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2018 FIFA 월드컵 러시아/독일전/총평

 



1. 개요
2. 태극전사들의 승리요인
2.1. 실낱같은 희망으로 버틴 절실함
2.2. 2010년 이후 최고의 성과
2.3. 정신적 각성
2.4. 얻은 것과 고칠 것
3. 전차군단의 패인
3.1. 오만과 방심
3.2. 확실한 크랙의 부재
3.3. 조직력에서의 열세
3.4. 뢰프 감독의 실책
3.5. 세대교체의 실패
4. 심판 판정
5. 독소전쟁과의 비교


1. 개요


2018 FIFA 월드컵 러시아 독일전의 경기 총평에 대해 정리한 내용이다. 문서가 길어져서 분리되었다.

2. 태극전사들의 승리요인


FM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도 전차군단에게 압도적인 참패가 예정됐을 만큼 저 하늘의 벽처럼 보인 상대였으나 대한민국은 무에서 유를 만드는 기적을 창조했다. 월드컵 조 추첨이 완료되고 한창 월드컵 전망에 대해 이야기할 때만 해도 축구 좀 관심 있는 사람들은 입을 모아 3점차로 져도 선전한 결과이고, '''8점차 이상의 패배'''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거라며 모두가 자포자기했다. 국대를 질타하기에 혈안이 된 FC 코리아들의 비하적이고 염세적인 평가도 현실을 직시하는 냉정한 정설로 받아들여질 만큼 태극전사들의 전망은 암울하기 그지없었다. 당장 18년 1월이나 아니 18년 6월 26일로[1] 돌아간다고 상상한다면 위와 같은 싸늘하기 그지없었던 분위기를 충분히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랬던 전망이 이렇게 땅과 하늘이 뒤엎어진 듯한 결과로 나타나 전 세계인들이 충격을 받게 됐으나, 사실 내막을 들여다보면 이는 절대 공짜도, 우연도 아니었다.

2.1. 실낱같은 희망으로 버틴 절실함


'''"한국은 경험과 힘에서는 밀렸지만, 결정력과 투지는 이길 자격이 있었습니다. 자동차도 기름 없이는 안 가요."'''

- 아리고 사키

다시 말하지만 경기 전에 한국이 16강에 오르기 위해 필요한 조건은 1. 멕시코가 스웨덴을 꺾고, 2. 한국이 독일을 가급적 두 골 차로[2] 꺾을 것이었으며, 전자는 충족될지 몰라도 후자는 "절대 불가능하다"고 모두가 단언했다. 멕시코 전에서 경기력이 어느 정도 살아나기는 했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은 결코 아니었고, 그나마 미들진의 핵심인 주장 기성용마저 결장하는 마당에 독일을 이긴다는 생각은 할 수가 없었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스웨덴이 멕시코를 3:0으로 꺾었고, '''한국은 기적의 드라마를 쓰는 정반대의 상황이 연출되고 말았다.''' F조가 '''진짜 죽음의 조'''를 넘어 '''지옥의 조'''까지 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3차전이 시작되기 전까지 F조 팀들의 평판은 한국<스웨덴≪독일≤멕시코였기 때문에 대충 봐도 멕시코가 스웨덴을 당연히 이길 것처럼 보였고 독일이 대한민국을 당연히 이길 것처럼 보였다.
결론적으로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상대로 기적과 같은 승리를 거두었기 때문에 다들 기뻐했지만 한편으로는 '''하필 스웨덴이 멕시코를 이겨서'''[3] 16강 진출이 좌절됐다는 것을 아쉬워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게다가 아이러니한 것은 그나마 승리가 가능하다고 보였던 스웨덴전과 멕시코전보다 오히려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독일전의 경기력과 내용이 더 좋았다는 사실이다. 스웨덴전과 멕시코전은 어처구니없는 플레이로 인해 적어도 무승부로 끝났을 경기를 패했던 반면, 독일전에서는 내용도 좋았거니와 경기력도 어느 유럽의 강팀들이 와도 쩔쩔맬 수준의 수비력을 선보여 독일을 초조하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추가시간 득점 이후에도 수비에 집중하는 모습으로 독일 대표팀을 좌절시켰다.
2010년 이후 오랜만에 월드컵 원정에서 승리를 거둔 신태용호는 유종의 미를 거두면서 그간의 비판을 조금이나마 씻을 것이고 피파 랭킹도 상승할 예정이다. 또한, 이전에 한 홈팬의 응원 소리가 너무 커서 소통이 안됐다는 실언[4] 때문에 마음 고생이 심했던 김영권은 이전 2경기의 경기력에 더해 독일전 결승골까지 기록하면서 '''빛영권''', '''킹 베르통권'''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최종예선 이란전 직후의 망언조차 '''다들 조용히해라 영권이형 축구해야한다'''라는 드립으로 승화되었을 정도로 평판은 수직상승했다. 손흥민 역시 이번 월드컵 3경기에서 한국이 넣은 3골 중 2골을 기록하며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여기서 손흥민은 깨알같은 기록도 추가하는데, '''월드컵에 출전한 국내 선수 중 최초로 한 대회에서 두 경기 연속 득점을 올린 선수'''가 되었다. 다만 러시아 월드컵 이후 발표된 순위는 지난 번과 동일했으며 독일은 1위에서 14위로 떨어지긴 했다.
이 승리로 우리나라는 역대 독일상대 전적 4전 2승 2패로[5] 승률 50%를 달성했고, 골득실은 +2로 앞서나가며 축구 비주류인 아시아의 국가가 세계축구 최강국을 상대로 한 성적치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전적을 기록하였다. 94년 월드컵 2:3 패, 02년 월드컵 0:1 패, 04년 친선경기 3:1 승, 18년 월드컵 2:0 승이 그것. 대한민국이 월드컵에서 득점한 한 경기 최다 골은 2골인데, 2:0 두골 차 승리는 전부 다 유럽팀들에게서 챙긴 것들이다. 지금까지 월드컵 본선무대에서 2득점한 경기들을 복기해보면, 1986년 이탈리아전 2:3, 1994년 스페인전 2:2, 독일전 2:3, '''2002년 폴란드전 2:0''', 이탈리아전 2:1, 터키전 2:3, 2006년 토고전 2:1, '''2010년 그리스전 2:0''', 2010년 나이지리아전 2:2, 2014년 알제리전 2:4, 그리고 '''2018년 독일전 2:0'''으로 진짜 유럽팀 상대로만 두 골차 승리를 거둔 것을 알 수 있다. 2006년 월드컵에서 만난 이후 지금도 한국이 만난 최약체로 평가받고 있는 토고 상대로 선제골까지 얻어맞으며 2:1로 신승한 것을 생각하면 정말 의아한 기록.
또한 사상 최초로 조별리그 순위에서 독일보다 위에 오르는 기염까지 토해냈다.

2.2. 2010년 이후 최고의 성과


결과와 별개로 경기 내용 또한 상당히 좋았는데, 세계 최강 독일을 상대로 이전 2경기와 달리 복잡한 빌드업 과정을 거의 생략하고[6] 중원의 활동량으로 독일을 괴롭힌 뒤, 역습 찬스에서는 손흥민에게 집중해 손흥민이 결정낸다는[7] 선수비 후역습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게임 플랜을 들고 나왔다. 그런 알기 쉬운 전략과 포메이션을 통해[8] 점유율은 크게 밀렸을지언정 집중력을 잃지 않는 훌륭한 수비와 날카로운 역습의 순간을 많이 보여주어 한순간도 지루할 틈이 없었고, 만약 졌더라도 졌지만 잘 싸웠다는 말을 들었을 정도로 한국 선수들은 열심히 뛰었다. 사실 무승부로 경기를 끝냈어도 독일 대표팀에게는 치욕적이다. 월드컵 탈락이라는 결과를 뒤로 놓고 보더라도 무득점이라는 결과 자체가 망신이다. 그렇다고 0:1로 독일이 이겼더라도 독일에겐 기분이 좋지 않다. 월드컵 본선 3번의 맞대결에서 또다시 힘겨운 1점차 승리를 거두는 셈이고 월드컵 본선 직전 사우디아라비아에게 2:1로 이긴것 가지고도 뢰프가 대노했었는데 하물며 FIFA 랭킹 57위에 본선진출 역시 간신히 이뤄냈던 동아시아 반도의 어느 나라에게 고작 1점차로 이겼다면 독일 축구계의 자존심이 크게 구겨지는 것이 당연하고 웃음거리로 전락하기에 충분하다. 잘 와닿지 않는다면 2019년 아시안컵에서 우리가 필리핀에게 1점차 신승을 거두고 얼마나 혹평이 쏟아졌는지, 어떤 조롱을 들었는지 떠올려 보면 된다.
이날 한국 대표팀은 총 118km를 뛰었는데 이는 조별리그 기간 중 최고치였다는 사실만 봐도 선수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했는지 알 수 있다.
스웨덴, 멕시코전에 실점 빌미를 제공했던 장현수도 실수가 간혹 나오긴 했지만, 엄청난 활동량을 보이며 외질을 견제했고, 후반엔 드리블 돌파를 선보이며 역습을 이끌기도 했다.[9][10] 이 때문에 전반 내내 독일의 베스트 11은 한국 수비의 늪에 빠져서 뭘 했을지 모를 정도로 말렸었다. 심지어 약팀이 강팀을 상대로 시간 지연을 하기 위해 벌이는 침대 축구도 거의 없었다. 그럴만도 한 게, 스웨덴 VS 멕시코전의 진행 경과를 모르는 상황에서 일단 2골 차의 승리가 필요했기에 한국은 침대 축구를 구사할 수 없었다.
후술할 독일의 여러 약점에도 불구하고, 썩어도 준치라고 독일 선수들[11]은 골대 앞에서 위험한 순간을 많이 만들었다. 그러나 조현우가 그 독일의 유효슈팅을 전부 슈퍼세이브 해내 선수들이 안정감 있게 수비 및 역습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독일 국대도 무조건 이겨야 16강에 가는 판국에 4년 전 브라질과의 경기와 달리 생각보다 골이 안 터지는 것과[12] 조현우의 기량에 적잖이 당혹해하며 조급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구자철은 부상당해 쓰러지자 바로 교체되었다. 이날 구자철은 TV에 안 잡혀서 별로 안 뛰어졌다고 욕을 먹었는데, 구자철은 전반전 활동량 7.4km로 1위였다. 기본적으로 구자철의 임무는 독일의 빌드업 코어를 차단하고 패스 길목을 막는 것이라 카메라에 별로 안잡혔다 뿐이지, 전방 후방을 가리지 않고 빈 공간 커버를 해주었고 연계플레이에서도 도움을 주었다. 이를 증명하는 것이 구자철 교체 전까지는 마츠 훔멜스가 우리나라 전방으로 올라오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는데, 구자철 교체 후 후반에 전방으로 나와 헤더를 했다. 이것만 봐도 구자철이 훔멜스의 빌드업 코어를 잘 차단해주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13]
후반 45분대에 이용불의의 부상을 당해 쓰러졌지만, 독일 선수들이나 관중들은 이를 크게 탓하지 않았다. 워낙에 근거리에서 그것도 정통으로 영 좋지 않은 곳에 강패스를 맞다 보니 다들 납득해 주는 것. 해설진은 보기만 해도 고통이 느껴진다고 했고, 이용을 쓰러트린 토니 크로스도 미안한 기색을 보였을 정도. 다만 빨리 들것에 실어 내보내라는 항의는 했다. 그랬음에도 주심은 불구하고 후반 추가 시간을 무려 6(+3)분[14]이나 주었다. 독일 선수들의 끈질긴 집착과 길게 측정된 추가시간 때문에 정말 한국 선수들은 사투를 벌인 것이다. 다만 추가시간을 길게 준 덕분에 한국은 1골 더 넣을 수 있게 되어서 본의 아니게 주심은 한국의 손을 들어준 셈이 되어버렸다. 오히려 독이 된 것이 손흥민이 추가골을 넣은 이후로는 만회골을 넣기 위해 무분별한 공격을 남발했고 오히려 한국 수비가 더 조밀해진 결과를 가져왔다. 그나마 브란트의 슈팅이 비교적 위협적이었을 정도.
게다가 한국 선수들은 사상 유례없이 길고 긴 후반 추가시간까지도 적극적으로 달려들었다. 윤영선은 골문 앞에서 토니 크로스에게 달려들어 결정적인 패스 실책으로 인한 김영권의 선제골을 유발시켰고, 주세종마누엘 노이어에게서 공을 뺏고 여유롭게 따돌리며 롱패스로 손흥민의 쐐기골을 어시스트했으며, 조현우는 수비수 둘을 뚫고 들어온 율리안 브란트의 파워 슈팅을 선방으로 쳐내버렸다. 결국 독일 상대로 무실점 2득점 승리라는 역사에 길이 남을 성과를 얻었다. 전 대회 우승에 피파 랭킹 세계 1위 팀인데다 유럽 최강의 클럽으로 손꼽히는 레알 마드리드 CFFC 바이에른 뮌헨 출신 선수들이라는 압도적 클래스와 네임밸류에 전혀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고 용감하게 싸워 이긴 것이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친선전도 아니고 월드컵 무대에서 토마스 뮐러, 마리오 고메스, 마츠 후멜스, 메수트 외질, 토니 크로스, 마누엘 노이어 등의 초호화 월드클래스 리거들을 겁내지 않고 상대할 날이 올 것이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실제로도 이날 선수들은 앞의 두 경기를 패한 그 팀이 맞느냐 할 정도로 수준 높은 경기를 선보였다.
이렇다 보니 오죽하면 이영표 해설위원이 "해설 경력 5년 동안 한국을 칭찬한 것보다 오늘 경기에서 칭찬한 게 더 많다"며 "이런 해설을 하고 싶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이렇게 잘할 수 있으면서 스웨덴전에서는 왜 그랬냐.", "앞의 두 경기도 이만큼 했으면 정말 16강 가는 거 아니었냐" 등 아쉬움의 목소리도 표출되고 있다. 특히 안정환 해설은 "욕먹기 전에 잘하지..."라는 한마디로 안타까운 감정을 표현했다. 이런 경기력을 지난 경기에서도 보여줬다면 선수단에게 비난의 화살이 향할 일도 없었을 거고, 마음고생할 일도 없었을 것 아니냐는 뜻으로 해석된다. 덧붙여 안정환 해설은 이번 월드컵 들어 여러모로 선수단의 멘탈을 걱정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다. 일본 VS 콜롬비아 경기 중에는 콜롬비아가 초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열세를 이기지 못하고 패색이 짙어지자, 일본에 여러 가지 행운이 따랐음에도 어쩔 수 없이 한국과 비교될 것이 안타깝다는 요지의 발언을 한 적도 있었다.

2.3. 정신적 각성


무려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레바논 쇼크 이래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기강과 정신력은 계속해서 흔들리고 있었다. 이는 2014년 대회 지역예선 체제에서 극에 달하여 "답답하면 니들이 뛰든가"로 대표되는 선수와 팬들간의 충돌, 내셔널리그 발언과 이에 반발한 "우릴 건들지 말았어야 했어"로 대표되는 대표팀 감독과 해외파 선수들과의 정면충돌과 불화, 나아가 해외파와 국내파의 갈등으로까지 번졌다. 감독도 표현이 좀 거칠었고 선수들의 반발도 거셌지만, 사실 내셔널리그 발언과 이에 대한 항명은 어디까지나 기폭제였지 그 이전부터 이미 잠재되어온 갈등이었다. 여기서 축구협회의 문제까지 있는 것이 하기 싫다는 사람 억지로 데려와서 시한부 감독을 시켜놓으니 감독 본인도 하기 싫고, 선수들도 월드컵 본선에 동행하지 않는 시한부 감독을 존중할 리도 만무하고.
이 문제는 슈틸리케호 초중반기까지 어느 정도 해결되나 했으나 슈틸리케호 말기에 이르러 성적이 부진해지자 다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고, "응원 소리가 시끄러워 의사소통이 안 됐다"라는 발언이 나오면서 정점에 달했다.
그리고 신태용호는 최소한 이 문제만큼은 확실히 해결하였다. 감독 본인이 적극적으로 선수들을 다독이기도 했고, 지난 기간 대표팀 기강 해이의 책임론에 핵심에 있던 선수들이 앞장서서 개과천선하여 공중분해 직전까지 몰린 팀을 이끌면서 원팀을 만들었다. 불과 1년도 안되는 짧은 시기에 말이다.
당장, 최강희호 시절 항명파동의 진원인 기성용은 신태용호의 캡틴으로서 1~2차전 내내 누구보다도 열심히 뛰었다. 2차전 멕시코 전 패배 후 인터뷰에서도 남 탓, 심판 탓 대신 공을 뺏긴 자기 탓이라며 동료들의 무게를 덜어주는 성숙함과 책임감을 보여주었다. 멕시코 전의 부상으로 3차전에 결장하는 상황에서도 기성용은 훈련 내내 후배 선수들과 계속 붙어다니고, 독일전 당일에도 벤치에서 격려와 조언을 다하여 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충실히 해주었다. 기성용은 손흥민을 포함한 대표팀 선수들이 울음을 터뜨릴 때마다 일일이 안아주며 그들을 위로하며 그들의 멘탈이 무너지는 것을 막았고, 내부적으로 팀원간의 단합을 다지는 데 큰 기여를 했다. 그러다보니 스웨덴 전 때는 동료를 믿지 못해서 전방으로 패스 자체를 못하던 팀이 독일 전에서는 노이어에게 공을 뺏은 주세종이 손흥민에게 롱 패스를 하고, 전방으로 날카로운 역습 패스를 하는 등 팀합이 맞춰지기 시작했다. 물론 손흥민이 경기종료후 인터뷰를 할 때 뒤에서 몰래 눈물을 훔친 것 처럼 기성용 역시 심적 부담이 상당했다. 과거 일본을 상대로 원숭이 세레머니를 하며 도발[15]하고 SNS에 '답답하면 니들이 뛰든가'라는 망언, 그리고 2014 월드컵의 흑역사의 시작점인 최강희 감독 조롱사건 등을 통해 '기레기'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선수가 완벽하게 팀의 캡틴으로서 성장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또다른 논란의 당사자인 김영권도 과거의 망언을 언급하는 기자의 인터뷰에 '마음고생이 심했는데 이 경기로 부담을 덜 수 있었고,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대답하는 등 과거의 그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멘탈의 대격변이 이루어졌다. 기타 다른 선수들도 경기 중에 실수가 있어서 비판을 받을지언정, 이런 비판에 발끈하진 않고 묵묵히 경기를 소화해냈다. 이 부분 만큼은 4년 전의 한국팀과 비교해서 훨씬 나아진 것이다.

2.4. 얻은 것과 고칠 것


이 경기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얻은 것은 현재 한국 축구의 현실과 그에 맞는 전술이 무엇인지, 장기적으로 한국 축구가 추구해야 하는 발전 방향에 대해서 확실한 답을 얻었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지금까지 비난에도 아랑곳없이 미숙한 행정으로 발전 없는 모습을 보이던 대한축구협회 또한 어느 정도 변화가 이뤄지는 것도 큰 성과이다.[16]
전반적인 선수들의 기본기가 부족하고 어설프게 특정 선수 몇몇의 개인 기량에 의지해 온 한국 국대였다. 이는 개인 기량을 발전시켜야 할 시기에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성적이 중요시 돼서 조직력에 의존하여 단기간 성과를 보여야 되고 그런 현실을 아는 학부모들의 등쌀 등으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선수 육성 계획을 시행하지 못해 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한국의 상황으로는 트릭이나 티키타카 등 선수 개개인의 높은 역량과 완성도 높은 팀워크를 종합적으로 요구하는 운영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지난 몇 년과 앞선 두 경기에서 충분히 드러났고, 이번 독일전을 통해 히딩크호 시절처럼 체력과 지구력을 기반으로 상대를 압박한 후 지치고 조급해진 상대가 틈을 보이면 역습을 가하는 소모전 스타일이 현재 한국 축구 체질에 적합하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각 국대팀의 컬러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각국의 장기간에 걸친 선수 육성 시스템의 결과이다. 리누스 미헬스토탈 풋볼을 완성한 후 토탈 풋볼의 시스템이 잡히기 까지만 30년이 걸렸으며, 이 30년 간 유럽의 축구 팀들은 토탈사커 하나를 위해 유스 시스템과 훈련 방식을 포함한 모든 것을 바꿔야 했다. 다시 말해서 그야말로 30년에 걸친 대개혁의 결과가 토탈 사커이고, 그나마 창시 후 시간이 흐르자 대처법이 나와서 심지어 티키타카의 창시자인 스페인조차 지난 월드컵에서는 조별예선에서 탈락하고 16강전에서 개최국 러시아에게 패했다. 결국 완벽한 전술이란 없으며 시대나 상황에 따라 계속 바뀌므로 어느 전술에도 적응할 수 있는 선수들의 기본 역량이 중요하고, 그 역량은 유소년기에 공을 많이 다루며 다져야 한다.
따라서 축협은 당장은 한국 축구에 맞는 체력과 지구력을 바탕으로 상대를 압박한 후 선수비 후역습이라는 한국 국대의 기본 전술을 유지하는 감독을 선임하고, 장기적으로는 근본적인 유소년 선수 육성 시스템을 확립할 계획을 세우고 시행해야 했다. 그러나 평균적인 선수들의 기량이 낮아 해외파 선수 몇 명의 개인 기량에만 의존하는 상황은 같은데 현재 강팀들이 구사한다는 이유로 한국에 맞지 않는 옷을 입히려는 감독들을 선임했다가 여론 나빠지면 감독만 경질해 방패막이를 삼고 근본적인 선수 육성 시스템에 큰 관심과 지원을 보이지 않는 무능한 모습만을 보여 왔다.
FIFA 랭킹에서 최근 Elo 레이팅이 적용되어서 이번 독일전의 승리로 한국의 FIFA 랭킹이 수직 상승하여 한국이 FIFA 주관 대회 참여나 평가전 상대팀 교섭이 수월해질 것을 예상했으나, 한국의 피파 랭킹 변화는 없었다. 더군다나 올해부터 개최되는 UEFA 네이션스 리그 때문에 유럽의 강호들과는 평가전을 가지기 곤란해졌다.[17] 게다가 한국도 곧 개회될 아시안게임 준비로 인해 시간적 여유가 없으므로 전반적인 개혁은 아시안 게임 이후에나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추정된다. 차기 월드컵준비를 위해서라도 FIFA랭킹을 상승시킬 필요가 있으므로 당장 이번 2019 AFC 아시안컵 아랍에미리트의 중요도가 매우 높아졌다. 대체로 FIFA 랭킹이 낮은 아시아 팀들이랑 자주 붙게 되므로 이번 승리로 들떠서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역으로 한국의 FIFA 랭킹은 수직낙하해서 다음 월드컵 준비도 어렵게 될 것이다.
정리하자면 AFC 아시안컵을 위한 선수단 및 코치진 구성에 철저하고 잡음이 없어야 하며, 이번 월드컵을 기회삼아 축구 발전을 위한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아시아의 전통적 강호인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일본, 호주 뿐 아니라 카타르, 우즈벡과 같은 팀들도 실력이 상향평준화가 되어 가는 상황이라 한국의 실력으로 낙승을 예상할 상대들이 절대로 아니다. 세계 축구의 맹주 독일이 당했던 비극을 아시아의 맹주 한국도 충분히 겪을 수 있으니 이를 경계해야 한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더더욱 대한축구협회를 개혁할 필요성이 절실하다. 애초부터 축협은 슈틸리케의 과거를 보고 데려오지 말았어야 했고, 슈틸리케를 경질하는 것은 좋았지만 너무 늦어서 급하게 신태용을 긴급 소방수로 투입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거기까지는 슈틸리케가 초기 성과도 있었고 옹호 여론도 있었으니 정상참작해도 당연히 경기력이 안 좋을 수 밖에 없는 신태용호를 방패로 삼아 자신들은 은근슬쩍 히딩크 논란이나 축피아 논란 등을 피하려 했다. 결정적으로 국가대표팀이 독일을 2:0으로 이기자 이번에도 어김없이 숟가락을 얹으며 변화 없이 현재의 체제를 유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스스로가 적폐 세력들임을 확실하게 보여 주었다.
따라서 독일전에서 승리한 것은 기쁜 사실이었지만 그로 인해 축협에 대한 개혁 필요성이 잊혀질 것이 우려되었다. 경기를 중계한 해설진들도 승리 직후 기뻐했으나 이번 승리에 안주하지 말고 4년을 넘어 10년을 보는 발전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는데 다행히 축구협회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은 전혀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예상 외로 악재를 안고도 독일을 꺾을 정도로 한국의 전력이 강하자 스웨덴, 멕시코전의 석패가 재평가되며 "축구협회만 잘 했다면 16강 이상도 충분히 가능했다."는 여론이 형성되었다.
더군다나 기존에 비난의 대상이었던 장현수는 독일전 분전과 눈물의 인터뷰로 어느 정도 비난 여론이 가라앉았고, 마찬가지로 비난이 어느 정도 있었던 신태용 감독이나 김영권은 만회 정도가 아니라 아예 까임방지권까지 챙겨가면서 비난이 온전히 축구협회로만 집중될 수 있는 환경까지 조성되었다.
다행스럽게도 대한축구협회도 이 문제를 어느 정도 인지했는지, 축협에서는 비주류 인사인 김판곤[18] 기술위원장으로 앉혀 국가대표팀의 지원을 맡겼다. 김판곤은 U-23의 김봉길을 경질시키고 김학범을, 국대 감독으로는 파울루 벤투 감독을 선임하였는데 스타일이 유사한 두 감독을 앉혀 한국 축구의 컬러를 확립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홍명보 전무이사는 벤투 감독 선임으로 여론이 좋지 않아 김판곤이 걱정하자 "결과를 보여주면 여론은 바뀐다."고 하며 격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실제로 김판곤의 부임 후 김학범호2018 자카르타 아시안 게임 금메달과 더불어 '''황의조''', 황인범, 나상호, 김문환 등과 같은 성인대표팀의 자원을 성공적으로 발굴해냈으며, 벤투호는 출범부터 체계적인 훈련 시스템을 확립하여 국내파/해외파 불문하고 선수들도 만족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전적 면에서도 아시안컵에서 삐끗하긴 했지만[19] 나머지 경기는 실험을 하면서도 무패를 유지하는 등 순항 중이다. 뿐만 아니라 선수 선발이나 전술 측면에서도 다양한 시도가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U-20 월드컵의 정정용호도 U-20 월드컵 준우승을 하면서 이강인, 오세훈, 엄원상 등을 비롯한 차세대의 성인대표팀을 지탱할 유망주들이 드러나고 U-17 월드컵의 김정수호 역시 8강의 성적을 거두며 이태석, 최민서, 신송훈 등을 비롯한 유소년 특급 유망주들을 발굴하면서 세대 교체 측면에서도 전망은 밝아져 장기간의 부진으로 축구에 등을 돌렸던 국민들도 다시 한국 축구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또한 주세종, 문선민, '''조현우''' 등 월드컵에서 활약하여 인기를 얻은 선수들이 소속된 K리그의 경기 수준이나 관중 수가 크게 증가하는 등 한국 축구계에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협회, 성인, U-23, U-20간에 상호작용이 잘 일어나지 않았던 과거와 달리[20] 협회는 감독들과 의견을 주고 받으며 시스템을 개편해가고, 감독들은 선수 차출에 대해 서로 대면하여 적절하게 타협하는 등 성인팀 뿐만 아니라 연령팀과 협회까지 아울러 한국 축구를 하나로 뭉치려는 행보를 보이는 것도 긍정적 요소이다.
또한 시스템 측면에서도 유소년기에 창의력과 개인기를 발전시켜 야 할 필요성을 인지하여 해외에서 유소년 선수들에게 실시되는 8:8 축구를 도입하고 유소년 감독들이 선수들에게 구체적인 지시를 내리는 것을 금하게 만들기도 하였고 아시안컵 실패의 원인을 빠르게 분석해 의무 시스템을 스포츠과학팀으로 확대시키는 등 발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귀국 후 공항에서의 계란과 베개 투척으로 인해 "자칭 FC 코리아라는 팬들의 몰상식한 태도를 좀 바꾸자"란 말이 나오고 있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보도가 되면서 국제적인 망신거리가 되었고, 결과에만 집착하는 일부 극성 축구팬들의 태도를 지적하는 비판이 일었다.
더불어 네이버 같은 대형 포털 사이트에서도 "저 계란을 정몽규나 신태용한테 던져야 한다"[21], "계란 맞을 만 했다"[22], "독일도 못 이겼으면 진짜 벽돌을 맞아도 쌌다"[23], "알고 보니 허접했던 독일한테 막판에 재수 좋게 두 골 넣은 게 뭐가 그렇게 대단한 거라고 신태용을 칭찬하냐"[24] 등등 자국 혐오 + 개소리들이 댓글로 올라오며 수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쯤 되면, 사실상 경기를 이기고 지는 것을 넘어서 경기 내에서도 선수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따라 유일신과 인간쓰레기를 오가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팬덤 이상으로 무개념한 팬들이라, 대한축구협회의 개혁 못지 않게 축구 팬들의 태도 역시 성숙해져야 할 필요성이 절실하다는 점이 드러난 셈이다.
아마 계란을 던진 사람들은 토쟁이들이라 추측된다. 전세계가 독일의 승리를 예상하는 상황이라 당연히 대부분의 토쟁이들 역시 모두 독일 쪽에 판돈을 걸었고, 사람들도 그런 토쟁이들을 도박한다고 비웃을지언정 독일에 배팅한다는 사실 자체에 대해서 욕하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그러나 한국이 추가시간에 두 골을 몰아치며 독일을 꺾는 대이변이 일어나자 돈 좀 따보겠다고 무리하게 배팅했던 수많은 토쟁이들은 돈을 전부 날리게 되었다. 실제로 토토 갤러리 등 토쟁이들이 자주 상주하는 곳에 가보면 당시 독일전 승리의 1등공신 중 한 명인 조현우를 향해 온갖 쌍욕을 하고 있었다.
거기다 전 세계가 '편파판정과 전력 누수에도 불구하고 피파 랭킹 1위이자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꺾은.' 한국의 투혼에 박수를 보내고 독일축구협회나 뢰프 감독도 '한국의 경기력은 훌륭했다.'고 패배를 인정하는 상황에서 뜬금없이 신태용 사퇴를 외치며 계란을 집어던지는 상황은 토쟁이축사국 아니고서야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심지어 이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오자 해외에서도 '챔피언 독일을 이긴 팀에게 어떻게 저럴 수 있나?' 하고 비난하는 댓글이 달렸다.
물론 선수들이나 감독의 역량, 축구협회, 시스템이 나쁘면 축구 수준에 악영향을 끼친다. 그러나 미네이랑의 비극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축구 발전에 기본이 되는 대중의 관심 또한 지나치거나 비뚤어지면 역시 축구를 망치는 것임을 이번 사태를 통해 널리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었다.[25]

3. 전차군단의 패인


월드컵에서는 2002년 준우승, 2006년 3위, 2010년 3위, 그리고 미네이랑의 비극으로 대표되는 2014년 대회 우승, 유로에는 2008년 준우승, 2012년, 2016년 4강으로 독일은 90년대의 암흑기를 떨쳐내고 새로운 리즈 시절을 맞이하였다. 요아힘 뢰프 감독이 취임한 2006년 이래, 아니, 뢰프가 수석코치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보좌한 2004년 이후로 독일은 모든 국제 대회에서 4강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었다.
이번 대회 지역예선에서도, 물론 산마리노, 아제르바이잔같은 약체도 있긴 했지만 북아일랜드, 체코 같은 복병이 있는 C조에서 10전 전승을 거두었고 UEFA 유로 2016 4강, 2017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러시아에서도 우승을 거두는 등[26] 독일의 경기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게다가 국대에 선발되지 않은 선수들만으로 팀을 구성해도 국대급 스쿼드가 또 나올 정도로 선수층도 매우 두텁다. 독일은 말 그대로 약점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 독일은 어이없게 조 꼴찌로 짐을 싸게 되었다. 그래도 멕시코전 패배까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멕시코는 현재 FIFA 랭킹 15위이며, 북중미 지역에서는 최강자다. 또 1994년 미국 월드컵부터 이번 러시아 대회까지 7회 연속 16강 진출에 성공한 팀이다. 물론 축구 강호들 중에서도 전통의 강팀으로 분류되는 독일 상대로 대등한 전력이라고 보기는 다소 모자라는 게 사실이지만[27], 그래도 저런 상위권 강팀들에게 의외의 일격을 가할 수 있는 다크호스 급의 전력은 된다. 그런데 정작 조 최약체로 불린 한국과의 최종전에서 실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것이다.
더구나 지역예선을 싹쓸이 청소로 본선진출했던 그 위세를 생각해보면 이는 정말이지 제곱으로 먹힐 충격이다. 2002년 대회 지역예선에서 잉글랜드마이클 오언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고 패했어도[28] 플레이오프까지 가서라도 본선에 진출, 준우승까지 해버린 경험도 가졌던 독일이다.
그런데 디펜딩 챔피언의 신분으로 압도적인 경기력과 성적을 가지고[29] 본선에 진출하고서 오히려 가까스로 본선에 진출한 아시아의 한국에 져서 탈락당했다는 것은 엄청난 사건이다. 그것도 월드컵 출전 80년의 역사 속에서 단 한 번도 그룹 스테이지에서 물러나지 않았던 팀이 말이다. 더군다나 조별리그 최하위는 독일 축구 역사상 단 한번도 없었던 일이었다. 디펜딩 챔피언의 저주는 이번에도 역시 유효했다.
또한 미네이랑의 비극 문서를 보다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이번에 독일이 결코 가지지 못했던 겸손, 베테랑, 분석력, 집중력, 조직력 등은 하나같이 2014 FIFA 월드컵 브라질에서 독일에 충분하다 못해 차고 넘치던 요소들, 즉 최고의 강점들이었다.''' 즉, 이번 월드컵에서 독일은 '''그들을 최강으로 만들었던 강점들의 대부분을 잃고 오히려 단점으로 퇴화시켜버렸다'''는 것이다. 브라질에서 그렇게 맹활약하던 토니 크로스사미 케디라는 최악의 플레이를 보였고, 1등이던 조직력은 평균만도 못했으며, 상대에 대해 철저히 분석하던 장점은 완전히 소멸했다. 추가시간에만 두 골이나 먹었으니 최후반 집중력은 말할 것도 없다. 노이어는 그나마 밥값을 했지만 후반 추가시간의 실수가[30] 너무 뼈아팠고, 팀을 이끌던 베테랑 미로슬라프 클로제가 은퇴한 뒤 구심점도 사라졌으며 공수 균형의 축이자 주장이었던 필립 람마저 은퇴함으로 인해 공격과 수비가 따로 놀기까지 했다.

3.1. 오만과 방심


어떤 분야에서든 방심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문제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 역사에서 적을 얕보다가 패배한 실제 사례는 수없이 많다. 이에 경적필패(輕敵必敗, 적을 가볍게 보면 반드시 패배한다.)라는 사자성어까지 있고, 모든 병법서들에 '적을 절대 가볍게 보지 말라.'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이 바로 그 이유이며, 아예 교병지계[31]라는 전략이 따로 있을 정도이다. 축구도 마찬가지로 대표적인 것이 브라질이 겪은 마라카낭의 비극이고, 우리나라의 경우 알제리 쇼크, 반둥 쇼크가 있다.
그러나 이렇듯 하늘이 '오만에 빠져 방심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과거의 사례들을 통해 수없이 인간에게 알려줘도 '인간의 어리석음을 무시하지 말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끝없이 반복되고 있으며, 이번 경기는 그 대표적인 사례가 되었다.
2010년 이탈리아의 노쇠함이나 2014년 스페인이 이미 간파당한 티키타카를 고집했던 것과는 비교도 안 되는 심각한 문제점이 독일에게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의 정신이 바닥까지 썩어 문드러졌다는 것이었다.'''[32] 물론 이 사실을 당시 사람들이 알 길이 없었던 게 이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독일은 10전 전승이라는 겉보기에는 화려한 전적으로 통과했기 때문이었다.
이번 월드컵 직전, 정확히 말하면 이 경기 직전까지 독일 대표팀은 감독부터 선수들까지 모두 오만해질 대로 오만해져 프로로서의 기본조차 망각하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이면서도 용케 별다른 대가를 치르지 않아 왔었는데 결국 밀린 이자까지 제대로 계산되어 한꺼번에 치르게 된 것이 이 경기의 결과이다. 前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거스 히딩크도 한국을 자랑스러워하면서 이 대목을 거론했다.
본래 독일 대표팀이 가지고 있는 큰 강점 중의 하나가 상대 팀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신중함이'''었'''다. 항상 방심하지 않고 최선의 결과를 위한 치밀한 분석으로 독일 대표팀은 백전백승은 못하더라도 최소한 심각한 대패나 전력 차이가 큰 약팀에게 패하는 이변의 제물은 되지 않았'''었'''고,[33] 이는 미네이랑의 비극이 일어난 원인이기도 했다. 특히 우승했던 2014 월드컵 때는 '''자국 대학생들까지 동원하여''' 상대팀에 대한 정보를 입수할 정도로 '상대에 대한 철저한 정보 수집과 분석'은 유명한 독일의 특징이'''었'''다. 그래서 독일이 한국전 직전까지 보안을 철저히 하는 모습을 보이자, 현지의 우리 기자들과 팬들은 "한국을 얼마나 박살내려고 저러나?"라고 하며 걱정을 했다.
하지만 독일인들도 결국은 사람이었는지, 지난 대회에서 세계 정상을 차지한 이후 독일 선수단의 자신감은 서서히 오만함으로 바뀌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사건들이 발생하게 된다.[34]
한 예로 2016년 11월, 러시아 월드컵 지역 예선에서 독일이 산마리노를 8-0으로 꺾고 난 직후, 토마스 뮐러는 이렇게 말했다.

'''산마리노는 아마추어 팀이며, 이런 팀과의 경기는 쓸데없는 부상 위험만 만든다. 스케줄도 바쁜데 이러한 경기를 대체 왜 하는지 모르겠다. 산마리노는 세계 챔피언 독일을 상대한 날을 기념비적인 날로 삼아야 한다.'''

물론 독일이 산마리노보다 월등한 위상과 전력을 가졌고, 산마리노 선수 대부분이 축구만 전문적으로 하지 않고 본업을 별개로 가진 아마추어라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위상이나 실력과 별개로 산마리노 선수들도 자신들의 국가를 대표해 최선을 다한 선수들인데 대놓고 '너희 같은 아마추어 팀이랑 왜 시합하는지 모르겠다. 우리랑 경기한 것 자체를 영광으로 알아라.'라고 폄하하는 것은 프로로서 갖춰야 할 스포츠맨십에 어긋나도 한참 어긋나는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런 오만이 뮐러 개인이 아닌 독일 축구계 전체의 문제였다는 것이다. 이 발언에 대해 산마리노가 공식적으로 항의하자, 독일 선수들을 관리할 책임이 있는 독일축구협회의 대표적 인사인 카를하인츠 루메니게[35] 뢰프 감독은 산마리노에게 사과하기는커녕, '뮐러의 말이 맞다. 산마리노는 프로라 할 수 없다.'라며 되려 옹호한 것이다. "우리에게 10점 차로 패하더라도 저들 역시 일국을 대표하는 팀이다."라며 뮐러를 꾸짖거나 타이르고, 소속 선수가 일으킨 물의를 책임져야 하는 독일 축구계의 수뇌부마저 이렇듯 오만해질 대로 오만해졌던 것이다.
아무리 독일에게 유리하게 생각해도 정당화되지 않는 것이 설령 산마리노 팀의 다소 거친 플레이로 독일 선수들의 부상 위험이 높았다고 해도, 약팀이 강팀을 상대로 필사적인 모습을 보이다가 다소 거칠어지는 것은 흔한 일이다. 물론 월드컵을 염두에 둬서 선수들의 부상은 걱정해야 되지만, 정말 상대가 명백한 약체라서 부상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1군을 내보낼 필요성이 없다면 평가전이 아니라도 2군이나 유망주들을 선발 출전시켜 기회를 주고 경기 상황 보면서 필요할 때 1군을 투입하면 될 일이다. 그리고 그걸 떠나서 독일 선수들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로 선수들이고 뢰프 감독 역시 세계적인 명장이라면, 자신들에 비해 현저하게 전력 열세임을 알면서도 분투하는 산마리노를 그렇게 모욕하는 것은 굉장한 결례이다. 쉽게 말해 산마리노 팀이 먼저 스포츠맨십에 어긋나는 고의적 밀치기나 위험한 백태클 남발, 선수들 개인사 조롱이나 나치 관련 도발이라도 했어야 어느 정도 정당화가 가능한, 그야말로 옹호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독일의 잘못이었다.
공교롭게도 당사자인 토마스 뮐러는 무시의 피해자가 된 경험이 있었다. 2010년 3월,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열린 독일과 아르헨티나와의 평가전에서 승리를 거둔 아르헨티나의 감독이자 선수 시절 레전드로 손꼽히는 디에고 마라도나는 경기 직후에 당시에는 새파란 유망주였던 토마스 뮐러와 나란히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마라도나 감독은 토마스 뮐러를 가리켜

'''저 볼보이가 나가면 인터뷰를 하겠다.'''

라는 모욕적인 언사를 했고, 뮐러는 이에 분을 삭이며 자리를 뜰 수밖에 없었다.
사실 아르헨티나에서는 감독이 나온 자리에 독일에서는 감독이 안 나오고 어린 유망주를 내보낸 것은 독일의 잘못이었다. 예를 들어 외교 문제로 인한 기자회견장에서 한 쪽에서는 대통령이 나왔더니만 한 쪽에서는 신입 외교부 공무원이 나온 셈이었고, 더군다나 승장이었던 마라도나 입장에서는 분명 불쾌할 일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뮐러의 잘못은 아니었으므로, 독일의 잘못과는 별개로 마라도나도 잘못한 것이었다. 이에 뮐러는 몇 달 후에 월드컵 8강전에서 마라도나의 아르헨티나를 다시 만나 선제골을 넣는 등 자국의 4-0 승리에 기여하며 마라도나에게 지난 수모를 철저하게 되갚아주었다. 그런데 막상 자신이 강자가 되자 유명하지 않은 약체라는 이유로 괄시받는 처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야 할 뮐러는 마라도나보다도 더 거만한 인간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위의 비유를 다시 들면 그 신입 외교부 공무원이 외교부 장관으로 승진한 후 약소국에 가서 갑질을 한 셈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프로의 세계에서 과한 자신감을 드러내며 거만한 모습을 보이는 선수나 팀은 종종 있었고, 결과로 증명하면 근거 있는 자신감과 쇼맨십으로 여겨졌는데 대표적으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있다. 그러나 자신감과 오만, 쇼맨십과 무례는 구분되어야 한다. 쉽게 말해 '쉬운 상대였다.'와 '상대할 가치도 없었다.'는 엄연히 다른 것이다.
2002년 대회 우승팀 브라질도, 2006년 대회 우승팀인 이탈리아도, 2018년 대회에서 우승한 프랑스도 이러지는 않았다. 특히 유로 2008 - 2010년 월드컵 - 유로 2012까지 이렇게 3개 대회를 연달아 우승하며, 유로 2016 4강에서 프랑스에게 덜미를 잡혔던 독일보다[36] 기세가 훨씬 좋았던 스페인은 이런 모습이나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는커녕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스페인페르난도 토레스2013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브라질 조별리그에서 자국이 타히티를 상대로 10:0으로 대승을 거둔 뒤에 뮐러와는 달리 "나는 타히티의 팬이 되었다."고 말하며 "단순히 우리가 경기를 이겼기 때문이 아니라 타히티 대표팀이 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끝날 때까지 미소를 잃지 않는 모습이 정말 좋았다. 다른 팀들이 타히티를 보고 배워야 한다."며 10골 차로 지고 있어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타히티 선수들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사 참조. 당시 스페인 국대 감독이었던 비센테 델보스케도 뮐러를 옹호하던 뢰프와 달리 "타히티는 페어플레이가 뭔지 잘 보여줬다."라면서 "그들은 기회가 생길 때마다 전진했다."고 칭찬함과 동시에 "이 경기는 축구를 훼손하지도 않았고, 도리어 건강하게 만들었다."라면서 역시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다. 기사 참조. 이것이야말로 진정으로 강자가 보여야 할 여유이고 품격인데, 독일에게는 이러한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무엇보다도 산마리노와의 이 경기는 FIFA가 주관하는 가장 큰 대회의 출전자격을 가리는 예선 경기였다. 친선 경기였거나[37] UEFA 네이션스 리그처럼 비판이 많은 대회의 경기였어도 예의와 스포츠맨십 측면에서 해서는 안 될 말이지만, 이 경기는 위상이나 전력과는 별개로 월드컵에 진출하려는 팀이라면 당연히 치러야 되는 경기임에도 '이런 경기는 의미가 없다.'라는 발언은 상대 팀 뿐 아니라 보기에 따라서는 FIFA라는 기관과 월드컵이라는 대회의 권위도 함께 모독했다고 볼 수 있으므로 FIFA에서 공식적으로 불쾌함을 표현했거나 심지어는 징계를 가했어도 이상할 게 없을 정도로 뮐러의 발언은 엄청나게 건방진 발언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발언의 내용도 틀린 것이 설령 독일이 우승후보라고 해도 월드컵 지역예선이 결코 만만한 과정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2002 월드컵 당시 독일은 비록 결과는 준우승이였지만 지역예선에서 탈락할 위기에까지 몰렸다가 우크라이나와의 UEFA 플레이오프를 거쳐 겨우 본선에 진출했고, 그 대회 우승국 브라질도 남미 지역예선에서 파라과이, 에콰도르, 꼴찌 칠레에게조차 덜미를 잡혀 내외신 언론들로부터 '2002 월드컵이 브라질 없는 최초의 월드컵이 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기에[38][39] 우승하고도 본인들 스스로 과분해했을 정도였다. 당장 이번 러시아 월드컵 유럽 지역예선에서는 독일과 마찬가지로 월드컵 4회 우승국인 이탈리아는 다른 조였으면 본선에 직행했을 승점을 따고도 하필 또 다른 강팀 스페인과 같은 조가 되는 바람에 결국 플레이오프로 밀려났고, 플레이오프에서 스웨덴과 만난 이탈리아는 1, 2차전 합계 0-1로 패배하며 60년 만에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탈락하는 대참사를 맞게 된다. 네덜란드는 더욱 불운해서 프랑스, 스웨덴과 같은 조에 걸리는 바람에 플레이오프도 못 가고 지역예선에서 광탈하고 말았다. 지난 대회 준우승국 아르헨티나 또한 2018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탈락 직전까지 몰렸으나, 메시가 필사적으로 막은 것이다.[41]
이렇듯 결코 독일에 뒤지지 않는 축구 강국들도 운이 없으면 탈락하거나 탈락 위기에 처할 수 있는 것이 월드컵 지역예선인데, 운 좋게 위 국가들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쉬운 대진을 받았다면 다행으로 여겼어야지 '지역예선 경기는 수준이 낮다.'고 폄하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자신들이 강팀이고 디펜딩 챔피언이라고 약체에 속하는 팀들과 월드컵 지역 예선을 이렇게까지 폄하한 팀은 독일밖에 없었다.
또 다른 예로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축구 부분 결승전에서 브라질이 독일을 꺾자 정작 승리한 브라질 관중들은 2년 전 참사로 독일에 대한 감정이 좋을 리 없음에도 독일에게도 박수를 보냈지만, 당시 독일의 수비수 로베르트 바우어손가락 7개를 치켜세우며 이유 없이 브라질을 도발하여 논란이 되었다.
당장 이 대회 스웨덴전에서도 간신히나마 이기자 경기 종료 직후 독일 측 미디어 담당관인 울리히 포크트와 독일축구협회 직원 게오르크 벨라우가 스웨덴 벤치를 조롱하는 황당한 일까지 일어났다.[42] 지난 대회까지만 해도 도전자의 자세로 임했기에 상대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였던 독일이었지만, 챔피언의 자리에 오르자 오만하기 짝이 없는 팀으로 돌변한 것으로 이쯤 되면 2차전에서 스웨덴에게 도발한 것을 사과하고, 한국전을 앞두고 '한국이 좋은 팀이라 스웨덴전보다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 말한 것이 신기할 정도이다. 지난 대회 준결승전이 끝난 직후 대패하여 관중들의 야유를 받으며 절망하던 브라질 선수들을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따뜻하게 감싸안고 위로하던 독일의 모습을 보면 과연 같은 팀이 맞는지 의심될 만큼 철저하게 변한 것이다.
반면 같은 2차전에서 한국에 2-1로 승리한 멕시코는 한국이 2패를 기록했음에도 한국을 도발하거나 깔보지 않았고, 경기 전부터 철저하게 분석을 하고 최선을 다해 한국과 경기를 했다.[43] 경기 후 주장 미겔 라윤이 경기력으로 독일을 이길 수 있다고 칭찬까지 했다.
과거에도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에서 지나치게 오만방자한 선수들이 과거에도 몇몇 있었다. 1982년 월드컵에서 독일 선수단은 알제리를 아예 "아프리카 나부랭이"라고 폄하하다가 실제로 그 알제리에게 패배하자 오스트리아와 짜고 점수를 1-0으로 조작해 추하게 2라운드에 진출했고, 1994년 월드컵에서 슈테판 에펜베르크는 대한민국과의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자 독일 선수들에게 야유를 보내는 관중들에게 법규를 시전하여 그 경기를 '''자신의 국가대표 은퇴 경기'''로 만들었고, 2006년 월드컵에서 토르스텐 프링스는 아르헨티나와의 8강전에서 승부차기에서 아르헨티나 선수가 공을 찰 때 대놓고 야유를 퍼부어서 에스테반 캄비아소가 프링스의 야유에 방해를 받아 실축을 했고 그 다음에 경기가 끝나고 나서는 아무 이유없이 아르헨티나의 훌리오 크루스를 때리는 바람에 양팀이 패싸움을 벌여 막시 로드리게스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현피를 뜨는 불상사를 일으켰다. 후술하겠지만 기어이 2018년에는 그 오만으로 조별 예선 탈락이라는 참사를 겪었는데도 정신을 못 차리고 다시 조지아 팀을 모욕하는 등 이쯤 되면 무례와 오만이 아예 독일의 전통으로 자리잡은 것이나 다를 바가 없다.
첫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토니 크로스는 스웨덴전이 끝난 직후 승리에 고무되었는지[44] 독일의 조별예선 탈락은 있을 수 없다며 탈락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였다. 비록 독일이 스웨덴에게 승리한 것도, 그 승리에 그의 환상적인 결승골이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도 사실이지만 분명 그 경기 내내 독일은 선제 실점을 당하고 전반전 내내 끌려다니다가 동점골 이후에도 보아텡이 퇴장당하는 등 불안한 경기력을 보였으므로 결코 16강 진출을 장담할 상황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부족했던 점을 분석하고 반성하기는 커녕 오히려 비판자들한테 '그럴 일 없다. 우리가 조별리그에서 탈락하길 바라는 것 같다.'며 비꼬기까지 하다가 결국 사단을 낸 것이다.
토니 크로스의 인터뷰를 살펴보면 스스로가 스웨덴전 선제 실점의 빌미가 된 패스미스에 대해서도 '400번쯤 패스하다 보면 2번쯤 실수할 수 있다.', '그런 경우 후반전에 만회하면 된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발언을 했는데 당시 그는 이런 발언을 할 자격이 없었다. 물론 그가 전반적인 패스의 정확도와 성공률이 매우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결정적인 순간 실책을 범한 전적들이 있었다. 아르헨티나와의 2014년 월드컵 결승전에서 토니 크로스는 패스미스를 저질러서 곤살로 이과인에게 실점할 뻔 했는데, 만약 이과인이 이른바 홈런슛을 날리지 않고 제대로 골을 넣었다면 독일은 우승컵을 놓치고 토니 크로스는 그 원흉이 되었을 수 있다. 하지만 어쨌든 우승했으니 잊어버렸다가 이번 스웨덴전에서 '''또''' 패스미스를 저질렀고, 이번에는 상대가 실수하지 않아 선제골을 헌납하였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자신이 극장골을 넣으며 간신히 만회했지만, 기어이 한국전에서는 본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 대수롭지 않은 '400번 중 2번 정도 나올 수 있는 패스미스'를 '만회할 여유도 없는 후반 추가시간에' '''또''' 저질러 상대방이 실수하지도, 자신이 만회할 수도 없는 실점 상황까지 만들고 만 것이다.
물론 아무리 뛰어난 프로 선수라도 사람이므로 실수할 수 있다는 말 자체는 맞고, 팀의 사기 저하를 염려하는 의도였다고 생각해도 이는 겉으로만 그런 발언을 하면서 뒤로는 실책에 대한 반성과 반복치 않으려는 철저한 분석을 병행해야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인데, 추후 밝혀진 바로는 그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행보가 더욱 가관이었다. 독일 선수들은 단순히 오만했던 것이 아니라 기강 자체가 굉장히 해이해져서 월드컵 기간임에도 하라는 기초적인 훈련이나 컨디션 조절조차 안 하고 그저 놀고 먹으며 피파18, 포트나이트, 콜 오브 듀티 등의 게임이나 아침까지 밤새워 했고, 이에 보다 못한 독일축구협회 직원이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의 숙소까지 쫓아와서 그 숙소의 인터넷을 차단했다고 한다. 독일 측에서 알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세계 최고의 빅클럽 중 하나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에서 7년을 활약한 에이스 박지성이 자신들에게 ''''한국이 비벼볼 만 하겠다.''''고 분석하는 상황에서도 독일 선수들은 정신을 못 차린 것이다.
한 가지 큰 의문점이 클로제가 현역 선수는 아니지만, 독일 국대의 인스트럭터로서 이번에도 동행하고 있었음에도 이랬다는 것이다. 그는 후술하겠지만 14년 전 한국과의 친선전에서 1-3으로 완패한 경험이 있어서 상식적으로 후배들에게 한국의 잠재성을 경고하며 선수들의 기강을 다잡았어야 했고, 레전드 선배라는 점에서 그럴 위상도 충분했는데 독일 선수단의 기강이 이랬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 대목이다. 클로제가 의외로 지도자로서의 리더십은 부족했거나, 오래 전 일이라며 잊어버리고 같이 방심하고 놀았다는 것인데 어느 쪽이었든 그 대가는 호나우두가 미네이랑 경기장에서 4년 전에 느꼈던 감정을 자신이 똑같이 느끼게 되는 것이었다.
독일의 코치진도 마찬가지였다. 수장인 뢰프 감독부터가 조 추첨 직후 '한국은 생소하다.'고 말하였고, 심지어 본선이 다가와서도 여러 정황들로 봐서 그들이 한국을 지나치게 앝봤음을 보여준다.
기사에 따르면, 조 추첨 직후 우연히 뢰프와 한국 측 관계자가 같은 버스를 탔고, 한국 측 관계자는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 해서 최대한 귀를 기울여 뢰프의 통화를 엿들었다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코치와 얘기를 나누던 뢰프 감독은 당시 "스웨덴은 이렇게 준비하고, 멕시코는 저렇게 준비하라."고 주문하더라. 한데 코치가 한국에 대해 묻자, 뢰프 감독은 "한국은 놔둬."라고 얘기하더라. 한국을 무시하고 아예 한국에 대해 신경도 안 쓰는 것 같아 약간 기분이 나빴다.

한국과의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도 뢰프는 대놓고 '한국 팀을 잘 보지 못해서 정확하게 말할 수 없다."고 앞선 스웨덴이나 멕시코와 치른 경기들을 봤다는 말만 하였다. 한국전을 결승전처럼 생각하고 들어가겠다는 마르코 로이스의 인터뷰를 봐도, 기사 정작 내용은 '손흥민만 막으면 이긴다'는 뻔한 말이 전부였다.
당시 한국 국대에서 손흥민과 대등한 수준의 공격수가 존재하지 않은 것은 국내외로 유명한 사실이었다.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에는 손흥민 외에도 해리 케인, 크리스티안 에릭센 등 골 결정력이 높은 선수들이 많아서 손흥민만 집중적으로 견제한다고 큰 경기력 저하를 기대할 수 없거나 되려 손해이고, 상대도 이것을 알기에 손흥민은 국대에서 뛸 때보다는 적은 압박을 받았다. 그러나 한국 국대에서는 손흥민만큼의 골 결정력을 가진 선수가 없었고,[45][46] 상대도 그걸 알았기에 손흥민을 집중적으로 견제했다. 더구나 전술했듯이 당시 월드컵에서는 손흥민이 역습을 전개할 때 함께 할 공격수나 미드필더들이 부상으로 부재하여 손흥민 혼자 무려 4명의 수비수를 상대하고 있다가 패스를 못 하고 그대로 무리한 슛을 하는 모습이 나오는 등 '손흥민 봉쇄'가 한국을 상대하는 전략이란 건 일반인들도 아는 사실이었다.[47] 물론 2020년 현재는 이청용이재성, 황희찬 등 기존 공격진들의 폼이 많이 올라오거나, 황인범, 이강인, 백승호, 나상호 등 2선 공격 자원이 발굴되었고, 여기에 황의조라는 좋은 스트라이커도 발굴되어 주전으로 자리잡아서 이제는 손흥민만 틀어막는다고 한국을 제압할 수 없다. 게다가 조규성, 오세훈, 최민서 등 유망주 스트라이커도 많이 발굴되어 단순히 막는다고 제압할 수 없는 수준이 되었다. 특히 황희찬은 챔스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을 상대로 그들의 홈 구장이자 원정팀의 무덤이란 별칭이 붙은 난공불락의 요새인 안필드 원정을 가서 통곡의 벽, 세계 최강의 센터백이란 별칭의 '''버질 판데이크를 눈 앞에서 제끼고 득점하는''' 등의 활약을 펼칠 정도로 크게 성장하였고, 황의조 역시 리그 1 부동의 1위이자 '''네이마르음바페 등 네임드가 득실득실한 파리 생제르맹 FC를 상대로 기가 막힌 헤더 골을 작렬하여 선제골을 득점'''[48]하면서 빅리그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나마 2020년 현재 국대 2선 자원이라 볼 수 있는 황인범나상호도 2019년 중반 다소 부진했던 터라 비판이 은근 많았으나 동아시안컵 우승을 이끈 후 긍정적 평가가 나오고 있다.
더불어 패배 이후 뢰프 감독은 '한국이 빠른 선수들로 역습할 것을 예상했지만 막지 못했다.'는 발언도 했는데, 이 역시 약팀이 강팀을 상대하는 기본 중 기본이므로 이 발언들은 오히려 독일이 방심했음을 드러내는 증거이다.
조별리그 2차전인 스웨덴전이 끝난 후에야 독일은 겨우 한국 분석에 들어갔는데, 그마저도 한국이 치른 평가전들은 생략하고 앞선 본선 2경기 중 스웨덴전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한국이 스웨덴에 박살날 거라고 예상했는데 스웨덴이 페널티킥으로 간신히 1점을 득점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결과가 나오자 의외라서 봐 두는 정도의 대비만 했다는 것이다. 기사 백 번 양보해서 결과론적으로 봐도 이전 한국팀의 평가전들이나 지역예선 경기들은 스웨덴전의 졸전보다도 못했으므로 분석해봤자 독일에게 별 도움이 안 되었을 수 있지만, 직전의 조별예선 경기들까지 철저히 분석하지 않은 건 도저히 이해할 수도 용납될 수도 없다. 게다가 스웨덴전에서 대한민국은 평소에 사용하던 4-4-2 포메이션이 아니라 4-3-3이라는 변칙 전략을 썼다가 실패하여 멕시코전에서는 다시 4-4-2 포메이션으로 회귀했다.[49] 그리고 멕시코전에서 훨씬 좋은 경기력이 나왔던 만큼 상식적으로 독일이 집중적으로 분석해야 했던 경기는 스웨덴전이 아니라 멕시코전이었다. 즉, 독일은 50%의 확률에서도 꽝카드를 고른 셈이었다.
문제는 스웨덴전도 제대로 분석했다고 보기 어려웠다는 것. 독일은 스웨덴에게 페널티킥을 제공한 장현수를 집중 공략하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물론 김민우야 1,2경기와는 달리 출전을 안 했으므로 써먹을 수 없는 약점이었고, 장현수가 스웨덴전이나 멕시코전에서 저지른 실책을 독일전에서 또 저지른다는 보장은 없지만, 적어도 멕시코는 스웨덴전을 통해 장현수가 한국의 약점임을 파악하고 2번이나 그의 실책을 활용하여 전부 골로 연결시켰다. 그런데 독일은 그런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쉽게 말해 대한민국이 버스를 세우든 말든 독일이 무시하고 장현수 쪽으로 돌진하며 패스를 반복하여 장현수의 실책을 유도했다면 이 경기에서 아무리 조현우가 날아다녔다 해도 수비가 완전히 무너졌거나 페널티킥이 나와서 대한민국이 답이 없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독일은 그런 시도조차 하지 않으면서 경기 내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다가 결국 추가 시간에 잘 알지도 못했던 김영권에게 1골을 얻어 맞아 휘청거렸고, 그렇게 경계하겠다고 했던 손흥민에게 쐐기골까지 먹으며 0:2로 완패를 당한 것이다.
물론 독일이 늦게나마 정말 한국전을 제대로 대비하려 했다면 밤을 새서라도 스웨덴전과 멕시코전 둘 다 철저하게 분석했을 것이고 대충이라도 스웨덴전과 멕시코전을 둘 다 봤다면 당연히 경기력이 좋았던 멕시코전에 더욱 비중을 두어 분석해야 한다고 생각했겠지만, 독일은 탈락 가능성이 있으면서도 상대팀인 한국에 대해 일반 축구팬들보다도 덜 분석하는 그야말로 패기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독일이 한국을 얼마나 만만히 보고 준비를 소홀하게 했는지 알 수 있는 단편적인 장면이 바로 전반 37분경 홍철과 고레츠카의 속도 경합 장면이다. 고레츠카는 홍철의 앞에서 어설프게 공을 툭 차고 치달로 돌파를 시도했으나, 순식간에 속도로 따라잡히며 공을 내주고 말았다. # K리그 내에서는 물론 스피드가 장점인 한국 국가대표팀에서도 손꼽히는 스피드스터인 홍철을 상대로 치달하려고 했을 만큼 분석을 게을리했다는 얘기다.[50] 홍철도 국내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를 언급했는데, 고레츠카가 치달을 시작하자 '자신도 스피드만큼은 누구한테도 지지 않는데 왜 이러나.' 의아했다고 한다. 1, 2차전에서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줬던 김민우랑 헷갈렸든 홍철이 빠른 선수라는 것 자체를 몰랐든 이 장면은 상대팀 엔트리에 있는 선수들을 제대로 파악도 못 했다는 것이다. 당연히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실책.
한국을 상대한 다른 팀들의 경우, 우선 스웨덴 감독이었던 얀네 안데르손은 대놓고 경기 전부터 한국에게 이길 것이라고 도발하기는 했지만 한국팀 평가를 부탁하는 기자에게 전략 유출을 대비해 상세하게는 아니더라도 확실히 요점을 추려서 대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경기 후 안데르손 감독은 한국팀에 관한 비디오만 '''1300건'''을 봤다고 인터뷰했는데, 기사 한국을 분석하는 것에 독일이나 멕시코를 분석하는 것보다 공을 덜 들였을 것을 감안하면 확실히 프로다운 대목이다. 이렇게 앞에서는 상대를 깔보는 듯 하면서도 뒤에서는 방심하지 않는 경우야말로 일종의 쇼맨십이자 심리전의 일환인 것이다.
멕시코 역시 보안 유지가 안 되는 훈련장의 상황도 별로 신경 안 쓰는 모습을 보이는 등 한국을 상대하는 것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냈으나,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감독은 '''교수님'''이란 별명답게 한국전을 앞둔 공개훈련 시간 전부를 전술미팅에 할애할 정도로 한국을 철저히 분석한 모습을 보였다. 감독 본인이나 주변인의 말에 따르면 오소리오는 히딩크를 찾아가 한국팀의 특성에 대해 문의하기도 했고, 한국의 A매치 주간에 늘 분석원을 파견했으며, 한국 분석에 반 년 정도 공을 들였다고 한다. 이런 치밀한 분석으로 멕시코는 장현수의 실책을 유도하여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이다.[51] 2014 월드컵에서 본선 이전부터 최악의 경기력을 보이던 알제리팀을 맡아 한국을 상대한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 역시 한국전을 앞두고 K리그 경기들까지 보면서 대비했다고 할 정도인데, 세계 최강팀 독일의 코칭 스태프들이 이런 실책을 저지른 것이다.
비록 대회 직전까지 멕시코와 스웨덴을 분석하느라 약체인 한국에 대한 분석을 많이 못했더라도, 적어도 스웨덴전 직후부터라도 감독과 코치들이 최선을 다해 한국을 분석해야 했다. 그러나 이렇듯 경기 내, 외적으로 한국 분석에 게을렀음이 드러났고 이는 실수가 아닌 코치진으로서의 직무유기였다.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팀들은 아무리 약체로 분류된다 해도, 엄연히 지역예선을 뚫고 왔으므로 일정 수준 이상의 축구 실력은 가지고 있는 팀들이다. 더군다나 상대팀 역시 자신들의 전력이 명백히 열세라는 것을 알면 5백, 심지어는 전원수비라는 같은 극한의 수비 축구와 같은 변칙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도 있어서[52] 아무리 강팀이라도 어떤 경기도 방심할 수 없고 해서도 안되는데 이를 망각한 코치진은 아주 값비싼 대가를 치렀다.[53]
그리고 한국이 독일에 비해 전력이나 전적이 열세임은 분명하지만, 독일은 중요한 사실 한 가지를 잊고 있었는데, '''이 경기 이전까지 치른 3번의 A매치에서 독일은 단 한 번도 대한민국을 쉽게 이긴 적이 없었다.''' 2번의 월드컵 무대에서의 대결에서 한국은 독일에게 '''1점 차 패배를 기록'''했고,[54] 평가전에서는 되려 2점 차 완패까지 당해 골득실 차로는 동률이었다. 아시아 팀들을 상대로 절대적 우세를 자랑하는 독일이 유독 한국을 상대로는 이러한 것은 세계적 관점에서도 의아한 부분이다.
1954년에 아시아 국가 중 주권국가로서 처음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한국은[55] 1986년 월드컵 이후 줄곧 본선에 진출하며 비록 본선 첫 승리는 2002년에 했지만 종종 독일 뿐 아니라 여러 전통의 강호로 평가받는 팀들을 월드컵 무대에서 고전시킨 전적이 있다.
  • 헝가리 축구 국가대표팀 : 1954년 스위스 월드컵 에서 한국이 헝가리 축구 국가대표팀에게 9:0으로 진 것은 엘 살바도르와 더불어 월드컵 본선 최다 점수 패배 타이 기록이다. 그러나 당시 헝가리는 별명이 '황금 팀(The Golden Team)'으로 불릴 정도였고, 불과 얼마 전 잉글랜드와 서독을 5점 차 이상으로 제압하는 전력이었던 반면 당시 대한민국의 국가 사정이 좋지 못하여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기술 교육은커녕 합숙훈련 한 번도 받을 수 없었음은 물론이고[56] 스위스 숙소에 선발 선수단만 경기 몇 시간 전에 도착하여 눈만 좀 붙이고 곧바로 경기에 나섰다. 당연히 컨디션이 최악인지라 경기 도중 한국 선수들이 서너 명씩 쓰러지고 활동량이 가장 적은 포지션인 골키퍼 홍덕영도 다리에 쥐가 났다고 한다. 하지만 비록 결과는 대패였으나, 당시 홍덕영 골키퍼의 말에 따르면 헝가리는 상대가 누구이든 10분 안에 2골 정도를 넣기로 유명했는데, 한국을 상대로는 10분이 넘었는데도 득점하지 못해 FIFA 푸스카스상으로 유명한 페렌츠 푸스카스가 초조해져서 동료들에게 화낼 정도였다. 현장에 있던 기자는 점수 차이가 벌어짐에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한국 선수들이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회고하였다. 이런 배경들을 고려하면 오히려 불명예가 아닌 한국이 투지로 강팀들을 고전시킨 예 중 하나로 봐야 한다.(그래서 오히려 헝가리 팀이 욕을 잔뜩 먹었다.아시아에 알지도 못하는 나라를 상대로 최강팀이 이정도밖에 못 넣었냐면서.)
  • 벨기에 축구 국가대표팀 : 월드컵 무대에서 한국 상대로 2승 1무로 진 적은 없지만,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때 2:0으로 이긴 것을 제외하면 다득점으로 이긴 적이 없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벨기에는 차범근 감독이 조별리그 도중에 경질되는 혼란과 대회 전체 꼴찌까지 당할 수 있는 위기에 악이 받쳐 '마지막 경기만큼은 제대로 치르겠다.'는 결의에 찬 한국과 비겨버리는 바람에 한국과 함께 조별리그에서 짐을 싸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57] 또한 한국 대표팀이 망가질 대로 망가진 반면 벨기에는 황금세대를 자랑하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도 선수가 퇴장당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후반 30분 넘게 지나서, 그것도 오프사이드 오심으로 인한 골로 간신히 1:0 신승을 거두었다.[58]
  • 포르투갈 축구 국가대표팀 : 2002 FIFA 월드컵 한국·일본에서의 한국과의 1패가 전부다. 조별리그 최종전이었던 이 경기에서 한국은 지단, 호나우두와 더불어 당대 최고의 축구 스타였던 루이스 피구를 K리그 선수 송종국을 이용해 지워버려 세계를 놀라게 했고, 이에 다급해진 포르투갈은 거친 플레이로 2명이나 퇴장하며 한국과 무승부 거래를 시도하는 모습까지 보이다가 결국 박지성의 결승골로 조기 귀국 비행기에 탑승했다.
  • 프랑스 축구 국가대표팀 : 한국에게 월드컵 무대에서나 A매치를 통틀어 패한 적이 없고, 2001년 컨페드컵때 한국을 5:0으로 대파하여 마르세유 참사, 체코전과 더불어 히딩크의 초기 별명이 5:0인 이유를 제공했다. 그러나 불과 1년 후 월드컵 직전에 치른 최종 평가전에서 지네딘 지단까지 포함된 최정예 스쿼드였음에도 한국에게 잠시 1:2로 역전당해 끌려가다가 3:2로 진땀승을 했고,[59] 2006 FIFA 월드컵 독일에서는 당 대회 준우승 팀임에도 한국과 1:1 무승부를 거둔다.
  • 우루과이 축구 국가대표팀 : 2010년 월드컵 당시 우루과이는 네덜란드, 독일과 난타전을 벌여 1점 차 석패할 만큼 전력이 강했으나, 한국을 후반 80분이 넘어가서야 2:1로 가까스로 제압하여 우루과이 선수들과 감독들조차 '매우 힘든 경기였고 우리가 운이 좋았다.'고 스스로 인정하였다. 그나마 1982년 첫 만남 이후 한국에게 줄곧 A매치 무패였으나, 2018년 10월 12일에 펼쳐진 A매치에서 비록 한국의 홈이고 수아레스가 결장했으나 FIFA 랭킹 50계단 가까이 차이가 나는 상황에서[60] 한국에게 패하며 무패 행진도 마감하였다.
  • 이탈리아 축구 국가대표팀과는 월드컵에서 2차례 만나서 1승 1패이다. 1986년 월드컵에서 엄청난 편파판정의 수혜를 업고도[61] 비기고 있다가 조광래의 자책골로 인해 간신히 2:3으로 신승했던 이탈리아는 2002년에는 0:1로 앞서다가 종료 직전 설기현의 동점골로 연장행, 안정환의 골든골로 2:1로 역전패를 당했다.
  •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 : 월드컵 무대는 아니지만 한일 월드컵 직전에 한 차례 만나서 1:1로 비겼다. 한국도 최전성기였으나, 당시 잉글랜드는 독일을 5:1로 대파하고 당 대회 우승팀 브라질을 상대로 1:0으로 앞서다가 2:1로 역전패하는 등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 스쿼드를 자랑했었다.
  • 브라질 축구 국가대표팀 : 월드컵 무대에서 만난 적이 없지만 1998 프랑스 월드컵 준우승국임에도 한국을 상대로 1997년에 1:2로 신승, 1999년에는 김도훈의 종료 직전 결승골로 1:0 패배를 당하며 유럽과 남미를 제외하면 A매치 무패 행진을 마감하였다. 2002년 월드컵 직후 우승국으로서 호나우두가 포함된 최정예 스쿼드로 임한 친선전에서 1:2로 끌려다니기까지 하다가 2:3으로 신승하였다. 비록 2013년의 평가전에서 2:0, 2019년 평가전에서 한국에게 한 수 위의 기량을 선보이며 3:0으로 이겼으나, 모든 면에서 밀렸던 2013년과는 달리 2019년에는 약팀이 강팀을 상대로 주로 취하는 수세적 전략이 아닌 대담한 맞불 작전으로 나선 한국에게 점유율과 코너킥 개수 등의 지표를 압도하지 못했고, 유효슈팅 개수는 오히려 뒤지는 결과까지 나왔다.
  • 스페인 축구 국가대표팀 : 월드컵에서 1승 2무로 한국에게 패한 적은 없지만 다득점 승리는 1990년에 3:1 승리 뿐이고 1994년에는 2:0으로 스페인이 앞서고 있다가 종료 5분 전에 홍명보의 만회골과 종료 직전에 서정원이 동점골을 넣으면서 2:2로 비겼다. 2002년에는 김남일의 부상으로 한국의 수비진이 불안했음에도 0:0으로 비기고, 승부차기에서 이운재가 호아킨의 슛을 막으면서 5:3으로 한국에게 막혀 4강에 진출에 실패하였다. 2010년에는 한국과의 친선경기에서도 불과 얼마 후 당해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할 정도의 전력이었음에도 1:0으로 신승하였으나, 한국 축구의 침체기에서 벌어진 2012년과 2016년 친선경기들에서 4:1, 6:1로 연이어 대패하며 빛이 바랬다. 근데 그 와중에도 클린 시트에는 실패했다는 게 의아할 따름.
  • 아르헨티나 축구 국가대표팀 : 월드컵 본선에서 한국을 연이어 대파한 예외적 경우이고, A매치를 통틀어도 한국을 상대로 무패이다.[62] 그러나 아르헨티나는 한국과의 2번의 맞대결 모두 디에고 마라도나리오넬 메시라는 축구 역사를 통틀어 손꼽힐 최고의 선수를 보유하고 있었다. 1986년 당시 우승을 차지한 아르헨티나였고, 2010년에는 스쿼드 차이와 별개로 메시를 지나치게 경계한 전술적 패착은 있었으나, 과감한 맞불 전략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고 염기훈의 실책만 아니었다면 대패할 경기는 아니었다. 또한 그나마 스페인처럼 클린 시트를 못하고 꼭 1골씩 먹었으며,[63] 2003년 친선 경기에서도 1:0 신승이었다.
  • 네덜란드 축구 국가대표팀 : 월드컵 본선에서 아르헨티나와 더불어 한국을 대파한 유이한 경우로 1998년 월드컵에서 거스 히딩크가 이끄는 네덜란드는 한국을 5:0으로 제압하였고 그나마 히딩크도 인정할 정도로 김병지가 잘 해서 그 정도 실점으로 끝난 것이다. 그러나 이후 2007년 친선전에서는 2:0으로 한국을 이겼지만, 경기 내용 상 비교적 대등한 경기력을 선보였으니 현재 한국을 압살할 수 있는 팀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독일이 한국을 이긴 월드컵 경기들은 경기 내용에서 해당 사례들보다 더 치열했고, 심지어 패한 한국이 호평을 받고 이긴 독일이 혹평을 받아 왔다.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한국은 조별예선 3차전에서 독일을 상대하여 2:3으로 졌지만, 3:0으로 지다가 후반에 황선홍과 홍명보의 연이은 골로 당시의 독일을 긴장하게 만들었고, 사실 최인영의 어이없는 실수가 아니었으면 충분히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었던 경기였다. 후반전에 폭염 아래 지친 독일에 비해 한국은 득달같이 달려들어 1점 차로 따라붙자 최전방 공격수였던 위르겐 클린스만까지 수비에 가담하는 등 고전했고, 경기 후 클린스만은 '단 5분의 시간만 더 있었다면 우리가 패배했을지도 모를 상황이었다.'라고 인정할 정도로 독일은 후반전에 펼쳐진 한국의 반격에 상당히 고전했었다. 이 경기의 충격이 얼마나 상당했는지 독일이 이기고 있음에도 독일 관중들의 비난이 쏟아졌고, 슈테판 에펜베르크는 이를 참지 못한 나머지 그 관중들에게 손가락 욕을 날리다가 즉시 교체되어 귀국 조치는 물론 국가대표에서 영구 퇴출이라는 중징계까지 받음으로써 바보 짓을 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말았다.[64] 당시 독일 내 언론들은 '전후 최악의 졸전' 등 자극적인 기사 제목을 뽑으며 대표팀을 비난했다.
2002년 월드컵 4강전에서도 독일은 후반 30분에야 겨우 1골을 넣어 신승을 거두었다. 당시 한국은 조별리그 3차전부터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 전통적 강호들과 악전고투를 벌이고 연장전 및 승부차기까지 가며 4강까지 올라갔다. 당시 포르투갈은 파울레타, 누누 고메스, 루이스 피구, 세르지우 콘세이상, 비토르 바이아 등 황금세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었고, 이탈리아는 크리스티안 비에리프란체스코 토티, 파올로 말디니, 알레산드로 네스타, 잔루카 잠브로타 등 황금 세대 선수들로 구성되어 당시 FIFA 랭킹 1위이자 월드컵 우승후보 0순위였던 프랑스를 월드컵과 유로 결승에서 만나 명승부를 펼치다가 석패할 정도의 강팀이었다. 스페인 역시 전 포지션을 라울 곤잘레스[65], 페르난도 모리엔테스, 비센테 로드리게스, 호아킨 산체스, 차비 에르난데스, 페르난도 이에로, 미첼 살가도, 카를레스 푸욜, 이케르 카시야스와 같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한 강팀이었다.[66]
단순 전력만 봐도 한국의 상대는 모두 레전드 팀들이었는데, 미국전에서 패배한 포르투갈은 16강 진출이 좌절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레드카드를 2장이나 받을 만큼 거친 플레이를 하였고, 이탈리아는 국대 자체의 특징 때문에 비매너에 가까운 수준의 거친 플레이를 서슴치 않아서 많은 한국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면서 연장전까지 치렀으며, 스페인전에서는 연장전을 다 치르고 승부차기까지 갔을 뿐 아니라 김남일이 부상이 악화되어 수비가 불안해진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한국은 안 그래도 강팀만 만나온 상황에서 체력 소모나 전력 누수가 더욱 큰 상황이었다. 사실 대회 전에는 평가전들의 결과가 좋지 못해 박종환 같은 국내 축구 지도자들은 히딩크를 비난하기에 여념이 없는 등 조별예선 통과에 대한 비관론도 있을 정도였지만, 한국은 이러한 최악의 대진운에도 전력상 우세한 우승후보들을 그야말로 악전고투 끝에 제압하며 만신창이로 올라온 상황이었다.
반면에 독일은 한국과 다르게 조별리그 3차전 상대는 2002년에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1:0으로 신승한 것을 제외하면 별 볼일 없는 성적을 보이고 있던 카메룬[67]이었고, 16강 상대는 남미에서 하위권에 속하고 조별리그부터 시원찮은 경기력을 보이다가 스페인이 남아공을 상대로 이겨준 덕에 남아공을 다득점에서 1점차로 제치고 16강에 기적적으로 올라온 파라과이였다. 그런데 그런 파라과이를 상대로 대승은 커녕 무기력하고 지루하기까지한 졸전을 벌이다가[68][69] 경기 종료 시간이 임박할 때에 겨우 골을 넣어 1:0으로 꺾었으며, 8강 상대인 조별리그에서 포르투갈을 이기고 한국과 무승부를 거둔 미국도[70] 폴란드에게 1:3으로 완패하여 한국이 포르투갈을 잡은 덕으로 16강에 행운으로 올라오는 등[71] 좋은 경기력을 가졌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대였다. 더욱이 미국은 독일전 당시 체력과 심리 상태도 좋지 않았다. 16강에서 라이벌 멕시코를 만나 처절한 승부를 벌였고, 당시 한국에서는 2002 동계올림픽 당시 오노의 할리우드 액션과 경기 1주일 전에 있었던 미군 여중생 압사 사건으로 인한 반미 분위기로 관중들이 상대팀을 응원하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압도적인 응원 분위기를 업고도 독일은 미국을 상대로 겨우 1:0 신승을 거둔다.
이렇듯 한국은 독일보다 전력상 우세한 팀들을 거친 내용의 경기에 연장전까지 치러가며 올라왔고,[72] 독일은 비교적 수월하게 올라왔으며 연장전도 치른 적이 없는 등 모든 면에서 한국보다 유리했는데도 고작 1골을 후반에 겨우 넣으며 신승한 것이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전력 소모 측면에서 분명 한국이 불리했지만, 당시 한국은 최전성기였고 독일은 골짜기 세대였는데 신승이나마 독일이 이기지 않았느냐.'고 변명할 수 있다. 실제로 당시 독일에서 레전드급 선수는 미하엘 발락하고 올리버 칸 뿐이었고, 훗날 호나우두의 월드컵 최다 골 기록을 갱신하게 되는 미로슬라프 클로제는 당시 자신의 첫 월드컵 출전이라서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는지[73] 토너먼트로 들어선 후 크게 활약하지 못했다.[74] 이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마이클 오웬이 날아다니는 잉글랜드에게 1:5라는, 두 번 다시 생각하기 싫은 점수로 대패하여 전술했듯이 플레이오프까지 떨어졌다가 우크라이나를 꺾고 간신히 본선에 진출한 것이 당시 독일의 상황이었다. 이에 독일은 '녹슨 전차군단'으로 불렸고, 이러한 상황에서 준우승한 것도 큰 이변으로 여겨져 당시 신문선 해설위원이 결승전에서 독일이 패배했음에도 독일 감독이었던 루디 푈러에게 '귀국하면 환영받을 것이다.'라고 말했던 것이다.
하지만 2004년에 독일은 한국과의 친선전에서 1:3이라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완패를 당하고 만다. 당시 독일은 정예 1군으로 나왔고, 2년 전과 달리 세대 교체에 성공하여 직전 경기에서 일본을 가볍게 제압할 정도로 전력과 경기 감각이 좋았으며, 해운대에서 휴가를 즐길 만큼 체력도 충분했고, 시차 적응까지 된 상황이었다. 2년 전 한국에게 패배를 안겨 준 발락과 올리버 칸도 출전했지만, 2점 차 완패를 당한 것인데 이는 '''독일이 아시아 팀에게 당한 첫 A매치 패배이다.'''
더욱 독일에게 치욕적인 사실은 당시 한국이 해외파들을 거의 소집하지 못해서 이 경기를 다수 유망주들을 포함한 2군에 가까운 스쿼드로 임했다는 것이다.[75] 이 경기에서 이운재는 2002년에 자신을 상대로 골을 넣은 발락의 페널티킥을 막아서 복수에 성공했고, 역시 2년 전 이천수의 결정적인 슛을 막아서 한국에게 패배를 안긴 올리버 칸은 이동국의 터닝 슛을 포함하여 3골이나 먹히며 멘탈이 가출한 모습을 보여줬으며, 필립 람차두리한테 여러 번 처참히 털렸다.
여기에서도 뢰프 감독이 연이은 성공으로 오만해졌음이 드러나는데 당시 뢰프는 대표팀 수석코치로서 그 현장에 있었던 사람이다. 독일이 대표팀 수석코치가 감독직을 계승하는 전통이 있고,[76] 당시 독일의 감독인 위르겐 클린스만이 전술 수립보다는 선수들의 컨디션과 조직력을 다지는 일에 주력하는 스타일로 유명한 것을 감안하면[77] 실질적으로 이 경기에서 독일의 전술을 책임진 사람은 분명 뢰프였다. 쉽게 말해 뢰프는 이미 한국과의 지략 대결에서 완패한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뢰프는 14년이라는 꽤 긴 시간이 지나서인지, 월드컵 우승을 포함해 메이저 대회에서 4강 이상의 성적을 거두는 성공만을 거듭해온 탓인지 그 일을 잊어버리고 조 추첨 당시부터 "한국은 생소하다."고 답변하면서 경기 직전까지 한국을 만만히 보며 기본적인 분석조차도 게을리하다가 결국 한국한테 또 완패를 당함으로써 기어이 자신의 커리어에 심각한 오점을 남긴 것이다.
또한 업무와 별개로도 비난의 여지가 있는데, 차범근분데스리가에서 손꼽히는 스타 선수로 활동하던 시절에 뢰프는 차범근의 교체 선수에 불과했던 무명 선수였다. 그럼에도 차범근은 그런 뢰프를 따뜻하게 대해 주었고, 뢰프도 그건 잊지 않았는지 '한국은 생소하다.'고 말한 직후에 "하지만 차붐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라며 차범근에게 호의적인 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그런 차범근과의 인연을 생각해서라도 한국에 대해서 '생소한 상대'라는 발언은 안 했어야 했다. 쉽게 말해서 차범근은 뢰프가 한참 자신보다 못한 시절에 호의적으로 대했는데, 정작 뢰프는 자신이 크게 성공했다고 차범근의 조국을 '듣보잡'이라고 한 것이다.
그리고 비록 A매치는 아니지만, 불과 2년 전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축구/남자축구 조별리그에서도 한국과 독일이 만나 접전 끝에 3:3으로 비긴 적도 있다. 그 때도 주도권은 독일이 쥐었으나 날카로운 역습으로 한국이 3골이나 득점했고, 그 무승부도 내용을 보면 '독일을 상대로 종료 직전까지 리드하다가' 키퍼의 킥 미스와 그로 인한 프리킥 + 킥의 굴절 등의 운이 작용한 세르주 냐브리에게 동점골 때문임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독일을 잡을 뻔한 경기였다. 그리고 이 대회에서 준우승한 독일이 브라질과의 결승전 전까지의 전적이 3승 2무였는데, 그 2무의 상대가 2년 후 월드컵에서 독일을 탈락시킨 대한민국멕시코였다. 그리고 이 대회에서 대한민국 U-23 대표팀 감독은 '''신태용이었다.'''
종합하면 독일의 선수들과 코치진은
  1. 몇 년 동안 부진했지만 그래도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에 성공한 아시아의 강팀이고
  2. 홈 이점도 있었으나 월드컵 준결승에 진출한 경험이 있는 유일한 아시아 팀이며[78]
  3. 월드컵 맞대결 두 번에서 두 번 모두 자신들을 고전시켰을 뿐 아니라
  4. 자신들에게 A매치 2점차 패배를 안겨준 첫 아시아 팀이고[79]
  5. 얼마 전 U-23에서도 자신들을 고전시킨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을 그저 '선수들의 개인 기량만으로도 사뿐히 즈려 밟을 수 있는 상대'라고 방심했다가 씻기 어려운 치욕을 당하고 만 것이다.
분명 경기 당시 독일과 한국이 축구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이나 전력 차이는 현저했고, 차범근이나 세 번의 맞대결도 최소 십수 년이 지난 일이며, 최근 한국의 경기력이 좋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프로의 기본은 어떠한 경우라도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인데, 독일의 감독과 코칭스태프, 선수들 모두가 이러한 기본조차 망각하고 한국을 상대한 것이다.

어제 위르겐 클린스만과 통화했다. 그는 미국 대표팀을 오랜 기간 이끌면서 멕시코를 수없이 상대해본 감독이다. 그는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독일 축구 협회와 접촉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클린스만은 최근 수 년간 멕시코 경기를 최소 20번은 본 전문가였는데 말이다.[80]

한국은 얼마 전까지 독일인인 울리 슈틸리케가 이끌었다. 왜 독일 축구 연맹은 그에게 연락하지 않았을까? '''그들은 그저 멕시코, 한국 등으로 스카우트를 보내 한두 경기 정도만 본 게 전부였다.'''

베르티 포크츠[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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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방심은 멕시코에 대한 정보가 많이 있는 클린스만 감독은 물론 조 추첨 몇 달 전까지 한국 대표팀 감독을 수 년간 맡고 있었던 독일인 감독 울리 슈틸리케에게 접촉할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극에 달했다고 볼 수 있다. 본 문서 '경기 전' 항목에서 서술했던 자국 대학생들까지 동원해 최대한 정보를 수집했던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독일은 완전히 사라진 것이었다. 물론 슈틸리케가 감독으로서의 역량이나 안목이 좋지 못해서 의미있는 전술적 조언까지는 기대하기 어렵지만,[82] 한국 선수들 뿐 아니라 신태용도 재임 도중 수석코치로 삼아 오랫동안 함께 일해봤던 그였기에 접촉에 성공하면 한국 팀 개개인에 대한 최상급의 정보를 얻을 수 있었음에도 말이다.
물론 독일 축구계와 슈틸리케의 관계가 좋지 못했다는 건 유명한 사실이다. 슈틸리케는 자국에서도 평판이 나빠서 독일의 축구인들과 축구팬들 모두 슈틸리케를 좋아하지 않아서 슈틸리케호의 초기 성적이 나름 괜찮았을 때도 '슈틸리케처럼 수준 낮은 감독을 한국에서 왜 데려갔는지 모르겠다.', '슈틸리케는 결코 좋은 감독이 아니다.'라며 한국 축구를 걱정하는 내용의 글이 인터넷에 올라왔을 정도였다. 그러나 독일의 경우 슈틸리케의 무능에 대한 거부감과 그로 인해 중용되지 못한 것에 대한 슈틸리케의 반감 정도인 반면에 한국의 경우는 슈틸리케의 여러 실언과 실책으로 한국의 축구협회나 선수들을 포함한 축구인들은 물론 언론, 대중들과도 모두 척을 진 상황이었다. 그로 인해 한국에서 전방위적으로 비난받고 불명예 경질당한 슈틸리케는 이 경기 전까지 '한국인들은 2002년에 얽매여 있고, 전패 탈락할 것'이라며 저주하던 상황이었으니 이것을 고려하면 독일의 협조 요청에 그가 응했을 가능성이 높다. 설령 슈틸리케가 자국 축구계에 대한 악감정이 생각보다 커서 독일의 접촉을 거부했더라도 '시도했는데 안 된 것'과 '시도도 안 해본 것'은 엄연히 다르다.
반면 한국은 독일 축구를 경험한 차범근과 차두리 코치, 독일에서 현역으로 뛰고 있는 구자철, 그리고 독일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던 손흥민 등이 가진 경험과 안목을 총동원했다. 실제로 이전 한국은 차범근이나 차두리에게 독일 축구에 대한 정보를 많이 얻어왔고, 전술한 2004년 독일과의 친선전에서 미하엘 발락의 페널티킥을 이운재가 막은 것도 '왼쪽으로 찰 것이다.'라고 독일 선수들끼리 얘기하는 것을 독일어를 아는 차두리가 듣고 이운재에게 귀띔해 준 영향이 컸다.
경기 전반전 벤치만 봐도 독일 선수들은 조별리그 탈락을 불러올 수 있는 경기임에도 긴장은커녕 서로 히히덕거리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는 한국을 상대로 방심한 또 다른 증거이다. # 마치 소속팀이 스윕을 당해 한국시리즈 우승 실패 위기에 몰렸음에도 불구하고 상황파악 못하고 실실 쪼개는 모 감독을 연상시킨다.
이랬다가 후반까지 0:0이 지속되자 독일은 이용의 부상에도 시간이 흘러가는 것에 다급해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결국 득점은 커녕 김영권에게 실점까지 당하자 단체로 이성을 잃고 추가시간에 골키퍼 노이어까지 공격에 가담하다가 결국 손흥민한테 추가 실점까지 당하고 만다.
물론 당시 독일은 0:1이든 0:2든 어차피 지면 탈락이고, 심지어 비겨도 탈락인 상황이었므로 공격 비중을 극단적으로 올린 것에 대해 옹호의 여지가 있으며, 실제로 종종 있는 일이다. 또한 골키퍼가 골대를 비우는 건 매우 극단적인 전술이니 분명 감독인 뢰프의 지시나 동의가 있었을 것이 분명하므로 단지 노이어가 당시에 골대를 비운 사실 하나만 갖고 '골키퍼의 본분을 망각했다.'고 비난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에서는 이 전술을 심지어 헤딩골로 성공한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노이어는 공격에 가담해야 한다는 생각에 너무 몰두했는지 드리블 등 개인기가 부족하다는 골키퍼로서 필연적인 자신의 약점을 망각하고 지나치게 한국 진영에 깊게 침투하여 공을 다루는 실수를 했다. 물론 노이어가 필드로 나오자마자 그랬던 것은 아니고 다소 후방인 하프라인 근처에 있었으나, 독일의 공격이 계속 실패해서 다급해졌는지 자신이 스로인을 받아서[83] 빨리 동료에게 패스하지도 않고 직접 슛을 하기 위해 드리블하다가 주세종에게 공을 뺏겨버린다. 경기 후에 기자들이 주세종에게 노이어를 상대한 소감을 묻자, "상대가 (비록 천하의 노이어지만) '''골키퍼라서 개인기가 부족할 거라 생각하고''' 용기내서 달려들었다."라고 답했고 이는 정확한 판단이었던 것이다.[84] 다급한 상황이었음을 감안해도 누구나 아는 기본조차 망각할만큼[85] 독일의 감독과 선수들 모두가 단체로 이성을 잃었던 것은 그들 전원이 '한국에게 질 수도 있다.'는 것을 꿈에서조차 생각하지 못했음을 말해준다.
토너먼트와 달리 골득실로도 탈락 가능성이 있는데 전력을 다하지 않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지만, 정말 한국이 전력을 다하지 않아도 압승을 거둘 상대로 보였다면 분석만 철저히 하고 경기에는 상위 라운드를 대비한 체력 안배로 2군을 선발로 내보내야 했다.[86] 그런데 반대로 분석을 이미 게을리했으면서 겉으로만 '결승전처럼 임하겠다.'며 1군을 내보내서 그들의 개인 기량만으로 한국을 다득점으로 이기기를 바라는 것은 잘못된 것을 넘어 무모하기까지 했다.
물론 선수들의 수준은 지금도 중요하지만, 현대 축구는 전술이 고도화되어 선수들의 평균적 개인 기량 수준이 상대보다 우위에 있더라도 전술을 잘못 구사하면 충분히 패할 수 있다. 2002 월드컵 이후, 이전과 다름없이 온 나라가 축구를 사랑해서 걸출한 기량의 인재들이 수없이 배출되어[87] 유럽 팀들과 비교해도 절대 스쿼드에서 뒤지지 않는 남미 팀들이 월드컵에서 우승하지 못하고 있는[88] 가장 큰 이유가 오랫동안 선수 개개인의 역량 중심의 축구를 해 온 탓에[89] 상대적으로 최적의 전술을 구상하고 이를 실현하는 능력이 유럽 팀들보다 부족하기 때문이다.[90] 그리고 이러한 점이 얼마 후 남미 팀 전원이 4강 진출에 실패하면서, 특히 브라질이 한 수 아래로 여겼던 벨기에한테 패배하는 모습을 통해 여실히 드러난다.[91] 한 선수의 능력으로 월드컵 우승을 이끄는 것도 예전에는 그나마 펠레디에고 마라도나가 성공했었지만, 지금은 그 둘에 필적한다는 리오넬 메시크리스티아누 호날두조차도 이러한 이유로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지 못하고 있다.
결국 '멕시코와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최소 1승 1무는 따내고 '''한국 따위는 가뿐하게 즈려밟으며''' 16강에 진출한다.'는 전차군단의 야심찬 계획은 만신창이가 된 백호의 독기 어린 마지막 발악에 처참하게 실패하며 나치 독일 시절인 1938년 월드컵 이후 80년만의 1라운드 탈락, 수치상으로는 독일의 월드컵 출전 역사상 '''최하 등수'''라는 끔찍한 성적표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1938년 대회는 조별예선이 없어서 아예 본선경기를 16강전으로 시작했고, 처음에 무승부로 끝난 후 재대결에서 패배한 것인데다가 이 때 10등을 기록했기에 '''22등'''을 기록한 지금이 그 때보다 더욱 나쁜 성적인 셈이다.[92]
이에 대해 한 유튜브 유저가 이러한 댓글을 남겼다.

Germany went to Russia 3 times unprepared.

1) World War 1

2) World War 2

3) World Cup 2018

'''It seems they never learn from their past.'''

독일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3번 러시아로 향했지.

1. 제1차 세계 대전

2. 제2차 세계 대전

3. 러시아 월드컵

'''쟤네들은 과거를 통해 배운 게 없는 것 같다.'''

더 큰 문제는 그렇게 전 세계적으로 망신을 당하고도 정신을 못 차렸는지 18-19 네이션스 리그를 앞두고 올리버 비어호프 국가대표 단장은 "네이션스 리그는 세계 챔피언 혹은 유럽 챔피언의 타이틀이 주어지진 않는 대회이지만 우리는 프랑스와 네덜란드라는 매력적인 국가를 상대한다. 조지아와 같은 나라와 친선경기를 치르는 것보다 이것이 더 낫지 않나?"라며 또 타국 대표팀을 비하했다는 것이다.
결국 저 발언 직후 네덜란드에 0:3으로 떡실신당하고, 이후 프랑스와 네덜란드를 상대로 2무 2패라는 처참한 성적을 거두며 결국 리그 B로 강등되는 굴욕까지 겪고 말았다. 반대로 비하의 대상이 된 조지아는 비어호프 단장의 말을 비웃기라도 하듯 UEFA 네이션스 리그에서 여유 있게 연승을 이어가며 리그 C로 승격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 때문에 조별예선 탈락으로도 그 동안의 성과 덕분에 어느 정도 유지되던 뢰프의 입지도 점점 위태로워지고 있다. 물론 독일 축구 연맹은 2022년까지 뢰프를 믿고 재신임하겠다고는 했지만,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팀의 성적이 하락하게 되면 뢰프 역시 경질당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 독일 국대 문제는 단순히 뢰브를 경질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선수들의 기강만 해이한 것이면 강력한 리더십이 있는 감독과 코치진이 와서 바로잡는다면 금방 해결될 일이지만, 국가의 축구 관련 정책을 주도하는 독일축구협회 자체가 오만에 빠져 해이해진 것이 더 큰 문제이다. 그런 것이 아니라면 자국 역사 최대의 굴욕을 당하고 웃음거리가 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국가대표 단장이란 사람이 또 타국 국대를 비하하는 미친 짓을 할 리가 없다. 당장 그 국대가 승점자판기라고 불리는 아시아 국가에게, 그것도 클린시트 다실점으로 완패를 당했음에도 그런 발언을 했다는 것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는 것이 된다. 다시 언급하는 것이지만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대회에서 당시 전 대회 우승국인 스페인은 조별리그에서 2경기 연속 패배로 조기 탈락이 확정되는 수모를 겪었지만 그래도 아시아 대표였던 호주와의 마지막 경기에서는 완승을 거두고 귀국했다.[93] 그런데 독일은 그나마 최근에 본선도 겨우 진출한 아시아 팀에게 무득점에 다실점으로 완패를 당해 독일 축구 역사상 첫 조별리그 최하위 탈락이라는 치욕을 당했음에도 정신을 못차리고 저런 망언까지 했을 정도였으니 이것을 봐도 현재의 독일축구협회의 상황이 얼마나 심각하게 나쁜지를 알 수 있다. 독일이 정상이었다든지 월드컵 직전에 있었던 평가전 결과가 뢰프 감독이 크게 화가 났을 정도였다면 경기 직후 축구협회와 선수들은 이를 심상치 않게 여겼어야 했다.
즉, 현재의 독일 국대는 단순히 선수단과 코치진은 물론 축구 협회 자체까지 오만에 빠져 해이해진 것이 근본적인 문제이며, 협회 자체의 기강 확립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상 뢰프가 아닌 어느 누구도 감독으로 오더라도 독일의 부진을 제대로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다.
월드컵 본선과 그 이후의 독일 대표팀 성적은 디펜딩 챔피언 징크스로 볼 정도를 이미 넘어선 것이다. 월드컵 1년 전만 해도 독일의 행보를 볼 때, 독일은 분명히 세계 최강다운 면모를 보여줬으나, 본선에 올라온 이후의 독일의 모습은 오히려 실망 그 자체였다. 그러나 독일에게 더 실망스러운 것은 그러한 대실패 및 그로 인한 치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반성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종합하여 결론을 내리자면 독일 즉, 전차군단은 감독, 코칭스태프, 선수들 모두가 너무나 오만방자해져서 기본까지 망각하다가 결국 세계적인 웃음거리로 전락하고 말았으며 2018년도 연말까지 암울한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는 것이다.

3.2. 확실한 크랙의 부재


이는 경기가 늪에 빠진 후반전에 두드러진 문제점이다. 분명 크랙이나 플레이메이커 1인 또는 몇몇의 개인 기량에 의존하는 방식은 선수의 노화나 부상 시 대체할 수 없는 불안정한 성격을 가지므로 최대한 지양해야 한다. 이러한 점이 드러난 대표적인 예가 2000년대 초반의 프랑스인데 지단의 부재는 세네갈 쇼크로 대표되는 파멸적인 결과를 가져왔고, 2014년 브라질도 치아구 시우바 한명이 빠진이유로[94] 미네이랑의 비극을 겪었으며, 2010년대 후반부터 아르헨티나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이런 경향을 보이는 팀이다.
독일은 이러한 방식의 경기 운영이 아니라 준수한 선수단의 조직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특징이자 장점이었고, 오랜 시간 동안 기복 없는 성적을 거두게 한 원인 중 하나였다. 또한 이는 전술했듯이 현대 축구에서 점점 전술이 고도화되면서 이에 비례하듯 세계에서 독일의 경쟁력을 더욱 향상시켜 왔다.
그러나 여전히 경기가 지지부진할 때 활로를 뚫어 줄 크랙의 존재는 중요하다. 후반전에 독일이 파상 공세를 시작하자 한국은 손흥민을 제외하고 거의 전원이 박스 안이나 주위에 포진해 조밀한 수비벽을 형성하여 대응했는데, 수비 측에서 이렇게 나오면 공격 측이 월등히 전력 상으로 우세한 세계적인 강팀이더라도 통상적인 방법으로는 득점하기가 어려우므로 같은 축구 선수들 중에서도 특출난 선수의 능력을 활용해야 한다.
일단 압도적인 힘으로 상대 수비벽을 부숴버리는 탱크의 부재는 예외로 둘 수 있다. 운동 선수들 중 체격 좋은 피지컬 괴물들이 많은 것은 당연하지만, 그건 상대도 마찬가지이다. 더구나 센터백은 상대의 에이스 공격수를 견제하기 위해 팀에서도 가장 신체 조건이 좋은 선수가 맡는 것이 일반적이고, 수비이므로 당연히 주요 지점을 선점하고 있으며, 후반전에 한국이 전개한 늪 축구에서는 센터백을 지원할 수 있는 동료 수비수들도 가까이 있는데 상대가 누구이든 이들이 세운 방어진을 개인의 힘으로 뚫어내는 상황을 자주 만드는 선수는 드물 수 밖에 없다.[95]
이런 경우 공격 측에서 가장 통상적으로 쓰는 방식은 정확한 중거리 슈팅 능력을 가진 선수를 활용해 득점 또는 상대 수비수들을 의무적으로 끌어내서 상대 수비진의 균열을 이끌어내는 것으로 실제로 독일도 시도하였다. 그러나 한국 선수들은 독일 선수들이 공을 잡으면 다각도에서 압박하여 슈팅할 공간이나 조준할 시간을 주지 않았는데, 이러한 극심한 방해를 뚫고 중거리에서 득점에 성공할 독일 선수는 없었다. 물론 한국 선수들이 압박하던 독일 선수로부터 공이 떠나면 득달같이 수비진에 복귀하는 투혼도 높이 평가되어야 하는 부분이다.[96]
독일이 한국을 상대로 월등한 신장으로 공중전에서 이기거나, 비좁은 공간에서도 기술로 무쌍을 찍는 것도 불가능했다. 비록 독일이 여느 유럽 팀들의 특징답게 신체 조건이 좋았지만, 한국도 그에 밀릴 수준이 아니었다. 당시 독일의 평균 신장은 183.8cm이었지만 한국도 182.2cm로 큰 차이가 없었고, 그 외의 체격 조건도 본래 한국인은 인종적+경제적 이유로 이란과 더불어 아시아에서 손꼽히게 큰 편이다.
축구로만 봐도 오랫동안 한국 축구계에서는 선수 선발 기준으로 기술보다는 신체 조건과 체력을 중요시하였으니 당연히 전통적인 국대의 특징도 이와 같았고, 개인의 기술적 측면(특히 패싱력)을 중시하는 일본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차이점이었다.[97] 비록 이러한 한국 국대의 특징이 선수들의 뛰어난 발재간을 무기로 삼는 남미 팀들에게 대체적으로 약한 원인이기도 했으나,[98] 반대로 한국이 2002년 이전에 월드컵에서 1승도 못 한 약체였음에도 좋은 조직력과 신체 조건을 내세우는 비슷한 특징의 유럽 강호들을 의외로 고전시키기도 하는 이유였다.[99]
따라서 뢰프는 한국의 특성을 고려하여 경기가 늪에 빠질 경우 이를 타개할 크랙형 선수를 선발하여 활용할 방법을 강구해야 했지만, 당시 독일에는 그런 선수가 없었다. 2014년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는 이란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다가 리오넬 메시라는 에이스에 의해 탈출할 수 있었지만, 독일은 국대의 특징 상 그럴 수 없었다. 평균적으로 능력이 괜찮은 선수들을 기계같은 조직력으로 연계시켜 상대를 압박하는 안정적인 모습은 전통적인 전차군단의 대표적인 특징이자 최고의 장점이었지만, 전차가 늪에 빠진 한국과의 경기에서는 오히려 이러한 팔방미인형 성질이 전차를 늪에서 벗어날 수 없게 하는 단점으로 작용한 것이다.

3.3. 조직력에서의 열세


지난 대회까지만 해도 독일은 필립 람의 플레이메이킹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었고, 압도적인 강팀은 아닐지언정[100] 공수 균형은 잘 맞았던 팀이다. 그런데 람이 은퇴하자 플레이메이커 자리를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에게 맡겼는데, 슈바인슈타이거의 플레이메이킹 능력은 썩 좋지 않았던지라[101] UEFA 유로 2016 예선에서 폴란드와 아일랜드에 잇달아 패했다. 결국 슈바인슈타이거는 유로 2016이 끝나자 은퇴했고, 플레이메이커는 빈 자리가 되었다.
독일 대표팀 선수들은 그 개개인으로 보자면 한국 선수들은 물론이고 멕시코나 스웨덴 선수들까지도 압도하는 세계 최고의 기량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2018년의 독일 대표팀에는 '카이저'라는 칭호로 불리며 독일축구가 유로와 월드컵을 지배할 때 전차군단의 중심에 서는 강력한 카리스마의 베테랑이 없었다.
프란츠 베켄바워 이후 독일 대표팀의 흥망성쇠에는 카를하인츠 루메니게, 로타어 마테우스, 올리버 칸, 미하엘 발락 등 항상 베테랑으로써 팀을 이끌던 정신적 지주 카이저의 존재 유무에 따라서 팀의 모든 것들이 갈렸다. 그 마지막 전성기인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전차군단을 이끌었던 리더십의 소유자는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필립 람이었다. 거기다 호나우두의 월드컵 최다골 기록을 갈아치우겠다고 클로제까지 투입된 상황이었다. 그야말로 독일팀에서는 유망주, 현역 선수들, 카이저, 정신적 지주로 삼을 레전드, 팀의 단결을 유도할 수 있는 동기부여까지 모든 것이 갖추어진 상황이었다. 그랬기에 미네이랑에서 7대 1이라는 대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4년이 지난 2018년, 전차군단에는 슈슈와 람을 이어 카이저 역할을 할 강력한 리더십의 소유자가 없었다. 물론 완벽했던 필립 람과는 달리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는 부족하긴 해도 기본은 해주는 선수로 람이 은퇴하고 슈바인슈타이거가 주장 완장을 찼던 UEFA 유로 2016의 지역예선을 보자면 슈바인슈타이거가 전차군단을 이끌고 나가서는 폴란드에게 0-2로 덜미를 잡히더니 아일랜드에게도 0-1로 털렸다. 그래도 슈바인슈타이거는 확실히 람보다 못해도 기본은 해주었기에 독일이 본선에 진출하고 본선에서도 이탈리아 상대로 너덜너덜해진 후 4강에서 만난 프랑스에게 덜미를 잡히기 전까지는 그럭저럭 이름값은 했었다. 하지만 UEFA 유로 2016을 끝으로 슈바인슈타이거가 은퇴하자 독일은 중원사령관 자리가 공석이 되고 만다.
그나마 마누엘 노이어, 마츠 후멜스, 사미 케디라, 메수트 외질 정도가 팀의 고참급인데, 뒤의 셋은 베테랑으로서 나머지 선수단을 이끌어나가는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노이어는 올리버 칸과 달리 카리스마 있는 리더십을 펼칠 수 있는 성격도 아닌데다 1년간 결장하고 있다가 뢰프의 특단에 의해 뒤늦게 대표팀에 승선한 상황이었다. 오래 경기를 뛰지 못해 노이어를 주전선수로 쓰는 게 정당한가 하는 논란까지 독일 내에 있었는데, 그런 상황에서 라커룸에 영향력을 발휘하긴 어려웠다.[102]
마누엘 노이어, 마츠 후멜스, 사미 케디라, 메수트 외질의 경우 과거 2000년대 독일 축구의 암흑기가 종료된 시점에서 떠올랐던 신예들이였는데, 쉽게 말하자면 2018년 이전까지 국대의 암흑기를 겪지 않는 소위 온실 속의 화초에 불과했다. 물론 이 선수들도 산전수전 다 겪은 선수들이였지만 2000년대 독일 축구 최악의 암흑기이자 녹슨전차의 오명을 그대로 안고 가며 팀을 이끈 올리버 칸미하엘 발락, 미로슬라프 클로제 그리고 암흑기가 지속되었던 유로 2004에서 그런 선배들의 고생을 직접 경험한 필립 람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루카스 포돌스키 이들은 2006년 월드컵에서 독일 축구의 암흑기를 종결시켰는데, 그 이후의 세대의 출발점이 된 선수들이 바로 마누엘 노이어, 메수트 외질, 사미 케디라 등이다. 즉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의 독일은 과거의 카이저 포스까진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우승후보로서의 위용을 회복한 강팀이였고, 이 때부터 2018년 전까지 적어도 국대에서는 추락을 경험해본 적이 없었다[103]. 그러다 보니 멕시코전의 패배 이후의 위기상황에서 팀을 하나로 단결시키는 리더십이 발휘되지 못했고 결국 조 꼴찌라는 최악의 결과를 맞이하게 되었다.
특히 케디라의 경우에는 노쇠화로 인한 피지컬 저하까지 겹쳐셔 베테랑의 역할은 고사하고 자기 포지션의 역할조차 제대로 수행하기도 쉽지 않았다. 거기다 마츠 후멜스는 멕시코전 패배 이후 오히려 수비 뚫려도 내 말을 안 듣더라며 팀 동료들을 공개비판하기도 했다. 그냥 '수비진 간에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식으로 돌려 말하거나, 따로 말해도 되는 것을 언론에 돌직구로 말해버린 것이다. 이러한 행동은 프로선수로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며, 내분을 부추기는 행동이다. 한국 선수들이 장현수의 치명적인 실수에도 동료선수들이 이에 대해 비판하지 않았던 것과 비교되는 행동이다.
오히려 대한민국 선수들은 장현수가 여론의 뭇매를 맞자, '나도 경험이 있어서 아는데 많이 힘들까봐 걱정이다.' 라고 했던 김영권, '딱히 누구하나가 잘못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으며,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 하고 있으니 남은 경기까지 응원해달라.' 고 말했던 손흥민까지 모두들 장현수를 탓하지 않고 장현수를 위하는 발언을 했다. 특히, 기성용의 경우는 대놓고 부진했던 스웨덴전에서 연신 선수들에게 돌아다니며 위로해주는 등 진정한 캡틴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러한 베테랑의 부재는 전차군단의 조직력까지 콩가루 집안으로 만들었다. 핵심 선수인 메수트 외질, 일카이 귄도안은 대회 직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만난 과정에서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어 국가대표팀의 위상에 흠집을 내기도 했다. 더구나 이 둘은 터키에서 이민을 와 귀화한 터키계 이민자가 아닌, 독일에서 태어나고 자란 터키계 독일인임에도 이러한 행동을 한 것이다. 현재 터키와 독일의 사이가 원만하다고 말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말이다. 에르도안은 2018년 현재 개헌을 통한 조기 대선으로 장기집권을 노리고 있어 독일 내 反에르도안 여론이 상당하고, 사실상 터키의 묵인 하에 ISIS 발흥과 이에 따른 시리아 내전이 벌어져 난민 사태까지 벌어진 상태이니, EU의 리더 국가인 독일이 난민 사태의 부담까지 떠안은 상황이다. 거기에 독일 일간지 디 벨트 소속 기자가 터키에서 테러 선전 혐의로 투옥된 상황이라 독일 내 터키에 대한 여론은 극도로 안 좋은 상황인 건 안 봐도 비디오.
이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독일 축구팬들 사이엔 이 둘 다 대표팀에서 퇴출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강하다.
결국 이는 경기에까지 악영향을 끼쳤다. 16강 진출의 명운이 달린 최종전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골이 안 터지니, 안달이 난 독일 선수들은 정신적으로 흔들리며 터무니 없는 중거리 슈팅을 자주 난사하기 시작한다. 독일의 공격력이 무서운 이유는 유효슈팅 하나하나가 철저히 조직적이고 침착한 팀플레이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상대의 약점을 집요하게 후벼파 골로 확정시킨다는 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슈팅 하나 하나에 여유가 담겨 있고, 소위 말하는 '똥볼'이 거의 없으며, 수비수나 키퍼가 볼을 잡거나 완전하게 밖으로 쳐내지 않는 한 다음 유효슈팅이 계속해서 날아오는 것이 특징이었다. 미네이랑의 비극에서도 토니 크로스나 메수트 외질 등이 이 설계의 중심에 있었는데, 반대로 이번 카잔에서의 독일은 그런 조직적인 유효슈팅 설계가 단 한 번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덕분에 수많은 공격 기회를 헛되이 날리며 골 소유권과 공격 기회를 한국에 헌납했다. 이렇게 소유권과 공격권을 헌납하면서도 점유율은 여전히 독일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이었다. 이런 슈팅들이 위협적이었다면 공격의 활기를 찾을 방편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는데... 문제는 이게 축구인지 야구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너무 홈런을 뻥뻥 쳐 댔다는 것. 오죽했으면 "이게 월드컵이 아니라 WBC였으면 독일이 압승했을 것이다"라는 분석평마저 있었다.
독일이 현 세계 최강인 이유는 전차같은 선수 개개인의 체격 및 기량과 일사불란한 군단같은 조직력을 동시에 갖췄기 때문이다. 독일 국가대표팀의 별명이 왜 'Die Mannshaft', 즉 '더 팀'인지 잘 알수 있는 이유이다. 몸값 비싼 월드 클래스 선수 한두 명도 위협적인데 그런 선수 너댓 명이 한꺼번에 진을 짜서 움직이면 그야말로 사기가 따로 없는 것이다. 헌데 그런 팀이라도 조직력이 붕괴되니 개별 전차가 아무리 뛰어난들 공격과 방어의 활로가 없어져버린 것이다. 한국에게 실점한 두 골을 봐도 첫번째는 토니 크로스와 니클라스 쥘레의 패스 합이 어긋났고 두번째는 율리안 브란트와 마누엘 노이어의 스로인 합이 어긋나 김영권과 주세종에게 공을 고스란히 헌납한 것이 화근이었다. 즉 세계 최강 팀이라도 장기인 팀워크가 무너지면 개인 기량이 아무리 강해도 극도의 피로와 조급증 속에선 치명적인 실책을 낼 수있다는 것. 어떻게 보면 2014년에 자신들이 대파했던 브라질 국가대표팀의 삽질을 고작 랭킹 57위의 차붐국을 상대로 재현하고 있었던 것이지만, 최소한 2014 브라질 대표팀은 선수들의 계속된 부상, 특히 네이마르의 중도상실이라는 치명적인 악재와 자국민들의 야유, 극도로 과도한 국민들의 기대에 극한 상황으로 내몰려 경기 후 눈물을 흘리는 등 이상증세까지 보이던 선수들의 심리적 상태 등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하필 강적인 독일을 만나서 그랬다고 쳐도 2018 독일 대표팀은 그런 것도 아닌데 스스로 무너지고 말았다. 독일에게는 그야말로 미네이랑의 비극 이상의 카잔 참사인 것이다.
여러모로 지난 대회 필리프 람미로슬라프 클로제의 중요성을 느끼게 된 대회였다. 하다 못해 UEFA 유로 2016을 끝으로 은퇴한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나, 국가대항전에선 언제나 최일선에서 활약하던 베테랑 스트라이커 루카스 포돌스키라도 있었으면 팀의 조율이 되었을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지난 4강전 대패의 당사자인 브라질의 패인 중 하나가 팀을 이끌 베테랑의 부재, 독일의 승인 중 하나가 이러한 베테랑들의 존재였다.
그러나 이 이유도 독일에게 완전한 면죄부가 되기는 어려운 것이 4년 전 이들에 의해 브라질이 무너진 이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물론 당시 브라질은 이 문제가 가장 큰 문제라고 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악재가 겹쳐 있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리더의 공백이라는 점이 결코 가볍게 볼 패인은 아니었다. 자신들이 이 문제를 안고 있는 팀을 상대로 유례없는 승리를 거두고서는 결국 똑같은 이유로 유례없는 패배를 당했으니 말이다.

3.4. 뢰프 감독의 실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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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아힘 뢰프 감독도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먼저 그는 자신의 전술 철학에 맞지 않으면 선수의 소속팀 성적과 상관없이 외면하는 경향이 있다. 대표적인 예가 슈테판 키슬링.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원톱 자원이 없어서 괴체 제로톱을 쓰거나 만 36세의 노장 클로제를 기용하는 상황에서도 키슬링은 철저히 외면당했다. 이것이 브라질 월드컵 당시에는 믿고 선발한 클로제가 만 36세라는게 믿기지 않는 활동량으로 브라질 선수들마저 씹어먹고 월드컵 통산 최다골을 달성하는 기염을 보여줬고, 그 이후로도 성적이 뒷받침되었고 독일의 인재풀이 워낙 넓다보니 문제로 지적되진 않아왔었다.
사실 이건 큰 문제까지는 아니다. 감독마다 추구하는 플레이 스타일이 다 다르고, 보통 자신의 철학에 맞지 않는 선수는 해당 선수의 기량이 뛰어나도 기용하지 않는다. 뢰프가 자네를 선발하지 않은 것만을 봐도 알 수 있다. 오히려 해당 선수에게 억지로 팀플레이를 맞추려다가 팀 색깔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선발된 다른 선수들이 뛰어난 기량을 보이고 있을 때 이야기이며, 자신의 철학에 맞는다는 이유만으로 훨씬 기량이 뛰어난 선수를 외면하고 하락세를 타거나, 팀에서 벤치만 달구고 있는 선수를 선발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게다가 독일은 전 대회 우승팀이다. 월드컵에서 독일에게 밀려 탈락한 국가들은 물론이고 그와 무관했던 약팀들도 뢰프의 전술을 모범으로 삼아 끊임없이 연구했고 한편 그 전술을 모방한 팀을 상대하는 팀들도 그 전술을 깨뜨리기 위해 분석할 시간이 4년 가까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오늘날에는 세계 어디에서나 인터넷이나 위성을 통해서 누구나 주요 메이저 대회의 경기들을 시청할 수 있으며 한준희장지현 같은 전문가들이 각 팀의 전술과 선수 성향까지 해설을 친절하게 달아놓는 경우도 많아 축구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어떻게 다 받아들여야 할 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정보가 넘쳐난다. 나무위키만 보더라도 유명 축구 선수들의 플레이 스타일과 최근 동향이 세밀하게 업데이트 되고 있으며 신문 기사에서 'OOO를 막으면 승산있다'란 기사가 뜨면 그보다 다른 선수가 더 위험하다거나 다른 선수들이 도와준 것이지 본인은 그다지 훌륭한 선수가 아니라는 등 반론을 제기하는 댓글도 수두룩하게 달린다. 심지어 피파 19풋볼 매니저같은 게임들은 실제 선수들이나 구단 정보를 이용해 이를 게임에 적용한 사례다. 피파의 울티메이트 팀도 마찬가지[104]. 이미 2010년 마르첼로 리피, 2014년 비센테 델 보스케 등 직전 대회 우승 감독의 몰락을 눈 앞에서 확인한 뢰프가 몰락한 건 결국 자기취향에 맞는 선수와 전술만을 고집한 뢰프 자신의 안이한 판단 탓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만한 대목.
즉, 자기 취향에 맞는 선수들을 국적 안 가리고 영입할 수 있는 클럽팀 감독이면 몰라도, 소속 국가로 한정된 자원으로 팀을 구성해야 하는 국가대표팀 감독에게는 맞지 않는 태도였던 것이다. 하지만 뢰프는 본인이 신임하는 선수들만 끝까지 데리고 가는 엔트리로 이번 월드컵에 나섰고, UEFA 유로 2016에서 끝까지 부진했던 마리오 괴체를 끝까지 믿었다가 4강 프랑스전에서 후반전을 통째로 내줬던 뢰프식 믿음의 축구 한계가, 결국 이번 대회에서 조별리그부터 터져버렸다.
가장 논란이 됐던 선발은 잔드로 바그너의 탈락이었다. FC 바이에른 뮌헨의 서브 스트라이커로 든든한 활약을 펼쳤고 국대 평가전에서도 종종 모습을 드러내며 존재감을 보였지만, A매치 경험이 전무하다시피한 닐스 페테르센에게도 밀리며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했다. 바그너 본인부터 가장 충격을 먹어서 나도 키슬링처럼 된다는 불안감에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을 정도였다. 결과적으로 뢰프가 중용하던 티모 베르너가 원톱으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고,[105] 후반 교체로 주로 나왔던 마리오 고메스마저 수차례 득점 찬스를 놓치면서 독일의 공격은 끝내 살아나지 못했다. 특히 독일을 상대하는 팀들이 수비적으로 내려앉아 독일의 공격 루트가 양쪽 측면에서의 크로스로 극히 제한되면서 공중볼에 일가견이 있는 바그너의 공백이 더 크게 느껴졌다. 지치고 조급해서 다된 기회도 날려먹는 모 수비수 대신 헤딩을 전문으로 하는 키 194cm의 초장신 선수에게 크로스가 연결되었다면 최소한 무득점으로 끝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것의 예가 바로 후반전이었는데 만약 바그너를 데리고 갔었다면 한국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는 후반전 말미에 투입해 피지컬로 압도해 득점할 수 있는 상황이 매우 높았을 것이다. 애초에 바로 직전 시즌에 뮌헨에서 발보다 머리로 더 많은 골을 넣은 바그너였다. 천하의 조현우라도 바그너가 계속 정확한 헤더로 공격했다면 막기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또한 클럽에서 폼이 떨어진 사미 케디라를 중용하면서 클럽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라스 벤더엠레 찬을 발탁하지 않았는데, 결국 케디라는 최악의 폼을 보이며 독일의 탈락에 일조했다. 이게 심각했던 이유는 라이트백인 요주아 키미히가 오버래핑이 활발한 선수라 뒤를 받쳐줄 수비형 미드필더가 중요했기 때문. 가령 뮌헨에서는 이 역할을 하비 마르티네스가 해줬다. 그러나 케디라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역습에 매우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그나마 제바스티안 루디는 케디라보다는 나은 경기력으로 팀의 활력을 불어넣었으나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부상으로 이탈했다. 루디에 이은 세번째 선택지로 포함된 일카이 귄도안의 경우 루디의 부상으로 인해 긴급 투입되었는데, 십자인대 부상 이후 기동력의 부족으로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많은 활동량을 가져가는데는 무리가 있는 선수라 차라리 토니 크로스의 백업으로 쓰면 썼지 케디라와 루디의 자리에 써먹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옵션이었다.[106] 단, 귄도안이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괜찮은 모습을 보여준 사례가 있다. 바로 상대가 라인을 끌어내려서 극단적인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폈을 때 한정으로 후방에서의 패싱 능력을 바탕으로 괜찮은 모습을 보여준 것. 즉, 루디가 나오지 못하고 케디라의 폼이 좋지 않은 이상 귄도안이 대한민국과의 경기에서 그나마 가장 효율적인 옵션이었는데, 정작 이 경기에서 선발로 나선건 케디라였다. 4년 전 대한민국 국대였던 홍명보호가 했던 실책이였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말은 여기서도 예외는 없었던 것이다. 당장 비슷한 성향을 가졌던 울리 슈틸리케, 홍명보같은 감독들이 의리축구라며 비판을 받았던 걸 생각해보자.
리로이 자네의 탈락은 맨시티에서와는 달리 대표팀에서 매우 부진했기 때문에 이해 못할 것은 아니였다. 하지만, 해외에서 꾸준히 자네의 탈락이 이슈가 되었던 것은 독일이 결과적으로 로이스 정도를 제외하면 상대방이 전술을 쉽게 예측할 수있는 비슷한 유형의 선수로만 선발했기 때문이다. 한준희 해설위원이 독일-멕시코 경기를 해설하면서 지적했듯이, 자네는 지공 상황에서는 측면을 넓게 벌려서 흔들어주고, 속공 상황에서는 빠르게 진행하는데에 최적화된 선수였지만 독일은 그 카드를 스스로 포기했다. 다만 자네의 대표팀 활약이 저조한 것이 뢰프 감독의 전술 성향과 맞지 않아 자네가 출전했어도 별 활약은 못했을 거라는 의견도 있다. 어차피 문제는 루키를 활용하자고 자기 전술을 바꿔줄 리가 없는 뢰프의 똥고집이기 때문이다.
자네의 직접적인 경쟁자인 율리안 드락슬러는 월드컵 직전의 평가전에서 준수한 모습을 보였었지만 막상 월드컵 본선에서는 매우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였다. 또다른 경쟁자 율리안 브란트는 교체 선수로 좋은 활약을 보였지만 뢰프 감독은 브란트마저 단 한 경기도 선발로 쓰지 않았다. 게다가 브란트는 2년전 올림픽에서 한국과 대결해본 적이 있었던만큼 선발로 투입했더라면 좋은 결과를 얻었을 것이다.[107] 마지막으로 측면 공격수로 출전한 토마스 뮐러가 대회 내내 최악의 모습을 보이며[108] 차라리 맨시티에서라도 잘했던 자네가 나왔다면 어땠을까 하는 반응도 있다.
선수 선발 뿐 아니라 전술과 선수 기용에도 큰 패착이 있었는데 뢰브는 4년전 측면에 메수트 외질토마스 뮐러 같은 중앙 지향적인 선수들을 기용해서 중원을 지배하는 전술을 사용했고 그 전술을 이번 월드컵에서도 그대로 가져왔다. 그러나 그 동안 세계의 전술 트렌드는 두 줄 수비와 선수비 후역습 위주로 발전했고 이는 뢰브 전술의 카운터가 되었다. 결국 독일은 3경기 내내 점유율은 높게 유지했지만 상대의 탄탄한 수비와 역습에 고전했고 결국 탈락하고 말았다. 결국 뢰브도 점유율 축구만으로 성적을 낼 수 있을 줄 알았다며 자신의 실책을 인정했다.
게다가 선수들의 분석도 제대로 되지 않았는지 선수들 기용에도 실책이 있었다. 이는 4년전에도 외질을 왼쪽 윙에 둔다던지 포터백 같은 도무지 이해가 불가능한 기용을 하기도 했었다.
  • 티모 베르너를 원톱으로 고집스럽게 기용했는데 베르너는 원톱에게 필요한 피지컬, 볼키핑, 포스트 플레이는 부족하지만 투톱이나 윙어로 나와서 빠른 스피드로 경쟁력을 보이는 선수였고 결국 3경기 내내 원톱 자리에서 삭제당했다. 오히려 스웨덴전 후반에 윙어로 뛰면서 위협적인 장면을 보여줬다.
  • 사미 케디라는 이미 클럽에서도 폼이 매우 많이 떨어져 있었는데도 멕시코전에 선발로 투입했다가 최악의 플레이로 독일의 첫 단추가 일그러지는 데에 일조했다.
  • 토마스 뮐러는 과르디올라를 겪으면서 더이상 윙어로는 경쟁력으로 보이지 못하지만 중앙의 세컨탑 포지션에서는 최고의 폼을 보이는 선수로 변모했다. 유프 하인케스도 뮐러를 줄곳 중앙에 기용했고 로번과 코망의 부상으로 어쩔 수 없이 윙어로 투입된 챔스 4강 레알전에서 최악의 경기력으로 보여줬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뢰브는 뮐러를 오른쪽 윙어로 투입했고 이는 오른쪽 풀백으로 나온 키미히의 과부하로 이어졌다.
  • 토니 크로스는 정교한 패스가 장점이지만 기동력과 수비력이 약점인 선수이기에 하인케스 뮌헨 시절에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자주 나왔고, 레알에서는 카세미루루카 모드리치로 이 약점을 커버했다. 4년전 월드컵에서도 4-2-3-1의 공미로 뛰면서 이 약점을 최소화했다. 문제는 4년전 월드컵에서 토니 크로스는 패싱력 부족으로 인해 마누엘 노이어에게 줘야 할 공을 곤살로 이과인에게 주는 어처구니 없는 큰 실수를 저질러 팀을 자침시킬 뻔했다. 독일 입장에서는 다행히 이과인이 똥볼을 까서 독일은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이번에는 4-2-3-1의 더블 볼란치 자리로 출전했고 부실한 패싱능력을 멕시코 선수들에게 체킹당하며 기동력과 수비력의 약점을 보이면서 멕시코전 패배에 일조했고 스웨덴전에서도 위기를 자초했으며, 결국 한국전에서 선제골의 빌미를 제공해 버렸다.
  • 1,2차전에서 율리안 브란트티모 베르너가 측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전에서는 뜬금없이 중앙 미드필더인 레온 고레츠카를 오른쪽 윙어로 투입했고 브란트를 벤치에 두었다. 결국 고레츠카는 홍철에게 지워졌다.

3.5. 세대교체의 실패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독일이 우승한 이후 주장 필립 람을 비롯해 미로슬라프 클로제, 페어 메르테사커가 대표팀에서 은퇴하여 세대 교체를 맞이하게 된다. 유로 2016 지역예선에서 독일은 폴란드,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조지아, 지브롤터와 한 조였는데 그나마 좀 껄끄러운 폴란드를 제외하면 독일 입장에서는 비교적 쉬운 상대들이었다. 하지만 폴란드에게 0:2로 패한 독일은 아일랜드에게 1:1로 비기는 등의 졸전을 거두었고, 약 1년 후 다시 만난 아일랜드에게 0:1로 패하게 된다.
그래도 어찌해서 1위로 본선에 올라 본선에서 폴란드, 우크라이나, 북아일랜드와 한 조였던 독일은 첫 경기에서 우크라이나를 무난하게 2:0으로 이겼지만 뒤이은 폴란드전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고, 조 약체였던 북아일랜드에게도 겨우 1:0으로밖에 이기지 못했다. 그래도 조 1위로 16강에 갔는데 16강에서 슬로바키아를 3:0으로 이기면서 불안감 있던 이미지를 불식시키긴 했다. 8강에서는 이탈리아를 만났는데 선제골을 넣은 독일은 후반전 제롬 보아텡의 핸드볼 반칙으로 PK를 내주며 대회 첫 실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승부차기까지 이어졌는데, 문제는 승부차기에서 6:5로 이기긴 했지만 이 날 독일은 3명의 키커가 실축을 했다는 거다. 그리고 4강에서 만난 상대는 개최국 프랑스였는데 이탈리아전에서 너무 힘을 뺀 나머지 앙투안 그리즈만에게 2골을 내주며 0:2로 패했다.
그래도 결과적으로는 4강에 들었지만 베테랑의 부재가 아쉬웠던 대회라고 볼 수 있는데, 대회 이후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루카스 포돌스키가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그리고 마치 세대 교체에 성공이라도 한 듯 2군 전력으로 나온 2017년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2018년 월드컵 지역예선도 10전 전승으로 무난히 통과했다. 하지만 본선에서 베테랑 선수의 부재 및 부진이 보였는데, 전 대회 우승의 주역이었던 메수트 외질,[109] 사미 케디라, 토마스 뮐러[110]가 부진에 빠지고 말았다.
멕시코와의 1차전에서 일격을 당한 독일은 스웨덴과의 2차전에서 토니 크로스가 종료 직전 결승골을 넣으며 승리했지만 제롬 보아텡은 퇴장을 당해 한국전에 나오지 못했다. 그리고 한국과의 3차전에서 0:1로 지고 있는 상황에 골키퍼였던 마누엘 노이어가 지키라는 골문은 안 지키고 센터라인까지 넘어오면서 공격을 전개하다가 볼을 뺏겨 역습을 당해 추가 실점을 당하고 말았다. 즉, 팀을 케어해 줄 수 있는 베테랑 선수들의 부재와 부진도 한 몫 했던 것. 특히나 위에서 언급된 독일 국대의 중진인 필립 람, 미로슬라프 클로제,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는 비록 친선전이었지만 14년 전에 독일 국대 1군으로 선발 출장하여 대한민국 국대 2군에게 1:3으로 개털려본 쓰라린 경험이 있었으므로 적어도 한국을 상대로는 대비를 했을 것이기에 아쉬움을 더한다.

문제는 독일이 수비만 탄탄한 게 아니라 공격 역시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만큼 세다는 점이다. 더 무서운 건 독일은 공격수 뿐만 아니라 필드 플레이어 10명 모두가 공격에 상당히 능하다는 것이다.

당장 월드컵 예선에서도 어시스트 1위를 찍은 FC 바이에른 뮌헨의 주전 라이트백 요주아 키미히는 물론이요, 엠레 찬, 레온 고레츠카, 제바스티안 루디, 사미 케디라 등 중원 자원도 득점을 기록했으며, 심지어 중앙 수비수인 마츠 후멜스마저 심심찮게 A매치에서 득점하곤 한다. 그러니까 저기는 골키퍼를 제외한 모든 선수가 골을 넣는다고 봐도 된다. 이렇게 한 선수에, 그리고 공격진에 지나치게 편중되지 않은 득점력이 독일 최대의 강점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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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호/2018 FIFA 월드컵 러시아 독일전 항목중

아울러 이런 답답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확실한 득점 루트. 즉, 공격의 마침표 역할을 할 선수가 독일에 없었던 것도 문제였다. 위의 글처럼, 한국 팬들 아니 전 세계 축구 팬들은 독일의 공격력을 매우 두려워했다. 위의 글대로 독일은 결코 특정 선수에게 득점을 의존하지 않았고 모든 선수들이 필요할 때마다 득점을 올려서 누구만 집중 마크하면 막을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못하게 했다.
사실 2006년부터 월드컵 지역예선 이전에는 클로제와 포돌스키 투톱이 핵심 득점원이었는데, 이 둘이 은퇴해도 저렇게 공격자원이 풍부하고 득점력이 분산되니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본선에서는 틀렸다. 모두들 뛰어난 득점력을 보여주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유럽지역 예선 레벨이었다. 실제로 이번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독일은 자기들 보다 실력이 낮은 팀들만으로 구성된, 독일의 입장에서 봤을땐 이른바 꿀조였다.
물론, 이번 월드컵 지역예선에서는 강팀들이 죄다 한쪽에 몰빵되어서 프랑스, 스웨덴, 네덜란드가 같은 조가 된 A조,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같은 조가 된 G조가 있었으므로 이 2개의 죽음의 조만 제외하면 모조리 꿀조였다. 실제로 독일 포함해서 독일, 프랑스, 스웨덴, 네덜란드, 스페인, 이탈리아는 모두 톱시드급 경기력을 가진 강팀들이었다. 게다가 A조에서만 프랑스가 우승하고 스웨덴이 8강에 진출해버렸으니 저게 얼마나 악랄한 죽음의 조인지를 알 수 있다. 또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는 그정도의 득점력으론 상대의 골문을 열을 수 없었다는 것이 명백하게 드러났다. 득점력이 다 있다고는 해도 그것 역시 어디까지나 상대 수비가 허술하다고 할때의 이야기다.
이번 대 한국전에서 드러났듯이 전원이 다 수비로 내려와서 박스를 타이트하게 조인 형태의 수비로선 그 어느 누구를 데려놔도 득점이 힘들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이런 경우 비밀병기의 존재가 거의 필수적인데 대한민국 선수들의 평균 키가 180cm가 넘어가는 관계로 이 선수들의 키를 압도하는 선수들의 경우 체력적으로 풀타임을 뛰는 건 무리다. 즉, 이 선수들을 교체멤버로 두었다가 적당한 타이밍에 투입하여 헤더를 날리면 수비가 허술하든 튼튼하든 막아내기가 힘들다.
경기 내내, 특히 후반 들어서 한국의 수비진도 지쳐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리는 독일을 제대로 커버하지 못했고, 이 크로스는 계속 문전으로 향했다. 지치긴 했으나 독일 역시 득점에만 신경 써 전반적으로는 한국의 대응이 더 쉬워졌다. 페널티 박스 안의 독일 선수들만 괴롭혀도 수비수들 입장에선 성공이다. 더구나 독일은 이 때로 들어와서는 시간에까지 쫓겨 오밀조밀한 공격은 할 수 없었다. 조현우의 빛나는 선방으로 막아낸 것도 많지만, 독일의 공격수들은 수도없이 올라오는 크로스에 제대로 머리를 맞추지 못했다. 9분 안에 무려 2골을 넣어야 한다는 사실에 조바심을 내다보니 불협화음이 많았다.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하여 골문으로 향한 것은 2~3번에 불과했다. 그나마도 후반 레온 고레츠카의 결정적인, 그러나 조현우가 선방해낸 헤더를 제외하고는 골키퍼 정면에 가까운 위치였다. 나머지는 뭐 골문은커녕 엉뚱하게 빗나가거나 크로스바를 넘겼고, 이 중 후멜스는 무려 2번이나 결정적인 헤더를 날려먹었다.
위에서 언급된 선수 중 제바스티안 루디는 스웨덴전 부상으로 출전을 못했고, 엠레 찬은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했으니 논외로 치더라도, 요주아 키미히는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주며 한국전 패배에 일조했고, 레온 고레츠카는 결정적인 헤더가 막힌 거 외에는 역시 존재감이 없었다. 다만 이 둘은 변호가 어느정도 가능하긴 한게, 키미히는 원래부터 공격적인 선수라 뒤를 받쳐줄 미드필더가 중요한데 그 미드필더가 하필 케디라라서 뒷공간 커버가 전혀 되지 않았고, 고레츠카는 본 포지션이 중앙 미드필더나 공격형 미드필더인 선수인데 뮐러 대신 오른쪽 측면에 섰으니 애초에 본인이 잘 할수가 없었다. 이쪽은 뢰프의 선수 기용을 까는게 더 맞는 부분. 사미 케디라는 독일에서 역적 취급을 받고 있고, 수비수면서도 공격력이 좋다는 마츠 후멜스는 후반 41분, 외질이 날카롭게 찔러준 크로스를 노마크 찬스에서 어깨에 맞히며 어이없이 날려버리는 실수를 저질렀다.
모든 선수가 고르게 득점할 수 있다는 장점은 역설적이게도 선수들 개개인이 모두 최고의 크랙 수준이 아닌 이상 득점 1개 못할 수 있다는 단점으로 돌아왔다. 독일 역시 이러한 부작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를 기계에 가까운 수준의 조직력으로 보완하고 있었다. 독일 축구가 진정으로 무서운 이유가 괜하 조직력에 있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여기다가 앞서 언급된 '카이저' 로써 팀을 휘어잡을 수 있는 주장의 리더십과 정신적지주로 삼을 수 있는 레전드 고참까지 포함된다면 금상첨화다. 그러나 이번 월드컵에서 독일은 카이저와 레전드는 커녕 이미 시작부터 조직력이 무너지기 시작했고 이 때문에 저런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일단 독일 축구 자체가 공격적인 축구라는 점이 한몫한다. 독일 축구는 가패삼기가 뭔지를 제대로 보여준다고 해도 될 정도로 공격적인 축구다. 미네이랑의 비극에서도 나타난 것이지만 브라질과의 준결승전에서 토마스 뮐러의 골로 앞서나갔을 때 브라질 역시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팀이었으므로 독일이 이를 역이용, 엄청난 결과를 만들어냈던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다득점을 할 수 없다는 약점을 선수들 모두가 다 알고 있어서 페널티 박스 안으로 공이 오는 일을 사력을 다해 막는 이른바 '노가다 축구'가 기본 전술로 채택되었다. 이번 독일전에서도 공이 독일 공격수에게 가는 것을 막으려 빈 공간을 줄이는 방식으로 수비 진형을 이뤄나갔다.
사실 이 경기는 어느 정도 차이가 있지만 2014 FIFA 월드컵 브라질 당시 아르헨티나 : 이란전을 연상시킨다. 경기 내내 주도권을 잡은 아르헨티나와 영혼의 텐백으로 맞서며 간혹 롱볼 중심으로 기동성 있는 역습을 전개하여 아르헨티나를 몰아붙였던 이란. 한국이 당시 이란만큼 극단적으로 수비만 하지는 않았지만, 전체적인 양상은 비슷했다. 아르헨티나에서도 손꼽히는 공격수들인 곤살로 이과인세르히오 아구에로조차 이란의 수비에 막혀 별 성과 없이 교체되었다. 그래도 아르헨티나는 2010년대 전후 세계 최고의 크랙인 리오넬 메시에게 의지할 수 있었던 반면, 뢰프 감독 취임 이래 원맨쇼 자체를 아예 백안시해온[111] 독일은 정체된 경기의 활로를 뚫을 크랙도 없었기에 경기가 뜻대로 안 풀리자 그대로 무너졌다. 사실 독일에도 마르코 로이스라는 크랙이 있었고, 2차전인 스웨덴전에서는 독일이 기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한국전에서는 실망스러운 모습이었다. 또한 교체로 나와 크랙 역할을 어느 정도 보여주나 싶던 율리안 브란트는 조별리그 3경기 내내 교체로만 뛰어서 활약상이 제한된 측면이 있다. 사실 이런 크랙의 역할을 해 줬던 것은 직전 대회 결승전에서 골을 넣은 특급 유망주 마리오 괴체였지만 희소병으로 성장에 정체가 와서 이 대회에 참가하지도 못 해서 독일에서는 크랙 역할을 맡은 선수가 사라져버렸다.
이 날 이후로도 계속 세대교체를 미루다가 결국 네이션스 리그에서마저 강등 위기에 직면한 독일은 10월이 되어서야 젊은 선수들을 주축으로[112] 팀을 꾸리기 시작했다. 그 뒤로 강등당하긴 했으나 거짓말같이 경기력이 확 올라오며 2018년의 마지막 세 경기를 1승 1무 1패로 마무리,[113] 부활의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2020년 네이션스 리그에서는 계속해서 불안한 경기력을 보여주었고, 4강 진출이 걸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스페인에 0:6으로 대패하며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4. 심판 판정


독일의 12번째 선수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주심 마크 가이거[114] 등 심판단이 뻔히 눈에 보이게 편파적인 판정을 여럿 하기도 했다.
티모 베르너가 치고 달리기로 돌파를 시도했지만 스피드에서 앞선 홍철이 공을 소유하는데 성공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베르너가 대놓고 홍철을 두 손으로 밀어버리고 돌파했음에도 심판은 파울을 불지 않았고, 독일에 위협적인 슛을 허용했다. 이에 방송국 3사 해설위원들이 분노하기도 했다.
이 날 대표적인 편파판정의 사례로 꼽혀 왔었다. 후반 20분 공격 상황에서 손흥민이 단독 돌파로 독일의 요나스 헥토르, 마르코 로이스 사이의 돌파를 시도하다가 로이스에게 부딪쳐 넘어졌는데 넘어진 손흥민에게 경고를 준 것이다.
그러나 영상을 보면 손흥민은 누구에게 밀리거나 다리가 걸린 것도 아니었고, 로이스가 손흥민보다 월등히 체구가 큰 것도 아닌데 달려오다가 부딪친 손흥민은 크게 넘어지고 로이스는 별로 밀리지도 않았다면 누가 봐도 시뮬레이션이라고 볼 것이었다. 또한 헥토르와 로이스 외에도 여러 독일 수비수가 한국 선수들보다 더 가까이 있었기에 아무리 손흥민이라도 득점하거나 패스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독일이 진 것에 그렇게 기뻐하던 다른 해외 언론사들도 이 판정은 정당했고 심지어 날카롭게 잘 봤다는 칭찬까지 했으며, KBS 해설위원이던 이영표 해설위원도 시뮬레이션이 맞아서 파울까지는 OK지만 경고까지는 과하다는 말을 했다. 또한 2002년 16강에서 한국을 상대로 시뮬레이션 파울을 저지른 토티가 경고를 받았듯이 이 경기는 상위 라운드 진출과 직결되는 경기였으므로 득점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판정을 엄격하게 하는 것이 잘못은 아니었다. 대상이 한국의 에이스 주포인 손흥민인지라 지금까지 편파 판정으로 꼽혀 왔지만, 판정이 과했다는 논란은 있을 수 있어도 편파 판정이라 보기는 어렵다.
이것도 한국의 극적인 득점을 인정되지 못할 뻔 했다는 점과 해외 모든 중계진들이 극렬히 오심을 비난했다는 점 등을 이유로 편파 판정으로 꼽혀 왔다. 그러나 국내 3사를 포함하여 세계 모든 중계진들의 해설을 보면 영상을 자세히 비춰주기 전에는 오프사이드인 줄 알았다가 영상을 보고 나서야 골임을 주장한다. 당시 문전에서 한국과 독일 선수들이 혼재된 상황이었고, 김영권의 위치는 한국 선수가 패스했다면 명백히 오프사이드가 성립되는 위치였으므로 부심의 자질을 비난할 문제는 아니고 무엇보다도 주심이 VAR 판독권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항의를 묵살하지 않고 받아들여 VAR 판독을 했으니 편파 의도가 드러난 게 아니라 VAR이 본래의 목적을 잘 수행한 사례로 봐야 한다.
  • 후반 51분, 손흥민의 득점에 대한 VAR 판독
한국의 두 번째 골에 대해서 VAR을 자주 비춰준 것에 대해서 일부 네티즌들이 편파판정 및 노골적인 독일 옹호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생각하는 경우들이 많다. 하지만 사실 이 장면은 명백하게 VAR을 돌려야 하는 장면이다. 영상에 있어서 오프사이드가 아님이 분명한 것이야 눈이 달려있으면 다들 아는 내용이지만 중요한 점은 어쨌든 돌려서 확인해봐야 하는 사항이 맞고 축구 규칙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의구심이 갈 수 있는 사항이었기 때문에 관중, 코치진, 시청자들을 위해서라도 돌려보아야 한다고 보기도 한다. 오프사이드 규칙 문단을 보면 골키퍼가 기준이 아닌 두 번째 최종수비수보다 앞에 있을 때를 기준으로 오프사이드를 판단하기 때문에 손흥민이 오프사이드를 범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라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누엘 노이어가 한국 진영에 있다가 골을 빼앗겼고 손흥민 앞에는 독일 수비수인 니클라스 쥘레 한 명밖에 없었기 때문에 VAR을 돌린 것이다. 다만 손흥민 앞에 최종 수비수가 한 명만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경우가 오프사이드가 아닌 이유는 오프사이드가 상대방의 진영에서만 해당되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하프라인 밑에서[115] 오프사이드는 적용되지 않는다. 손흥민이 하프라인 바로 밑에서 대기하다가 주세종의 롱패스가 발을 떠나는 것을 확인하고 뛰어간 이유도 이와 같다. 노이어가 삽질해서 골을 넣은 것도 맞지만 주세종 및 손흥민이 영리하게 플레이한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괜히 손흥민이 쌔빠지게 하프라인에서 엔드라인까지 달리기를 한 것이 아니다. 손흥민이 하프라인을 지났는가 여부가 중요했기 때문에 VAR을 돌리고 확인한 것임으로 이것을 편파판정 및 독일 옹호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상황을 예측하지 못하고, 주심, 부심이 모두 다 한국 진영에 있었기에 몰랐을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
  • 6분 그리고 9분까지 늘어난 추가시간[116]

'''"독일 노래방입니다."'''

- 시간이 또 추가되자 배성재 SBS 캐스터의 한마디

표나게 불합리한 편파판정의 최고봉은 추가시간이었다. 6분의 추가시간은 사실 부상자가 매우 많이 발생해서 심각한 부상으로 선수가 교체되는 일이 있거나 혹은 선수들 사이의 다툼이 너무 커진 경우, 그리고 두 번 이상의 관중 난입 등등 막장 상황이 아닌 이상 이 정도의 추가시간은 받기 어렵다. 실제 유럽 경기 및 국대 경기를 보면 정말 심각하게 지연된 상황이 많지 않고서 6분의 추가시간은 굉장히 보기 어렵다. 막판에 이용의 부상으로 시간이 지체되기는 했어도 6분 정도를 줄 정도의 시간은 아니었는데 더욱 큰 문제는 추가시간 발생한 2번의 VAR을 명목으로 3분의 추가시간을 준 점이다.
사실 VAR 여부에 따라 추가시간을 더 주는 것은 기록관의 재량이긴 하다. 하지만 이후 열린 스웨덴:스위스의 16강전에서는 추가시간에 VAR을 돌렸음에도 추가시간 3분으로 변함없이 마무리되었다. 이 상황은 0:1로 스위스가 뒤진 상황에서 스웨덴의 역습에 스위스 선수가 반칙을 해버렸는데[117] 이게 겉보기에는 페널티 박스 안쪽[118]이라 처음에 심판이 페널티 킥을 선언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VAR 심판진에서 이 상황이 페널티 박스 바깥이라서 페널티 킥이 아닌 프리킥이라는 의견을 제시했고 이에 따라 VAR을 돌렸다.
문제는 한국의 1골 득점 상황에 비해 이 상황은 굉장히 애매하고 정말 페널티 박스 선상에서 벌어졌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 수십 번을 돌려봤음에도 불구하고 추가시간은 전혀 늘어나지 않았다는 거다. 오히려 추가시간까지 다 끝나갈 시간에 VAR 판정을 하여, 판정이 끝난 후 스웨덴이 프리킥을 찬 상태에서 이미 기존 추가시간에 3분이 더해진 6분이 지나간 상황이었다. 추가시간에 3분을 더했어도 이미 끝날 시간이었으니 지체 없이 휘슬을 불고 경기를 끝낸 것도 이해하지 못할 판단은 아니라는 것. 사실 스위스 입장에서는 PK를 피했으니 다행이라고 할 수 있지만 추가시간이 늘어나지 않음으로 혜택을 받지 못했고 스웨덴은 PK를 받지 못했지만 이 과정에서 추가시간을 거의 다 흘려보냈으니 나름 또 이득이었다.
한국의 경우에는 VAR이 그렇게 오래 볼 상황도 아니었고 오래 보지도 않았음에 6분이 9분이 되어 후반전만 54분을 넘게 뛰는 상황이 발생했는데 명백한 독일의 특혜였다. 스웨덴이 3:0으로 멕시코를 이겨버린 상황이기 때문에 이기기만 하면 독일이 올라가는 상황이었다는 점이 반영된 듯한 추가시간이었다. 사실 한국 뿐만 아니라 이번 월드컵에선 유독 편파적인 냄새가 짙은 판정이 나라를 가리지 않고 튀어나왔다. 특히 이번 월드컵에서 유럽 팀에게 유리한 판정이 유난히 많이 나왔고, 그 덕에 유럽 팀이 대부분 16강에 올라간 걸 생각해보면 더욱 그렇다. 그나마 이 날엔 한국이 이겼으니 조용할 뿐, 이날 심판들의 판정은 두고두고 비난을 살 정도로 편파적이고 악랄했다. 주심의 이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국적은 미국이지만 독일계인데 이 때문에 항간에는 자기 조상의 나라를 위해 편드는 게 아니냐는 말이 있을 정도다. 미국이 다민족, 다인종 국가라고 흔히들 간과하는 점이 바로 이 점인데, 미국인들 역시 자기 조상에 대한 민족의식이 상당히 짙다. 단지 미국이라는 국가에 대한 애국심에 비해 후순위일 뿐, 미국인들 역시 자기 조상의 나라라는 혈통에 기반한 민족주의는 아시아권 국가들 못지 않다.[119] 이 때문에 월드컵이나 올림픽이 개최되면 두 명의 미국인이 서로 자기 조상의 나라를 응원하다가 싸우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하지만, 민족 의식 때문에 독일을 편들었다고 보기엔 모로코 대 포르투갈 전의 편파판정은 딱히 설명이 안된다. 독일계는 미국 내 최대 다수의 인종이지만, 혈통에 대한 인식도 적은 편이고 오래 전부터 통혼을 해와서 독일계라는 정체성도 거의 없다. 애초에 독일은 나치 이후 철저할 정도로 본능적 애국심을 멀리하는 교육을 편다. 주에 따라서는 아직도 공공장소에서 국기를 흔드는 응원을 하는것을 허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주민투표가 시행되기도 한다. 아직까지 축구라는 문화를 소비하는 절대 다수의 소비층은 유럽인들이고 유럽팀들에 인기있는 스타 선수들이 많이 포진되어 있기 때문에 월드컵이 흥행하려면 유럽팀이 상위권에 진출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유럽팀에 유리한 편파판정을 남발했다는 것이 중론.
오죽하면 이 당시 트위터 실트 4위가 "심판새끼"였을 정도다.
대신 독일이 패배를 깔끔하게 인정하고 심판 탓은 일언반구조차 꺼낼 수 없게 된 점은 소득이라 할 수 있다. 지난 2002년에 우리나라 선수들을 팔꿈치로 두들겨패고 발목을 밟아가면서 비매너 플레이를 한 이탈리아가 지고 돌아간 이후 자신들에게 불리한 판정을 빌미로 심판 때문에 졌다고 길길이 날뛰면서 지금까지도 뒤끝을 부리고 있는 점을 미루어 본다면 이번 경기는 실로 마음 편한 승리이며 독일에겐 너무 지나친 편파판정이 도리어 어그로만 잔뜩 끌어 조롱의 강도만 높인 사례가 되었다.
편파판정이 도리어 해가 된 사례를 보자면 2004년 AFC 챔피언스 리그 결승 1차전이 있다. 이때 중국인 심판이 성남에 지나치게 불리한 판정을 하고 알 이티아드를 푸쉬해줬다. 하지만 결과는 성남의 3:1 승. 이 경기를 중계를 맡았던 송재익 캐스터는 "저러다 천벌 받아요."라고 했고 결과가 그리 되었다. [120]
2015년 킹스컵 때도 심판이 홈팀인 태국(A대표팀)을 푸시하고 한국(U-22 대표팀)이 몸으로 밀거나 태클만 해도 휘슬을 불어댔다. 심지어 정당하게 들어간 코너킥 헤딩골도 취소시켰다. 하지만 결국 이 경기는 비겼고, 우승컵은 한국에 넘어갔다. 준우승 팀인 태국이 우승한 것처럼 마지막에 시상을 받고 한국 선수들 우승 기념 사진도 못 찍게 했던 추태는 덤이었다.

5. 독소전쟁과의 비교


전술한 전차군단의 패인 '오만과 방심' 탭에서 유튜버가 올린 댓글은 비록 이름값을 못한 독일에 대한 비난이었지만 생각할수록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지에서도 이 경기에 대한 히틀러 패러디물과 '히틀러도 이것보다는 잘 했다.'[121], '이 경기는 스탈린그라드 전투 이래로 러시아 땅에서 당한 최대의 참패이다.'라는 자조가 많이 나왔는데 실제로 독소전쟁의 소련과 독일의 상황을 이번 월드컵에서의 한국과 독일의 상황에 대입하면 역사가 반복되었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정말 비슷하다.
  • 1. 직전까지의 양국 간 전적
실제로 1차 대전에서 러시아는 영국과 프랑스가 있는 서부 전선에 더 많은 병력을 동원하면서 러시아를 상대한 독일을 제압하지 못했고, 결국 독일이 러시아 혁명으로 탄생한 소련의 어려운 국내 사정을 이용해서 브레스트-리토프스크 조약을 체결하여 넓은 영토를 얻어냈기에[122] 상대 전적에서 독일이 우세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는 후술하겠지만 독일이 소련을 과소평가하는 이유 중 하나가 된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 독일과 러시아(소련)이 서로 전력을 다해 승패를 확실히 판가름낸 적은 없었다.
이 경기 이전 독일과 한국 사이의 전적을 보면 2승 1패로 독일이 앞서 있었고, 특히 2002년 최전성기였던 한국에게 전력 손실 측면의 우위를 활용하여 탈락의 아픔을 준 것도 독일이다. 그러나 독일은 한국에게 승리한 2경기에서 유리한 입장에 있었음에도 불과 1점 차 신승을 거두었고, 친선전에서는 2점 차 완패를 당했으니 주고 받은 골득실이나 경기 내용을 비교하면 양국의 전적은 얼추 비슷했던 셈이다.

  • 2. 직전까지의 양국 전력과 그로 인한 결과 차이
독소전쟁 당시 독일은 1차 대전에서 고전했던[123] 프랑스를 6주 만에 제압하고, 네덜란드와 벨기에까지 모두 점령하여 유럽 전역을 장악하는 큰 성공을 거둔다. 반면 소련은 2차 대전 직전인 겨울전쟁에서 국력이 훨씬 약한 핀란드를 합병하려 시도했다가 되려 몇 배에 달하는 사상자를 내는 졸전을 치르며 세계의 웃음거리가 된다. 비록 국력 격차가 너무 커서 소련이 승리했으나, 소련의 최고권력자 이오시프 스탈린과 직접적으로 이 전쟁을 지휘한 클리멘트 보로실로프가 서로에게 졸전의 책임을 전가하며 싸울 정도로[124] 당시 소련군이 보여준 모습은 심각했다.
마찬가지로 이 경기 직전까지 독일은 지속적으로 메이저 대회에서 4강 이상의 큰 성과를 거두며 기세가 높았던 반면 한국은 한 수 아래로 생각하던 중국과 카타르에게 패했고, 어쨌든 간신히 지역 예선은 통과했으나 조별 예선에서도 비록 1점 차 패배들이지만 2패를 당하며 부진을 거듭했다.

  • 3. 직전까지의 양국 지도자의 입지
히틀러는 힌덴부르크 대통령의 뜻에 따라 총리가 되었고, 합법적인 선거를 통해 최고지도자가 되었으며, 라인란트 재무장-오스트리아 합병-체코슬로바키아 합병-프랑스 점령 등을 연이어 성공시켜 군부와 대중의 지지를 얻어 위상과 정치적 입지가 확고하였다. 반면 스탈린은 비록 자신보다 영향력이 컸던 경쟁자의 모난 성격과 이런저런 국내외 정세[125] 때문에 어떻게 당 내에서 제일 경쟁력이 없는데도 권좌를 차지할 수 있었으나, 눈에 띄는 성과가 없어서 정치적 위상이나 입지가 불안하였다. 후술하겠지만 독일이 소련을 침공하자 스탈린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충격을 받고 칩거했는데, 자신의 측근들이 대비책을 세우기 위해 그를 찾아오자 자신을 불신임하여 체포하러 온 것으로 오해할 정도로 당시 스탈린의 정치적 입지는 불안정했다.[126]
마찬가지로 경기 이전 뢰프 감독은 수석코치를 거쳐 감독이 되는 독일의 전통적인 방식에 따라 감독이 되었고, 십수 년 동안 연이어 성과를 내서 축구계는 물론 대중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아 입지가 탄탄했다. 반면 신태용 감독은 전임 감독이 경질당해 긴급 소방수 역할로 감독을 맡게 되었고, 평가전들의 성적 부진과 본선에서의 2패로 많은 비난을 받으며 입지가 불안했다.

  • 4. 직전까지의 양국 내부 상황
전술했듯이 당시 독일은 최고 지도자 히틀러의 위상이 확고하여 정치적으로 안정되었고, 점령한 프랑스도 페탱 원수를 내세워 비교적 안정적으로 통치하는 상황이었다. 반면 소련의 정치적 상황은 전술했듯이 최고 지도자 스탈린은 위상이 확고하지 못해서 대숙청을 통한 공포에 의존하여 권력을 유지하는 불안정한 상황이었고, 사회적으로도 소련에 적대적인 민족들이 군사적으로 저항하는 등 문제가 심각했다.[127]
마찬가지로 독일은 전국이 자국 대표팀과 감독에게 신뢰와 성원을 보내는 안정적인 모습이었으나,[128] 한국은 계속된 졸전과 패배로 선수들의 실책과 신태용 감독의 선수 선발에 대해 비난 여론이 높아진 흉흉한 상황이었다.

  • 5. 직전까지의 양국 전력 손실
독일은 서유럽을 긴 소모전이 아닌 짧은 기간의 전격전으로 석권하면서 비교적 손실이 적었고, 그 결과로 전 유럽의 공업력을 동원할 수 있게 되었으니 큰 의미 없는 손실이었다. 또한 독일에 대항할 국가가 영국뿐이었는데 섬나라이므로 영국을 대비할 일부 전력만 제외하면 자신들의 가용 전력(특히 육군) 거의 모두를 소련과의 전선에 동원할 수 있었다. 반면 소련은 스탈린의 대숙청으로 유능한 장군들이 숙청되고, 종심돌파이론 전략이 파기되는 등의 악재들로 인해 전술했듯이 국력이 훨씬 약한 핀란드에도 고전할 만큼 전력이 심각하게 약해졌으며, 그나마도 독소전쟁 초기 패전으로 심각한 손실을 입으며 더욱 악화된다. 또한 소련은 일본만주국의 침공을 대비해 극동에도 상당한 병력을 항상 주둔시켜야 했다.[129]
독일의 전력 손실은 스웨덴전에서 퇴장당한 제롬 보아텡 정도였는데, 그나마 부상에서 회복된 마츠 후멜스의 출전으로 큰 의미가 없었다. 반면 한국은 본선 전부터 권창훈, 김민재, 이근호, 염기훈이 부상으로 낙마했고, 직전 경기인 멕시코전에서 중원의 핵심인 기성용까지 부상을 당하여 출전이 불가능했다. 2002년 4강 신화를 시작으로 2010년 우루과이를 진땀 흘리게 만든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압박 후 상대가 지치면 빠른 선수들이 역습한다'는 한국 국대의 기본 팀 컬러도 홍명보호에서는 티키타카, 슈틸리케호에서는 점유율에 집착하여 많이 사라진 상태였다.
정말 놀라운 것은 이렇듯 한국 국대의 상징적인 모습이 '선수비 후역습', '건장하고 빠른 선수들이 주축'인 가장 큰 이유가 2002년 이전 월드컵들에서 독일, 벨기에, 스페인 등과 어느 정도 대등하게 맞선 전적도 있으나 대체적으로 유럽이나 남미 선수들에 비해 선수들의 개인기가 부족하다는 것을 극복하기 위함인데 소련군의 종심돌파이론 역시 나폴레옹 전쟁에서 어느 정도 활약했지만 크림 전쟁, 러일전쟁, 1차 세계대전에서 제정 러시아군의 훈련 상태가 상대적으로 적군에 비해 부족한 현실이 드러나자 이를 극복하기 위함이었고, 기동성이 전략의 핵심이며, 적의 방어가 너무 철저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면 효과를 보기 어려운 전략이라는 것까지 유사하다는 것이다.

  • 6. 철저한 듯 보이나 사실 안이함의 극치인 독일의 계획
'300만의 실전 경험이 풍부한 대군과 명장들을 동원하여 불시에 기습'이라는 독일의 소련 침공은 철저한 듯 보였지만, 이전 사례가 있음에도 동장군 대비를 안 했는데 전술한 독일과 소련의 상황들과 1차 대전의 동부 전선 결과를 근거로 히틀러는 물론이고 독일 전체가 소련을 너무 만만히 보며 소련이 가진 유럽 영토를 10주 안에 모두 빼앗고 겨울이 오기 전에 전쟁을 끝내는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프랑스 북부를 점령하는 데도 6주는 걸렸는데[130] 소련의 유럽 영토는 수도 모스크바가 포함된 국가의 중심지이고, 그 크기도 유럽 대륙의 절반 정도인 것까지 감안하면 당시 독일에서 얼마나 소련을 만만히 봤는지 알 수 있다. 분명 독일에게도 침공 이전 연합군의 됭케르크 철수를 막지 못했고, 영국을 굴복시키는 데 실패한 악재도 있었지만 소련 침공 계획이 발표되자 프랑스 침공 때와 달리 큰 반대조차 없었다는 것은[131] 고작 이 정도 악재들로 소련과의 전쟁에서 패배하리라고 독일의 어느 누구도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비록 영국을 굴복시키지 못한 상황에서 공군력을 소련 침공에 동원하는 것에 대한 우려와 반대도 일각에서 나왔지만, 그건 독일의 상황을 걱정한 것이지 독일이 소련에게 질 것을 걱정한 것이 아니었다. 한 마디로 독일 전체가 소련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해서 질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독일은 철저하게 준비한 듯 화려하게 자신들의 1군을 선발로 내보내긴 했는데 자신들을 포함해서 여러 유럽 강팀들이 한국을 상대로 고전하거나 패배한 것을 잊은 것인지, 기억은 하는데 자신들이 상대 전적 상 우위에 있고 지속적으로 메이저 대회들에서 큰 성공을 거둔 반면 한국은 경기 직전까지 지역예선부터 조별예선 경기들까지 부진한 것을 보고 다 옛날 이야기일 뿐이라 여겼는지 전술이 고도화된 현대 축구에서 제대로 된 분석이나 전략 없이 선수들의 개인 기량만으로 다득점 승리가 가능하다고 지나치게 한국을 과소평가한다. 심지어 독일은 자신들의 직전 평가전들과 본선 1, 2차전에서 경기력 부진이 드러났고 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한국 정도는 가뿐히 이길 것을 전 국가적으로 확신했다.

  • 7. 독일을 상대하는 것에 대한 반응
당사자인 소련은 독일이 침공하자 국가 전체가 절망적인 분위기에 빠졌다. 전술했듯이 대숙청으로 매우 약해진 소련군의 상황을 너무도 잘 아는 최고 지도자인 스탈린과 소련 군부의 주요 장성들은 독일이 영국의 존재와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 결과를 떠올리며 양면전선과 동장군에 대한 부담감으로 최소한 1941년에는 소련을 침공하지 않으리라 예상했고,[132] 또 그러기를 바랐다. 그러나 그들의 예상이나 바람과는 다르게 독일이 자신들에게 총공세를 가하자 가장 침착해야 되는 후방의 최고 지도층마저 패닉에 빠진다.[133]
전 세계는 유럽을 석권한 나폴레옹을 패퇴시킨 러시아(소련)의 저력을 너무 몰랐고, 이미 소련에게 크게 데여 본 경험이 있는 한 나라 정도를 제외하면[134] 직전까지의 상황들만을 고려하여 독일의 완승을 예상하였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독일과의 대결이 확정되자 전력 차이를 아는 한국에서는 팬들 뿐 아니라 축구인들이나 전문가들도 '열세이다.'라는 정도가 아닌 '승산이 없어 보인다.'는 반응을 보일 정도로 절망감에 빠졌고, 그나마 승산이 있다고 보여진 스웨덴전과 멕시코전에서 연패하며 핵심 선수 기성용까지 부상으로 출전할 수 없게 되자 더욱 분위기가 악화되었다. 설상가상으로 독일이 멕시코전 패배와 스웨덴전 신승으로 자신들의 16강 진출을 위해서 전력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서 한국이 내심 바랐던 '독일이 16강 이상을 고려하여 체력을 아껴 가며 적당히 한국을 상대하는 상황'도 기대할 수 없었다. 독일이 총력을 다한 전면전을 선언하자 한국 대표팀을 최대한 격려해야 할 한국 축구인들과 언론조차 '1%의 기적을 바란다.'는 상투적인 말만 반복했고, 기싸움을 위해서라도 의연해야 할 대표팀이나 축구협회 또한 승산이 적다는 것을 공공연히 인정했으며, 많은 한국 사람들은 기대도 하지 않은 채 잠자리에 들었다.
전 세계는 언제나 전력 열세임에도 여러 번 세계적인 강팀들을 고전시키거나 꺾었던 한국의 저력을 너무 몰랐고, 한국의 경기력이 예상보다 좋다는 것을 직전 경기에서 직접 경험한 멕시코 정도를 제외하면[135] 직전까지의 상황들만을 고려하여 독일의 완승을 예상하였다.

  • 8. 전개
전쟁이 시작되자 예상대로 독일은 시종일관 우세했고, 소련은 수세에 몰린다. 그러나 소련 군민들은 절망적인 상황임에도 결사적으로 저항했고, 이에 독일은 레닌그라드 점령에 실패하고, 소련의 수도이자 교통의 요지인 모스크바도 불과 30km 남겨두고 공략에 실패하였으며, 스탈린그라드에서도 일이 풀리지 않아서 예상치 못하게 러시아 땅에서 겨울을 맞는다. 이후에도 독일은 완전히 무기력하지는 않았으나, 쿠르스크 전투, 바그라티온 작전 등 주요 전투에서 연패하며 무너지게 된다.
마찬가지로 경기가 시작된 후 독일의 점유율과 슈팅 개수는 한국보다 크게 앞섰고, 설상가상으로 심판 판정마저 독일에게 유리하게 내려졌다. 그러나 한국은 현격한 전력 열세와 불리한 여건에도 당 대회 최고 활동량으로 대표되는 불굴의 투지로 지난 경기들에서보다 훨씬 좋은 경기력을 보였고, 이에 독일은 우세함을 보이면서도 경기를 결정 짓는 득점을 하지 못하며 90분 내내 0:0이라는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는데, 이는 레온 고레츠카의 헤딩슛이 조현우의 슈퍼세이브에 의해 막힌 것이 결정적으로 평가된다. 그 이후로도 독일은 지속적으로 공세를 펼쳤으나 모두 실패했고, 결국 한국에게 2실점을 당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 9. 결과
결국 이 전쟁은 독일에게 수도를 함락당하며 무조건 항복하고, 게르만족과 역사적으로 깊은 연관을 지닌 많은 영토들을 폴란드나 소련에 빼앗기며 남은 영토마저도 동서로 분열되는 자신들의 역사상 최악의 결과를 낳고 말았다.
반면 소련에게 이 전쟁의 승리는 자신들의 역사상 최고의 순간이자 자랑거리가 되었고,[136] 이 승리를 기점으로 위상이 크게 올라가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초강대국의 지위를 차지한다.
마찬가지로 이 경기는 독일에게 아시아 팀에게 무득점 다실점 패배로 조별리그에서 최하위 탈락이라는 자신들의 역사상 최악의 결과를 낳았고, 피파 랭킹과 오랫동안 쌓아 온 축구 강국으로서의 위상이 크게 추락했으며, 경기 이후로도 세대 교체나 인종 갈등 같은 문제들로 내부적으로 분열을 겪는다.[137]
반면 대한민국에게 이 경기의 결과는 자신들의 역사상 최고로 영광스러운 승리로 기록되었고, 세계적으로 '독일을 조별예선에서 탈락시킨 나라'라는 위상을 얻었음은 물론, 이 경기의 승리를 기점으로 아시안게임 우승, 벤투호의 순항, K리그 관중 증가, U-20 월드컵 준우승, U-17 월드컵 16강, 한국 축구 첫 AFC U-23 챔피언십 전승 우승 등 축구의 부흥기를 맞이하였다. 네이션스 리그로 유럽 팀들과의 평가전이 어려워진 브라질이 한국을 평가전 대상 1순위로 삼아 중계권 수익까지 양보하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고,[138] 성사되자 상대 전적에서 압도적인 우위임에도[139] 양쪽 다 원정인 중동에서 자신들의 1군 스쿼드를 내보내 전력을 실험해보려 할 정도로 확실히 한국 국대의 위상은 이 경기를 기점으로 크게 상승했다.[140]

재미있게도 러시아 땅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우승한 프랑스는 독일과 마찬가지로 러시아 땅에서 자신들 역사에 손꼽힐 만한 패배를 당한 적이 있는데 우승컵을 든 프랑스 대표팀의 모습에서는 과거 처참한 결과를 초래한 프랑스 대표팀의 문제점이었던 '스타 플레이어 1명에 대한 지나친 의존'과 '선수단의 노쇠'는 찾아볼 수 없었다.[141][142]
이 월드컵의 결과는 그야말로, '''"과거의 실패를 기억하는 자는 성공하고, 잊는 자는 실패한다."''' 라는 교훈을 드러내고 있다.

[1] 18년 1월에 조추첨식이 완료되었고 독일이 들어간 조에 걸리자 안 그래도 망한 이번 월드컵 완전히 끝장났다는 반응 투성이였다. 26일은 독일전 경기 전날이었고 노이어가 인터뷰에서 한국전을 결승전처럼 임하겠다고 투지를 불태우는 인터뷰를 한 상황인지라 1월달과 마찬가지로 다 포기한 초상집 분위기였다.[2] 멕시코가 2골차 이상으로 승리할 시에는 독일을 이기기만 하면 됨. 단, 멕시코가 1골차로 승리 시에는 2골차 이상으로 승리해야 됨.[3] 상술했지만 스웨덴이 멕시코를 이기면 멕시코와 스웨덴은 둘 다 승점이 6점이 되므로 독일전 전까지 승점이 0점이었던 한국이 독일전에서 승리하더라도 승점이 3점으로 탈락 확정이다.[4] 다만 후일담에 따르면 이 이후 자신의 발언을 셀프디스하는 등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이후 김영권은 10월 12일 서울 상암에서 열렸던 대 우루과이전에서 실점이 났던 플레이에 대해 "잔디는 핑계다. 내가 더 잘했어야 했다"라고 말해 정신적인 성숙함까지 보였다. 다행히도 이땐 까방권이 남아있어서 팬들도 잔디 상태를 비판하고 김영권의 실수는 그럴 수 있다며 넘어갔다.[5] 월드컵 한정으로는 1승 2패.[6] 아예 빌드업을 버린 건 아니다. 다만 역습 상황에서 불필요한 패싱을 지양하고 최대한 빠르게 전방으로 볼을 배급하는 식으로 간결한 역습 전개를 가져가는 것이 핵심이다. 정녕 빌드업을 버리고 킥 앤 러시를 가져갈 생각이었으면 중앙 미드필더에 장현수가 아니라 고요한이 선발 투입되었을 것이다.[7] 이후 토트넘에서도 손흥민 혼자 득점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 선수비 후역습 시 손흥민을 공격 쪽에 올인시키는 전술을 들고 온 것을 보면 신태용의 선택은 사실상 정답이었다.[8] 실제로 신태용은 이론적으로는 준수한 전술 역량을 갖추고 있으나, 그걸 선수들이 이해하기엔 상당히 복잡해 죽을 쑨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독일전에서는 오히려 이해하기 쉬운 전술을 들고 나오면서도 선수 개개인에게 확실한 역할을 부여하여 경기력을 상향시키는 결과를 불러냈다.[9] 다 끊겨버리긴 했지만, 순간적으로 엄청난 스피드와 함께 치고 올라와서 그간 그렇게 욕을 하던 사람들조차 깜짝 놀랐다.[10] 앞선 경기에 이어 '''만회할 기회가 생겼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절실하게 뛰었다. 비록 이후의 논란 때문에 국가대표 자리를 반납하긴 했지만, 적어도 이때의 장현수는 '''팀을 위해 헌신하고자 하는 마음은 진심이었다.'''[11] 마리오 고메스, 마츠 후멜스, 레온 고레츠카 등. 가장 기대를 받았던 티모 베르너는 이번 월드컵에서 상당히 부진했다.[12]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된다면 미네이랑의 비극 문서에서 독일의 득점 과정을 자세히 읽어보는 것도 좋다. 당시 독일과 이 때의 독일이 엄청난 차이를 느낄 수 있다.[13] 황희찬이 구자철과 교체되어 들어왔는데 고요한과 다시 교체되어 나간 것도, 훔멜스를 견제해주지 못한 것에 있다.[14] 추가 시간은 어지간한 경우가 아니면 5분을 넘지 않는다. 사실 어지간히 시간 끈 경우도 4분을 주는 게 보통인데 사실 한국이 의도적으로 시간을 끈 건 없었다. 하지만 이용이 영 좋지 못한 사고로 긴 시간동안 쓰러진것을 포함, 코너킥 상태로 들어가는데에도 걸린 시간이 있기에 6분이란 시간을 준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추가시간 3분은 한국의 1번째 골의 오프사이드 판정과 2번째 골의 오프사이드 VAR 판정('손흥민이 골을 넣었을 때 오프사이드가 아니었는가'를 독일 측에서 VAR요청을 하였다. 손흥민은 하프라인을 넘지 않고 한국쪽 진영에 있었기에 당연히 온사이드 판정.)에 걸린 시간이 매우 길었다. 그리고 독일의 킥오프까지 걸린 시간이 매우 길었기 때문에 3분을 더 준 것이지, 절대 심판이 독일의 편을 들었기 때문에 추가시간을 더 준게 아니다.[15] 관중석에 욱일기와 김연아 악마가면 등이 등장한 것에 대한 대응이었다고 밝혔다.[16] 실제로 축협은 김판곤 부임 이후 점차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17] 이 대회는 선수들을 지나치게 혹사시킨다고 논란이 있다.[18] 김판곤 위원장은 인터뷰에서 자기가 국내에 얼마 안 되는 지도자 자격증과 저명 인사의 추천서, 경력을 갖고도 축협에서 면접조차 볼 수 없었다고 한다.[19] 사실 이마저도 이 대회에서 카타르가 독보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자 그나마 1골 차이 석패이며, 오프사이드로 취소되었지만 실점 직후 황의조가 골망을 흔든 모습 등으로 재평가되었다.[20] 특히 2012년 때 U-23 감독인 홍명보와 성인팀 감독인 조광래 사이의 합의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당시 홍명보가 선수 차출에 있어 많은 피해를 보기도 했다.[21] 물론 축협의 행정력이나 그간의 행태를 본다면 계란을 맞아도 마땅하다고 볼 수 있으나, 신태용 감독은 슈틸리케가 엉망으로 만든 대표팀을 맡아 촉박한 시간에도 본선 진출용 소방수 역할은 차고 넘치게 했으니 개소리일 뿐이다.[22] 이에 독일에서는 "쟤네들이 계란 맞으면 우린 벽돌 맞아야 하나?"라는 반응이 나왔다.[23] 개소리의 끝판왕으로, 당장 본 문서의 이름은 원래 '카잔의 기적'이었다. 누구도 한국이 독일을 이길 것으로 예상치 못할 만큼 독일의 위상이나 전력은 대단했는데 독일'''도''' 못 이겼다고 하는 것은 정말 답이 없다.[24] 물론 독일이 이름값에 비해 경기력이 나빴던 것은 사실이나, 직전 독일은 이탈리와와 네덜란드 그리고 이 대회 챔피언 프랑스를 예선에서 잡은 스웨덴을 이겼다. 또한 멕시코전 석패를 기점으로 독일전에서 상당한 경기력으로 독일을 당황시켰는데도 이런다면 답답하면 니네가 해 보든가라는 말 외에는 할 말이 없다.[25]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후임인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에서는 FC 코리아들이 꾸준히 활동함에도 공감을 별로 얻지 못하고 있다.[26] 특히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는 독일은 그동안 국대에 잘 선발되지 않았던 2진급 라인업을 들고 나와서도 우승했다.[27] 거기다가 독일은 그 멕시코를 전년도에 개최된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4강전에서 만나 4대1이라는 압도적인 스코어로 승리를 거뒀다.[28] 뮌헨 올림픽 슈타디온에서 열렸던 이 경기에서 잉글랜드는 오언의 해트트릭과 스티븐 제라드의 골에 힘입어 독일에 5:1로 승리를 거뒀다. 당시 독일의 감독이 루디 푈러였다.[29] 2018 FIFA 월드컵 러시아/지역예선(유럽)에서도 나왔지만 독일은 유럽에서 유일하게 모든 지역예선 경기를 전부 승리하고 올라온 팀이다.[30] 다만 상술했듯 상황이 상황인지라 실수라고 보기 애매한 면도 있다.[31] 적을 교만하게 만들어 방심했을 때 치는 것으로 거짓 항복을 하거나, 교전 시 대충 상대하면서 후퇴하는 척 상대를 함정으로 유도하는 등의 전략은 이미 고대부터 자주 활용되었다.[32] 이탈리아나 스페인은 비록 노쇠함과 티키타카 전술 고집 때문에 광탈했지만 독일같이 밤새 술 마시거나 게임하면서 놀기는커녕 월드컵을 대비하기 위한 전술 훈련을 철저하게 시행하는 등 거지꼴인 팀을 이끌고 대회 준비에 박차를 가했었다.[33] 원래 고사성어는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다. 즉, 정보는 선택이 아니라 기본인데 독일은 기본부터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말이다.[34] 다만 우승 직후 독일 선수단의 가우초 세레머니는 아르헨티나에 대한 모욕 의도가 없었다고 결론이 났다. 미로슬라프 클로제 문서의 해당 항목 참조할 것.[35] FC 바이에른 뮌헨 이사장과 유럽 클럽 협회(European Club Association) 회장을 겸한 인물로, 선수 시절로 봐도 레전드급으로 꼽히는 인물이다.[36] 다만 그 때 독일은 부상 선수들로 전력 누수가 좀 있었다.[37] 실제로 실력 차가 너무 큰 팀과의 친선 경기는 경기력 측면에서는 도움이 안 된다. 자신감 상승 측면에서도 독일과 산마리노 정도의 차이라면 의미가 없다는 것은 사실이다.[38] 이렇듯 약체 팀들한테 돌아가며 패해서 '이제 베네수엘라한테만 지면 되겠다.'란 조롱이 나왔고, 신문선 당시 SBS 해설위원도 브라질의 우승 직후 '브라질이 우승하리라고 많은 사람들이 예측하지 못했거든요.'라고 한 것이 이 때문이다.'[39] 호나우두는 인터 밀란에서 치명적인 무릎 부상이 재발했는데 담당 의사가 그에 대해 '복귀 확률이 50% 정도'라고 말했다. 다행히도 재활에 성공해 브라질 국대에 복귀한 호나우두였지만 긴 공백기로 실전 감각이 떨어져 본선에서 활약이 저조할 것이라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에 호나우두는 '전 경기 득점'을 공약으로 걸었고, 비록 전 경기 득점은 실패했지만 게르트 뮐러의 기록을 갱신함과 동시에 당 대회 득점왕을 차지하며 그 예상을 보기 좋게 깼다.[40] 취소선이 있지만 모아시르 바르보사안드레스 에스코바르를 생각해 보면 우스갯소리가 아닐 수 있다.[41] 항목을 참조하면 알겠지만 과장이 아니라 지면 탈락인 지역 예선 마지막 경기인 에콰도르전에서 선제 실점을 당하고 고산병으로 앙헬 디 마리아 같은 주전 선수도 실려 나가는 총체적 난국에서 메시 국대 경기 중 가장 처절한 고군분투로 월드컵 지역예선 탈락을 막아낸 것이다. 경기 후, 아르헨티나 축구협회장이 [40] '''메시를 안고 우는 모습이 포착될 만큼''' 당시 아르헨티나는 탈락 직전까지 몰렸다.[42] 이건 독일 대표팀 훈련을 취재하던 스웨덴의 기자가 비행기표를 주며 먼저 도발한 것도 있기는 했다.[43] 경기 끝나고 오소리오 감독이 한국이 너무 거칠게 경기를 했다고 인터뷰를 하긴 했지만, 그것과 별개로 한국의 경기력 자체를 폄하하거나 낮게 보지는 않았다.[44] 스웨덴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직후와 종료 휘슬이 울린 직후 평소와 달리 매우 격하게 기뻐한다.[45] 원래 개인기와 골 결정력이 부족한 것은 한국이 오랫동안 지적받은 고질병이다. 월드컵 1경기에서 한국팀이 넣은 최다 골이 2골이며, 10회나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음에도 한 월드컵에서 2골을 넣은 한국 선수가 홍명보, 안정환, 이정수, 이청용, 손흥민 뿐이라는 사실이 이를 말해준다. 이는 지나치게 경직된 선후배 문화, 진학을 위해 팀 대항전에서 단기적이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축구계의 상황으로 인해 많은 한국 선수들이 공을 많이 다루면서 경기 내에서의 창의성과 개인기 육성에 중점을 둬야 하는 유소년 시기를 조직력을 다지는 데 잘못 보낸 탓이다. 오죽하면 해외에서 '한국 선수들은 골 찬스가 와도 답답하게 머뭇거리거나, 대신 넣을 형을 찾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46] 해외 축구 강국들에서는 이러한 이유로 유소년 선수들은 8대 8 경기를 시키고, 특히 현란한 개인기 축구의 대명사인 브라질에서 뛰어난 발재간을 가진 선수들이 많이 육성되는 것을 부러워한 외국인이 브라질인에게 이유를 묻자 '어릴 때부터 축구는 많이 안 하고 (5:5) 풋살을 많이 한다.'고 답한 유명한 일화가 있다. 세계적인 골잡이이고 드리블러였던 호나우두호나우지뉴가 어릴 때 풋살로 발재간을 기른 것은 유명하고, 김영권도 풋살을 해서 수비수임에도 발재간이 좋은 편이라 한다. 최근에야 한국 축구계는 유소년 선수들에게 8대 8로 경기하고, 유소년 지도자들이 선수들에게 구체적인 지시를 내리지 않게 하는 등 개인기와 창의력 있는 선수를 육성하려 노력하고 있다.[47] 물론 2020년 현재는 4-4-2 형태에서는 손흥민황의조가 투톱으로 출전하는 게 대체적일 뿐만 아니라, 황희찬, 황인범, 나상호, 이재성, 이강인 등 2선 공격자원들도 펄펄 나는 수준인지라, 모두를 동시에 틀어막지 않고서는 봉쇄가 불가능하다.[48] 최종적으로 파리가 보르도를 상대로 4:3으로 신승하였다.[49] 김신욱, 손흥민과 공격 파트너를 이룬 이근호의 부재가 컸기 때문이다.[50] 고레츠카가 스피드가 느린 선수는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중앙 미드필더를 보는 선수라 전문 풀백이나 윙어보다는 당연히 느릴 수 밖에 없다.[51] 물론 멕시코의 2번째 골은 직전 상황에서의 오심 논란이 있었지만, 그것과 별개로 장현수의 실책은 너무 치명적이었다.[52] 대표적인 예가 2014 월드컵에서 당 대회 준우승국 아르헨티나를 고전시킨 이란이다.[53] 특히나 한국은 아무리 축구열세라는 아시아권 국가라곤 해도 월드컵 진출횟수 10회에 그 중 1986년에서 2018년까지 9회 연속 꾸준히 본선에 진출한 지역구 강팀에 가깝다. 아무리 유럽과 아시아간 간극이 크다곤 해도 이 정도 되는 팀의 전술분석을 소홀히 했다는건 명백한 독일 코치진의 오만이다. [54] 월드컵 본선 무대처럼 어느 정도 실력이 검증된 팀들의 대결에서는 보통 2점 차 이상을 완승으로 본다. 이영표가 '2대 0과 2대 1의 차이는 크다.'며 멕시코전에서 종료 직전 골을 넣은 손흥민을 높게 평가한 이유가 골득실도 있지만, 팀을 완패에서 구해내어 팀의 사기가 완전히 무너지는 것을 막았기 때문이다.[55] 네덜란드령 동인도가 처음 진출했었고, 이후 인도가 본선 진출에 성공했었는데 기권하였다. 일설에는 당시 인도 선수들이 맨발로 축구를 했는데 이를 본 FIFA가 "축구는 반드시 축구화를 신고 경기를 해야 한다."고 하자 이에 반발하여 기권했다고 한다.[56] 당시 헝가리의 페렌츠 푸스카스는 '월드컵에 나온 것이 신기할 정도로 한국 선수들은 전혀 훈련되지 않았다.'고 회고하였다.[57] 이임생이 볼 경합 과정에서 이마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붕대 투혼을 발휘, 축구팬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 장면도 이 경기에서 나왔다.[58] 멕시코전에서 2번째 골과 관련된 판정과 마찬가지로 이 오심도 한국 대표팀 경기력이 너무 안 좋아서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59] 여담으로 이 경기에서 지단이 김남일에게 부상을 입었고, 이는 세네갈 쇼크의 원인이 된다.[60] 우루과이 5위, 한국 54위[61] 당시 심판은 바로 자신의 앞에서 이탈리아 선수가 허정무의 뺨을 때렸음에도 경고조차 안 주다가 관중들이 야유가 쏟아지자 경고를 주고, 이탈리아 선수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제 발에 걸려 넘어졌는데도 페널티킥을 주며 이에 항의하는 한국 선수에게 경고를 줬다. 이에 '한국은 이탈리아 뿐 아니라 심판과도 싸워야 했다.'며 외신에서도 지적할 정도였다.[62] 그래서 일본 축구팬 일부는 자신들이 월드컵 다회 우승국들인 브라질, 독일, 이탈리아를 A매치에서 1번도 못 이겨본 것에 비해 모두 1번씩은 꺾어 본 한국에게 열폭해서 '그래도 아르헨티나는 못 이겨봤지? 우린 1번 이겨봤어.' 하며 자존심을 세운다. 참고로 한국은 3번...[63] 1986년에는 박창선, 2010년에는 이청용에게 실점하였다.[64] 다만 이 사건으로 인해 당시 독일 국대에서 허리를 차지함은 물론 강력한 카리스마로 팀을 장악하던 에펜베르크의 역할을 대체할 만한 카리스마와 팀 장악력을 가진 선수가 다시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고, 세대 교체에도 실패하면서 독일 국대는 그야말로 오랫동안 부진한 데 비해 에펜베르크의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은 리그 우승을 달성했으니 그의 은퇴는 결국 독일 전체의 손실이 되고 말았다.[65] 다만, 라울 곤잘레스는 아일랜드와의 16강전에서 부상을 당해 한국과의 8강전에서는 결장했다.[66] 김남일의 부상으로 인한 수비 불안이 컸지만, 호아킨 산체스는 대한민국 수비수 3~4명을 상대하는 모습도 보여주었다.[67] 1990년 대회에서 8강에 1번 올라간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68] 오죽하면 독일에게 깊은 애정을 가졌던 차범근 당시 해설위원은 '이건 한강 고수부지에서 볼 경기'이라고 표현했을 정도였다. 이 때문에 당시 독일 감독이였던 루디 푈러 감독이 차범근을 비난했다가 자국에서 비판을 받고 사과한 일도 있었다. 영상 다만 이 둘은 상당히 친하다고 한다.[69] 어찌나 지루한 경기를 펼쳤는지 그 경기를 관람하다가 아예 꾸벅꾸벅 조는 관중들도 있었을 정도였다.[70] 사실 한국과의 무승부도 이을용, 최용수의 실축을 업고 우세한 상황에서 비긴 것이니 미국의 경기력을 좋게 볼 경기가 아니었다.[71] 여담으로 이 경기에서 포르투갈은 한국과의 경기가 생각보다 풀리지 않으니까 경기 도중에 한국 선수들을 향해 0:0 무승부를 의미하는 사인을 보냈다. 당시 이 경기가 무승부면 한국과 포르투갈이 진출하니 서로 굳이 무리하지 말자는 제안이었는데, 히딩크가 한국 선수들에게 폴란드와 미국의 경기 진행 상황을 알려주지 않아서 한국 선수들은 '무슨 의미인지 몰랐다.'(...)고 훗날 이영표가 밝혔다.[72] 여담으로 공교롭게도 이 당시에 한국에게 패배한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각각 2006년과 2010년에 '''독일을 꺾고''' 우승까지 차지한다. 2002년 이후 독일은 세대교체 성공으로 강해졌는데 이렇게 된 것은 아이러니한 사실이다.[73] 다만 나이가 아주 어린 신인은 아니었다. 78년생이므로 당시 24세[74] 사우디전을 포함한 조별리그에서는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으나, 이후 활약이 저조하자 비난받았다.[75] 2002 멤버가 이운재와 차두리 정도였고, 이동국은 베테랑이나, 2002 스쿼드 탈락으로 1.5군 취급받던 시기이다.[76] 여담으로 울리 슈틸리케도 수석코치를 맡았다가 감독이 되지 못했다. 그는 자신이 스페인에서 선수 생활을 해서 독일 축구계에서 탈영병으로 간주되며 따돌림을 받았다고 하는데, 따돌림을 받는 자가 차기 감독 1순위인 수석코치 자리를 차지할 수 없으므로 자신의 무능을 가리기 위한 변명에 불과하다.[77] 실제로 독일 국대 감독과 바이에른 뮌헨 감독으로 모두 겪어본 필립 람의 말에 따르면, 클린스만은 언제나 사기 진작과 관련된 말만 한다고 한다.[78] 비유럽 비남미 중 유일하다고 봐도 되는 것이 미국이 4강까지 간 적이 있으나, 그것은 유럽 국가 대다수가 '초청을 받고도 불참하여' 불과 13개국만 참가했던 초대 월드컵인 1930 우루과이 월드컵이었다. 제대로 월드컵이 자리잡힌 후에 4강까지 간 비유럽 비남미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알다시피 나머지 4강 팀들 중 브라질은 남미, 독일과 터키는 유럽 팀들이다.[79] 그리고 전술했듯이 브라질은 1999년에 한국과의 친선전에서 김도훈에게 실점을 당해 패배했는데, 이 또한 브라질이 아시아 국가에게 당한 첫 A매치 패배이다. 또한 전술했듯이 아르헨티나와 2번의 대결에서 모두 완패했으나, 1986년 월드컵에서 박창선이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넣은 골은 한국이 월드컵에서 넣은 첫 골이었는데 아르헨티나는 그 대회의 우승국이었다. 그리고 2018년까지를 기준으로 월드컵 본선에서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득점이나마 성공한 아시아 팀은 한국을 제외하면 없다.[80] 그래서인지 클린스만도 탈락 이후 독일 대표팀에게 배가 불렀다며 날선 비판을 하기도 했다.[81] 1994년 독일 국대를 이끌며 전술했듯이 한국을 상대로 신승을 거둔 감독이다.[82] 대표적으로 장현수를 경계할 선수로 꼽았는데 독일전에서는 그나마 준수했어도 1, 2차전에서는 잇달아 페널티 킥을 헌납하며 패배의 원흉이 되었다.[83] 당시 노이어는 주장이었으니 스로인을 맡은 브란트에게 자신에게 공을 달라고 했음이 틀림없다.[84] BBC 해설에서도 손흥민의 득점 직후 골 장면을 보여주며 주세종의 안목을 칭찬하였다.(Great vision from Ju Seyong )[85] 이 경기에 대한 히틀러 패러디 동영상에서도 '노이어, 자기가 무슨 미드필더인 줄 알았나 봐?'라며 이를 지적한다.[86] 다득점이 필요했다고 변명할 수 있겠지만, 이건 설령 한국을 이기고 올라갔어도 '그런 약체를 상대로 지나치게 많이 힘을 뺐다.'는 비난이 나올 수 있었던 일이었다.[87] 2019년 기준 축구선수 수출 압도적 1위가 브라질이며, 아르헨티나는 3위를 차지했다.[88] 그나마 4번의 월드컵에서 결승에 올라간 경우는 2014년의 아르헨티나 1번 뿐이며, 2006년과 2018년에는 남미 팀 전원이 4강 진출에 실패하였다.[89] 남미에서도 손꼽히는 브라질을 예로 들면 축구에서 징가(ginga)라는 것을 중요시하는데, 이는 '상대방을 제끼는 쾌감'이란 뜻이다. 다시 말해서 치밀한 전술과 조직력보다는 선수들의 개인기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것을 중요시한다는 것이다. 영어 위키백과에서도 대놓고 브라질 축구 국가대표팀의 특성을 unfundamental(정형화되지 않은)으로 꼽고 있다. 자세한 것은 축구/나라별 스타일을 참조하면 된다.[90] 설상가상으로 이런 나라들은 당연하게도 축구 강국이라는 국가적 자부심이 강하므로 유럽인 감독에게 사령탑을 맡기는 것도 불가능하다.[91] 벨기에가 비록 에당 아자르, 케빈 데 브라위너 등이 출현한 황금세대라고는 하나, 네이마르알리송을 위시한 브라질이 스쿼드에서 밀린다는 평가는 없었고, 더구나 당시 티테 감독이라는 브라질 최고의 전략가가 수장으로 있으면서 남미 팀 중 공수 밸런스와 전술 구사력이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았는데도 이러한 것이다. 고작 1년 후 브라질은 이 스쿼드에서 네이마르를 제외하고도 코파 아메리카 2019에서 '''무난히 우승을 차지했다.'''[92] 그리고 1938년 당시의 성적은 안슐루스에 반감을 가진 오스트리아 선수들의 태업한 탓이라는 변명거리라도 있지만, 2018년의 성적에는 그런 것조차도 전혀 없다.[93] 여담이지만 공교롭게 호주도 당시 FIFA 랭킹이 2018년의 한국과 같은 57위였다.[94] 의외로 네이마르의 부재는 그렇게 여파가 크진 않았다.[95] 덧붙이자면, 한국은 아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가운데서도 이란, 호주 등과 더불어 피지컬과 파워가 상위권이다. 사실상 아시아권에선 한국보다 피지컬적으로 뛰어난 팀은 찾기 어려우며, 제아무리 신체조건이 우위에 있는 독일이라도 한국이 몸싸움에서 쉬운 상대는 아니다. 실제로 해당 경기에서 한국이 피지컬적으로 밀리지 않았다.[96] 이에 한국 선수들의 활동량은 독일보다 3km를 앞섰고, 직전의 멕시코와의 경기보다 무려 19km가 증가한 118km를 기록하였다. [97] '스시타카'라는 말도 생겨났고, 2018 월드컵에서도 일본의 평균 신장은 178.1cm로 본선 진출 32개 국가 중 31위였다.[98] 한국이 전적 상 우위를 보이는 팀은 콜롬비아, 볼리비아, 에콰도르, 베네수엘라, 파라과이인데 콜롬비아를 제외하면 남미에서 약체로 분류된다. 페루, 칠레를 상대로는 승리한 적이 없고, 아르헨티나한테는 전패했으며, 브라질과 우루과이는 2020년 기준으로 딱 1번 이겼다.[99] 1986년과 1994년 월드컵에서 각각 이탈리아와 독일을 상대로 3:2로 석패하였고, 1994년에 스페인과 2:2, 1998년 월드컵에서는 벨기에와 1:1 비겼는데 벨기에의 경우 이 때문에 탈락하게 된다. 2006년에도 강호인 프랑스와 1:1 무승부를 거뒀고 그 바람에 프랑스는 조 2위로 16강에 올라가야 했다.[100] 2014년 대회 조별 리그에서 가나와 2:2로 비겼고, 결선 토너먼트에서 알제리, 아르헨티나와 연장 접전까지 갔다.[101] 다만 슈슈가 있었기에 그나마 4강까지 갈 수 있었다는 평가도 있다.[102] 이날의 충격으로 많이 배웠는지 차기 시즌에 뮌헨의 주장 완장을 찬 노이어는 팀원들을 이끌고 팬들에게 가서 인사를 주도적으로 시키거나, 경기 시작 전에 팀원들을 한 명씩 안아주며 독려하는 등 바람직한 주장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103] 2014년 월드컵 우승을 포함해 모든 메이저 대회에 최소 4강까지 갔다.[104] 피파 울티메이트 팀의 경우, 선수들 개인의 능력이나 평점, 여기에 선수들간의 궁합 역시 따질 정도로 세밀하게 구연되어있다.[105] 오히려 스웨덴전 후반전에 윙어로 날카로운 모습으로 보여줬었다.[106] 실제로 17-18시즌 맨시티에서의 귄도안 활용을 보면, 다비드 실바케빈 더브라위너의 로테이션 멤버로 나올 때 경기력이 준수했고 페르난지뉴의 자리에 나올 때는 대체적으로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107] 실제로 브란트는 교체되어 좋은 활약을 보였고, 이에 BBC 해설가 피어스는 브란트는 선발이었어야 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108] 뮐러는 4년전과 달리 윙어로의 경쟁력이 매우 떨어져 있는 상태였다. 뮌헨에서도 세컨탑 위치에서는 리그 어시 1위를 찍으며 대활약했지만 로벤의 부상으로 윙어로 나선 챔스 4강전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109] 한국전에서 키패스 7개를 하긴 했지만 경기 전체적으로 패스미스가 많았다.[110] 뮐러의 경우 '''공간연주자'''라는 별명이 있을정도로 빈공간을 매우 잘만들어내는 선수였다.그러나 이번대회에서는 그러한 별명이 무색하게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못했다.'''[111] 전술했듯이 전술이 고도화되어 선수의 개인 역량의 중요도가 과거보다 다소 떨어진 현대 축구지만, 호날두메시 같은 플레이메이커의 존재가 여전히 중요한 게 위압감 측면도 있지만 이렇게 플레이가 정체되었을 때 단 한 번의 결정적인 움직임으로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112] 세르주 냐브리, 리로이 자네, 니클라스 쥘레 등.[113] 러시아와의 평가전 3:0 완승, 네덜란드와의 네이션스 리그 최종전 2:2 무, 그리고 프랑스와의 네이션스리그 경기 1:2 석패.[114] 참고로 마크 가이거독일계 미국인이다.[115] 하프라인은 단순히 킥 오프만을 위한 라인이 아니다. 진영을 갈라놓은 선이라고 보면 된다.[116] 첫 추가시간 6분은 기록관의 재량이므로 논외, 그 후의 추가시간 3분은 주심의 권한이므로 편파적이 될 수 있다. 근데 이 경기 이후 추가시간 9분을 주는 사례가 많아져서 또 애매해졌다.[117] 이 반칙은 누가 봐도 레드 카드인데, 양손으로 뒤에서 밀쳤다. 당연히 즉각 레드 카드가 나왔고, 월드컵 직후 FIFA에서 징계위를 소집하여 벌금 및 출전 정지 등 제재까지 예고되었다.[118] 손으로 밀친 곳은 페널티 박스 근처인데, 스웨덴 선수가 페널티 박스 안쪽에서 넘어졌다. 그런데 손으로 밀친 곳이 페널티 박스 쪽에 있는 ‘선’에 걸렸는지 아닌지가 워낙 애매해서(만약에 선에 걸린 것으로 판정되면 페널티 킥이다), 몇 번씩이나 이 장면을 돌리게 된 것이다.[119] 대놓고 영국계, 독일계, 이탈리아계, 아일랜드, 아프리카계 따지는 나라가 미국이다.[120] 사족이지만 고생 끝에 1차전을 이기고 올라왔더니 2차전에선 성남이 홈 어드밴티지만 믿고 뻗대다 망했으며, 망삘을 더 망삘로 만든 그 경기의 심판은 '''이전부터 혐한파급의 판정을 마구 선사해 한국 축구팀에 시종일관 빅엿을 날려댄 승부조작 뇌물 범죄자 루쥔이었다.''' 절치부심의 알 이티아드와 방심한 성남, 혐한급 주작 뇌물 범죄자의 환상적인 삼위일체가 성립되었으니, 5:0으로 완패당하고 만다.[121] 히틀러와 제3제국이 독일의 흑역사인 상황에서 저런 글은 정말 독일 국가대표팀을 극렬하게 까는 말이다. 하다하다 히틀러랑 비교받는 상황이니[122] 이 때문에 소련의 영토는 제정 러시아보다 영토가 작았다.[123] 수도 근처 50km까지 갔지만, 마른 전투에서 참패하는 바람에 참호전으로 갔다.[124] 스탈린이 보로실로프를 비난하자, 보로실로프는 '네가 유능한 장교들을 다 죽여버렸기 때문이다!'라고 비난하며 접시를 집어 던진다.[125] 적백내전으로 인한 경제 침체, 독일과 이탈리아 및 헝가리 등 유럽 대륙에서 일어난 사회혁명 불발, 서유럽 노조 간부들과 중도좌파 개량주의 정당들의 삽질 등등.[126] 물론 이는 스탈린이 자신의 권력 유지를 위해 연극을 했다고 보기도 한다. 전쟁 중에 최고 권력자를 바꾸면 더 큰 혼란이 예상된다는 것을 다수에게 각인시켜 독일의 침략을 대비하지 못한 자신의 실책을 가려서 실각을 피하려 했다는 것이다. 이해가 잘 안 간다면 선조의 선위 파동, 1987년 대선에서 KAL기 폭파 사건으로 노태우가 당선된 것을 생각하면 된다. 그러나 이것이 사실이더라도 실각을 피하기 위해 이렇게까지 해야 했다는 것은 당시의 스탈린은 전쟁 이후 갖게 되는 절대권력자의 모습이 아니었음이 틀림없다. [127] 실제로 소련에 적대적인 민족들은 전쟁 초기 독일에 협조하다가 독일이 더 자신들을 심하게 탄압하자 대부분 등을 돌린다. 그러나 일부는 소련에 계속 저항해서 1950년대까지 그들에 대한 소탕 작전이 계속된다.[128] 대회 직전 외질에 대해 비난과 반감이 있었지만, 실점과 관련된 오심 논란마저 덮어버릴 정도였던 장현수에 대한 비난과 반감에 비한다면 없다고 봐도 될 정도였다. 이 경기가 충격적인 패배로 끝나고서야 책임을 전가할 희생양으로 그 동안 비판이 어느 정도 있었던 외질이 낙점된 것이다.[129] 이 병력들은 수도인 모스크바가 위험한 상황에서도 유럽 전선으로 차출되지 않는다.[130] 프랑스 전체를 모두 실질 점령한 것은 안톤 작전 이후이다.[131] 낫질 작전 항목을 참고하면 알겠지만 당시 프랑스 침공이 무모하다며 엄청난 반대가 있었고, 헤르만 괴링은 '또 전쟁에서 지면 신께서 우리를 용서해 주실까?'라고 비관했으며, 프란츠 할더는 여차하면 히틀러를 죽이려고 한동안 권총을 지니고 다녔을 정도였다.[132] 게다가 독일이 이탈리아의 그리스 침공으로 인해 전선을 발칸 반도로까지 확장한 것도 이러한 믿음을 부추겼다.[133] 1인자 스탈린부터 독일의 침공 소식을 여러 전방 부대들에서 보고받고도 믿지 않다가 독일의 공식 선전포고가 확인되자마자 의자에 주저앉으며 절망했다. 이 선전포고를 소련에서 처음 확인한 사람은 상황을 확인하려고 독일 대사관에 찾아간 당시 소련의 2인자 뱌체슬라프 몰로토프인데 선전 포고를 하는 적국 독일의 대사 앞에서 의연해야 했음에도 '우리가 귀국에 그럴 만한 짓을 했습니까?'하며 당혹해 한다. 소련군이 막대한 피해를 입고 연전연패하는 와중에 그나마 게오르기 주코프가 독일군을 저지할 전략을 강구하여 주장했으나, 그의 라이벌이자 군부 최고위 장성인 이반 코네프마저 '저지가 아니라 전멸이겠지.'라는 말로 자조할 정도로 소련 최고위층까지 절망감에 빠진 상황이었다.[134] 소련이 연전연패하며 모스크바가 위험할 정도로 수세에 몰렸음에도 끝내 소련을 공격하지 않았다.[135] 독일을 상대로 한국이 적게나마 승산이 있다고 본 박지성을 비롯한 일부 축구인들도 이유를 '독일의 경기력 부진'으로 들었으나, 멕시코의 주장 미겔 라윤'한국의 경기력이 좋다.'는 이유로 한국이 독일에게 승산이 있다고 봤다.[136] 소련 해체 이후로도 러시아는 물론 구소련에 속해 있던 국가들 모두 독일이 항복한 날을 성대히 기념한다. 자세한 것은 승리의 날 항목을 참조하면 된다.[137] 메수트 외질 은퇴 관련해서 옹호와 비판으로 독일 국대나 축구계 뿐 아니라 여론도 갈라졌고, 발락이 '뢰프가 아직까지 감독을 하고 있는 것에 놀랐다.'며 간접적으로 비난하자, 토니 크로스는 '본인(=발락)께서 감독 하시고 싶으신가?'하며 갈등을 키웠으며,# 월드컵 탈락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독일 국대가 부진하자 뢰프 감독의 지지율은 크게 떨어져서 한때 뢰프가 레알 마드리드 감독직에 관심을 가질 정도였다.# 이후 뢰프에 의해 토마스 뮐러, 마츠 훔멜스, 제롬 보아텡이 갑작스럽고 강제적인 국대 은퇴를 당하자 당사자들이 이에 반발했고, 그로 인해 독일의 수비 조직력이 불안해졌음에도 뢰프는 은퇴시킨 선수들의 국대 복귀 여지를 차단해 지속적으로 분열되는 모습을 보인다. 독일은 이후 계속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2020-2021시즌 네이션스 리그에서 어찌저찌 회복세에 접어드나 싶었으나 스페인에게 6-0으로 박살나며 상처가 다시 터져버렸다.[138] 보통 피파 랭킹 차이가 크면 친선 경기가 잘 성사되지 않는다. 강팀 쪽이 이겨도 득이 적고 지면 망신살에 피파 랭킹이 큰 폭으로 하락하기 때문인데 그럼에도 이런 제의를 했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티테 감독이 계속 '독일'을 언급했던 것을 볼 때 독일을 꺾은 한국이 갖는 상징적 의미가 브라질에겐 무엇보다 중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139] 1999년 한국이 홈 경기에서 김도훈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이긴 것을 제외하면 전패했다.[140] 비록 이 경기에서 브라질에게 0-3으로 패배하기는 했으나, 두 팀 모두에게 자신들의 장단점을 확실히 파악할 수 있었던 유익한 경기였다. 또한 확실히 브라질이 모든 면에서 앞섰으나, 경기 내용도 매우 빠르고 공격적이었으므로 득점을 제외한 주요 지표들에서 브라질에게 크게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141] 전자 때문에 2002 월드컵에서 남아공 쇼크, 후자 때문에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전 대회 준우승국이 1무 2패, 1득점 4실점으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망신을 당했다.[142] 그리고 이것은 어찌 따지면 러시아 원정과 똑같다. 불세출의 스타인 나폴레옹에 대한 지나친 의존과 프랑스군의 노쇠는 패배를 한 원인이기도 했다. 그러나 독일과 달리 프랑스는 이를 해결했다.