 사람들이 털어갔다. 이에 화가 난 벌들이 모여서 불평을 하고 있을 때 벌 한 마리가 대표로 나섰다.

대표 벌: 좋은 생각이 있어. 제우스 신께 요청해서 아주 무서운 침을 달라고 하자. 그러면 사람들이 감히 꿀을 털 생각을 하지 못하겠지?

이 때까지만 해도 벌에게는 침이 없었다. 벌들은 모두 제우스에게 몰려가 떼를 썼다.

벌: 부디 저희들에게 아주 무서운 독침을 달아주십시오! 저희는 그것으로 사람들이 두 번 다시는 절대로 접근하지 못하게 해야만 하겠습니다!

제우스: 벌들아, 남을 미워하는 것은 곧 자신을 멸망시키는 길이라는 것을 모르느냐?

벌: 상관 없습니다! 그저 저희를 멸망시키는 한이 있더라도 독침만큼은 꼭 갖고 싶습니다!

결국 꿀벌들은 애원한 끝에 소원대로 독침을 받았으나, 문제는 한 번씩 독침을 사용하면 그 독침이 빠지면서 자기들도 죽게 되었다는 것이다.
판본에 따라서 이 나타나 꿀을 핥아먹는다고 하고, 여왕벌이 혼자 가서 제우스를 직접 만나서 소원을 들어주라고 요청한다.

여왕벌: 너무 화가 나! 어떻게 해서든지 해치우고 싶어!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침으로 못된 녀석들을 죽이고 싶어. 좋아, 내가 제우스 신에게 가서 부탁을 해 보마. (혼자 가서 제우스를 직접 만나서 소원을 간절히 요청하며) 부디 저희 꿀벌이 가진 침에 독을 발라 주십시오. 부탁입니다.

제우스: 뭐라고? 독을? 독을 바르면 찔리는 쪽은 모두 죽게 되잖니?

여왕벌: 죽이고 싶습니다. 그래서 부탁드리는 것입니다.

제우스: 꿀을 도둑맞는 것은 정말 화나는 일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죽일 수는 없다. 목숨을 그렇게 함부로 생각해서는 안돼. 다른 꿀벌과 의논해서 다른 방법을 찾아보도록 하거라.

여왕벌: 아닙니다. 여왕인 제가 결정한 일입니다.

제우스: 그렇지만 나중에 후회해도 소용없다. 그 때는 이미 늦어.

여왕벌: 괜찮습니다. 여왕인 제가 결심한 일이니까요.

그렇게 이후로 제우스는 여왕벌의 소원대로 해 주었고, 전개는 위와 동일하게 남을 찔렀을 때 그 침도 빠지게 하여 그 소원을 빈 여왕벌은 물론 동료들도 똑같은 방법으로 죄다 죽게 되었다.

4.11. 돈자루를 가진 노새


두 마리의 노새들이 에 각자의 짐을 지고 길을 걷고 있었는데, 한 마리는 돈자루를 등에 지고 있었고, 다른 한 마리는 보릿자루를 등에 지고 있었다. 돈자루를 진 노새는 보릿자루를 진 노새 앞에서 마냥 자랑을 하면서 자만심에 도취해 의기양양하게 길을 걷고 있었다.
그러다가 잠시 후 도적들이 나타나 돈자루를 가진 노새를 로 찌른 다음에 돈자루를 훔쳐간 반면, 보릿자루를 실은 노새에게는 무관심했다. 돈자루를 빼앗긴 노새가 숨을 거두는 걸 보고 그 광경을 본 보릿자루를 진 노새는 말했다.

노새 2: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나는 아무것도 빼앗기지 않고, 몸도 무사하니까.


4.12. 동굴로 간 박쥐


어느 날 땅에 사는 쥐들과 하늘을 나는 새들이 싸움을 하고 있었을 때였다[5]. 이 싸움을 지켜보던 박쥐는 어느 편이 더 강할까 하는 생각에 먼저 쥐들의 왕을 찾아가서 자신은 귀와 털, 이빨이 있고 땅에서 살고 네 다리로 다니니까 쥐라고 하며 쥐 편에 들었다가, 쥐들이 불리해지자 이번에는 전략을 잘 짜는 새들이 이길 거라는 생각에 새들의 왕 앞에 와서는 자신은 날개가 있고 날 수 있으니 새라고 칭하며 새들 편에 섰다.
그러다가 새들이 불리해지면 쥐 편에 다시 들어갔고, 쥐들이 불리해지면 새들 편에 섰다. 결국 새들과 쥐들은 박쥐의 이런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하는 치사한 술법을 알아차리자 박쥐를 쫓아낸 다음 이들은 화해하고 사이좋게 지냈다. 그리고 박쥐는 혼자 동굴 속으로 들어가 틀어박혀 죽을 때까지 외톨이로 살게 되면서 밤에만 돌아다님과 동시에 오늘날까지도 동굴에서 산다. 또한 오늘날에도 이런 못된 성격을 가진 대상을 가리켜 박쥐라는 별명으로 부른다.
판본에 따라 동물들과 새들이 전쟁을 하는 이야기도 있다.
중국 문헌인 <순오지>에도 '박쥐 구실'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4.13. 돼지와 양


돼지 한 마리가 양떼들의 무리에 섞여서 함께 풀을 뜯고 있었으며 어느 날 주인이 와서 돼지를 잡아가자 몸부림을 치면서 마구 비명을 질렀다. 그러자 양떼들이 돼지에게 시끄럽다고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양떼들: 주인이 가끔 우리를 잡아가기도 하지만, 우린 너처럼 그렇게 시끄럽지 않아!

돼지: 하지만 너희와 나는 달라. 너희를 붙잡을 때는 털과 젖이 필요해서지만, 나를 잡을 때는 고기가 필요해서란 말야!


4.14. 돼지의 궁전 구경


돼지가 길을 걸어가던 중에 토끼가 나타나자 어디 갔다 오냐고 물었다.

돼지: 토끼야, 어디 갔다 오니?

토끼: 응, 임금님의 궁전을 구경하고 오는 길이야. 정말 으리으리하고 멋있더라.

돼지: 그럼 나도 한번 가 봐야지.

토끼의 말을 듣은 돼지는 궁전을 구경하러 나섰다.

돼지: 멋진 궁전이라면 먹을 것도 많을텐데.

돼지는 먹을 것도 많을 거라는 단순한 생각만 하며 궁전에 도착하자마자 쓰레기통부터 뒤적거렸지만, 나오는 것이라곤 썩은 음식 뿐이었고, 실망한 돼지는 토끼를 찾아가 투덜대면서 말했다.

돼지: 으리으리하고 멋진 궁전이라고? 쓰레기통에는 온통 썩은 음식 뿐이더라!

토끼: 뭐? 너는 궁전에 쓰레기통을 뒤지러 갔니? 그러니 으리으리한 궁전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수 밖에.


4.15. 들염소


한 염소치기가 저녁에 염소 무리를 불러들여 우리에 넣었는데 들염소가 한 마리 따라와 염소 우리에 들어갔다. 염소치기는 횡재한 기분에 입이 찢어져라 웃었다. 다음날 비가 와서 염소치기는 미리 비축해 둔 건초를 염소들에게 나눠줬는데, 기르던 염소들에게는 조금만 줬고 새로 들어온 들염소에게는 특별히 많은 양을 주었다. 그 이튿날 날이 화창하게 개자 염소치기가 염소들을 데리고 풀을 먹이러 나갔는데 들염소가 산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염소치기: 이 배은망덕한 녀석아! 나는 너에게 특별히 먹이도 많이 주고 돌보아 줬는데 왜 도망을 가니?

들염소: 그래서 돌아가는 거예요. 다음에 새로운 염소가 들어오면 당신은 그 염소만 위해줄 거 저는 다 알고 있어요. 그래서 이제는 같이 있고 싶지 않다고요!

들염소가 이렇게 말하면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내뺐다.

5. ㅁ



5.1. 막대기 다발


옛날에 어떤 농부에게 세 아들이 있었는데, 아들들은 서로 경쟁하거나 다투는 것을 좋아해서 늘 서로 경쟁하고 다투면서 즐겁게 놀았다. 농부는 서로 경쟁하고 다투면서 즐겁게 노는 세 아들을 보고 쓴 미소를 지으면서 어떻게 해야 세 아들이 서로 경쟁하지 않고 다투지 않고 사이좋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생각하곤 했다. 다음날 아침 농부는 막대기 다발 하나를 들고 서로 아침 인사를 하는 세 아들을 부르고 각각 막대기 한 개를 주고 부러뜨리라고 했다. 세 아들은 막대기 한 개를 쉽게 부러뜨리자 농부는 세 아들을 칭찬해주고 막대기 다발을 주어 막대기 다발을 부러뜨리라고 하였다. 세 아들은 차례대로 부러뜨릴려고 하는데 쉽게 부러지지 않아 온 힘을 다해 부러뜨릴려고 해도 소용이 없었다. 농부는 세 아들이 건넨 막대기 다발을 다시 받고 막대기 다발 속에서 한 개를 꺼내 부러뜨리는 것을 보여준 다음 미소를 지으며 세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농부: (미소를 지으며) 서로 혼자서 경쟁을 하는 것보다는 서로 힘을 합치면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꼭 명심하거라.

이렇게 해서 이후로 세 아들은 서로 경쟁하거나 다투지 않고 서로 돕게 되었다고 한다.
판본에 따라 농부의 아들이 두 명이거나 여러 명이 있었고, 농부가 나이가 들어 세상을 떠나기 전, 세 아들이 있었는데 아들들이 각자 일자리를 찾아 다른 길을 찾아 나갈 선택을 찾으러 결심하는데 어떻게 해야 세 아들이 이 농장을 다스릴 방법이 있는 방법을 찾는 내용이 있었다. 막대기 다발을 부러뜨린 세 아들에게 혼자서 일을 하는 것 보단 서로 힘을 모아 일을 도우면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는 말씀을 한 농부의 말을 듣고 감동받은 세 아들은 서로 힘을 모아 돕게 되어 이 농장을 다스리며 큰 부자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다른 판본에서는 농부는 세 아들이 건넨 막대기 다발을 다시 받고 막대기 다발 속에서 한 개를 꺼내 부러뜨리는 것을 보여준 다음 미소를 지으며 무슨 뜻인지 알겠냐고 물어보는 것도 있다.
다른 버전에는 세 아들은 어른이 되어 의좋은 삼형제가 되었지만, 세 아들은 각자 힘이 세서 누가 이 농장을 다스릴까 대화를 나누는데 농부는 어떻게 해야 셋이서 농장을 물려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내용이 있었다. 원본과 같이 세 아들은 막대기 한 개를 부러뜨리고 막대기 다발을 부러뜨리지 못했지만 농부는 세 아들이 건넨 막대기 다발을 다시 받고 막대기 다발 속에서 한 개를 꺼내 부러뜨리는 것을 보여준 다음 미소를 지으며 농부는 세 아들에게 묻고 세 아들이 농부에게 답하는 질문 형식인 내용이 있다.

농부: (미소를 지으며) 이제 무슨 뜻인지 잘 알겠느냐?

세 아들: (미소를 지으며) 네. 한 명이라도 힘이 세더라도 셋이서 서로 힘을 합치면 하나로 된 힘이 되어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입니다.

농부: (웃으면서) 그렇지! 바로 그거란다!

이렇게 해서 이후로 세 아들은 더 의좋은 삼형제가 되어 셋이서 농장을 물려받게 되었고 서로 힘을 모아 돕게 되어 이 농장을 다스리며 큰 부자가 되었다고 한다.

5.2. 말과 멧돼지


평소 상당히 불결한 멧돼지 때문에 불만이 많은 말이 한 마리 있었다. 말은 멧돼지의 만행들을 도저히 두 눈을 뜨고 봐줄 수가 없어서 복수를 결심하고 사냥꾼에게 찾아가서 멧돼지를 죽여달라고 청하자 사냥꾼이 흔쾌히 허락해 주었다. 그 대신 입에 재갈을 물고 등에 안장을 채움과 동시에 태워주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말도 승낙한 다음 사냥꾼을 멧돼지가 있는 곳으로 인도해 주었고, 사냥꾼의 창에 맞은 멧돼지는 숨을 거두면서 이런 말을 했다.

멧돼지: 나는 이렇게 죽지만 너는 평생토록 노예가 되어서 사람들을 태우고 다녀야 할 거다!

결국 멧돼지의 말은 씨가 되었고, 사냥꾼은 말을 자신의 집으로 끌고 가서 외양간에 꽁꽁 매어 두었다. 말은 뒤늦게 자유를 빼앗긴 것을 알고 눈물을 흘렸다.
판본에 따라서는 자신의 영역에 침입해 마구 을 뜯어먹는 사슴으로 바뀌는 버전도 있다. 풀을 뜯어먹는 것 외에도 평소 사슴과 앙숙이어서 사슴 좀 쫓아달라고 사냥꾼에게 청한 뒤에 사냥꾼이 사슴을 죽이려 하자 사슴이 깜짝 놀라서 숲속 깊이 들어가 버리는 것을 말이 통쾌해 하는 것으로 끝난다[6].
다른 버전에선 말이 멧돼지를 다른 곳으로 쫓아버리기로 결심하고 사냥꾼에게 찾아가서 멧돼지를 쫓아달라고 한 뒤에 말을 타고 멧돼지를 다시 찾아갔는데, 웅덩이에서 물을 마시던 멧돼지가 사냥꾼을 보자마자 기겁해서 산으로 달아나버렸다는 버전도 있으며, 결말은 사냥꾼이 말을 자신의 집으로 끌고 가서 외양간에 매어 두었다는 것으로 동일하게 끝난다.

5.3. 말다툼


헤라클레스여행 중에 어떤 물체가 길 한복판에 떨어져 있는 것을 보았다. 그가 지팡이로 그 물체를 건드렀더니 갑자기 2배로 커지는 것이었다. 그러자 그가 지팡이로 그 물체를 또 치니 또 다시 2배로 커졌다.
그렇게 헤라클레스가 자꾸 지팡이로 물체를 두들기자 아주 길을 가로막을 만큼 엄청나게 커져 버렸다. 그 때 아테네 여신이 나타나 헤라클레스에게 이렇게 충고했다.

아테나: 저건 말다툼이라고 하는 거에요. 가만히 놔 두면 스스로 작아져 나중에 없어지게 되지만 자꾸 건드리면 건드릴수록 저렇게 커져 간답니다.


5.4. 맹목


태어날 때부터 한쪽 눈만 가진 선천적인 불구로 태어난 한 사슴이 어린 나뭇가지를 먹으려고 바다로 나왔다. 그 사슴은 잘 보이는 눈은 을 향하게 하였고, 안 보이는 눈은 바다를 향하게 하였는데, 설마 바다에서 적이 나타나지는 않으리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렇게 방심하고 있다가 바다에서 사냥감을 찾던 사냥꾼의 화살에 맞은 사슴은 바다 쪽에서 화살이 날아올 줄 몰랐다고 한탄하면서 숨을 거뒀다.

5.5. 머리와 꼬리


어느 뱀이 길을 걷고 있을 때, 꼬리머리에게 이렇게 불만을 토했다.

꼬리: 나는 너를 쫓아다니기만 해야 해서 귀찮아!

그래서 머리는 꼬리는 원래 머리를 따라다니게 되어 있고 앞을 보면서 가는 것은 매우 힘들며 꼬리는 눈이 없으니 앞으로 갈 수 없게 돼 있다고 타일렀지만, 고집불통인 꼬리는 여전히 불만이 많았고, 마침내는 무조건 자기가 앞장서겠다는 무모한 말을 내뱉었다.
결국 꼬리의 생떼에 질려버려 할 수 없이 머리는 꼬리에게 앞장서서 가게 했으나, 앞을 전혀 볼 수 없는 꼬리는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오만 수난을 당했다. 결국 자기의 어리석음을 깨달은 꼬리는 머리에게 사과했고, 그제서야 뱀은 제대로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어떤 판본에서는 꼬리 때문에 무거운 돌들이 하나가득 있는 절벽 아래로 잘못 추락해서 압사 일보 직전이었다가 서로 힘을 합친 끝에 겨우 탈출할 수 있었고, 그제야 꼬리는 머리에게 사과를 한다는 또다른 훈훈한 결말도 있으며, 라 퐁텐 우화와 탈무드에도 비슷한 내용이 있는데, 거기에서는 앞을 전혀 못 보는 꼬리가 불 속으로 잘못 들어가는 바람에 몸체가 모두 타 죽는 심히 무시무시한 결말로 나온다.

5.6. 멍청한 까마귀


어느 까마귀가 훔친 고기 한 조각을 입에 물고 나뭇가지에 앉아 있었다. 그러다가 그곳을 지나가던 여우가 이것을 보고 고기를 뺏어 먹기로 하고 까마귀에게 다가가서 꼬드겼다.

여우: 너는 정말 아름답고 목소리도 곱구나! 동물들의 왕이 될 수도 있겠어. 한번 노래를 불러봐!

그러자 까마귀가 노래를 불렀는데 그 과정에서 고기 조각이 떨어지자 여우가 얼른 먹어 치우고 하는 말.

여우: (자리를 뜨면서) 까마귀야, 목소리가 좋은 건 알겠는데, 재치가 부족하구나!

다른 판본에서는 까마귀가 입에 고기가 아니라 치즈를 물고 있다는 버전도 들어간다.

5.7. 모기와 황소


어느 모기가 날아다니다가 황소 한 마리의 에 앉았다. 한참 앉아 있다가 황소에게 허락없이 앉아 있어서 미안하다고 얘기했으며, 한참 동안 그걸 몰랐던 황소는 모기가 자기 뿔 위에 앉아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안 뒤에 그 모기에게 이렇게 말했다.

황소: 나는 네가 뿔 위에 앉아 있었던 줄 몰랐어.

보통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나, 가끔 이야기가 좀 더 이어지기도 하는데, 아래처럼 황소의 말에 심통이 난 모기가 황소의 볼기를 물어 피를 빠는 것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황소: 아이고, 따가워! 누가 볼기를 물어뜯는거야?

모기: 어때? 이젠 내가 있다는 걸 알겠지?

황소는 버둥거리며 비명을 질렀고, 의기양양해진 모기는 계속해서 황소의 볼기를 물어뜯었다. 그러다가 모기는 분노한 황소가 세차게 휘두른 꼬리에 맞아 그 자리에서 숨졌다.

5.8. 모양 내는 갈까마귀


어느 날 제우스 신이 새들에게 며칠 뒤에 가장 아름다운 를 새들의 왕으로 삼겠다는 말을 한 다음 자리를 떴다. 새들은 강에 가서 몸을 씻고 목소리를 가다듬고 깃털을 고르게 빗느라고 아주 바빴다. 반면 갈까마귀는 자기의 몸으로는 왕이 될 수 없다는 걸 알아서 그저 풀죽은 채로 한숨만 푹푹 쉬며 고민만 하고 있었다가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다음 날, 제우스가 새들의 왕을 뽑기 위해 나타났을 때 형형색색의 온갖 아름다운 깃털들로 장식하고 나타난 화사한 새가 한 마리 있었다. 제우스와 다른 새들은 그 새의 아름다움에 아주 넋이 나갔다.
그걸 보고 제우스가 그 새를 왕으로 삼겠다고 하자, 그 새는 너무 기뻐서 힘껏 노래를 불렀는데, 갈까마귀 소리가 났다. 이 새는 알고 보니 그 갈까마귀로, 비겁하게 다른 새들의 깃털을 죄다 꼽은 채로 나타난 것이다. 그 순간 화가 잔뜩 난 새들이 모두 갈까마귀에게 달려가 자신들의 깃털을 다 떼어가자 원래의 시커먼 모습으로 돌아온 갈까마귀는 웃음거리가 되고 만 것은 물론 다른 새들이 갈까마귀를 보고 웃었고, 쓴 미소를 지은 제우스에게도 한 소리 들었고, 창피해서 멀리멀리 도망갔다.
판본에 따라 제우스가 그 새가 뭔가 수상해 보여서 심문 조사 명령을 내리자 새들이 그 새를 유심히 조사했고, 이내 자신들의 깃털을 보고 정체가 무엇인지 알아챔과 동시에 자신들의 깃털을 다 가져가면서 순식간에 정체가 탄로가 났고, 이것을 본 새들은 크게 웃어버리고, 이후 전개는 위와 동일한 버전도 있다.
참고로, 갈까마귀까마귀와는 전혀 다른 종류다.

5.9. 목소리를 잃어버린 솔개


평소 백조처럼 목소리가 고와서 숲의 동물들에게 칭찬이 자자한 솔개가 한 마리 있었다. 그럼에도 솔개는 자기 목소리에 영 만족을 못했고, 새로운 목소리를 연구하다가 이 지나가면서 소리를 내는 것을 보고 "그래, 저거다!"라고 다짐하면서 쭉 말의 소리만을 흉내냈다.
며칠 뒤에 동물을 앞에서 말의 소리를 흉내내자 동물들은 당연히 너무 무섭다고 하면서 원래의 목소리로 불러달라고 했지만, 그 다음엔 오히려 더 찢어지는 목소리를 내는 바람에 동물들은 경악하면서 솔개를 향해 을 마구 던졌고, 결국 솔개는 한참 뒤에야 자기의 곱던 목소리를 잃은 것을 알게 되었지만, 더 이상은 돌이킬 수 없었다.
그 이후 오늘날 솔개의 목소리는 아주 듣기 안 좋은 소리가 되었다고 하며, 동시에 독수리와 와 달리 맹금류들 중에서도 가장 취급이 안 좋은 종류로까지 취급받는다.

5.10. 무두질 냄새


한 부잣집의 옆집에 무두장이가 이사를 왔다. 부자는 무두질 냄새 때문에 구역질이 날 지경이 되어 무두장이를 찾아가 말했다.

부자: 만일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간다면 이사 비용을 전부 대겠소.

무두장이: 아니요. 절대 안 됩니다.

부자: 이사 비용에 금화 한 되를 더 주겠으니 부디 이사를 가 주시오.

무두장이: 미안하지만 그 정도 돈으로는 안 되겠는데요.

부자는 그냥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얼마 후 무두질 냄새를 견디지 못한 부자가 다시 찾아와 청했다.

부자: 생각을 다시 해 줄 수 없겠소? 이사 비용에 금화 세 되를 더 주겠소.

무두장이: 생각 없다니까 자꾸 그러시네.

무두장이는 욕심이 생겨서 금화를 한 말쯤 부를 때까지는 이사하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부자는 그 이후로 무두장이의 집에 얼씬도 하지 않았다. 궁금해진 무두장이는 금화 세 되로 흥정을 끝내기로 하고 찾아갔더니 부자가 하는 말.

부자: 아니요. 요즘은 무두질 냄새에 익숙해져서 말이오. 굳이 돈까지 줘 가며 이사할 필요가 없구려.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우스갯소리가 있다. 한 대감의 양 옆집에 무두장이와 대장장이가 이사를 왔는데, 무두질 냄새와 대장간 소음이 심해서 참다 못한 대감이 두 집에 웃돈까지 주고 이사를 요청했다. 그러자 두 사람 모두 흔쾌히 승낙한 다음 곧바로 이삿짐을 꾸렸는데, 다음 날도 무두질 냄새와 대장간의 망치 소리가 여전해서 대감이 나가 봤더니 무두장이와 대장장이가 서로 집만 바꾼 거였다.

5.11. 무식한 두더지


평소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툭하면 잘난척을 하는 두더지가 세상에서 제일 똑똑하다고 외치고 다니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 두더지가 아들을 실험하기 위해 아들에게 유향 알갱이 몇개를 내려놓고 이게 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 두더지가 자랑스럽게 말했다.

아들 두더지: 조약돌이예요!

엄마 두더지: 얘야, 넌 눈이 먼 것으로도 모자라 냄새 맡는 능력도 없어졌을까 두렵구나.

판본에 따라 엄마 두더지가 주는 물건이 유향이 아니라 양파나 사향돌인 버전도 있다.

5.12. 뭉치면 산다


친구 사이인 족제비가 어떤 사소한 사건 때문에 싸우게 되었다. 처음에는 가벼운 말다툼 정도로 시작했다가 점점 강도가 심해지면서 마침내는 몸싸움으로까지 번지게 되었다. 그러자 평소 이들에게 쌓인 것이 많았던 쥐들이 신나게 이들의 싸움구경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뱀과 족제비가 쥐들이 나와서 있는 것을 보자 싸움을 멈춘 다음 쥐들을 뒤쫓았다.

6. ㅂ



6.1.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


옛날에 한 가난한 집에서 어린 아들과 홀어머니가 단둘이 살고 있었는데, 하루는 아들이 작은 널판지를 하나 훔쳐와서 어머니께 드렸다. 이럴 경우 당장에 호되게 꾸중을 하거나 타일러야 옳지만, 이 어머니는 오히려 칭찬해주었다.
그 뒤 아들은 도둑질에 재미를 붙였고, 배짱도 두둑해져서 점점 큰 물건을 훔쳤다. 어느 날 아들은 보석을 훔치다가 주인에게 발각되자 본의 아니게 주인을 그 자리에서 살해하는 바람에 살인범으로 체포되어 사형을 선고받게 되었다. 그 뒤 사형수가 된 아들이 사형장에서 유언을 말했다.

아들: 불쌍한 저희 어머니께 마지막으로 한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어머니가 아들의 말을 듣기 위해 귀를 아들의 입 근처에 대자 아들은 어머니의 귀를 물어뜯었다. 그러자 이렇게 된 어머니는 물론 이 모습을 본 사람들이 불효막심한 놈이라면서 화를 냈다. 이에 아들이 하는 말.

아들: 제가 처음에 작은 도둑질을 했을 때 저를 꾸중하셨다면 제가 이렇게 큰 범죄자가 되지는 않았을 겁니다!

또 다른 판본에서는 아들이 묶인 손으로 어머니를 때렸다는 내용도 들어간다. 그 외에도 친구 관계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판본도 있고 단지 물건을 훔쳤다고 경찰에게 체포되어 경찰과 이야기를 나눈 후 다른 죄수들, 경찰들과 함께 커다란 배를 타고 호주에 있는 감옥[7]으로 가는 등 꽤 다양한 버전 및 판본들이 있다.

6.2. 바다로 간 물총새


사람들이 쳐 놓은 덫과 사람들이 자기의 을 훔쳐가서 숲을 매우 싫어하는 물총새가 있었다. 그 물총새는 바다로 이사가 바위 틈에서 둥지를 치고 알을 낳으면서 새끼들을 키웠다. 어느날 먹이를 구하러 간 사이에 큰 폭풍우에 의해 새끼들이 있던 둥지가 떠내려 갔다.
나중에 돌아온 물총새가 이 광경을 보고 눈물을 흘리면서 이렇게 말했다.

물총새: 세상에 이럴 수가! 우리를 잡기 위해 쳐놓은 뭍의 그물을 피해 바다로 왔는데, 피난처로 생각한 이 바다야말로 더 위험한 곳이었구나!


6.3. 방울을 단 개


사람만 보면 잘 짖고 무는 못된 버릇을 가진 개가 한 마리 있었다. 개 주인은 사람들이 조심하도록 개의 목에다가 방울을 달았고, 개는 주인의 뜻도 전혀 모른 채 그저 방울이 달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매우 기분이 좋았다.

방울을 단 개: 이것 봐! 주인님이 나를 예뻐해 주시니까 내 목에 방울을 달아주시잖아?

방울을 단 개는 일부러 다리를 절기도 하고 고개를 끄덕거리기도 하는 등 으스대며 길을 걸었을 때 사람들은 자신을 슬금슬금 피해다녔다. 그 광경을 보던 늙은 개가 말했다.

늙은 개: 이봐, 너무 잘난 척 하지 마. 네가 행동을 올바르게 했더라면 그 방울을 달 필요가 없었을 거야. 방울을 단 것은 사람을 보면 잘 짖어대고 무는 못된 개니까 조심하라는 신호라네.


6.4. 배고픈 사자


몇 날 며칠을 굶은 사자사냥을 나섰는데, 바위 위에서 잠을 자고 있는 토끼 한 마리를 발견하고 토끼를 잡아먹기 위해 접근했다가 사슴을 보고 돌연 사슴으로 타깃을 바꿨다. 하지만 사슴이 하도 빠르게 달아나서 배고픈 사자가 뒤쫓기에는 어림도 없었으며, 그 과정에서 사자가 사슴을 향하여 큰 소리까지 내는 바람에 시끄러워서 잠에서 깬 토끼가 사자를 보자마자 얼른 도망쳤다.
결국 사슴을 놓친 사자는 아까의 토끼라도 잡아먹으려고 바위 쪽으로 다시 왔지만, 토끼는 그 와중에 이미 달아나 버렸기 때문에 여기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결국 사자는 그 날도 쫄쫄 굶을 수밖에 없었다.

6.5. 배부른 여우


몇 날 며칠을 굶은 여우[8]가 먹을 것을 찾아다니다가 나무 속에 나무꾼들이 보관해 둔 고기를 발견했다. 그걸 보고 나무 속으로 들어가 빵과 고기를 배부르게 다 먹어치웠는데, 너무 많이 먹다가 뱃살 때문에 갇혀서 나오기 위해 어떻게든 안간힘을 썼지만 결국 나오지 못해 엉엉 울었다.
그러다가 마침 그곳을 지나던 다른 여우[9]가 나무 안에 갇힌 여우에게 이렇게 말했다.

여우 2: 그렇다면 네가 처음에 그 구멍에 들어갔을 때만큼 배가 홀쭉해질 때까지 기다려봐. 그러면 쉽게 빠져나올 수 있을 테니까.

판본에 따라서는 식량 창고나 포도밭 등으로 변형된 경우도 있다. 그리고 여우가 며칠 동안을 굶어서 겨우 나무 속에서 빠져나왔다는 내용이 대부분의 결말이며, 다른 결말은 아예 여우가 나무꾼들에게 잡혀갔다는 새드 엔딩도 있다.

6.6. 배은망덕 1


농부가 길을 가다가 눈보라 속에서 얼어죽을 위기에 처한 을 보게 되었다.

뱀: 저 좀 안아주세요, 이대로 있다가는 얼어죽고 말 거에요.

농부: 너는 독사잖아, 나를 물면 어떡하니?

뱀: 말도 안 돼요, 저를 살려준 은인을 어떻게 물 수가 있어요? 은인을 무는 것은 당치도 않지요. 절 구해주면 물지 않을 거에요.

그래서 농부는 반신반의하며 뱀을 자신의 품에 넣어줬고, 뱀은 회복되더니 돌연 농부를 물었다.

농부: 어떻게 나를 물 수가 있니? 나는 너를 구해줬잖아!

뱀: 이 어리석은 농부야, 뱀은 뱀일 뿐이야. 너는 바보같이 그걸 잊었어. 믿을 놈을 믿어야지!

보통은 쓰러진 농부는 눈 속에서 그렇게 동사하고 뱀은 다시 가던 길을 가는 것이 엔딩이나, 판본에 따라서 농부가 다행히 회복한 뒤 다시 귀가하다가 허물을 벗은 아까 그 뱀이 꼴에 목숨을 구걸하는 걸 보자 "니 입으로 얘기했잖아? 뱀은 뱀일 뿐이라고? 한 번 속지, 두번 속냐?"라고 하면서 태워죽이는 좀 잔인한 버전도 있다. 또다른 판본에서는 농부가 독사를 자기 집으로 데려와 아이들의 애완동물로 삼게 하는데, 독사가 아이들을 물려고 하자 화난 농부가 독사의 머리를 잘라 죽여버리는 역시 좀 잔인한 버전도 있다.

6.7. 배은망덕 2


늑대가 사람들이 사는 마을에서 훔쳐온 생선을 허겁지겁 급하게 먹다가 그만 생선의 가시가 목에 걸려 버렸다[10]. 가시를 내려보내려고 도 벌컥벌컥 마셔보고, 도 씹지도 않고 통째로 꿀꺽 삼켜보는 등 갖은 방법들을 다 써 봤지만, 가시는 좀처럼 내려갈 생각을 않았다.
그래서 늑대는 다른 동물들에게 가시를 빼달라고 부탁했지만, 다른 동물들은 늑대에게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었던지라 모두 쌤통이라면서 비웃거나 외면했다. 그러다가 두루미를 발견하자, 자신의 목에 걸린 가시만 빼 준다면 많은 보물을 주겠다고 했더니 두루미가 늑대의 목에 걸린 가시를 빼주었다. 그런데 늑대는 보답이나 고맙다는 인사도 없이 그냥 자리를 뜨려 했다.
그러자 두루미가 늑대에게 은혜는 갚지 못하더라도 고맙다는 인사는 해야 될 게 아니라고 따졌더니, 늑대가 "내 입속까지 머리를 넣었다가 잡아먹히지 않고 빠져나온 것이 은혜가 아니면 도대체 뭔가?"라고 한 다음 다시 제 갈 길을 갔고, 어이가 없어진 두루미는 자기의 멍청함을 한탄할 수밖에 없었다.

6.8. 배은망덕 3


사냥꾼에게 쫓기고 있던 여우가 나무꾼에게 숨겨달라고 하자, 본인오두막에 숨겨 주었다. 잠시 후에 여우를 쫓던 사냥꾼이 와서 여우를 못 봤느냐고 묻자 나무꾼은 말로는 못 봤다고 하면서 손가락으로 여우가 있는 곳을 가리켰는데, 그걸 못 본 사냥꾼은 나무꾼의 말만 믿은 다음 다른 곳으로 갔다.
그 뒤 오두막에서 나온 여우가 나무꾼에게 고맙다는 말도 한 마디 안 하고 그냥 제 갈 길을 가길래 나무꾼이 따지자 여우가 하는 말.

여우: 사냥꾼에게 당신의 손가락으로 내 위치를 알려 주지 않았다면 진심으로 고마워했을 것이오!

판본에 따라서는 사냥꾼의 자리는 늑대로 바뀌는 버젼도 있다.

6.9. 배은망덕 4


사냥꾼에게 쫓기던 사슴이 포도 덩굴로 숨어들어서 사냥꾼을 따돌린 뒤 안심하고 포도 덩굴을 뜯어먹었다. 그 순간, 사슴을 놓쳤다가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들은 사냥꾼이 사슴을 발견하고 재빨리 활로 쏘아 잡았다. 사슴은 숨을 거두면서 "나를 숨겨 준 포도 덩굴을 뜯어먹었으니 죽어도 싸다!"라고 한탄했다.

6.10. 뱀과 말벌


평소 장난기가 상당히 심한 말벌이 어느 날 "오늘은 누구를 괴롭힐까?"라고 하면서 타깃을 이리저리 찾아다니다가 뱀 한 마리에게 독침을 마구 쏘아댔다.
몸이 퉁퉁 부어버린 뱀이 말벌에게 그만 하라고 했지만 계속해서 장난을 멈추지 않자, 참다 못한 뱀은 바위를 향해 머리를 세게 부딪쳐서 자살했고, 계속 괴롭히려고 따라갔던 말벌도 같이 최후를 맞았다.
판본에 따라 달려오는 달구지에 몸을 들이대서 자살함과 동시에 말벌도 계속 따라가다가 같이 압사했다는 버전도 있다.

6.11. 뱀과 줄


뱀 한 마리가 대장간에 들어가서 먹을 것을 찾다가 줄 하나를 발견하고 그것을 마구 물어뜯었다. 그러자 줄이 뱀에게 자기를 좀 가만히 놔두라고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줄: 다른 자를 깨무는 것이 나의 일인데, 그러한 나한테서 너는 거의 아무것도 얻는 게 없을 거야!


6.12. 뱀의 선물


제우스 신이 혼인 잔치를 벌이고 있을 때 세상의 모든 동물들이 능력껏 선물을 가지고 왔으며 뱀도 입에 장미꽃을 물고 왔다. 그러자 이걸 본 제우스가 뱀에게 말했다.

제우스: 모든 동물들의 선물은 받지만, 네 입에 있는 것은 무엇이든 받지 않겠다!


6.13. 뱀 흉내를 내려던 여우


길을 걷던 여우가 우연히 나무 밑에서 잠들어 있는 뱀을 보았다. 여우는 그 뱀의 긴 모습이 부러워져서 자기도 몸을 길게 늘이고 싶었다. 그래서 뱀 옆에 나란히 누워서 자기 몸을 길게 늘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몸을 늘이고 늘이다가 결국 여우의 갈비뼈가 부러졌다.

6.14. 병든 사자


늙고 병들어서 다 죽어가던 사자가 한 마리 있었다. 한때는 백수의 왕으로써 을 호령하는 등 카리스마와 위엄이 있었으나, 이젠 늙고 병들어서 조그만 짐승들도 하나같이 사자를 무시하고 괄시하고 깔보기 일쑤였다.
어느 날 그 사자가 나무 밑에서 쉬고 있을 때 멧돼지 한 마리가 와서 복수를 하기 위해 들이받았으며, 그 다음에는 황소가 와서 뿔로 들이받았다. 마지막으로 당나귀가 와서 얼굴에 뒷발질을 한 뒤 만신창이가 된 사자가 하는 말.

사자: 내가 건강하고 힘이 셀 때는 벌벌 떨면서 내 이름만 들어도 맥을 못 추던 것들이 이럴 수가! 내가 지금껏 자기네들을 얼마나 안전하게 보살펴 주었는데, 인제 와서 모두 합세해 나에게 덤벼들다니!


6.15. 부러진 염소의 뿔


해 질 녘에 염소지기가 염소들을 부르고 있었는데 한 마리가 풀의 향긋함에 취했는지 무리에서 이탈했다. 그러자 염소지기가 그 염소를 다시 불렀지만 여전히 말을 안 듣자 화가 난 염소지기가 돌멩이를 던졌는데 거기에 염소의 한쪽 뿔이 부러져버렸다. 염소지기는 자신이 너무 심했다고 생각하고는 염소한테 사과한 뒤 이렇게 부탁했다.

염소지기: 목장 주인님한테는 말하지 말아줘. 비밀로 해줘. 만약에 목장 주인님이 알게 되면 나는 당장 쫓겨나.

그러자 염소가 이렇게 대꾸했다.

염소: 제가 입 다물고 있어 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눈 달린 사람이라면 제 뿔이 부러진 사실을 단번에 알아챘을 텐데...

결국 염소지기는 주인에게 크게 혼나고 쫓겨났다.

6.16. 부엉이의 속임수


옛날에 늙어가면서 특히 선잠을 깨우는 것에 대해 짜증내고 비위 맞추기가 힘들어진 부엉이가 있었다. 그 부엉이는 항상 낮에 잠을 자고 해가 진 뒤에 낡은 나무 구멍 속에서 눈을 껌벅거리면서 나왔다. 그 다음 부엉이의 기이한 울음소리가 조용한 숲 전체를 메아리쳤으며 작은 곤충들, 개구리, 쥐들을 사냥하기 시작했다.
어느 한 여름 따스한 오후, 부엉이가 나무 속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베짱이 한 마리가 가까이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리고, 이 베짱이는 밤에 자고 낮에 노래를 불렀으며, 베짱이의 노래가 만든 소음 때문에 부엉이가 잘 수 없었다. 이런 행위가 부엉이를 화나게 했다.

부엉이: 여기서 떠나! 예의도 없냐? 지절거리는 것을 멈출 수가 있겠니? 나 조용히 자게 떠나!

하지만 베짱이는 시건방지게 대답했으며 부엉이가 여러 번 부탁했지만 말이 안 통했다. 그래서 부엉이는 교활한 방법으로 이 수다쟁이를 공격하기로 했다.

부엉이: 친애하는 베짱이님, 당신의 노랫소리는 매우 음악적이군요. 저는 당신의 달콤한 노랫소리에 잠잘 수도 없어요.

부엉이의 말에 베짱이가 흥분해서 말했다.

베짱이: 오, 고마워요! 부엉이님.

부엉이: 사실, 당신의 음악은 너무 아름다워요. 저는 당신의 노래를 즐기기 위해 안락하게 앉아 있기를 원하는데요, 나는 맛있는 포도주를 갖고 있어요. 당신이 혹시 포도주를 좋아하나요? 그러면 저에게 오세요. 같이 포도주를 마십시다.

베짱이: 고마워요, 친절한 부엉이님.

베짱이가 나무 구멍 속으로 뛰어들어가자 부엉이가 바로 베짱이를 잡아먹어버렸다.

6.17. 북풍과 태양




6.18. 분수 모르는 피라미


돌고래고래가 상대가 먼저 일부로 부딪힌 잘못을 따지며 싸우고 있었다. 한참을 지나도 싸움이 그치지 않아서 보다 못한 피라미가 이들을 말리기 위해 다가갔으나, 돌고래와 고래는 오히려 피라미의 말은 들은 체 만 체 하면서 더 싸웠고, 결국 피라미는 싸움도 제대로 말리지 못한 채 자리를 뜰 수밖에 없었다.
판본에 따라서 돌고래와 고래가 아닌 상어와 고래가 서로 싸우는 버전으로 나오는 것도 있으며, 피라미의 자리 역시 새우청어, 멸치로 바뀌기도 한다. 그리고 피라미의 말을 들은 돌고래와 고래는 피라미가 잘난척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서로 화해를 하고 바닷속을 유유히 헤엄쳤다고 한다.

6.19. 불청객


비바람이 거칠게 몰아치던 날, 고슴도치의 집으로 찾아왔다. 사실 고슴도치의 집은 골짜기에 있는데, 빗물이 고슴도치의 집을 휩쓸어버렸기 때문이다. 비 때문에 길을 잃은 고슴도치가 하룻밤만 재워달라고 하자 뱀이 고슴도치를 들여보내줬는데, 고슴도치의 가시 때문에 계속해서 찔린 뱀은 너무 따갑고 아파서 견딜 수가 없었다.
마침내 비바람이 그치자 뱀이 고슴도치에게 나가달라고 부탁했더니, 고슴도치가 적반하장으로 벌컥 화를 내면서 "뭐라고? 가시 때문에 따갑고 아프다고? 그러면 네가 나가! 나는 이제부터 여기서 살 거야!"라고 하면서 뱀을 쫓아냈다.

7. ㅅ



7.1. 사기꾼과 할머니


나이가 들어서 시력을 잃어가던 한 할머니가 한 안과 의사에게 눈을 치료해 달라고 부탁했다. 사실 이 의사는 의사가 아니라 사기꾼이자 도둑으로, 매번 할머니에게 연고를 발라 준 다음 할머니가 눈을 감은 틈을 타서 할머니의 물건들을 훔쳐갔다. 며칠 뒤에 할머니가 시력을 완전히 찾았다고 생각하고 이제 그 사기꾼이 을 달라고 했더니 가재도구는 하나도 보이지를 않아서 돈을 주지 않겠다고 해서 결국 법정까지 가게 되었다.
법정에서 할머니가 이렇게 말했다.

할머니: 이 사람의 말은 다 사실입니다. 제 눈만 낫게 해 주면 그에게 많은 돈을 주기로 약속했죠. 하지만 전 여전히 눈이 먼걸요. 그러니 그에게 한 푼도 줄 수가 없어요. 지금 그는 제 눈이 다 치료되었다고 주장하지만, 그건 그의 주장일 뿐이고 전 제 눈이 여전히 안 보인다는 확신이 들어요. 왜냐면 제가 시력을 잃었을 때에도 그나마 보였던 여러 가재도구들과 귀중품들이 어째 제 눈이 다 나았다고 그가 말했을 때는 하나도 안 보이거든요.

할머니의 말을 들은 법관은 의사가 사기꾼이였다는 걸 눈치챔과 동시에 훔쳐간 할머니의 물건들을 모두 돌려달라는 판결을 내렸고, 사기꾼 감옥으로 갔다.
판본에 따라서 그 사기꾼에게는 두 명의 부하 도둑이 있는데, 작전을 짠 뒤 물건들을 하나하나 훔쳐갔고, 부하 도둑 2명이 경찰을 부르고 나서 할머니와 대화를 나누고 그 사실을 안 경찰은 그 도둑 3인조를 잡으러 추격전을 나선 끝에 체포했다는 내용이 있다.

7.2. 사냥개와 토끼


사냥꾼과 잘 훈련된 사냥개가 같이 사냥을 나왔다가 우연히 토끼 한 마리를 발견하자 사냥꾼은 사냥개에게 토끼를 잡아 오라고 명령했지만, 토끼는 재빨리 도망쳐서 사냥개를 따돌렸다. 그 모습을 보고 사냥꾼이 사냥개에게 한소리 하자 사냥개가 이렇게 변명했다.

사냥개: 전 그저 사냥감을 찾아 쫓았지만, 토끼는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달린 거라고요.


7.3. 사냥꾼과 메추라기


를 다루는 사냥꾼이 친 그물에 걸린 메추라기가 슬프게 외치면서 말했다.

메추라기: 사냥꾼님, 제발 저를 놓아주세요. 저를 놓아준다면 저는 다른 메추라기들을 유인해서 당신의 그물에 걸리도록 하겠습니다.

메추라기의 말을 들은 사냥꾼이 말했다.

사냥꾼: 안 돼, 네가 어떤 말을 하든 나는 상관없어. 하지만, 자신의 친구를 배반하는 사람한테는 혹독한 최후가 있을 뿐이야!


7.4. 사랑에 빠진 사자


사자가 농부의 딸에게 첫눈에 반해 농부의 집으로 찾아가 딸을 달라고 애원했다. 어떻게 저런 야수에게 딸을 시집보낼 수 있겠느냐고 걱정을 하던 농부에게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농부는 사자에게 자기 딸은 겁이 많아서 사자의 이빨과 발톱을 무서워하니 다 뽑아버리면 사위로 삼겠다고 제안했다.
그러자 사자는 즉시 돌을 씹어 이빨을 부러뜨렸고, 바위에 발톱을 갈아서 닳아 없애버렸다. 그렇게 해서 이빨과 발톱을 모두 없앤 사자가 다시 찾아오자 농부는 곧바로 밧줄로 꽁꽁 묶었다. 판본에 따라 농부가 사자를 몽둥이로 때려서 내쫓아버리거나 아니면 아예 몽둥이로 때려 죽이는 결말도 있으며, 농부가 무서운 표정을 지어 사자에게 이빨과 발톱도 없는데 내 딸을 어떻게 지켜준다는 말이냐고 썩 물러가라고 호통을 치자 그 말을 들은 사자는 당황하였고 어쩔 수 없이 숲 속으로 도망치는 결말이 있다. 그리고 농부가 직접 나서서 사자의 발톱을 깎아서 갈은 다음, 이빨을 뽑는 도구를 가져와 사자의 이빨을 뽑을려고 할 때 사자는 자신이 소중하다는 것을 느끼고 이빨이 뽑히지 않을려고 도망치는 결말이 있다. 다른 판본에는 농부와 딸은 이빨과 발톱이 없는 사자를 보고 웃기만 했고, 농부는 사자가 다시는 마을로 오지 못하게 혼을 내준 결말이 있다.
농부가 뛰어난 마법사인 판본의 경우에는 이런 정성을 보인 사자의 모습에 감동해 마법으로 '''그 사자를 인간으로 만든 뒤 자신의 사위로 삼는다'''.

7.5. 사슴은 겁쟁이


사냥개에게 쫓기던 한 사슴이 사냥개를 따돌리고 겨우 귀가했다. 잠시 후에 새끼사슴이 아빠사슴에게 물었다.

새끼사슴: 아빠, 아빠는 사냥개보다 몸집도 더 크고 사자보다 더 빨리 달릴 수 있고 몸을 지키기 위한 뿔도 있잖아요? 그런데 왜 사자와 사냥개만 보면 도망을 가나요?

아빠사슴: 아들아, 네 말이 맞긴 맞단다. 하지만 사자의 발걸음 소리와 사냥개들이 짖어대는 소리만 들어도 우리 사슴들은 겁이 나서 도망가고만 싶어진단다.


7.6. 사슴의 뿔과 다리


한 사슴이 화려하고 우아한 자신의 뿔에 대해 교만에 가까운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마른 다리에 대해서는 노상 불만이 많았다.
그러던 어느 날, 사자에게 쫓기는 사슴은 빠른 속도로 달리다가 나뭇가지에 뿔이 걸리는 바람에 꼼짝도 못하게 되었다. 결국 죽음을 기다리게 된 사슴이 하는 말.

사슴: 원망스럽던 다리가 나를 살리더니 애지중지 뽐내던 뿔이 나를 죽이는구나[11]

!


7.7. 사자 가죽을 쓴 당나귀 1


평소 세상에 불만이 많던 당나귀가 한 마리 있었다. 어느 날 그 당나귀가 길을 가다가 사자 가죽을 발견하고 사자로 변장했으며, 숲을 돌아다니면서 많은 동물들을 놀래줬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평소 자기를 무시하던 여우를 찾아가 골려주기로 하고 다가섰다가, 자기 울음소리를 내는 바람에 정체가 탄로났다.
인도 우화에서는 한 상인이 당나귀 사료 값을 아끼려고 남의 밭에서 이 이솝 우화 행동을 써 먹었다가 마을 사람들에게 들켜서 당나귀를 잃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7.8. 사자 가죽을 쓴 당나귀 2


위의 이야기의 바리에이션으로, 당나귀 한 마리가 사자 가죽을 뒤집어쓰고 동네를 활보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강풍이 불어 가죽이 벗겨지면서 정체가 탄로나자 지대로 화가 난 사람들과 다른 동물들에게 마구 매타작을 당했다.

7.9. 사자를 처음 본 여우


말로만 듣던 사자를 난생 처음 본 여우가 깜짝 놀라서 개죽음을 당하기 일보 직전에 얼른 도망쳤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여우는 사자도 어차피 자기들과 똑같은 짐승임을 알게 되었고, 나중에는 사자 앞에 가서 정중하게 인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말까지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7.10. 사자에게는 이겼지만


평소 잘난척하기를 좋아하는 모기가 한 마리 있었다. 그 모기가 날아다니다가 사자를 보고 자꾸만 귀찮게 하자 저리 가라고 했지만, 모기가 계속해서 사자를 물면서 자꾸만 귀찮게 했고, 결국 몸이 만신창이가 된 사자가 항복하고 달아났다.
그러자 한층 의기양양해진 모기는 숲속의 동물들에게 자랑을 마구 했고, 승리에 도취해 날아다니다가 거미줄에 걸려서 거미의 한 끼 식사가 되었다.

7.11. 사자와 개구리들


길을 걷던 사자가 어떤 큰 소리를 듣고 큰 짐승이나 사냥꾼이라도 나타났나 생각하고 잔뜩 긴장을 한 채 조심스럽게 길을 걷고 있었다. 나중에 그 큰 소리의 정체가 개구리들이 낸 소리라는 것을 알게 되자, 제대로 화가 난 사자가 개구리들을 밟아 압사시켰다.

7.12. 사자와 당나귀


옛날에 이 숲을 다스리는 사자가 한 나무 밑 그늘에서 쉬고 있었다. 잠시 후 길을 걸어가던 당나귀는 나무 그늘에서 쉬고 있는 사자를 보고 겁쟁이로 보여서 웃으면서 놀려대면서 말했다.

당나귀: 겁쟁이 사자야! 나를 덤벼봐! 무서워서 못 덤비겠니?

이 당나귀의 행동을 보고 사자는 기가 막힌 듯 웃으면서 혼잣말을 했다.

사자: 별 이상한 놈을 다 보겠군. 뭐 상대는 그 정도야 기운을 내지. 괜히 네 마음으로 더럽히느니 그냥 웃음거리가 되는게 낫겠군.

다른 버전으로는 당나귀가 왕이라고 생각하자 사자에게 달려가서 이렇게 말했다.

당나귀: 저와 같이 산꼭대기로 올라가요. 다른 동물들이 저를 얼마나 두려워하는지 보여드리겠습니다.

사자는 어이없이 웃으면서 당나귀와 같이 산꼭대기에 올라가고 당나귀가 큰 소리로 울부짖는 소리를 치자 모든 동물들이 무서워서 도망을 치기 시작했다. 이렇게 자신감이 넘친 당나귀는 사자에게 이렇게 말했고, 당나귀의 말을 들은 사자는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당나귀: 다른 동물들이 얼마나 놀랐는지 보셨나요?

사자: 네 목소리만 들으면 무서울 수도 있겠지. 하지만 나는 네가 당나귀라는 걸 안다면 무서울 게 하나도 없단다.

다른 판본에서는 동물들을 괴롭히는 것을 좋아하는 못된 성격을 가진 사자가 있었는데, 이것을 본 당나귀는 동물들을 지키기 위해 노력을 했지만, 사자의 위압감을 느껴 도망치게 된다. 그때 길을 걸어가던 도중 수탉을 만나게 되는데, 당나귀는 수탉에게 사자는 절대 이길 수 없다고 하니 건드리지 말라고 당부하는데, 수탉은 자신만만하게 사자는 이길 수가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한다. 이때 사자가 나타나자 수탉이 자신만만하게 덤빌려고 도전을 걸었다. 그리고 우렁한 목소리를 내자 사자는 수탉의 목소리를 듣고 도망친다. 사자가 도망치는 것을 본 수탉은 저 정도는 어림없다고 웃으면서 길을 떠난다. 그것을 알아챈 당나귀는 수탉의 목소리만 듣고 도망쳐버린 사자를 괴롭히는데, 동물들은 그것을 보고 환호한다. 그리고 당나귀는 이 틈을 노려 뒷발을 차서 사자를 날리는데, 사자는 물에 빠지고 말았고, 서둘러서 물에서 빠져나오게 되는데, 사자의 귀에서 더 이상 수탉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게 되자 당나귀에서 도와줘서 고맙다고 팔씨름으로 자신과 힘을 겨루겠다고 제안하자 당나귀는 제안을 받아들이며 사자와 팔씨름을 하게 되는데, 결국 당나귀는 사자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팔씨름에게 지고 말았고, 사자에게 좋은 경기였다고 칭찬을 받게 되었다.

7.13. 사자와 멧돼지


어느 더운 여름에 사자와 멧돼지가 서로 물을 찾던 도중에 우연히 우물가에서 맞닥뜨리게 되었으며, 서로 자신이 먼저 마시겠다고 다툼을 벌이다가 급기야는 목숨을 건 싸움까지 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한참을 싸우다가 지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있을 때, 싸움에 져서 죽은 쪽의 고기를 먹으려고 기다리고 있는 독수리떼가 주변에 모여 있었다. 그러자 독수리들의 속셈을 눈치챈 사자는 멧돼지와 화해한 다음에 사이좋게 물을 마셨으며, 그 광경을 본 독수리들은 아쉬워하면서 멀리멀리 날아갔다.

7.14. 사자의 몫


힘이 센 사자와 발이 빠른 당나귀와 꾀 많은 여우가 힘을 합쳐서 많은 짐승들을 잡았다. 사냥감이 충분히 모아진 다음 사자는 당나귀에게 제각기 몫을 분할하게 했는데, 당나귀가 나눈 몫에 불만을 품은 사자가 당나귀를 잡아먹었다.
그러자 여우는 무서운 사자의 속셈을 재빨리 눈치채고 사자의 눈치에 맞게 줘서 사자는 그제서야 만족했다.
판본에 따라서 사자와 당나귀만 나오는 버전도 있으며, 둘만 나오는 버전에서는 먼저 사자가 동물의 왕이라고 첫 번째 덩어리를 가져간 뒤에 당나귀가 두 번째 덩어리를 가져가자 마지막 세 번째 덩어리가 남았을 때 사자가 마지막 것도 자기에게 바치라고 협박하면서 세 번째 것도 자기 것으로 만드는 버전도 있으며, 그 외에도 여우가 있는 원래 버전에서는 당나귀가 육식동물들과 어울려 다니는 것을 이상하게 여겼는지 당나귀의 자리를 늑대나 곰으로 바꾼 버전도 있다.

7.15. 사자의 속셈


사자가 사냥을 나섰다가 소 한 마리를 보고 잡아먹으려고 했는데, 아주 크고 힘센 동물이라서 쉽게 사냥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어떻게 할까 머리를 굴리다가 소에게 다가가서 아주 정중하게 말했다.

사자: 소야, 염소고기를 대접할 테니까 우리 집으로 와.

소: 정말 고마워.

얼마 되지 않아 소가 찾아왔다.

소: 사자야, 염소고기 먹으러 왔어.

사자: 그래, 어서 와.

사자의 집에 들어간 소가 주위를 유심히 살폈는데 탁자에 커다란 접시와 고기를 구울 때 사용하는 굵고 긴 쇠꼬챙이들만 있는 걸 보고는 사자의 속셈을 눈치를 채고 그냥 나가려고 했다.

사자: 아, 이봐. 왜 그래? 오자마자 인사도 안하고 그냥 나가려고 하다니 그건 실례야.

소: 사자야, 염소고기는 아무데도 없잖아.

사자: 어, 지금 요리할 거야.

소: 이 접시는 너무 커서 염소고기를 담을 수 없어. 이 쇠꼬챙이도 너무 굵어서 고기를 요리할 수도 없고, 도대체 누구를 요리할 속셈이지?

사자: 아, 저, 그러니까 그것은...

이렇게 사자가 우물쭈물거리는 사이에 소는 뒤도 안 돌아보고 재빨리 줄행랑을 치거나 유유히 탈출했다.

7.16. 사자와 암소


서로 사랑하는 수사자와 암소가 결혼을 하게 되었다. 그 뒤 수사자는 암소를 구애하기 위해 매번 자기가 좋아하는 소고기를 바쳤다. 암소는 맘에 안 들었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사이였기에 꾹 참고 지냈다. 암소도 수사자에게 호감을 얻으려고 본인이 좋아하는 풀을 식사 때마다 내왔다. 수사자도 매번 이런 식사에 불만을 느꼈지만, 역시 참고 지냈다.
하지만 결국 인내심에 한계를 느낀 이들은 서로 싸우게 된 뒤 이혼하게 되었다. 그 뒤 이들은 '누가 뭐래도 난 최선을 다했어'라고 말하면서 헤어졌다.

7.17. 살아야 하는 이유, 죽어야 하는 이유


어느 도둑이 한 가정집을 털려고 집안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는데, 가져갈 거라곤 수탉 한 마리밖에 없어서 할 수 없이 그 수탉 하나라도 훔쳐갔다. 그리고 밖으로 나온 도둑이 수탉을 죽이려 하자 수탉이 말했다.

수탉: 절 죽이시면 안 됩니다. 저는 새벽마다 소리를 내서 사람들을 깨우기 때문에 저는 꼭 있어야 합니다.

도둑: (수탉을 죽이면서) 그게 바로 네가 죽어야 하는 이유야. 네가 사람들을 그렇게 깨우니까 우린 편하게 도둑질을 할 수가 없잖아!


7.18. 살인자의 최후


살인을 저지른 어떤 남자가 희생자의 가족에게 쫓기게 되었다. 그가 나일강에 도착했더니 강둑에 있던 사자가 으르렁거리면서 위협했다. 그래서 나무 위로 올라갔더니 이번에는 독뱀이 위협하자 최후의 수단으로 강으로 뛰어 내렸더니, 강 속에 있던 악어가 그 살인자를 잡아먹었다.

7.19. 생각은 항상 신중하게


동물의 왕인 사자가 너무 늙어서 젊었을 때처럼 날쌔게 사냥을 할 수가 없게 되자 자신이 사는 동굴 속에서 병이 난 것처럼 앓는 시늉을 했다. 이렇게 하면 예전보다 먹잇감들을 더 손쉽게 잡아먹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 뒤 모든 짐승들은 사자의 병문안을 오는 족족 한끼 식사로 전락했으며, 이 소문을 듣고 여우가 찾아왔다.
먼저 여우는 동굴로 직접 들어가지 않고 멀리 서서 외쳤다.

여우: 용맹하신 사자님, 병은 다 나으셨나요?

사자: 아이고, 아파라. 그런데 여우 너는 왜 얼른 들어오지 않고 무례하게 멀리 떨어져서 인사를 하느냐!

여우: 네 사자님, 들어가기는 가야 되는데, 사자님의 동굴 안으로 들어간 발자국들은 많은데 밖으로 나온 발자국이 하나도 없어서 왠지 들어가기가 껄끄럽네요?

이 말을 들은 사자는 부끄러워져서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졌고, 그렇게 말한 다음 여우는 재빨리 사라졌다.
판본에 따라 병든 척 하는 사자의 말을 듣고 찾아온 병문안을 하러 온 동물들을 본 여우는 동물들이 사자의 집에 들어가고 시간이 지나면서 동물들이 나오지 않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이것을 알아챈 여우가 집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여우가 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챈 사자는 집에서 나와 여우에게 물어보았다.

사자: 도대체 너는 거기서 뭐하느라고 안 들어오니?

여우: 아... 네... 사자님, 한꺼번에 병문안을 가면 피곤하실 것 같아서요.

사자: (아픈 척을 하며) 음... 그렇긴 하지...

여우: 사자님, 이상해요. 아까부터 기다리고 있었지만 아무도 나오지 않는군요. 사자님 굴에는 나오는 문이 따로 있나요? 전 들어가기만 하면 나오지 못하는 곳에는 가고싶지 않아요. (미소를 지으며) 차라리 공기 좋은 바깥에 있겠어요!

그렇게 사자와 대화를 나눈 여우는 미소를 지으며 유유히 밖으로 걸어갔고, 사자는 더 이상 여우를 속일 수가 없었다.

7.20. 성급한 비둘기


어느 비둘기가 날아다니다가 목이 너무 말라서 물을 찾아다니다가, 한 가정집의 그림 속에 있는 주전자를 물이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달려들다가 부딪혀 맨땅에 떨어진 뒤 집에 들어온 집주인에게 붙잡혔다.

7.21. 속 다르고 겉 다른 지도자


동물들의 새로운 지도자가 된 한 늑대가 새 법령을 선포했다. 그 법령인 즉슨, 사냥하다가 잡은 모든 것을 공동관리하면서 나누어 갖도록 한다는 것으로 기근 때 서로 잡아먹는 일을 방지한다는 것이었다. 이 때 길을 지나가던 당나귀 한 마리가 나서서 늑대에게 이렇게 말했다.

당나귀: 당신의 마음 속에서 참으로 고상한 생각이 튀어 나왔군요. 그런데 당신이 어제 잡은 사냥감을 굴 속에 숨겨둔 것은 어찌된 것입니까? 그것을 공동관리하면서 나눠가지든가요.

결국 할 말이 없어진 늑대는 곧바로 그 법령을 철회했다.

7.22. 시골쥐와 도시쥐




8. ㅇ



8.1. 아들과 사자 그림


옛날에 한 임금님에게 늦둥이 아들이 있었는데, 아들은 사냥하는 것을 무척 좋아했다. 하지만 임금님은 행여나 아들이 사냥을 나갔다가 맹수에게 물려죽거나 다치기라도 할까봐 걱정하며 아들을 말렸다. 어느 날, 임금님이 잠을 자다가 아들이 사자에게 쫓기는 꿈을 꿨다.
임금님은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 아들을 위해 나무로 오두막집을 짓고 아들이 심심해하지 않도록 동물 그림들을 많이 그려넣었지만, 아들은 집에만 있는 것이 너무너무 답답했다. 어느 날, 아들은 사자 그림에 대고 욕을 퍼부었고 주먹으로 사자의 그림을 후려쳤을 때, 나무로 만든 벽이 부서지면서 벽의 가시 조각이 아들의 손가락에 박혔다. 아들은 그 가시를 빼려고 했지만 가시는 빠지지 않았으며, 그 뒤 상처가 커지고 염증이 악화된 아들은 열병에 걸려 세상을 떠났다.
판본에 따라서 임금님이 아닌 평범한 아버지가 모델인 버전도 있다.

8.2. 암퇘지와 암캐의 입씨름


어느 날 암퇘지와 암캐가 누가 새끼를 더 수월하게 낳는가를 놓고 입씨름을 벌이고 있었다.

암캐: 내가 가장 새끼를 수월히 낳아!

암퇘지: 그렇지만 네 새끼들은 눈을 뜨려면 시간이 걸리잖아?

실제로 강아지들은 눈을 확 뜨기까지 시간이 평균적으로 1~2주로 꽤 걸린다.

8.3. 앵무새와 집족제비


한 남자가 재래시장에서 앵무새 한 마리를 사왔다. 남자는 앵무새를 새장에 가두면 앵무새가 답답해한다는 것을 알고 새장에 가두지 않고 자유롭게 날아다니도록 풀어놓았다. 앵무새는 주인에게 보답하기 위해 벽난로에 앉더니 신나게 울기 시작했고, 이 소리를 들은 집족제비가 물었다.

집족제비: 너는 어디서 왔냐?

앵무새: 나는 주인 어르신이 사 오셨다.

집족제비: 새로 온 주제에 이런 소리를 내다니 여기서 태어난 나도 소리지르는 것을 금지당했어. 주인님은 내가 소리지르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소리를 내기라도 하면 나는 당장 쫓겨나.

앵무새: 나는 너와 달라. 네 목소리는 찢어질 듯 날카롭지만 내 목소리는 아름답고 고운 목소리야.

판본에 따라서 족제비의 자리는 고양이로 바뀌기도 한다.

8.4. 약속을 잘 지키자 1


덫에 걸린 까마귀가 아폴로 신에게 자기를 덫에서 구해주면 근사한 제물을 바치겠다는 기도를 드리자 아폴로 신이 까마귀의 소원을 들어 주었다. 하지만 까마귀는 자신의 기도가 이뤄지자 다음부터 걸리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아폴로 신에게 맹세한 것을 지키지 않았다.
얼마 후, 또다시 덫에 걸린 까마귀가 아폴로 신에게 했던 약속을 지키지 않았던 것이 생각나서 헤르메스 신에게 자신을 구해주면 좋은 제물을 바치겠다고 기도했다.

헤르메스 신: 이런 몹쓸 까마귀 같으니라고! 너는 지난번 아폴로 신에게도 한 약속을 지키지 않고 그를 속였다. 그런 너를 내가 어찌 믿을 수 있겠느냐?

결국 그 까마귀는 사냥꾼에게 잡혀 사냥감+애완동물이 되었다.

8.5. 약속을 잘 지키자 2


옛날 어느 마을에 아주 위독한 병에 걸린 사나이가 살고 있었는데, 병은 날로 갈수록 악화되었다. 그는 신에게 자신을 살려준다면 백 마리의 를 재물로 바치겠다고 아주 간절하게 기도했다. 사나이의 기도는 하늘에 있는 신들에게 닿았으며, 신들은 병을 고쳐 건강을 되찾게 해주었다. 그 뒤 병이 나은 사나이는 양초로 만든 소 인형 백 마리를 제단에 불질러 제사를 지냈다.
그러자 신들은 그것을 보고는 매우 화가 났다. 신들은 사나이의 꿈 속에 나타나 복을 내려준다면서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바닷가로 나가보라고 했다. 아침 일찍 일어난 사나이는 기쁨에 차서 바닷가로 뛰어갔는데 보물 대신 해적들이 우글거리고 있었다. 결국 사나이는 해적들에게 잡혀가 노예로 일하는 신세가 되었다. 판본에 따라서는 금화의 액수를 준다고 한 게 바로 사나이의 몸값이었다는 경우도 있다.
바리에이션으로 노예로 일하는 건 꿈이었고 신들이 "이번 한 번만 봐주겠다. 만에 하나 다시 한 번 더 약속을 어기면 그때는 정말로 가만두지 않겠다."라고 경고만 하는 것도 있다.
판본에 따라서 사나이의 자리에는 부자나 방앗간 주인으로 바뀌기도 하며, 신들의 자리는 제우스와 제우스의 신하로 바뀐 것도 있다. 부자는 흙을 빚어 소 백마리를 만들었고, 방앗간 주인은 떡이나 밀가루 반죽으로 소 백마리를 빚어서 바친 내용이 있었다. 그것은 본 제우스는 신들과는 달리 소 백마리를 받고 화를 내지 않았지만, 제우스의 신하는 그것을 보고 화가 나자 그를 이대로 내버려두면 버릇이 된다고 따끔한 맛을 보여주라고 부탁한 내용이 있었다.

8.6. 약자의 흥정


토끼들이 공개 집회에서 연설하면서, 모두가 공정한 몫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자 거기 모인 사자들이 대꾸하기 시작했다.

사자들: 참 멋진 연설이야! 그러나 자네들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발톱과 이빨이 없지 않는가?


8.7. 양가죽을 쓴 늑대


엉큼한 늑대가 변장을 하면 양을 엄청나게 많이 잡아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양가죽을 뒤집어쓰고 목장으로 숨어들었다. 양들은 그것이 늑대라는 것을 모른 채 모두들 친절하게 대해주었다. 늑대는 속마음을 감추고 양들과 사이좋게 어울렸다. 그러던 어느 날, 양치기의 집에 손님이 와서 양고기를 대접하려고 우리로 가서 가장 큰 양의 목을 푹 찔렀는데, 그것은 양가죽을 쓴 늑대였다.

8.8. 양다리 걸치다가 망한 까마귀


비둘기장에서 맛있는 모이를 먹던 비둘기를 부러워한 까마귀가 궁리 끝에 몸에 흰 칠을 하고 비둘기장에 숨어들어갔다. 며칠간은 입을 꾹 다물고 모이만 훔쳐 먹었으나, 입을 열자마자 정체를 들키는 바람에 비둘기장에서 쫓겨났다. 그 뒤 동족에게 돌아갔을 때 생김새가 다르다면서 까마귀 무리에서도 쫓겨났다.
판본에 따라선 비로 인해 흰칠이 벗겨져서 쫓겨난다든가, 어쩌다가 운이 좋아 결혼한 뒤에 나은 자식이 까마귀라서 쫓겨난 경우도 있다.

8.9. 양치기 소년




8.10. 어리석은 사슴


늙어서 사냥할 기력조차 없어진 사자가 배를 움켜잡고 굴 속에 누워 있었다. 그래서 사자는 부하여우에게 사슴을 잡아 오라고 시켰다. 사슴을 찾아다니던 여우는 드디어 사슴을 한 마리 찾았고, 사슴에게 다가가 사자가 너에게 왕의 자리를 물려준다고 말했다. 의심이 간 사슴은 꿍꿍이가 있을 것이라고 했고, 이 말을 듣고 여우는 짐짓 분개한 듯 그럴듯한 말로 사슴을 꼬셨고, 사슴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여우는 빨리 동굴로 가자고 했고, 사슴은 아무 의심도 없이 여우를 따라 사자의 굴에 이르렀다.
이때 사자가 튀어나와 사슴을 덮쳤지만, 노쇠해서 사슴의 만을 할퀴었을 뿐 사슴은 재빨리 도망갔다. 그 뒤 사자가 여우에게 사슴을 다시 끌고 오라고 말했고, 여우는 다시 해 보겠다고 하고 다시 사슴을 찾아 나갔다. 그리고는 사슴에게 안아주려고 한건데 왜 도망을 간 거냐고 말했다. 그렇게 사슴을 다시 굴로 데려간 다음 사자와 여우는 사슴의 고기를 맛있게 먹었다.
판본에 따라서는 여우가 사슴의 을 몰래 먹어치우는 장면이 있으며, 이에 대해 사자가 이 사슴에는 왜 간이 없냐고 이야기하자 여우가 이렇게 둘러댔다.

여우: 그 녀석은 두 번이나 속을 정도로 멍청해서 간이 없었나 보죠!


8.11. 어리석은 암탉


어떤 암탉이 들을 보살펴 주고 있었는데, 그 알들은 의 알이었다. 한데, 그걸 알면서도 암탉은 그 알을 계속해서 품자 이를 본 제비가 한마디 했다.

제비: 정말 한심하군! 독사가 알에서 깨어 나오면 가장 먼저 독니로 너부터 물어 죽여버릴거야. 그리고 네 동료들도 같은 꼴을 당하고 말 것이고!


8.12. 어리석은 양치기


양들이 풀을 뜯을 때마다 늑대 한 마리가 자꾸 나타나서 잡아먹을 기회를 노리고 있었는데, 양치기는 순한 늑대인 줄만 알고 안심하고만 있었다. 어느 날 마을에 볼일이 생겨서 마을에 가게 된 양치기는 늑대에게 양을 맡겼다. 기회가 온 늑대는 양치기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양들을 죄다 잡아먹었다. 마을에서 돌아온 양치기는 처참해진 장면을 보고 자기의 어리석음을 한탄했다.

8.13. 어리석은 청년과 제비


어느 마을에 청년이 있었다. 이 청년은 일은 전혀 할 생각은 않고 돌아가신 부모님이 물려주신 막대한 재산을 흥청망청 팡팡 써대기나 하는 한심한 백수건달+게으름뱅이였다. 결국 청년에게는 집이고 돈이고 모두 없어졌고, 남은 것이라고는 고작 옷 한 벌 뿐이었다. 그럼에도 청년은 일할 생각이 전혀 없었고, 혼자서 어슬렁어슬렁 여기저기 정처없이 돌아다니기만 했다.
어느덧 세월은 유수와 같이 흘러 늦가을이 되었고, 곧 있으면 겨울까지 닥쳐올 때였다. 헌데, 어느 날은 특별히 날씨가 따뜻했고, 이 와중에 제비 한 마리를 보았다. 이 제비도 심하게 어리석어서 노는 데에만 정신이 팔려서 동료들은 이미 훨씬 전에 따뜻한 남쪽으로 다 이동한 와중에 바보처럼 혼자 남은 것이다. 이 제비를 본 청년은 이 온 것으로 착각하고 겨울옷은 필요없다고 생각하고 당장에 옷을 팔았지만...
바로 며칠 뒤, 상당히 매서운 동장군이 몰아쳤다. 청년은 또다시 따뜻한 곳을 찾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동료들과 함께 가지 못한 며칠 전의 그 멍청한 제비가 한편에서 동사한 채로 발견된 것을 목격했다. 이것을 본 청년은 제비 시체를 들고 어리석기는 우리 둘 다 마찬가지라고 통곡했으며, 잠시 후 이 청년도 동사했다.

8.14. 어부지리 1


사자와 이 숲 한가운데에서 고깃덩이 한 개를 놓고 자기 것이라고 말다툼을 벌이다가 몸싸움으로 번진 뒤 지쳐서 쓰러졌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여우 한 마리가 와서 재빨리 고기를 가져갔고, 사자와 곰은 여우 좋은 일만 시켰다고 한탄했다.

8.15. 어부지리 2


조개 한 마리가 바닷가에서 한가하게 입을 벌리고 있을 때 날아가던 갈매기가 조갯살을 보고 먹음직스러워 순식간에 부리로 힘껏 쪼았다. 그러자 조개가 깜짝 놀라 입을 탁 닫는 바람에 갈매기의 부리가 조개 사이에 물렸다.
갈매기는 부리를 빼려고 하고 조개는 놓지 않으려고 서로 실랑이를 할 때 지나가던 어부가 둘을 한꺼번에 잡아 바구니에 담아서 갔다.
갈매기를 황새로 바꾸면 실제 어부지리라는 성어의 원본과 완전히 일치한다.

8.16. 억울한 뱀


풀밭에서 사는 뱀이 사람들에 발에 자꾸 밟혀서 상처를 입게 되자 이렇게 살 수는 없다면서 제우스 신을 찾아가 따졌다. 그러자 제우스 신이 말했다.

제우스: 그건 모두 네 잘못이다. 너를 밟은 사람을 처음부터 물었더라면 두번째로 너를 밟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8.17. 엉뚱한 천문학자


천문학자가 매일매일 저녁마다 별들을 관찰하러 밖으로 나갔다. 어느 날 밤, 그는 마을 바깥으로 나가서 열심히 하늘을 쳐다보면서 돌아다녔다가 우물에 빠져 살려달라고 허우적댔다.
마침 지나가던 한 사람이 그 소리를 듣고 천문학자가 왜 우물에 빠졌는지 이유를 알게 되자 아래쪽을 향해 외쳤다.

행인: 이보시오, 우물 속에 빠진 양반. 하늘에 무엇이 있는지에 열중하다가 자기 발 밑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단 말이오? 당신도 참 한심하구려.

원래 탈레스의 이야기라고도 한다.

8.18. 여물통 속의 개


개와 말은 사이가 나빠서 만나기만 하면 싸우기만 했다.

개: 흥, 저 말 녀석. 왜 잘난 척만 하지? 꼴도 보기 싫단 말야.

개는 말을 곯리려고 생각했지만 좀처럼 수가 나질 않았다. 어느 날, 주인이 여물통에다 먹이를 주는 것이었다.

개: 아하, 바로 저거야. 말 녀석. 어디 한 번 골탕 좀 먹어 봐라!

다음날, 주인이 여물통에다가 먹이를 주자 개는 여물통 속으로 뛰어들어가더니 누웠다. 말은 몹시 배가 고팠지만 개 때문에 밥을 먹을 수가 없었다. 개는 말을 곯렸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졌으나 한참 동안 개를 바라보던 말이 말했다.

말: 이봐, 한심한 친구. 자네가 정말 똑똑하다고 생각하나? 남을 먹지 못하게 하려고 자기까지 굶으려고 하다니...

말의 말을 듣고 보니 개도 그제야 꼬르륵 소리가 난다는 것을 느꼈다. 결국 개는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여물통에서 나와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

8.19. 여우와 가시덤불


높은 곳을 오르던 여우가 그만 발을 헛딛는 바람에 가시덤불[12]이 보이자 잡았는데, 오히려 상처만 입어서 가시덤불에게 따졌다.

여우: 나는 목숨을 건지기 위해 너를 잡은 건데 너는 어떻게 나를 다치게 할 수가 있니?!

가시덤불: 나는 원래 남에게 달라붙는 성질을 너도 잘 알잖아? 그러면서도 덤벼든 건 네 잘못이야!


8.20. 여우와 두루미




8.21. 여우와 매미


여우가 매미를 잡아먹기 위해 꼼수를 부리자 눈치를 챈 매미가 나뭇잎을 던져주었다. 그걸 먹다가 뱉어버린 여우가 마구 따지자 매미가 하는 말.

매미: 난 전에 네 속에서 매미의 날개를 본 적이 있어.


8.22. 여우와 염소


여우 한 마리가 길을 걷다가 웅덩이에 빠지자 나가기 위해 무진 애를 썼지만, 너무 높아서 쉽게 나갈 수가 없었다. 이때 목이 몹시 말랐던 염소 한 마리가 오자 여우가 감언이설로 꼬셔서 내려와 보라고 했다. 그러자 마침 너무 목이 말랐던 염소도 웅덩이로 내려와서 물을 마구 마신 다음 둘이서 어떻게 나갈까 생각을 하다가 여우가 염소에게 이렇게 말했다.

여우: 좋은 생각이 났어. 우리 둘에게 도움이 될 일을 네가 기꺼이 한다면 말이야. 앞발을 벽에다 대고 두 뿔을 똑바로 치켜 세우고 있어 봐. 그러면 내가 대뜸 올라가서 너를 끌어올릴 테야.

염소가 고개를 끄덕이자 여우는 재빨리 지상 위로 올라간 뒤에 도망쳤더니 염소가 약속을 어겼다고 따졌다. 그러자 여우가 다시 와서 하는 말.

여우: 네가 생각이 조금만 있었다면 올라올 생각도 않고 무턱대고 내려가지는 않았을 거야.


8.23. 여우와 탈


여우가 한 배우의 집에 들어가서 세간살이를 뒤지다가 예술가가 만든 도깨비 모양의 을 보았다. 여우가 그 탈을 자기 앞발에 씌운 다음 하는 말,

여우: 머리통은 십상인데 골이 없단 말야!

외양은 그럴 듯 한데 머리는 부족한 어떤 사람들을 상기시켜 준다.

8.24. 여우와 포도




8.25. 여우와 포도밭


위의 '여우와 포도'와는 다른 이야기로, 몇날 며칠을 굶은 여우가 포도밭을 발견했는데, 들어가는 구멍이 너무 작아서 들어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사흘을 굶어서 살을 뺀 다음 구멍에 들어갔다.
포도밭에 들어가서 포도를 배가 터지도록 맘껏 먹고 이제 나가려고 했는데, 이번에는 뱃살 때문에 나갈 수가 없었다. 결국 여우는 또다시 사흘을 굶은 뒤에야 겨우 다시 밖으로 빠져나올 수가 있었으며, 이렇게 말하면서 자리를 떴다.

여우: 포도밭에 들어갈 때나 나올 때나 배고픈 것은 마찬가지군!

판본에 따라서 포도밭 대신 식량 창고로 바뀐다든가, 등장하는 동물이 달라지는 판본도 있다.
위의 이야기와 이 이야기를 보고 '육식동물인 여우가 왜 고기가 아닌 포도를 먹나?' 하고 의아해하는 사람도 있을텐데, 사실 여우는 육식동물이 아니라 잡식동물로, 고기뿐만 아니라 달짝지근한 열매도 좋아하며, 유럽 쪽에서는 여우가 달콤한 과실을 좋아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그리고 개랑은 달리 포도를 먹어도 별 탈이 없다.
참고로, 이 이야기를 포함해서 이솝 우화의 몇몇 이야기가 탈무드에도 실려 있다. 이솝 우화나 탈무드나 워낙 다양한 곳에서 채록한 설화를 담고 있어서, '이게 여기서 왜 나와?' 하고 의아해할 법한 이야기들도 꽤 있다. 이는 중세 이탈리아의 민담집인 데카메론이나, 비슷한 시기의 아랍의 전승집인 천일야화 등의 전근대 민담집들의 공통된 사항이다.

8.26. 여우의 잔꾀


여우 한 마리가 나무 밑동 하나를 들고 숲의 동물들에게 말했다.

여우: 이 나무 밑동은 진귀한 보물입니다. 원하는 물건을 말하고 숨을 세 번 불어넣으면 나무 밑동에서 그 물건을 꺼낼 수 있지요.

나무 밑동이 탐난 동물들이 웅성거리자 여우는 목소리를 가다듬어 다시 말했다.

여우: 정말 진귀한 보물이지만 닭 세 마리를 대가로 원하시는 분께 드리겠습니다.

동물들이 닭 세 마리를 구할 방법을 궁리하고 있을 때 원숭이가 외쳤다.

원숭이: 네 말이 사실이라면 닭 세 마리와 바꿀 게 아니라 그냥 그 나무 밑동에서 닭 세 마리를 꺼내면 되지 않아?

그러자 할 말이 없어진 여우가 슬금슬금 꽁무니를 뺐다.

8.27. 여우의 흉계


어느 날 가 함께 여행을 떠났다. 밤이 깊자 그들은 한 숲에서 자기로 하고 닭은 나무 위에서, 개는 나무 아래에 뚫린 구멍에서 각각 잠을 잤다. 다음날 아침이 되자 닭은 평소대로 꼬꼬댁하고 울었고, 닭이 우는 소리를 들은 여우는 닭을 잡아먹기 위해서 흉계를 꾸몄다.

여우: 너는 정말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졌구나! 그리고 여행을 하나보지? 배고플텐데 우리집에서 식사하자.

닭: 나무 아래에 뚫린 구멍에 있는 문지기도 배고플텐데 같이 가도 돼? 그러면 나무 아래에 뚫린 구멍에 있는 문지기부터 먼저 깨워줄래?

여우가 나무 구멍을 들여다본 순간 기다리던 개가 단번에 달려들어 흠씬 때려준 다음 쫓아냈다. 판본에 따라선 개가 여우를 아예 물어죽이는 버전도 있다.

8.28. 염소와 당나귀


어느 농부가 염소와 당나귀를 기르고 있었다. 식사 때마다 당나귀에게는 당근, 감자, 무청 등 온갖 맛있는 음식들을 잔뜩 준 반면, 염소에게는 풀만 뜯어먹게 했다[13]. 이에 염소는 당나귀가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얄미워서 당나귀를 골려주기로 했다. 그리고 위로해 주는 척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염소: 그렇게 무거운 맷돌을 돌리고 무거운 짐을 나르고 수레를 끌어야 하다니 네 삶은 끝없는 고통의 연속이로구나! 그러니까 간질병에 걸린 척하고 쓰러져 버려. 한동안 편하게 쉴 수 있을 거야.

당나귀가 부상을 입으면 주인이 쓸데 없다고 팔거나 죽여버리길 원한 것이다. 순진한 당나귀는 염소의 말만 듣고 그대로 믿고 시키는 대로 땅바닥에 쓰러지는 바람에 온몸에 멍이 들었다[14]. 농부가 수의사를 데려와 당나귀가 어떻게 됐는지를 보여줬고, 상처를 어떻게 치료해야 할지를 물었다. 그러자 수의사가 염소의 허파를 달여서 먹이면 금방 건강을 되찾을 것이라고 얘기하자 농부는 수의사의 말대로 당나귀를 치료하기 위해 염소를 잡았다.
판본에 따라 염소가 당나귀가 해야 할 일들을 대신 다 하게 되어 오히려 고생만 한다는 결말도 있으며, 또는 염소의 피를 바르면 낫는다고 말하는 버전도 있어서 주인이 염소를 살려두는 대신에 가죽에 칼질을 해서 염소가 피를 흘리며 후회한다는 결말도 있다.

8.29. 영리한 까마귀


목이 너무 마른 까마귀 한 마리가 날아다니다가 물이 반쯤 남아 있는 물병을 발견했는데 부리 때문에 물을 마실 수가 없었다. 어떻게 하면 물을 마실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물병 안에 돌멩이를 집어넣었다. 그러자 돌멩이로 인해 물이 점점 차올랐고, 마침내 다 차오른 덕분에 물을 다 마실 수 있었다.

8.30. 영리한 당나귀


당나귀 한 마리가 풀을 뜯어먹는 동안에 어디선가 발소리가 들리더니 늑대가 나타났다. 당나귀는 일부러 다리를 절기 시작했다.

늑대: 얘, 다리를 저는 것 같은데 어디가 아프냐?

당나귀: 늑대아저씨. 제 발에 가시가 걸렸어요. 제 발에 걸린 가시를 빼주세요. 왜냐 하면, 아저씨가 저를 잡아먹다가 아저씨의 목에 가시가 걸리면 안 되거든요.

늑대: 그래? 어디 보자.

당나귀는 늑대가 발굽을 살피는 틈을 타서 얼른 발길질로 늑대의 턱을 걷어차자 이빨들이 다 부서졌으며, 그 틈에 당나귀는 재빨리 도망쳤다.

8.31. 욕심꾸러기 소년


한 소년이 온갖 견과류가 잔뜩 들어있는 병을 보게 되었다. 그래서 그것들을 먹기 위해 병 속에 손을 넣었다. 소년은 욕심을 내서 쥘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집어서 손을 빼내려고 했는데, 그만 손이 빠지지 않았다. 어떻게든 손을 빼내려고 했지만 뜻대로 안 되자 소년은 울음을 터뜨렸다. 이 소리를 듣고 들어온 지혜로운 소년이 절반만 쥐고 나머지를 다음에 쥐도록 하라고 얘기했으며 친구의 말대로 했더니 손이 빠졌다.
참고로, 이 이야기는 시리아전래동화작은 항아리의 큰 소동과도 유사하다.

8.32. 욕심꾸러기 아들


대단히 욕심이 많은 아들이 있었다. 아버지는 넓은 포도밭을 갖고 있었으며, 그곳에서는 많은 포도들을 딸 수 있었다. 아버지는 늘 아들에게 맛있는 포도를 따려면 울타리를 튼튼하게 해야 한다고 매번 얘기했다. 그렇게 몇 년의 세월이 흐르고 아버지가 병으로 세상을 떠나자, 커다란 포도밭은 이제부터 아들의 것이 되었다.
아들은 하인들에게 포도밭을 둘러싸고 있는 울타리를 없애버리라고 했는데 하인들은 깜짝 놀랐다. 넓은 포도밭 주변에는 튼튼한 울타리가 둘러싸여 있었다. 빙 둘러 나무들이 심어져 있어서 그것들이 울타리 노릇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자 하인은 돌아가신 주인님이 만드신 거라고 하면서 거절했지만, 아들은 하인에게 윽박지르면서 울타리를 철거하고 거기에 포도나무를 심을 거라고 명령했다.
그렇게 포도밭 주변의 울타리가 없어진 뒤 다음 날부터 밤에는 여우들이, 낮에는 동네 꼬마 아이들이 포도를 따 먹었다. 그리고, 지나가던 나그네들도 포도를 따 먹었다. 결국 포도밭의 포도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포도나무들은 행인에 시달려 시들어 말라죽었다. 그제서야 아들은 아버지의 무덤을 찾아가 울면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울타리를 잘 가꾸겠다는 다짐을 했다.

8.33. 욕심많은 개




8.34. 욕심쟁이 여주인


머슴이 키우고 있는 양목장의 주인인 여주인이 있었다. 여주인은 욕심이 많은 사람으로, 툭하면 하녀와 머슴을 부려먹었다.
다음날 양들이 털을 깎을 날이 오자 자신의 털깎기 실력을 확인하기 위해 양털깎기로 머슴의 머리를 깎았지만 엉망진창으로 깎였고, 여주인은 실력이 괜찮다고 잘난척을 하면서 마을의 시장에서 가서 노인과 한 사람에게 자신의 양털 깎기 실력으로 양털을 팔겠다고 제안했는데, 한 사람을 그 말을 듣고 큰일날 뻔했다며 못 들은 척 하겠다고 갔고, 노인은 여주인과 약속을 걸었다.
그렇게 해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머슴에게 양을 붙잡게 한 다음 양털을 깎을려고 하는데, 양털은 깎이고 살은 꼬집히는 바람에 양은 아파서 발버둥 치다가 뒷발에 차였다. 그렇게 해서 머슴이 양을 붙잡는데 실패를 하자 여주인은 스스로 양털을 깎을려고 하다가 오히려 양들의 반격에 의해 허리를 다치게 되었다.
다음 날, 노인이 침대에 누워있는 여주인의 집을 방문하면서 여주인에게 괜찮다고 너무 무리하지 말라고 다음 약속을 못 지켰다고 말하자 여주인은 양털깎이를 들고 깎을려고 하는데, 노인이 머슴한테 얘기를 다 들었고 이제부터 제대로 털깎기 기술자를 데려다 깎으러 하라고 말한 뒤, 웃으면서 여주인의 집을 나갔다. 여주인이 다시 양털을 깎을려고 침대에서 일어서려고 했지만, 허리가 아파서 일어나지도 못하고 침대에 누워서 울었다.

8.35. 용기만 있고 지혜가 없으면


목이 몹시 마른 여우떼가 강물을 발견하고 마시려고 했는데, 전날 내린 때문에 물이 많이 넘쳐나고 물살도 너무 세서 누구도 쉽게 접근하지 못했다. 그러자 평소 잘난척하기 좋아하는 한 여우가 자기가 직접 시범을 보여주겠다고 몸소 나섰다가 세찬 물살에 휩쓸렸다. 다른 여우들이 이 여우에게 어디를 가는 거냐고 외치자 그 여우가 하는 말.

여우: 강 건너에 급한 약속이 있어서... 이따가 보자!


8.36. 우물 안 개구리


평생을 우물 안에서만 살아오던 개구리는 우물이야말로 세상에서 제일 크고 우물이 곧 지구처럼 되는 줄 알고 도롱뇽 같은 작은 동물들만 살았기 때문에 자신이 제일 크고 강한 줄로만 알며 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한 마리가 우물에 와서 앉아 있었는데, 자신보다 큰 새를 보고 놀란 개구리는 새에게서 모든 사실을 듣게 되었다[15].
그걸 들은 개구리는 “나 자신이 가장 세고 가장 큰 존재인 줄 알았더니, 나보다 큰 동물도 훨씬 많고, 바다라는 곳과 하늘이라는 곳도 있었어. 나는 그저 가장 약한 동물 중 하나였던 거야!”라고 말하면서 울었다. 속담 중에는 '우물 안 개구리격'이라는 말도 있으며, 자세한 건 우물 안 개구리 참조.
보통은 여기서 끝나며, 어떤 이야기에선 바깥 세상이 궁금해진 개구리가 우물에서 나와 도로를 뛰어다니다 차에 부딪혀 끔살당하는 새드 엔딩 버전도 있다. 이 이야기는 중국정저지와 고사와도 유사하며, 여기서는 새가 아닌 거북이가 나온다.

8.37. 원숭이 임금님


숲 속에서 춤 잔치가 벌어졌으며 각자 춤을 출 때 원숭이가 춤을 아주 멋드러지게 추자 동물들이 매우 감탄했다. 코끼리가 그걸 보고는 원숭이를 왕으로 삼자고 제안하자 모든 동물들이 찬성했다. 그 뒤 왕이 된 원숭이는 맨날 자만심에 빠졌는지 먹고 뽐내고 놀기만 하자 여우는 그런 원숭이를 못마땅하게 여겼다.
어느날 여우가 사냥꾼들이 놓은 덫을 보고는 원숭이를 시험하기로 했다. 여우가 원숭이에게 나무 근처에다 과일을 준비했다고 얘기하자 원숭이가 거드름을 피우면서 여우를 따라갔으며 나무 밑에는 원숭이가 좋아하는 과일들이 많이 있었다. 원숭이가 덥석 과일을 잡는 순간 '철컥!' 소리와 함께 손이 덫에 걸리자 여우가 "그렇게 사람을 잘 알면서 덫을 모르더냐?, 당신같이 게으르고 멍청한 임금은 필요없다."는 일갈과 함께 코웃음치면서 다시 제 갈 길을 가고, 동물들은 왕을 다시 뽑기로 했다.
판본에 따라 동물 나라의 왕이었던 사자가 사냥꾼의 손에 의해 죽자 동물들은 새로운 왕을 뽑기 위해 회의를 열었으며, 그 중에 사람과 가장 비슷하고 머리도 제일 좋은 원숭이가 왕으로 뽑혔다는 내용이 있고, 덫의 자리에는 구멍 함정으로 바뀐 것도 있으며, 여우가 구멍에 빠진 원숭이를 놀리자 원숭이가 화가 나서 과일을 던져 여우가 과일에 맞아 구멍에 빠지게 되었고, 이것을 본 동물들은 왕이 없는 세상이 더 낫다고 돌아가고, 여우와 원숭이는 살려달라고 소리치는 내용도 있다.

8.38. 원숭이의 재판


늑대와 여우가 먹이를 찾아 나섰다가 길에서 고깃덩어리를 발견하자, 서로 자기 것이라고 다투었다. 다툼이 좀처럼 끝나지 않아서 지혜롭다는 원숭이에게 찾아가서 결판을 내리기로 하였다.
재판을 부탁받은 원숭이는 공평하게 나눈다면서 고기를 반으로 나눴는데, 한 쪽은 크게 다른 한 쪽은 작게 잘랐다. 둘 중에서 한 쪽이 자기가 쟤 것보다 더 작다며 불평을 낸다. 그러자 원숭이는 큰 것을 작은 것과 같게 만들면 된다면서 다시 큰 쪽을 자기가 베어 먹었다. 그러나 다시 차이가 생겼고, 원숭이는 이런 짓을 몇 번 되풀이하여 고기를 혼자 다 먹어 버리고는 도망쳐 버렸다.
판본에 따라선 늑대와 여우가 개와 고양이로 바뀌기도 하며, 혹은 혼자 다 먹은 원숭이한테 화가 나서 엉덩이를 물어버리곤 원숭이의 엉덩이가 털이 몽땅 빠져나가 지금처럼 벌겋게 되었다는 결말도 있다.

8.39. 원숭이 흉내를 내려던 낙타


어느 무도회에서 원숭이 한 마리가 동물들 앞에서 을 멋드러지게 추었다. 원숭이는 많은 동물들의 칭찬과 박수갈채를 받았고, 이를 보고 샘이 난 낙타가 자기도 춤을 잘 춘다면서 무대 앞으로 나갔지만, 되레 우스꽝스러운 춤만 추면서 동물들을 제대로 실망시켰고, 결국 온갖 비웃음과 야유만 듣고 무대에서 퇴장했다.
판본에 따라서는 낙타가 무도회를 엉망으로 만들자 화가 난 동물들이 낙타를 아예 무도회에서 쫓아버렸다는 내용으로 끝나기도 한다.

8.40. 유비무환


어느 무더운 여름날, 멧돼지가 나무 아래에 서서 자신의 엄니를 나무줄기에 대고 갈고 있었다. 그 곳을 지나던 여우가 멧돼지에게 물었다.

여우: 지금 이 근처에는 사자나 사냥꾼도 없는데 뭐하러 그렇게 이빨을 날카롭게 하고 있니?

멧돼지: 위험이 닥쳤을 때 이 무기를 날카롭게 갈면 이미 늦잖아?

판본에 따라 여우가 멧돼지가 사냥꾼의 총에 맞아 부러진 엄니를 돌로 만든 연마재에 갈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는데 여우가 멧돼지에게 왜 엄니를 갈고 있냐고 묻자 이 엄니를 갈면 위험이 일어날 땐 사용한다면 해결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여우는 할 수 없이 그냥 자게 되는데, 어느 날 여우가 발견한 사냥꾼이 다녀간 흔적을 본 동물들이 깜짝 놀라 서둘러서 짐을 챙기고 자리를 떠나는데 다른 동물들이 여긴 위험하다고 자리를 떠나자고 제안을 하자 멧돼지는 거절했다. 그 말을 들은 동물들은 멧돼지를 걱정하며 떠났고, 멧돼지는 자신의 엄니를 갈아서 훌륭한 무기를 만들었다. 동물들이 자리를 떠나 안전한 곳으로 살게 되는데 갑자기 산불이 나서 불길이 휩싸이자 모든 동물들이 당황하기 시작하는데, 이 불길을 본 멧돼지는 자신의 엄니를 들고 휘둘러 불길을 지우면서 모든 동물들이 대피하도록 도와주었다. 그것은 본 동물들은 멧돼지를 따라 다니며 안전한 곳으로 대피를 하여 무사히 빠져나왔다. 그렇게 하여 다른 동물들은 왜 멧돼지가 그 동안 엄니를 갈았는지 이유에 대해 깨달으며 감탄하게 되었고, 멧돼지는 엄니를 갈아 무기를 만드는 대장장이가 되어 모든 동물들을 지켜주었다.

8.41. 은혜 갚은 개미


개미 한 마리가 물에 빠져서 허우적대고 있었다. 이를 본 비둘기가 나뭇잎을 떨어뜨려 개미를 구해 주었다. 비둘기에 의해 목숨을 구한 개미는 비둘기에게 은혜를 갚기로 했다. 이에 비둘기는 몸집도 작고 힘도 없는 개미가 어떻게 은혜를 갚냐며 코웃음을 쳤다.
며칠 후 사냥꾼이 로 비둘기를 노리는 것을 본 개미가 사냥꾼의 발가락을 물어뜯자 사냥꾼이 비명을 질렀고 화살은 빗나갔다. 그제야 위험을 알아챈 비둘기는 개미에게 무시했던 것에 대한 사과와 감사 인사를 하며 멀리 날아갔다.

8.42. 은혜 갚은 독수리


바로 위의 '은혜 갚은 개미'와 비슷한 류의 이야기로, 어떤 농부가 길을 걷다가 에 걸린 독수리를 발견하고 덫을 풀어서 독수리의 목숨을 구해주었다. 농부에 의해 살아난 독수리는 나중에 꼭 은혜를 갚기로 했다. 며칠 뒤에 몹시 지쳐서 낡은 담벼락에 기대서 잠을 자는 농부의 모습을 본 독수리가 농부의 모자를 낚아채서 날아갔다. 그러자 농부는 불같이 화를 내며 쫓아가자 독수리는 다시 농부에게 모자를 떨어뜨려서 주었다. 모자를 집어든 뒤에 담벼락이 무너진 것을 본 농부는 그제서야 독수리가 자신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그랬다는 것을 알고 고마워했다.

8.43. 은혜 갚은 쥐


가 길을 걷다가 그만 낮잠을 자고 있던 사자꼬리를 밟았다[16]. 그 때문에 깨서 화가 난 사자가 쥐를 밟아 죽이려 했다. 이 때 쥐가 살려 주면 은혜를 갚겠다면서 빌자 사자가 용서해 주었다. 며칠 뒤에 사자가 사냥꾼이 친 그물에 걸려서 꼼짝도 못하고 있자, 이것을 본 쥐가 자기의 날카로운 이빨로 그물을 쏠아서 사자를 구해 주었다.

8.44. 이슬 먹는 당나귀


풀밭에서 풀을 뜯던 당나귀가 어느 날 매미가 우는 소리를 듣고 매미[17]에게 어째서 그런 맑은 소리를 내느냐고 물었더니 매미는 이슬을 먹기 때문에 맑은 소리를 낸다고 얘기했다.
그 말을 들은 당나귀는 이슬을 먹으면 자기도 맑은 소리를 내지 않을까 생각하고 그날 이후로는 매일 다른 음식은 아무것도 먹지 않고 이슬만 먹었다. 당나귀는 차츰차츰 배가 고파졌지만 좀 있으면 아름다운 목소리를 낼 거라고 생각하면서 버티기만 하다가 결국 아사했다.

8.45. 인정머리 없는 말


아주 더운 날에 주인이 과 당나귀를 데리고 시장으로 가고 있었다. 말은 아무 짐도 싣지 않고 맨몸으로 편하게 간 반면 당나귀는 짐을 잔뜩 싣고 있었다. 그러잖아도 당나귀는 늙고 병들어서 많이 아픈데다 이제는 제대로 서 있을 힘도 없었다. 그래서 당나귀는 말에게 자기 짐을 들어달라고 부탁했지만, 말은 지금 너무 더워서 힘들다고 들어주지 않았다.
결국 이를 악물고 걸어간 당나귀가 얼마 가지 못하고 쓰러진 뒤 그대로 숨을 거뒀다. 그러자 주인이 당나귀의 짐을 말 등에 다 옮겨 실었고 당나귀 시체까지 싣자 허리가 아파서 죽을 지경이 된 말은 당나귀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은 걸 후회했지만, 부질없는 짓이었다.
판본에 따라 노새와 당나귀 혹은 힘센 당나귀와 약골인 당나귀로써 당나귀 2종류인 버전도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라면 좀 이야기가 달라지는데, 실은 당나귀가 말보다 등짐을 잘 진다. 대략 등짐을 잘 지는 동물 순위를 만들면 낙타 → 노새 → 당나귀 → 말 순이다. 아무래도 나귀가 덩치가 작으니까 저런 설화를 만든 듯 하다. 그 외에도 말과 당나귀 둘 다 짐을 잔뜩 싣고 있다는 내용도 들어가며, 쓰러진 당나귀가 부상만 입거나 숨을 고르고 있으며, 그것은 본 주인은 당나귀에게 용서를 빌었고, 물을 꺼내 당나귀에게 먹이거나 열기를 식히기 위해 물을 뿌려 휴식을 취하게 도와주었고, 모든 짐은 말에게 싣고 모두 함께 길을 가게 되면서 그걸 깨달은 말은 후회를 하며 반성을 했고, 당나귀가 휴식을 완전히 쉬었다면 당나귀를 대신해서 짐을 나르거나 같이 짐을 나르면서 서로 돕는 우정을 쌓는 해피 엔딩인 내용도 있다.

8.46. 인정머리 없는 주인


며칠째 지속되는 눈보라 때문에 식량이 떨어져서 고민 중이던 한 농부가 결국 집에서 기르던 가축들을 줄줄이 잡아먹었다. 그 광경을 본 개들이 이러다가 자기들도 저들과 같은 신세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 뒤 집을 떠나 멀리멀리 도망쳤다.

9. ㅈ



9.1. 잘난척하던 닭의 최후


수탉 두 마리가 많은 암탉들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가 힘이 세다고 우기면서 싸우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싸운 끝에 다른 수탉이 상처를 입고 부끄러워하면서 어두운 구석으로 들어가서 숨었고 싸움에서 이긴 수탉은 둥우리 지붕으로 올라가서 큰 소리로 만세를 불렀다.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독수리가 그 광경을 보고 잽싸게 내려와 지붕에 있는 수탉을 잡아가면서 싸움에서 진 수탉이 암탉들을 차지했다.

9.2. 장사치들


적군이 도시를 향해 밀려오자 시민들은 적군으로부터 도시를 지킬 방안을 찾기 위해 광장에 모였다. 이 자리에서 벽돌공은 벽돌로 방벽을 쌓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목수나무로 목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무두장이는 가죽으로 방어막을 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장사치들이 서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주장을 하는 사이에 이미 적군은 도시를 포위해 들어오고 있었다.

9.3. 전갈과 개구리


전갈이 개구리에게 좀 건너게 해 달라고 부탁했다. 왜냐하면 전갈은 헤엄을 전혀 치지 못하는 데다가 물에 들어가면 곧바로 익사하기 때문이다. 그러자 개구리는 전갈의 독침 때문에 만일 찔려 죽기라도 할 것 같아서 반신반의하자, 전갈은 이렇게 말했다.

전갈: 절대로 너를 찌르는 일은 없을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그래서 개구리는 결국 안심하고 전갈을 자기의 등에 태워 주었지만, 강의 중간쯤에 이르자 물살이 거세졌다. 그 바람에 전갈은 어지러워서 균형을 잡지 못하고 자신의 침으로 개구리를 찔렀다.

개구리: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나를 왜 찔렀어?!

전갈: 그것은 나의 본성이야!

그렇게 개구리는 독침에 의해 숨을 거뒀고, 덩달아 전갈도 익사했다.
판본에 따라 개구리의 자리는 거북이, 여우, 농부로 변형되기도 하고, 전갈의 자리는 독사로 변형되기도 한다. 그 외에도 강을 다 건넌 뒤 전갈이 개구리를 침으로 찔러서 죽인 다음 비겁하게 자기만 유유히 뭍으로 올라가는 경우도 있다.
이 이야기는 흔히 근본적으로 누군가가 억누를 수 없는 본성을 가지고 있음을 주장할 때 인용되곤 한다.

9.4. 전나무와 가시나무


전나무가시나무에게 왜 그렇게 볼품이 없게 생겼냐고 혀를 찼다. 이에 가시나무가 전나무에게 뭐 자랑거리라도 있냐고 묻자 전나무가 말했다.

전나무: 난 키도 큰 데다가 쓰임새도 많아. 그런데 너 같은 애가 나랑 비교를 하려고 든단 말야?

그러자 가시나무가 이렇게 응수했다.

가시나무: 하지만 나무꾼들이 너를 베러 도끼을 들고 오면 너는 그땐 오히려 나를 더 부러워하게 될걸?


9.5. 점쟁이


점을 잘 치기로 유명한 점쟁이가 있었다. 어느 날 그가 점을 치고 있을 때 한 아이가 달려와서 점쟁이의 집에 이 났다고 알렸다. 이에 구경꾼들은 점을 그렇게 용하게 친다면서 자신의 집에 불이 난 걸 몰랐냐고 하면서 비웃었다.
판본에 따라 도둑을 맞은 경우로 각색되기도 하며, 사실 집에 불이 났다는 건 구라였고 그걸 알린 아이가 비웃는 버전도 있다.

9.6. 정육점 주인과 손님


두 남자가 정육점에서 고기를 고르고 있었다. 정육점 주인이 잠시 다른 일을 보는 동안, 그들 중 한 명이 고깃덩이를 낚아서는 다른 한 명의 외투 속으로 재빨리 밀어넣었다. 정육점 주인은 고기가 순식간에 사라진 것을 알고는 두 남자에게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 그러자 고기를 훔친 남자는 자기에게는 고기가 없다고 발뺌했고, 고기를 몰래 숨긴 남자는 자기는 고기를 훔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정육점 주인은 그들이 범인임을 알고는 자신은 속일 수 있어도 신은 속일 수 없다며 일갈했다.
대포통장이 생기는 원인도 이와 같으며, 훔친 사람은 돈을 가지고 있지 않고, 돈을 가진 사람은 훔치지 않았기에 책임이 분산되는 것이다.

9.7. 젖 짜는 소녀와 우유통


소녀우유 한 통을 시장에 팔기 위해 머리에 이고 가면서 우유를 어떻게 할지 골똘히 생각하다가, 우유를 팔아 병아리를 사서 닭으로 길러 알을 팔고 그 돈을 모아 소를 사고 소로 돈을 모아 멋지게 치장을 하고 잘생긴 신랑을 만나서 결혼하려는 거창한 계획을 세우면서 길을 걷다가 돌부리에 넘어져 우유가 다 쏟아지고 말았다.
다른 판본에서는 소년으로도 등장하며, 우유통이 아예 박살났다는 내용도 들어간다.

9.8. 제 꾀에 넘어간 여우


당나귀와 여우가 같이 길을 가다가 사자를 만나자 무서워서 쩔쩔맸다. 그러자 여우가 꾀를 부려서 이렇게 말했다.

여우: 사자님, 저를 살려주시면 제가 당나귀를 잡게 해 드릴게요.

그러자 사자가 허락했으며, 여우는 당나귀를 꼬셔서 함정에 빠지게 한 다음 제 갈 길을 가려고 하자 사자가 말했다.

사자: 당나귀는 더 이상 도망갈 여유가 없어졌으니 먼저 너부터 잡아먹겠다!

이에 여우가 따졌더니 사자는 말했다.

사자: 자기 친구를 배신하는 녀석과의 약속은 안 지켜도 된다!


9.9. 제비와 삼씨


어느 제비농부에 무슨 씨앗을 뿌리는 것을 보고 무엇인가 하고 자세히 봤는데, 삼씨였다. 농부가 삼을 수확해서 그물을 짜 툭하면 밭을 망치는 새들을 모조리 잡으려고 뿌린 것이었다.
제비는 그것을 보고 뽑아 없애면서 다른 새들에게도 얼른 없애야 한다고 충고했지만, 다른 새들은 마구 비웃기만 했다. 그 뒤에도 계속해서 충고를 해도 도통 말을 듣지 않자 답답해진 제비는 결국 충고도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가 버렸으며, 이 일 이후로 제비는 야생에 둥지를 치지 않고 사람의 사는 집의 처마 밑에 둥지를 친다.
그 이후 다른 새들은 하나둘씩 그물에 걸려 잡혀 죽기 시작했고, 그 와중에 화를 면한 다른 새들은 뒤늦게 제비에게 사과하려 했지만, 제비는 이미 거처를 옮긴 뒤였다.
판본에 따라 제비의 자리는 부엉이로 나오는 스토리도 있으며, 부엉이로 나오는 판본에선 부엉이들이 역시 다른 새들에게 충고를 해 주는 것은 동일하고, 이 일 이후로 부엉이는 항상 밤에만 돌아다닌다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9.10. 조각가가 사자라면


옛날에 어느 인간과 어느 사자가 서로간에 "내가 더 힘이 세다."라고 잘난척을 하면서 길을 걷고 있었다. 그러다가 한 인간이 사자의 목을 조르는 모습인 조각상을 발견했다.

인간: (의기양양하면서) 봤지? 우리 인간이 너희 사자보다 더 힘이 세!

사자: 만일 우리 사자 중에서도 조각가가 있었다면 사자가 인간의 목을 조르는 장면을 만들었을 거야!


9.11. 조개를 삼킨 개


계란을 좋아하는 가 있었다. 하루는 그 개가 하얀 조개를 보고 계란인 줄 알고 꿀꺽 삼켜버렸다가 배가 아파서 데굴데굴 굴렀다. 그제서야 개는 배를 움켜쥐고 한탄했다.

개: 정말 바보같이 내 눈에는 모든 게 계란으로만 보인단 말이야!


9.12. 종달새들


어떤 종달새가 밀밭에 둥지를 친 다음 새끼들을 기르고 있었다. 며칠 뒤 밀밭의 주인이 와서 말했다.

주인: 수확할 시기가 됐군. 내일은 이웃들에게 와서 좀 도와 달라고 해야겠다.

그걸 본 새끼 한 마리가 엄마 종달새에게 이사를 가자고 하자 엄마 종달새는 며칠만 더 지켜보자고 했다.
며칠 뒤에 밀밭 주인이 다시 와서 말했다.

주인: 내일은 일꾼들을 데리고 와서 직접 수확해야겠다.

그러자 낌새를 눈치챈 엄마 종달새가 새끼들에게 "어서 이곳을 떠나자!"라고 하면서 이사 준비를 했다.

9.13. 쥐들 vs 족제비들


자신들이 족제비들과의 전쟁에서 패하는 이유가 부족한 집결력이라고 판단한 쥐들이 동족 몇 마리를 장교로 임명한 뒤, 일반 병사들과 구분하기 위해 뿔을 만들어 머리에 달아두었다.
그 뒤 족제비들과 재전투를 치렀을 때 패전하자 병사들은 재빨리 구멍으로 들어간 반면 장교들은 뿔이 구멍에 걸려 들어가지도 못하고 족제비들의 먹이가 되었으니 자업자득의 사례.

9.14. 쥐와 개구리


만나기만 하면 싸우기만 하던 개구리와 쥐가 웬일로 친구가 되기로 했다. 하루는 개구리가 쥐를 자기가 사는 연못으로 초대한다고 했다. 그러자 쥐가 기겁하면서 자기는 헤엄을 못 친다고 했더니 개구리가 자기 발과 쥐의 발을 묶고 같이 가자고 했다. 이렇게 해서 이들은 서로 끈으로 발을 묶었으며, 연못에 도착하자마자 개구리가 풍덩 뛰어들어 헤엄을 치자 쥐는 허우적댔으나, 그럼에도 본체만체 하고 계속 물 속 깊은 곳까지 갔다.
결국 그 사이 익사한 쥐가 물 위에 둥둥 떠올랐고, 그걸 발견한 솔개가 재빨리 낚아채자 끈에 묶인 개구리도 같이 딸려오면서 쥐와 같은 운명을 맞았다.
고대 서사시 중에는 이 쥐와 개구리의 죽음이 '''종족간의 전쟁'''으로 심화된 내용도 있다.
여담으로, 판본에 따라서 솔개의 자리는 독수리로 나오기도 한다.

9.15. 쥐와 고양이의 겨룸


가 마구 소란을 피우는 집이 있었으며 밤낮을 가리지 않고 쏘다니며 먹을 것을 닥치는 대로 물어갔다. 또한 벽에는 구멍을 뚫고, 기둥도 여지없이 갉아 댔다. 이대로 가다가는 집이 개판이 될 판인데, 쥐는 쉴새없이 새끼를 낳고 있었다. 결국 집주인은 고양이를 보내 쥐를 잡아먹기 시작하자 쥐들은 간이 콩알만해져서 모두 구멍 속에 몸을 숨겼다. 고양이는 처음 얼마 동안은 쥐 풍년을 만난 듯 싶었지만 쥐가 모조리 숨어 버리자 쥐의 그림자도 볼 수 없게 되었다.
그러자 고양이는 곰곰히 궁리하다가 온몸에 밀가루를 바르고 벽 쪽으로 기어 올라간 다음 도구를 이용해 거꾸로 매달려서 죽은 척하고 있었다. 한편 구멍에서 쥐 한 마리가 살금살금 기어나와 사방을 조심스럽게 휘휘 돌아보더니, 천장에서 매달려 죽은 척한 고양이를 보더니 "얘들아, 고양이가 죽었다!"라는 목소리와 함께 쥐들이 우르르 몰려나와 죽은 척한 고양이를 보며 깔깔 웃고 있었다.
그 때 고양이가 떨어지는 바람에 담에 기대어 세워 놓은 큰 상자가 벌렁 뒤집혀 쓰러지면서 쥐들이 숨던 구멍이 막히자마자 고양이가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쥐들을 닥치는 대로 몰살했다.

9.16. 지나친 편애의 결과


어느 원숭이쌍둥이를 낳았는데, 이 원숭이는 자기를 쏙 빼닮은 새끼만 지나치게 예뻐하고 자기를 안 닮은 다른 새끼는 전혀 돌보지 않았다. 그러다가 이 어미 원숭이가 자기를 닮은 새끼만 지나치게 예뻐한 나머지 너무 꽉 껴안는 바람에 그 새끼는 질식사했다. 반면 다른 새끼는 아무런 탈 없이 잘 성장했다.

9.17. 집당나귀와 들당나귀


어느 날 들당나귀 한 마리가 길을 가다가 몸에 윤이 나면서 맛있는 식사를 하고 있는 집당나귀를 보고 부러워했더니 그 집당나귀는 항상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며칠 뒤 들당나귀가 그 집당나귀의 집 근처를 다시 찾아가자 집당나귀는 등에 많은 짐을 지고 힘겹게 일을 하고 있었고, 집당나귀는 들당나귀에게 말했다.

집당나귀: 이제는 네가 더 부럽다.


10. ㅊ



10.1. 차별 대우


어느 날 사자 한 마리가 사냥한 소를 보고 있었는데, 한 도둑이 오더니 소를 좀 달라고 했다. 그러자 사자는 이렇게 말하고 도둑을 쫓아 버렸다.

사자: 네가 상습적인 약탈자만 아니라면 주겠다!

잠시 후 나그네가 사자를 보자마자 뒷걸음질을 쳤을 때, 오히려 사자가 나그네에게 다가가서 "당신은 욕심이 없으니 몫을 좀 주겠소. 가져가시오."라고 한 다음 소를 갈라 놓더니 숲속으로 돌아갔다. 나그네에게 챙길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다.

10.2. 착각


신의 조각상을 싣고 있는 당나귀가 주인과 함께 길을 가고 있었으며 당나귀가 지나가는 곳마다 많은 사람들이 엎드려 절했다. 주위 사람들이 자신한테 부복한다고 생각한 당나귀는 우쭐해져서 제자리에 멈추더니 한 발자국도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
주인이 아무리 고삐를 잡아당겨도 당나귀는 콧방귀만 뀔 뿐, 꼼짝도 하지 않았다. 마침내 화가 난 주인이 조각상을 내려 다른 당나귀에 싣었더니 그 당나귀에게 절하던 사람들이 모두 사라졌다. 어리둥절한 당나귀가 주위를 둘러볼 때 다른 마부가 달려와서 당나귀에게 마구 채찍질을 하면서 끌고 갔다.

10.3. 천벌을 받은 독수리


친하게 지내기로 한 독수리와 여우가 한 나무에서 살고 있었다. 독수리는 나무 꼭대기에, 여우는 나무 밑둥의 구멍에 보금자리를 차렸다. 그리고 각자 알과 새끼를 낳았는데, 어느 날 여우가 사냥을 하러 간 사이에 사냥하러 나가기 귀찮아진 독수리는 여우의 새끼를 한 마리 잡아 자신의 새끼에게 먹이로 주었다. 돌아와서 뒤늦게 새끼 한 마리가 없어진 것을 알아챈 여우가 따졌더니 독수리는 고맙게 잘 먹었다고 하면서 여우를 놀려댔다.
날개가 없는 여우는 그저 분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강풍이 불고 번개가 치면서 독수리의 둥지에 이 났고 날지 못하는 독수리 새끼들이 불을 피하다가 둥지 밖으로 떨어졌다. 그 광경을 본 여우가 땅에 떨어진 새끼 독수리들을 모조리 잡아먹었다.
판본에 따라서 농부들이 고기를 굽고 있는 것을 본 독수리가 새끼에게 먹이려고 가져왔는데, 불이 붙은 나뭇가지도 고기와 같이 딸려오는 바람에 그 나뭇가지로 인해 화재가 났다는 버전도 있으며, 불난 밀밭에서 생쥐 한 마리를 물고 왔을 때 생쥐의 털에 붙은 불에 의해서 화재가 났다는 버전도 있다.

10.4. 최후의 수단은 남아 있다


개구리 3형제가 바깥 세상으로 나왔다가 어디선가 고소한 냄새가 나는 것을 느끼고 그 곳으로 갔는데, 그 곳은 우유를 담아 둔 우유 항아리였다. 그 곳에 들어간 개구리 3형제는 항아리가 너무 깊어서 그 안에서 허우적대기만 하면서 빠져나오지를 못했다.
어떻게든 빠져나가기 위해 모두들 무진 애를 썼으나 첫째와 둘째는 기운이 다 빠져서 모두 그 안에서 숨을 거뒀고, 셋째는 어떻게든 살기 위해 각종 수단을 동원했다.
일단 우유통 끝까지 계속해서 헤엄을 쳤고, 그 순간 발 밑에 무언가 딱딱한 게 걸렸는데, 하도 오래도록 휘저으니 우유가 굳어 치즈처럼 된 것이었다. 그걸 발판 삼아서 막내는 간신히 밖으로 탈출해서 생존할 수 있었다.

10.5. 친해질 수 없는 사이


사람과 사티로스가 친구 관계를 맺었다. 사티로스는 상반신은 사람이고 하반신은 염소그리스 로마 신화괴물이다. 둘이 친구 관계를 맺은 것을 기념해서 같이 을 마셨다. 때마침 추운 겨울이었던지라 둘이 대화를 나누는 족족 사람은 자신의 손가락을 입에 대고 후후 불곤 했다. 사티로스가 이유를 물었더니 사람이 하는 말.

사람: 날씨가 추워서 손이 꽁꽁 얼었는데 녹이려고 그러네.

며칠 후, 둘은 식사를 하게 되었다. 이 때 음식이 너무 뜨거워서 사람이 접시 중에 하나를 살짝 입에 대더니 후후 불었다. 사티로스가 다시 한 번 이유를 물었더니 사람이 하는 말.

사람: 고기가 뜨거워서 식히려고 그러네.

사티로스: 잘 있게, 나는 가네. 나는 사람 너희들과는 도저히 친구가 될 수 없겠네. 한 입으로 더운 기운과 차가운 기운을 부르는 자를 어떻게 친구로 삼는단 말이야?

그리하여 사람과 사티로스는 서로 차가움과 뜨거움을 느끼거나 느끼지 못하는 마음으로 인해 서로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고 한다.
판본에 따라 사람과 사티로스의 대화는 서로 존댓말을 하는 존중어로 대화를 하기도 하고, 사티로스는 사람이 한입으로 데웠다 식히는 모습을 보고 친구가 된다는 것을 어려움을 깨닫고 사람에게 이런 말을 한 다음, 슬픈 표정으로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한다.

11. ㅌ



11.1. 태양의 결혼


어느 몹시 더운 여름, 태양이 자신의 결혼 발표를 하자 모든 동물들은 이 소식을 듣고 기뻐했으며 개구리들 역시 기뻐했다. 그러자 한 나이 지긋한 개구리가 한탄을 하며 이렇게 말했다.

늙은 개구리: 태양 하나만 있어도 충분히 연못의 물이 마르는데, 그 태양이 결혼을 하고 그 후손들도 결혼해서 자손을 낳으면 우리는 버틸 수가 없게 돼!


11.2. 토끼들의 고민


어느 숲에서 토끼들이 약한 동물로 태어난 것을 한탄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모두 자살을 결심하고 연못으로 향했는데 토끼들이 오는 것을 보고 개구리들이 모두 깜짝 놀라 죄다 연못으로 뛰어들었다.
그러자 이것을 본 토끼 한 마리가 다른 토끼들을 향해 외쳤다.

토끼: 우리보다 더 약한 동물들이 우리를 보고 도망을 갑니다! 우리는 새로운 용기와 희망을 갖고 살아야 합니다!

이 말에 다른 토끼들도 옳게 호응해 주어서 그 뒤로 이들은 용감하고 씩씩하게 잘 살았다고 한다.

11.3. 토끼와 거북이




12. ㅍ



12.1. 팔려가는 당나귀




12.2. 패자는 말이 없다


여우와 원숭이가 함께 여행을 하면서 상호간의 집안 자랑을 하고 있었다. 길가의 어느 지점에 다다르자 원숭이가 그곳을 한참 바라본 뒤 흐느끼는 것이었다. 여우가 왜 그러냐고 묻자, 원숭이는 말했다.

원숭이: 우리 조상들이 거느렸던 노예와 자유민의 무덤을 보고 어떻게 참을 수가 있어?

그러자 여우가 말했다.

여우: 실컷 거짓말을 해 봐라. 그들이 일어나서 그렇지 않다고 할 리는 없을 테니까...

이렇게 야바위꾼들도 마찬가지로 거짓임을 폭로할 사람이 없을 때 그들은 큰소리로 으쓱대게 마련이다.

12.3. 플라타너스의 그늘


어느 무더운 여름, 여행자 두 사람이 여행을 가다가 지쳐서 플라타너스 나무 그늘 아래에서 쉬고 있었다.

여행자들: 이 나무는 아무 짝에도 쓸데없는 무용지물이야. 사람에게조차 아무 쓸모가 없어.

이 말을 들은 플라타너스 나무가 서운한 목소리로 말했다.

플라타너스: 이런 고마움을 모르는 인간들아, 내가 준 그늘에서 잘도 쉬면서 어떻게 내가 아무 짝에도 쓸데없는 무용지물이라고 대놓고 말할 수 있는 거냐?


12.4. 피리 부는 늑대


한참 위의 '영리한 당나귀'와 비슷한 이야기로, 새끼양 한 마리가 무리에서 떨어졌다가 늑대에게 쫓기게 되었으며, 잠시 멈춘 뒤에 늑대에게 죽기 전에 피리 소리를 듣고 춤을 추게 해 달라고 간청하자 늑대가 허락했다.
그렇게 늑대가 피리를 불고 새끼양이 그 연주에 맞춰 춤을 추고 있을 때 피리 소리를 듣고 개가 달려오자 늑대가 재빨리 줄행랑을 쳤다. 판본에 따라서는 개에게 잡혔다는 내용도 들어가며, 목동과 일부 사람들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코믹 판본의 경우에는 피리부는 늑대를 보고 그 늑대를 데리고 와서 신처럼 추앙했다는 경우도 있다.

12.5. 피장파장


어떤 늑대가 양떼 사이에서 훔쳐낸 양 한 마리를 데리고 자기의 굴로 데려가던 도중에 사자를 만나 양을 빼앗기자 사자를 향해서 하는 말.

늑대: 너는 내 재산을 뺏어갈 권리가 없어!

사자: 물론 너는 정당히 그것을 얻었겠지! 틀림없이 친구의 선물이었겠지!

사정이 어려울 때 서로 다투는 탐욕스런 도둑들에 대한 풍자를 담고 있다.

13. ㅎ



13.1. 하늘을 날고 싶은 거북이


거북이 한 마리가 하늘을 날고 싶어서 독수리에게 가서 하늘을 날게 해 달라고 청했다. 독수리는 그런 것은 확실히 어리석은 일일 뿐만 아니라 불가능한 일이라서 거절하고 싶었지만, 거북이의 부탁이 하도 간절해서 결국 승낙한 다음 거북이를 등에 태웠다. 이렇게 해서 하늘을 날게 된 거북이는 기쁜 나머지 독수리 등에서 덩실덩실 춤을 추다가 그대로 추락사했다.
판본에 따라서는 거북이가 등껍질부터 떨어져서 금이 갔다고 하는 내용부터 등껍질이 부서져 죽었다는 섬뜩한 내용까지 있다. 실제로 맹금류가 거북이를 사냥할 때 주로 사용하는 방법이 높은 곳에서 떨어트리는 것인데, 이를 참고했을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이솝과 동시대에 살았던 그리스의 작가 아이스퀼로스도 이것 때문에 사망했다.
다른 판본에는 에게 부탁을 해서 하늘을 날게 해 달라고 청했고 거북은 하늘을 날은 뒤 매에게 그만 놔주라고 부탁하며 혼자 날아보겠다고 하자 매는 거북이에게 날개가 없다고 안된다고 말렸다. 그러나 거북이 마구 졸라 대는 바람에 매는 할 수 없이 거북이를 놓아주었고, 결국에는 추락하여 많이 다쳤다고 한다.
어느 판본에서는 두 마리의 오리가 문 막대기를 물고 날았을 때 도중에 말을 해서 추락사하는 버전이 있다. 말을 하는 것은 거북의 기분이 좋았더거나, 다른 사람들이 놀리자 화가 나서 말하는 경우가 있으며, 불교 우화에서는 신하가 이 이야기를 언급해서 수다쟁이 왕의 버릇을 고친 우화가 있다.
개구리를 모델로 한 판본도 있으며, EZ2DJ 시리즈 수록곡인 Be My Baby의 BGA가 이 우화를 해피엔딩으로 바꾼 내용이다.

13.2. 허세 부리는 사냥개


사냥개가 사자를 발견하고 쫓기 시작했는데 사자가 달아나기는커녕 오히려 사냥개에게 달려들며 으르렁댔다. 놀란 사냥개가 꼬리를 내리고 달아나는 것을 본 여우가 사냥개를 놀렸다.

여우: 불쌍한 그대여, 사자를 쫓아가던 용감한 용기는 어디로 가고 사자의 으르렁거리는 소리만으로도 겁을 집어먹는가?


13.3. 허풍선이


거짓말하기 좋아하는 어떤 남자가 아주 먼 나라에 여행을 갔다와서 동네 사람들을 모아놓고는 자신이 로도스 섬에서 자신의 키의 몇 배 높이로 뛰었으며[18], 믿기지 않는다면 그곳에서 증인을 불러올 수 있다고 큰소리치자, 동네사람들이 이렇게 말했다

동네 사람들: 자네 말대로 로도스 섬에서 그렇게 높이 뛴 게 사실이라면 수고스럽게 그곳에서 증인을 불러올 것까진 없다네. '''여기가 로도스 섬이라고 생각하고 다시 한번 그대로 뛰어 보게나'''!

그러자 거짓말한 남자는 얼굴만 빨개졌다.

헤겔의 "법철학 강요" 서문에도 인용되는 이야기다.

13.4. 허풍선이 주인


이솝이 노예였던 시절 이솝의 주인은 술만 마시면 허풍을 뻥뻥 치곤 했다. 어느날 술에 취한 주인은 어떤 사람과 내기를 하게 되었는데 내기 주제는 '바닷물을 한 입에 마시기'였다. 해당 내기에 전재산을 건 주인은 술이 깨자 후회한 다음 이솝에게 상의하자 그가 한가지 계책을 알려주었다. 내기 당일에 바닷가로 간 주인은 바닷물을 마실 준비를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주인: 바닷물을 한 입에 마시겠지만 강물까지 마신다는 말은 안 했습니다. 우선 바다로 들어오는 강을 모두 막아 주시죠.

그 뒤 이솝 덕분에 위기를 넘긴 주인이 그를 노예에서 해방시켜 주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13.5. 헛된 기다림


몇날 며칠을 굶은 까마귀가 먹을 것을 이리저리 찾아 다니다가 익지 않은 무화과를 보았다. 그래서 까마귀는 무화과가 익을 때까지 기다리기로 결심하고 그 자리에 계속 있자, 지나가던 여우가 이것을 보고 혀를 차며 말했다.

여우: 이런 한심한 친구야, 열매가 언제 익을 줄 아는가? 기다리다 굶어 죽을 일 있는가? 어리석은 짓거리 하지 말고 당장 다른 먹을거리나 찾거라!

판본에 따라서는 까마귀가 여우의 충고도 여전히 무시하고 기다리다가 결국 아사했다는 새드 엔딩도 있다.

13.6. 헤라클레스와 플루토스


헤라클레스가 오랜 여행에서 돌아오자 제우스는 올림포스의 모든 신들을 불러모아 성대한 잔치를 열었다. 헤라클레스가 잔치에 초대된 신들과 일일이 인사를 하는데 유독 부(富)의 신인 플루토스에게만는 쌀쌀맞은 태도를 보이며 인사를 하지 않았다.
제우스가 그 까닭을 묻자 헤라클레스는 말했다.

헤라클레스: 제가 인간 세계를 여행할 때 그를 여러번 보았는데, 그는 그때마다 탐욕스럽고 인색하고 약삭빠르고 야비한 자들과 같이 있었습니다.


13.7. 헤라클레스의 힘


한 마부가 마차를 몰고 가던 중 바퀴가 진창에 빠지자 바로 그 자리에서 꿇어앉아 기도를 올렸다.

마부: 헤라클레스 신이시여. 당신의 힘으로 이 바퀴를 진창에서 꺼내 주소서.

헤라클레스: (호통을 치면서) 이 어리석은 마부야. 우선 말을 채찍질하면서 네 온 힘을 써서 마차를 밀어라. 그러도고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 때 내게 기도해라.


13.8. 헤르메스 신상 1


헤르메스가 사람의 모습을 하고 시장에 나와 신상을 파는 가게에서 제우스 신상을 가리켰다.

헤르메스: 이건 얼마요?

상인: 1 드라크마요!

그러자 헤르메스가 헤라 신상을 가리키면서 이건 얼마냐고 물었다.

상인: 그건 좀 비싸요. 적어도 2 드라크마를 주셔야 할 거요!

그 다음에 헤르메스가 자신의 신상을 가리키면서 이건 얼마냐고 묻자 상인이 대답했다.

상인: 헤르메스 신상 말이오? 제우스 신상과 헤라 신상을 같이 사시면 덤으로 드리지요.


13.9. 헤르메스 신상 2


찢어지게 가난한 조각가가 헤르메스 신상을 조각해서 시장으로 가지고 나갔다.

조각가: 장사의 신 헤르메스 신상이오. 구입하시는 분들에게 부와 번영을 가져다 줄 것이오.

지나가는 사람들: (비웃으면서) 헤르메스 신상이 부와 번영을 가져다 준다면 가지고 있을 것이지 뭐 하러 팔러 나왔수?

조각가: 지금 나한테 필요한 것은 나중의 부와 번영이 아니라 지금 당장 쓸 수 있는 동전 몇 푼이라오.


13.10. 헤르메스와 상인


제우스가 인간을 창조할 때였다. 인간 중에서도 상인은 거짓말이 필요한 직종이기에 제우스는 헤르메스에게 상인을 만들면서 거짓말 성분을 첨가할 것을 명했다. 여러 상인들을 만들고, 마지막으로 말 장수를 만들 차례가 되었는데, 거짓말 성분이 상당히 많이 남아 있었다. 그래서 헤르메스가 남은 거짓말 성분을 모두 말 장수에게 투입하면서 이들이 거짓말을 많이 하게 되었다고 한다.

13.11. 헤르메스와 아라비아인들


헤르메스가 수레에 거짓말, 사악함, 속임수로 가득찬 짐을 싣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조금씩 나눠주고 있었는데, 중동을 지나가다가 수레가 부서지는 바람에 멈춰 서게 되었다. 그러자 수레의 주위에 모여 있던 아라비아인들은 수레에 실린 것들이 무슨 가치가 귀한 물건이라도 되는 줄 알고는 마구잡이로 훔쳐가 버리는 바람에 아라비아인들은 거짓말과 속임수에 능숙해지게 되었다.

13.12. 화살을 맞은 독수리


먹잇감을 찾아다니던 독수리가 몹시 힘들어져서 바위에 내려앉아서 쉬고 있었다. 그때 토끼 한마리를 발견하자 재빨리 토끼를 쫓았고, 그 와중에 한 사냥꾼이 독수리를 발견한 다음 활을 쏘았다.
사냥꾼이 쏜 화살에 맞은 독수리가 자신의 심장을 꿰뚫은 그 화살이 자신의 종족인 독수리의 깃털이라는 걸 안 다음 숨을 거두면서 하는 말.

독수리: 마음이 두 배로 더 아프다! 우리 종족의 날개에서 나온 깃털 화살에 맞아 죽어야한다니!


13.13. 화해할 수 없는 사이


어떤 아이가 풀밭에서 놀다가 뱀에 물려 독사(毒死)했다. 그래서 그 아이의 아버지복수를 다짐하고 그 뱀이 사는 땅굴을 찾다가 마침 그 뱀을 보자마자 찍어 죽이려고 도끼로 내리칠 때, 실수로 뱀이 아닌 땅굴 옆의 바위를 쳐버렸다. 이 때문에 그 아버지는 뱀이 똑같이 복수를 할까봐 결국 어느날 뱀을 찾아가서 화해하려고 하자 뱀이 말했다.

뱀: 당신이 당신 아이의 무덤을 볼 때마다 화가 나듯이, 저도 이 금이 간 바위를 볼 때마다 화가 난답니다. 그래서 우린 서로 화해할 수 없는 사이예요.

아버지도 그 말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판본에 따라서는 아버지가 "그럼 나를 원망하지 말거라."라면서 독사를 잡아서 태워죽이거나, 코믹 버전으로는 '''그 독사를 잡아서 술로 담궈버렸다'''.

13.14. 황금알을 낳는 거위




13.15. 황소와 염소


사자에게 쫓기던 황소가 황급히 염소의 동굴로 숨어들자 염소들이 달려들어서 황소를 자기들의 로 받으려고 했다. 그러자 황소가 염소들을 말리면서 하는 말.

황소: 난 너희들이 무서워서 이러는 게 아니야. 밖에 있는 짐승이 무서워서 이러는 거야!


13.16. 황소 흉내를 내려던 개구리


아기 개구리들이 연못에서 물을 마시고 있는 황소를 한마리 보면서 그 크기에 감탄했다.
이를 본 아기 개구리들은 엄마에게 가서 황소가 덩치 큰 개구리보다 더 크고 멋있다고 얘기했다.
이에 자존심이 상한 엄마 개구리가 자신도 황소처럼 커질 수 있다면서 배를 부풀렸지만, 아이들과 다른 개구리들은 아직도 멀었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엄마 개구리는 황소처럼 커지고 아이들과 다른 개구리들에게 자랑하기 위해 계속해서 배를 부풀리다가 결국 그 개구리의 배가 터져버렸다.
아빠로 나오는 판본도 있으며, 이 모습을 보던 황소가 짓밟았다는 내용도 있다.

13.17. 흔들린 우정


어느 곳에 무엇을 하든지간에 항상 붙어다니는 아주 절친한 사이인 얼룩소, 누렁소, 검정소[19] 등이 살고 있었다. 그 주변에는 그들을 호시탐탐 잡아먹으려고 노리는 사자가 한 마리 있었는데, 항상 붙어다니는 통에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래서 이들을 이간질시켜서 죄다 갈라놓은 뒤에 잡아먹기로 결심하고 소들에게 한 마리씩 다가가서 거짓말을 했다.
처음에는 소들은 그럴 리가 없다면서 상호간의 우정을 여전히 중시했지만, 사자가 뻑하면 가서 거짓말을 해대자, 결국 이들은 사자의 말을 진짜인 것처럼 믿어버리면서 그들의 우정은 제대로 틀어졌고, 그 이후로는 무엇을 하든지 간에 죄다 따로 했으며, 결국 어느 날부터는 서로 뿔을 들이대며 싸우기 시작했다. 그 결과 만신창이가 되어 쓰러진 소들은 전부 사자의 한 끼 식사가 되었다.
판본에 따라 위의 전개와 같이 사자의 말을 들은 소들은 그 말을 믿지 않고 힘을 합쳐 방어를 했고, 그 후로 사자가 자신의 말을 믿을 수 있도록 소들을 공격하는 다른 짐승들을 쫓아내주면서 도와주었다. 그리고 빨간 소, 검정소를 불러서 이렇게 말했다.

사자: 어이구~ 정말 힘들어 못살겠다.

검정소: 예? 무슨 말씀이세요?

사자: 너희들을 노린 녀석들이 하도 많아서 난 더 이상 너희 세마리 모두를 지키기에는 어려울 것 같다. 특히, 흰 소 말이야. 그녀석은 하얀색이라서 밤낮으로 눈이 잘 띄니 너희들까지 위험해진다니 말이야.

빨간 소: 네? 정말인가요?

사자: 그래, 정말이라니까. 너희들이야 어두운 색이라 잘 안 보이는데... 유독 흰색 소가 잘 보여서 짐승들이 찾아올거야. 차라리 흰 소가 없으면... 너희 둘이라도 내가 잘 안전하게 잘 지켜줄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야...

검정소: 그럼 어떻게 하죠?

사자: 어차피 흰 소랑 함께 있으면 계속 위험할테니까 흰 소를 내보내야 한다고. 그리고 그 녀석이 혼자 다니게 되면 결국 다른 짐승한테 잡아 먹힐테니까 차라리... 내가 흰 소를 먹어버리는게 낫다는 거지. 어때? 내 말이 맞지?

빨간 소: 네... 그런거 같아요.

결국 두려움에 떨던 검정소와 빨간 소는 사자의 말을 따르기로 한 다음, 허락을 하자 사자는 흰 소를 잡아먹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 사자는 또 다시 검정소에게 다가가 말했다.

사자: 흠... 사실은 말이야. 숲에서 살아가는데는 검은색이 최고야. 최고로 말이야. 검은색은 눈에 잘 띄지도 않고 숨기에도 좋아서 가장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색인데... 흠... 그런데 빨간색은 말이야... 모두가 먹고싶어하는 색이라 큰일이라고. 빨간 소를 보고 자꾸 짐승들이 찾아와서 내가 힘들어 죽겠어. 다들 빨간 소만 보면 잡아먹겠다고 난리라 너까지 위험해.

검정소: 아... 예? 짐승들이 빨간색을 그렇게 좋아하나요?

사자: 그럼 당연하지. 그걸 여태 몰랐나? 어유 어리석긴... 빨간 소때문에 너까지 위험하니 빨간 소도 내보내야겠어. 그러니까 내보내서 다른 짐승들에게 먹히게 놔두느니... 이번에도 내가 먹겠단 얘기야. 알겠지?

검정소는 사자의 말을 듣자 검정소는 빨간 소를 멀리하게 되었고, 사자는 그 틈을 타 혼자 있던 빨간 소도 잡아먹었다. 그리고 다시 며칠이 지나자 사자는 마지막 남은 검정소를 찾아가 말했다.

사자: 이제 너 혼자가 되었군. 내가 처음 너희 셋을 못 당했지만 결국은 한 마리씩 모두 잡아먹었다. 오늘은 마지막으로 널 잡아먹을 생각인데 어떠냐?

그러자 검정소는 힘없이 대답했다.

검정소: 내 이럴 줄 알았다. 흰 소를 잡아먹을 때 부터 이럴 줄 알았어. 제발... 고통스럽지 않게 빨리 죽여다오.

검정소는 흰 소와 빨간 소, 이렇게 셋이서 힘을 합해 행복하게 살던 때를 생각하자 더욱 가슴이 아팠다.

검정소: 셋이 힘을 합쳤을 땐 그 누구도 두렵지 않을 만큼 강했지만 모두 뿔뿔이 흩어지니 이렇게 힘없이 죽임을 당하는구나...

결국 검정소는 이렇게 이런 말을 꺼내며 후회를 했고, 사자에게 힘없이 잡아먹히고 말았다.
뚱딴지 명심보감이라는 인기 학습 만화에서는 황소 세마리가 아닌 토끼노루로 나오며, 거기에서도 사자가 이들의 목숨을 항상 노리지만 이들의 깊은 우정 때문에 번번히 실패한다는 앞부분 줄거리까지는 똑같다[20]. 이어서 꾀를 낼 때는 제놈이 직접 다가서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부하인 여우를 시켜서 이들을 이간질시키는 작전을 쓰게 하는 것으로 살짝 변형됐으며, 여우와 사자의 이 합동작전에 의해 토끼와 노루의 우정은 한방에 틀어졌고, 결과는 모두 사자의 한 끼 식사가 되어 버린 것까지 동일하다.



[1] 탈무드와 혼동한 경우나, JBR 컬랙션 등의 일부 판본에만 나오는 이솝 우화처럼 학술적 근거를 신뢰하기 어려운 이야기들은 다 제외했다.[2] 갈까마귀(jackdaw)는 까마귀 종류 중 가장 작은 종이다. 판본에 따라서 갈까마귀(jackdaw)가 여기 나온 것처럼 보통 까마귀(crow)들에게 간 버전도 있고, 보통 까마귀(crow)가 큰까마귀(raven)들에게 간 버전도 있고, 아예 종이 다른 독수리들에게 갔다는 버전도 있다.[3] 단순히 파헤친 것 말고도 "어차피 보물은 없으니 다듬어서 밭을 갈고 포도씨나 뿌려서 입에 풀칠이나 하자."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마무리한 게 원인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덧붙이기도 한다.[4] 판본에 따라서 하인으로 등장하는 버전도 있다.[5] 판본에 따라 사자와 독수리인 경우도 있다.[6] 여기에서는 사슴을 몰아낸 말이 이제 재갈과 안장을 풀어달라고 하자 사냥꾼이 말을 아예 자기 것으로 만들어 버리기도 한다.[7] 17세기영국은 호주를 자기네의 식민지로 만든 뒤 그 곳에 죄를 지은 자국민들을 보내곤 했는데, 그 이유산업혁명으로 인해 빈부격차로 범죄가 많이 발생해서 그런 것이며, 그 과정에서 지어진 감옥은 호주의 가장 오래된 유럽의 건물이다.[8] 판본에 따라 양치기.[9] 판본에 따라 토끼인 버전도 있다.[10] 판본에 따라서는 늑대가 을 잡아먹다가 닭의 뼈가 목에 박히는 버젼도 있다.[11] 판본에 따라서는 살아남는 경우도 있다.[12] 판본에 따라 장미인 경우도 있다.[13] 판본에 따라 염소는 매일 들판에 나가서 겨우 풀을 먹지만, 당나귀는 외양간에 가만히 앉아서 배부르게 먹는 것으로 나오기도 한다.[14] 판본에 따라선 지붕 위에서 스스로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15] 판본에 따라서 비가 많이 내려서 우물이 넘쳐서 바깥 세상을 난생 처음 보게 되었다는 버전도 있다.[16] 판본에 따라 수염을 건드렸다는 버전과 등을 밟았다는 버전도 있다.[17] 판본에 따라 귀뚜라미여치인 경우도 있다.[18] 또는 넓은 강물을 뛰어넘었다는 버전도 있다.[19] 판본에 따라 황소 세 마리인 경우도 있으며, 얼룩소, 누렁소의 자리는 하얀 소와 빨간 소로 각각 바뀌기도 한다.[20] 노루는 스피드가 매우 빠르고, 토끼는 소리를 매우 잘 듣는다는 제각기 장점들도 추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